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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침 - 이외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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무료사진 인용

 

자명종이 수험생들의 고막 속에다 비명 같은 경보 신호를 발사하고 직장인들이 아내의 발길질에 걷어채이며 소스라치게 이불을 박차고 일어나면 하루의 전쟁이 시작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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금천구청역 오전 6시 30분의 풍경

 

 

인간들은 대개 현실에 소속되어 있고 시간의 위수령을 이탈할 수 없는 존재들이다.

 

그들은 행복이라는 이름의 고지를 탈환하기 위해 날마다 단독으로 적진에 뛰어든다.

 

인간들은 스스로를 병사이면서 병기라고 생각한다.

 

병사가 꼬질대에 기름칠을 해서 총구를 쑤시듯이 칫솔에 치약을 발라 이빨을 닦고 총열에 탄알을 장진하듯이 식도에 밥덩어리를 밀어 넣는다.

 

행복이라는 이름의 고지는 금력과 권력을 무기로 앞세운 자들에게는 가깝게 느껴지고 청렴과 결백을 무기로 앞세운 자들에게는 멀게 느껴지는 장소에 위치해 있다.

 

대개의 인간들이 아침마다 결의에 찬 표정으로 집을 나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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금천구청역 오전 6시 30분경의 풍경

 

집을 나서면 대문 바깥이 모두 적진이다.

 

이 세상 생명체가 모두 적군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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무료이미지 사용

 

 

그러나 행복이라는 이름의 고지가 바로 자기 마음 안에 존재하고 있다는 사실을 깨달은 자들은 단지 아침이 있다는 사실 하나만으로도 신에게 경배한다.

 

아침은 누구에게나 오는 것이지만 누구에게나 찬란하지는 않은 것이다.

 

 

 

 

 

 

<허영 - 이외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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무료이미지 사용

 

열등의식과 욕구불만을 원료로 배합하고 허욕이라는 향료와 허세라는 색소를 첨가해서 만들어 낸 마약의 일종이다.

 

중독되면 정신이 황폐해지고 영혼이 척박해진다.

 

자신을 실제보다 과장되게 나타내 보이기 위해서 필요 이상 겉치레에 신경을 쓰는 특질을 나타내 보인다.

 

선천적으로 남자보다는 여자가 중독될 위험이 더 높다.

 

중독되면 치료가 매우 어렵다.

 

허영의 둥지에서는 동경의 알이 부화되고 동경의 알 속에는 향락의 새가 태어난다.

 

그 새는 사치의 날개를 활짝 펼쳐 중독자를 패가망신의 지름길로 안내한다.

 

허영에 중독된 환자를 전문으로 치료하는 의료기관은 아직 지구상에 설치되지 않았다.

 

백약이 무효하고 마음을 비울 수만 있다면 완치가 가능하다는 사실만 상식화되어 있다.

 

 

 

 

 

 

<가난뱅이 - 이외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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무료사진 사용

 

빈곤을 재산으로 삼아 경제를 꾸려가는 생활인.

 

어리석음이 밑천인 가난뱅이와 무소유가 밑천인 가난뱅이로 대별된다.

 

전자는 가난을 불행으로 생각하여 물질에 대한 탐욕을 키우고 후자는 가난을 수행으로 생각하여 물질에 대한 탐욕을 버린다.

 

그럼으로써 결국 가난에서 모두 탈피하게 된다.

 

그러나 진실로 성공한 가난뱅이는 가난에서 탈피하는 순간 신이 자신에게 무엇을 깨닫게 하려 했던가를 명확히 알게 된 사람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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중앙일보 보도자료 인용
 

 故 이외수 작가가 아침과 가난, 허영에 대하여 감상한 문장입니다.

 

아침과 가난, 허영은 어떠한 관계가 있으며 제가 굳이 이 세 키워드를 집어낸 이유는 무엇일까요?

 

현대 사회 속에서 거의 모든 사람은 전력질주를 시작하듯 아침을 맞이합니다.

 

경쟁 사회 속에서 이겨서 부를 축적하고 누구보다 잘 살기 위해서 노력하는 것입니다.

 

이렇게 분주한 아침을 거쳐 부를 쌓은 누군가는 허영에 빠지고 부 축적에 실패한 누군가는 가난한 삶을 살게 됩니다.

 

과연 허영, 과시는 나를 더 충만하게 돋보이게 하는 것이며 가난뱅이는 얼굴을 들 수 없을 정도로 창피한 것일까요?

 

故 이외수 작가가 허영에 대해서 사색한 문장을 보면 허영은 한번 빠지면 나를 망가지게 하는 마약과 같다고 합니다.

 

반면, 비록 밑천이 없을 정도로 가난하더라도 무소유의 가치를 높이 새기며 살아가면 신의 계시를 깨달으며 정신적인 경지에 이를 수 있다고 합니다.

 

故 이외수 작가의 가르침을 되뇌이며 아침, 허영, 가난에 대해서 다시한번 생각해보는 하루가 되시길 바랍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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현대인들의 부산한 아침과 허영, 가난에 대하여 [이외수의 감성사전 두번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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