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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완근의 詩詩樂樂/시 읽는 즐거움(128)

 

감꽃생각

백명숙(1962~ )

 

쓸어서 윤이 나던

앞마당 감나무 밑

 

유년의 아침 여는

흰 속살 꽃목걸이

 

보석을 꿰는 마음도

내 맘처럼 빛났을까

 

도평리 떠나온 지

스무 해의 세월 뒤켠

 

지금도 소녀들은

해말간 웃음으로

 

흰 감꽃 줍고 있을까

그 꽃마음 닮았을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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백명숙 시인(사진=백명숙 시인)


1989년 <여원문단> 시부문 장원, 국문학 학사, 피부미용 학사, 한국시조시인협회 회원, 한국여성시조문학회 회원, 약손명가 역삼점 원장, 약손명가 해외담당 이사, 한국뷰티산업능력개발협회 교육위원장, 1991년 <현대시조> 신인문학상 수상, 시조집 <감꽃생각> 출간.

 

◆이완근의 詩詩樂樂/시 읽는 즐거움의 128번째 시는 백명숙 시인의 “감꽃생각”입니다.

 

어릴 적 시골 “앞마당”에는 으레 감나무 한 그루씩이 있었습니다. 감나무는 뒷마당의 앵두나무와 더불어 유년의 추억을 유난히도 많이 공유하고 있는 나무이기도 합니다. 감꽃은 먹을 것이 부족했던 시기에 훌륭한 간식거리였습니다. “쓸어서 윤이 나던 앞마당”에 떨어진 감꽃을 실이나 지푸라기에 꿰어 잘 말렸다가 먹는 맛은 말로 표현할 수가 없을 지경입니다.

 

소녀들은 “감꽃”을 실에 꿰어 목걸이를 만들어 목에 걸고 다니기도 했습니다. 막 떨어진 감꽃이 주는 탱탱함과 부드러움은 어떤 목걸이보다 소녀들을 화사하게 만들었습니다. 지금도 감꽃목걸이를 목에 두르고 활짝 웃던 소녀들의 모습이 아련하게 떠오르며 입가에 미소를 짓게 합니다.

 

감나무 잎은 기차놀이할 때 차표로 이용하였습니다. 두 줄 새끼(전라도에서는 ‘산내끼’라고 불렀다.)로 엮어 만든 기차를 타고 골목길을 한 번 다녀오면 감나무 잎 한 장, 두 바퀴를 돌면 2장, 하는 식이었습니다. 차비로 받아 쌓아놓은 감나무 잎을 어느 날 문득 꺼내보니 바스라저서 놀랐던 기억이 생생합니다.

 

이같이 감꽃은 유년의 시절을 떠올리며 아스라한 추억을 상기하는 힘을 가지고 있는 몇 가지 중 하나입니다. “앞마당”, “감나무”, “꽃목걸이”, “감꽃”, “유년”, “꽃마음” 등은 아름다운 추억을 잊지 못하는 시인의 분신들입니다. 이처럼 잊을 수 없는, 소중한 추억을 고이고이 간직하고 있는 시인은 마음 부자임이 틀림없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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