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시집 출간한 강백수 시인
자아에 대한 이야기, 사랑을 찾아나선 시 시집 <가라 인생> 출간한 강백수 시인 강백수 시인 -본인 소개 안녕하세요, 뷰티라이프 독자 여러분. 저는 문학과 음악의 요정 강백수입니다. 2008년에 등단한 시인이자 2010년에 데뷔한 싱어송라이터입니다. 일상 속에서 시적인 순간들을 포착해 약간의 상상을 가미해 원고지와 오선지에 옮기는 방식으로 창작 활동을 이어나가고 있습니다. 두 권의 시집과 세 장의 정규 앨범을 발표했고, 산문집과 싱글도 꾸준히 세상에 내어놓고 있습니다. 가장 최근작으로는 시집 <가라 인생>이 있습니다. -시집 <가라 인생>을 소개하면? 세상은 마냥 아름답지 않습니다. 일정한 방향을 향하는 거대한 흐름이 존재하고 있는 것은 분명한데 그것이 내게 이로운지 아니면 나를 더 비참하게 만들지는 알 수 없습니다. 꼭 끝까지 가지 않더라도 흘러가는 과정 속에는 가난과 도태, 심지어는 죽음의 가능성이 언제나 도사리고 있습니다. <가라 인생>을 채우는 많은 시편들은 그 안에서 나부끼는 자아에 대한 이야기를 하고 있습니다. 많은 것이 두렵고 불안한 존재는 가짜가 되어서라도 어떻게든 험난한 현실을 살아내려고 애쓰곤 하는데 언제나 지푸라기를 잡듯 부여잡게 되는 유일한 진짜는 다름 아닌 사랑입니다. 배신도 당하고, 정성스런 믿음이 아무 소용없어지고 마는 경험도 하지만, 결국 다른 대안을 찾아내지 못한 한 인간이 사랑이라는 머나먼 빛을 향해 나아가는 모습을 담아보았습니다. -시집을 내게 된 동기와 에피소드 시집에 실린 시들은 대부분 2020년 하반기부터 2024년 상반기 사이에 창작되었습니다. 그 사이에 저는 현실의 문제 앞에서 아무런 대항도 할 수 없는 무력감을 경험했습니다. 코로나19로 인해 생활이 붕괴될 위기에 처하고, 때로는 나보다 더 좋지 못한 상황에 놓인 이들을 마주하기도 했습니다. 그 안에서 자신을 지켜낸다는 것은 쉬운 일이 아니었습니다. 하루에도 몇 번이고 무너지려는 자아를 힘겹게 붙들곤 했습니다. 다행스러운 것은 그 와중에 사랑이라는 감정을 일구고 그로부터 온 마음을 보호받는 경험을 했다는 것입니다. 때때로 사랑이라는 감정 때문에 무너져버리는 일도 삶 속에 있었지만, 어떤 종류의 사랑은 끝내 사랑이 완전히 붕괴하지 않도록 지켜내는 힘이 있다는 것을 알게 되었습니다. 이 모든 과정을 기록하고 싶은 마음이 시를 쓰게 만들었고, 결국 한 권의 시집을 엮어내게 되었습니다. -가수와 시인, 차이점과 공통점 싱어송라이터가 쓰는 노랫말과 시인이 쓰는 시는 많이 닮았습니다. 결국은 어떠한 감각이나 감정을 전달하는 것이 목적이 되는 글쓰기라는 점이 공통점입니다. 그러나 그것을 전달하는 매체가 다르기 때문에 창작 과정에서 고려해야 하는 부분이 조금 달라집니다. 싱어송라이터로서 노랫말을 창작하는 일에는 편리한 점이 있습니다. 언어 속에 다 담기지 않는 어떤 감정들을 음악적 요소를 통해 보완할 수 있다는 것입니다. 하지만 노랫말은 결국 활자가 아니라 소리로 접하게 되곤 합니다. 눈으로 읽는 언어에 비해 귀로 듣는 언어는 비교적 빠르게 휘발되곤 합니다. 그렇기 때문에 복잡한 언어적 표현을 담아내기에는 노랫말은 적합하지 않습니다. 시는 반대의 장단점이 있습니다. 온전히 언어로만 모든 감각과 감정을 전달해야 한다는 어려움이 있지만, 언어적인 표현을 좀 더 자유롭게 사용할 수 있다는 장점이 있습니다. -이번 시집을 읽으실 분들께 팁이 있다면? ‘인사이드 아웃’이라는 영화가 있습니다. 우리 마음속에는 기쁨, 슬픔, 분노, 소심, 까칠, 불안, 따분, 부끄러움, 질투 등의 감정들이 서로 다투기도 하고 조화를 이루기도 하며 살아가고 있다는 재미난 설정의 영화입니다. 우리 마음속에도 그런 감정들이 살아 움직이고 있다고 가정하고, 시집에 담긴 여러 시편들을 읽으면서 어떤 감정들이 어떤 식으로 반응하는지를 살피고 상상하며 작품을 읽어볼 것을 권하고 싶습니다. 시를 읽는 것은 지적인 욕망을 채워주는 생산적인 행위는 아니라고 생각하지만, 평소 사용하지 않던 감정 근육을 쭉쭉 펴주는 건강한 행위는 될 수 있다고 생각합니다. -애착이 가는 시 한 편 소개 나이롱 신자 내가 섬기는 신은 너였다가 너의 몸이었다가 너의 맘이었다가 너의 알 수 없음이었다가 너의 어떤 시절이었다가 너에 대한 연민이었다가 그로 인한 오만이었다가 너를 잃었다는 슬픔이었다가 아니 그 슬픔에 대한 도취였다가 술이었다가 다시 꿈에 나타난 너였다가 너의 몸이었다가 너의 맘이었다가 너의 알 수 없음이었다가 그게 꿈이었음을 깨닫고 허공에 내뱉은 욕이었다가 왈칵 터져버린 울음이었다가 그런데 가만히 생각해보니 별로 슬프지 않았음이었다가 사실은 울어야 할 것 같아서 울었다는 것이었다가 단지 누가 들었다 난 자리가 허전했음이었다가 단지 마땅히 연락할 곳이 없는 심심했음이었다가 그래서 샀던 플레이스테이션이었다가 밤 새워 본 엔딩이었다가 그 다음엔 아무것도 없음이었다가 없다가 없다가 이제는 더 이상 신이 없다가 ‘나이롱 신자’라는 위의 시를 추천하고 싶습니다. 한 사람이 누군가에 대해 사랑하는 마음을 품게 되고 그 마음 자체가 하나의 신앙으로 자리 잡게 된 상황에 대한 시입니다. 그 마음은 처음에는 환희였으나 슬픔이 되고 그리움과 원망이 되었다가 아무것도 남지 않은 허무한 것으로 변모해 갑니다. 이 과정을 세밀하게 그려내어 우리가 사랑이라는 행위를 통해 느낄 수 있는 다채로운 감정들을 짧은 시간 안에 마트에서 반찬을 시식하듯이 맛볼 수 있도록 하고자 하였습니다. -앞으로의 계획 이미 다음 창작물들을 멋지게 내어놓기 위한 고군분투를 시작했습니다. 올해 안에 또 다른 책을 선보일 예정입니다. 살짝만 힌트를 드리자면 글을 쓰는 행위에 대한 책입니다. 언어를 활용해 무언가를 창작해 보고 싶은 분들에게 도움이 될 수 있을만 한 책을 쓰고 있으니 많이 기대해 주셨으면 좋겠습니다. 첫 시집을 내고 두 번째 시집을 내기까지는 여러 해가 걸렸는데 최근에는 새로운 시들을 열심히 쓰고 있으니 세 번째 시집까지는 아주 많은 시간이 걸리지는 않을 것 같다는 말씀도 드릴 수 있을 것 같습니다. 음악적으로도 여러 결과물들을 보여드리려고 준비 중입니다. -독자들께 한 마디 어릴 적 저희 집 가훈은 뻔하디뻔한 말, ‘정직, 성실’이었습니다. 지루한 단어이지만 결국은 그것이 정답이라고 생각하고 그야말로 정직하고 성실하게 문학과 음악을 창작해 나가고 있습니다. 때로는 외면을 받고 허탈해지는 날도 있지만 어쩌다 누군가의 하루를 제법 그럴싸하게 장식해주었다는 이야기를 듣고 행복해지는 날도 있습니다. 뷰티라이프를 통해 추구하시는 아름다운 삶 속에 저의 음악과 시가 머물 수 있는 자리도 작게나마 있었으면 좋겠습니다. 제법 그럴싸하게 여러분들의 삶을 꾸며드릴 수 있을 것이라 자신합니다. 인스타그램baeksoo_kang을 통해서 여러 활동들을 소개하고 있으니 많이 찾아주시길 바랍니다. 여러분들의 뷰티라이프를 응원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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시집 출간한 안현미 시인
희망의 쳇바퀴를 돌리는 꿈, 미래와 하양의 출사표 시집 <미래의 하양> 출간한 안현미 시인 안현미 시인 -본인 소개 강원도 태백에서 태어나 서울과학기술대학교 문예창작학과를 졸업했습니다. 2001년 문학동네 신인상에 「곰곰」 외 4편이 당선되어 작품활동을 시작했으며, 시집으로 『곰곰』 『이별의 재구성』 『사랑은 어느날 수리된다 』 『깊은 일』 『미래의 하양 』이 있습니다. 신동엽문학상과 아름다운 작가상을 수상했고, 허수경, 이성복, 기형도의 시를 흠모했고, 보르헤스, 에곤 실레, 에릭 사티를 좋아합니다. -시집 <미래의 하양>을 소개하면? 30년 동안 출근하고 퇴근하는 직장생활을 하며 시를 써왔습니다. 그런 생활 패턴 속에서 직장도 시도 생활도 매번 한계에 부딪쳐 쳇바퀴를 도는 기분에 휩싸이곤 했습니다. 다섯 번째 시집인 <미래의 하양>은 직장생활을 그만두고 쓴 시를 모아 묶은 첫 시집입니다. 그런 의미에서 30년 동안 매달려 달리던 쳇바퀴에서 내려와 다른 희망의 쳇바퀴를 돌리는 꿈과 미래와 하양의 출사표 같을 수도 있겠습니다. -시집을 내게 된 동기와 에피소드 지난해 2월에 어머니가 돌아가셨습니다. 개인적인 사정으로 어머니와 일찍 헤어져 살아야 했고 헤어져 산 시간의 길이 만큼 어색한 모녀 사이여서 효도 같은 걸 못해봤습니다. 시집 3부 마지막에 <엄헬레나>라는 시가 있는데 그 시는 어머니에게 바치는 시입니다. 이제 ‘고아는 아니었지만 고아 같았던’ 시절도 막을 내리고 세상살이에 지치고 마음 아플 때 찾아갈 부모님 모두 잃은 진짜 고아가 됐습니다. 그래서 어머니의 유골함은 춘천 부활성당에 모셨지만 제 시집 속에 어머니에게 바치는 시를 묘비명처럼 새겨넣고 싶었습니다. -시인들께 인기가 많은 이유 시인들에게 인기가 많다고 느껴본 적이 없습니다. 다만 돈이 되지 않는 시인의 길을 기꺼이 가겠다고 하는, 세상의 눈으로 보면 조금은 모자란 시인들을 같은 길을 가는 도반이라고 늘 생각해왔습니다. 돈이 되지 않는 그 추운 길을 함께 가는 도반에겐 살뜰해질 수밖에 없으니 그래서 시인들도 제게 다정다감한 게 아닐까 합니다. 신경림 선생님의 ‘못난 놈들은 서로 얼굴만 봐도 흥겹다’처럼요. -시에 대한 생각 우리는 모두 인생이란 괄호 안에 무수히 많은 꿈들을 적다가 갑니다. 그것이 틀린 답이어도 맞는 답이어도 어쩔 수 없습니다. 한 번뿐이니까. 저는 그게 마음에 듭니다. 거듭 살아야 하거나 영원히 살아야 한다면 시를 쓸 수 있었을까, 하는 생각을 가끔 합니다. 한 번 뿐인 삶을 살면서 겪은 슬픔과 아픔, 가난과 고난의 시간을 ‘미래의 하양’으로 꿈꿀 수 있게 도와준 것도 시였습니다. 그러니 시는 나를 입히고 먹이고 세상으로 나가 삶이라는 것을 살게 해준 고마운 가족 같은 존재입니다. 또한 앞으로 남은 시간을 나로 살아가게 도와줄 (불경스럽게도) 신 같은 존재가 아닐까 싶습니다. 시가 아니었다면 나는 내가 아니었을 테니까요. -이번 시집을 읽으실 분들께 팁이 있다면? 생활체육인이라면 이번 시집의 첫 시와 마지막 시를 읽어주시면 좋겠습니다. 부모님이 보고 싶은 분들이 계시다면 3부의 시들을 읽어주시면 좋겠습니다. 매일매일 반복되는 삶의 현장에서 땀 흘리며 노동하며 살고 있는 분들이라면 1부의 시를 추천드립니다. 그렇지만 다들 시집 읽을 시간도 없이 바쁘실 테니 일단 시집은 온라인책방 장바구니에 담아 두고 ‘미래의 하양’이 뭘까 궁금해하며 이 겨울을 건강하게 지나가시길 바랍니다. -애착이 가는 시 한 편 소개 가정식 눈보라 죽은 아버지가 또 죽는 악몽이 매일매일 새벽 배송되는 꿈에선 어떻게 깨야 하나요 나였던 나까지 부서진 마음은 어디서 자가 격리 하나요 드라이크리닝한 죽음을 들고 그런 곳은 어디에도 없다고 드라이하게 말하는 어머닌 자주 좀 나타나세요 할 수만 있다면 그 불행도 다시 한 번 살아보고 싶어요 그리운 불행 가정식 눈보라 창백한 푸른 점*칼 세이건과 Carl Sagan은 제겐 다른 사람처럼 느껴져요 눈보라 눈보라 태양의 코로나 반대편을 향해 100억 광년을 날아가면 다시 한 번 그 불행을 살아볼 수 있나요 그리운 불행 고독한 별 가정식 눈보라 모든 창백한 어머니와 푸른 아버지의 * 암흑으로 뒤덮인 광활한 우주 속 고독한 별 지구를 칼 세이건은 ‘창백한 푸른 점’이라고 말했다. -앞으로의 계획 명랑하고 귀여운 할머니가 되는 게 꿈입니다. 그러기 위해서 탁구장에 자주 가려고 합니다. 명랑은 모든 것을 가볍게 하고 귀여움은 모든 사람을 웃게 할 수 있으니깐. 시가 나를 버리지 않는 한 내가 시를 버리는 일을 없을 테니 묵묵히 써나갈 계획입니다. 노벨상을 타겠다든가 하는 거창한 계획은 없지만 기본에 충실하면서 충만한 을사년이 되도록 애써보겠습니다. -독자들께 한 말씀 옛 선비들 사이에는 이른 봄에 처음 피어난 매화를 찾아 산속으로 떠나는 탐매(探梅)라는 풍습이 있었다고 합니다. 아름다움을 찾아 떠나는 옛 선비들을 상상하는 일은 한 편의 시가 되었습니다.(제 시집 26쪽을 참고하세요^^) 뷰티라이프를 읽는 분들도 아름다움에 대해선 일가견이 있는 분들이겠지요? 아름다움으로 비상과 일상을 잘 견디셔서 찬란한 봄을 맞이하시길 바랍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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노벨문학상 수상자 한강, 12·3 비상계엄 사태에 "큰 충격"…과거로의 회귀 우려
노벨문학상 수상자인 한강 작가가 12월 6일(현지시간) 스웨덴 스톡홀름에서 열린 기자간담회에서 12·3 비상계엄 사태에 대한 깊은 우려를 표명했다. 그는 "2024년에 다시 계엄 상황이 전개되는 것에 큰 충격을 받았다"라며 "무력이나 강압으로 언로를 막는 방식으로 과거의 상황으로 돌아가지 않기를 간절히 바란다"라고 밝혔다. 한강은 소설 '소년이 온다'를 집필하며 1979년 말부터 진행된 계엄 상황을 연구한 경험을 언급하며 이번 사태가 개인적으로도 큰 충격이었다고 전했다. 또한, 당시 젊은 군인들의 태도에 대해 "맨몸으로 장갑차를 막으려 애쓰는 분들, 무장한 군인을 껴안으며 제지하려는 모습에서 진심과 용기를 느꼈다"라고 회상했다. 한편, 자신 소설 '채식주의자'가 청소년 유해 도서로 지정된 것에 대해서는 "책을 쓴 사람으로서 가슴 아픈 일이었다"라고 토로했다. 그는 2019년 스페인에서 고등학생들이 주는 문학상을 받은 경험을 언급하며 "학생들이 깊이 생각하고 소설을 분석하며 자신의 의견을 개진하는 모습에 감명받았다"라고 전했다. 이러한 발언에 대해 국내외에서는 다양한 반응이 나오고 있다. 일부는 한강의 발언이 표현의 자유와 민주주의의 중요성을 다시금 일깨워준다고 평가하는 반면, 일각에서는 문학과 정치적 발언의 경계를 지적하기도 한다. 그러나 전반적으로는 한강의 우려에 공감하며 한국 사회가 과거의 억압적 상황으로 돌아가지 않기를 바라는 목소리가 높다. 한강은 노벨문학상 수상자로서 앞으로도 사회적 이슈에 대한 목소리를 내며, 문학을 통해 인간의 존엄성과 자유를 탐구할 것으로 기대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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노벨문학상 수상자 한강, 첫 공식 기자회견서 계엄사태 관련 입장 주목
노벨문학상 수상자인 한강 작가가 6일(현지시각) 스웨덴 스톡홀름에서 전 세계 취재진을 대상으로 첫 공식 기자회견을 연다. 이번 기자회견은 노벨 재단이 마련한 수상자 기자간담회의 첫 번째 순서로 한강 작가가 다수 기자 앞에 서는 것은 수상 발표 이후 처음이다. 한강 작가는 1980년 5월 광주민주화운동을 배경으로 한 소설 '소년이 온다'를 통해 한국 현대사의 아픔을 조명한 바 있다. 이러한 작품 세계로 인해 최근 윤석열 대통령의 비상계엄 선포 및 해제와 관련한 질문이 나올 것으로 예상되며 한강 작가의 입장이 주목된다. 한편, 한강 작가는 노벨문학상 수상 발표 직후 공식 기자회견을 고사하며 "전쟁으로 고통받는 이들이 많은 상황에서 잔치를 벌일 수 없다"라는 견해를 밝힌 바 있다. 이러한 그의 태도는 작품 세계와 일치하는 행보로 평가받고 있다. 이번 기자회견에서 한강 작가가 계엄 사태에 대해 어떤 메시지를 전할지 그리고 그의 발언이 국내외에 어떤 영향을 미칠지 귀추가 주목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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카이로스 향기와 컬러의 만남, '향기인문학' 출간 후 인기
지난 10월 4일 출간된 강경아 작가의 첫 단독 저서 ‘향기인문학 - 카이로스 컬러&향기 스토리’가 독자들의 주목을 받고 있다. 이 책은 출간 직후 네이버 도서 인문 부문 베스트셀러에 오르며 많은 관심을 끌었다. 강경아 작가는 카이로스 컬러&향기 인문학 강사이자 한국지식문화원 부대표로 활동 중이다. 또한 SHS 아로마테라피스트, 아로마인사이트카드 프랙티셔너, 바이오헬스큐레이터, CPAC(Color Personality Analysis Counselor) 1급, CPI(Color & Perfume Instructor) 자격을 보유한 전문가로서 컬러와 향기에 대한 다양한 지식을 책에 담았다. 그녀는 “향기는 시공간을 넘는 카이로스적 영감과 추억을 불러일으키는 감각이다”라며, 독자들이 책을 통해 “추억할 향과 사람의 이야기, 향수에 대한 궁금증을 함께 나누고 싶었다”라고 출간 동기를 밝혔다. 또한 독자들에게 “향기로운 컬러의 추억을 떠올리며 소중한 시간과 사랑을 되새겨보길 바란다”라는 메시지를 전했다. ‘향기인문학’은 지친 현대인들이 어린 시절의 추억과 감정으로 돌아가는 카이로스적 여행을 제안한다. 향기와 컬러를 통해 과거의 소중한 순간과 연결되는 특별한 경험을 선사할 것이다. 강경아 작가는 이러한 여정을 독자와 함께 나누는 가이드가 될 것을 약속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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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24년 노벨문학상, 소설가 한강이 수상하다
소설가 한강(54)이 2024년 노벨문학상 수상자로 선정되었다. 이는 한국 작가로서 최초이며 아시아 여성 작가로도 첫 번째다. 한강은 노벨상 전체로 보면 2000년 김대중 전 대통령이 노벨평화상을 받은 이후 두 번째 한국인 수상자다. 한강은 소설로 등단한 지 30년 만에 이 영광을 차지했다. 또한 국내에 최초로 근대 소설이 소개된 지 107년 만의 일이다. 그동안 시인 고은이 후보로 거론된 적은 있었다. 하지만 한강이 50대에 세계에서 가장 권위 있는 문학상을 받을 것이라고 예상한 이는 거의 없었다. 스웨덴 한림원은 10월 10일 저녁 8시(한국 시각) 한강을 "역사적 트라우마에 맞서고 인간 삶의 연약함을 드러내는 시적 산문의 작가"로 소개하며 노벨문학상 수상자로 발표했다. 한림원은 한강의 작품이 "역사적 트라우마와 보이지 않는 규칙에 맞서며, 인간의 연약함을 드러낸다"라고 설명했다. 또한 "몸과 영혼, 산 자와 죽은 자 사이의 연결에 대한 독특한 인식을 바탕으로 시적이면서도 실험적인 스타일로 현대 산문을 혁신한 작가"라고 평했다. 한강은 1970년 광주에서 태어났다. 9살에 서울로 이주했고 아버지 한승원(85) 역시 유명한 소설가다. 한강은 연세대 국문학과를 졸업하고 출판사에서 근무한 경험이 있다. 1993년 시로 등단한 뒤 1994년 단편소설 '붉은 닻'으로 다시 문단에 이름을 알렸다. 이후 '몽고반점'(2005)으로 이상문학상을 받고 국내 대표 작가로 자리 잡았다. 이후 동리문학상, 만해문학상 등도 수상하며 한국 문학계에서 명성을 쌓았다. 한강은 2016년 장편소설 '채식주의자'(2007)로 부커상 인터내셔널 부문을 수상하며 국제적인 명성을 얻게 되었다. 제주 4·3 사건을 소재로 한 소설 '작별하지 않는다'(2021)는 프랑스의 메디치 외국 문학상과 에밀 기메 아시아 문학상을 받았다. 메디치상 심사위원들은 한강을 "한국에서 가장 위대한 작가"라고 평가하며, 한강의 책이 출간될 때마다 "국제적으로 하나의 사건"이라고 언급했다. 1995년 첫 소설집 '여수의 사랑' 출간 이후, 주요 작품으로 '검은 사슴'(1998), '그대의 차가운 손'(2002), '희랍어 시간'(2011), '소년이 온다'(2014), '흰'(2016), '작별하지 않는다'(2021) 등이 있다. 한강은 또한 시집 '서랍에 저녁을 넣어 두었다'(2013)도 발표했다. 한강의 글쓰기 방식은 매우 독특하다. 그는 피해자 또는 주인공에 완전히 몰입한다. '작별하지 않는다' 출간 당시 "글을 쓸 때는 걷지도 먹지도 못한다"라고 말했다. 모든 것을 글쓰기에 집중하는 자세로 한 단어씩 써나간다고 했다. 지난해 메디치상 수상 기자회견에서는 "9년에 걸쳐 쓴 '소년이 온다'와 '작별하지 않는다'가 하나의 짝"이라고 밝혔다. 앞으로는 좀 더 개인적이고 생명에 관한 이야기를 쓰고 싶다고 언급한 바 있다. 노벨문학상 수상은 한강의 이러한 문학적 전환점에서 큰 동력이 될 것으로 보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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시집 출간한 강백수 시인
- 자아에 대한 이야기, 사랑을 찾아나선 시 시집 <가라 인생> 출간한 강백수 시인 강백수 시인 -본인 소개 안녕하세요, 뷰티라이프 독자 여러분. 저는 문학과 음악의 요정 강백수입니다. 2008년에 등단한 시인이자 2010년에 데뷔한 싱어송라이터입니다. 일상 속에서 시적인 순간들을 포착해 약간의 상상을 가미해 원고지와 오선지에 옮기는 방식으로 창작 활동을 이어나가고 있습니다. 두 권의 시집과 세 장의 정규 앨범을 발표했고, 산문집과 싱글도 꾸준히 세상에 내어놓고 있습니다. 가장 최근작으로는 시집 <가라 인생>이 있습니다. -시집 <가라 인생>을 소개하면? 세상은 마냥 아름답지 않습니다. 일정한 방향을 향하는 거대한 흐름이 존재하고 있는 것은 분명한데 그것이 내게 이로운지 아니면 나를 더 비참하게 만들지는 알 수 없습니다. 꼭 끝까지 가지 않더라도 흘러가는 과정 속에는 가난과 도태, 심지어는 죽음의 가능성이 언제나 도사리고 있습니다. <가라 인생>을 채우는 많은 시편들은 그 안에서 나부끼는 자아에 대한 이야기를 하고 있습니다. 많은 것이 두렵고 불안한 존재는 가짜가 되어서라도 어떻게든 험난한 현실을 살아내려고 애쓰곤 하는데 언제나 지푸라기를 잡듯 부여잡게 되는 유일한 진짜는 다름 아닌 사랑입니다. 배신도 당하고, 정성스런 믿음이 아무 소용없어지고 마는 경험도 하지만, 결국 다른 대안을 찾아내지 못한 한 인간이 사랑이라는 머나먼 빛을 향해 나아가는 모습을 담아보았습니다. -시집을 내게 된 동기와 에피소드 시집에 실린 시들은 대부분 2020년 하반기부터 2024년 상반기 사이에 창작되었습니다. 그 사이에 저는 현실의 문제 앞에서 아무런 대항도 할 수 없는 무력감을 경험했습니다. 코로나19로 인해 생활이 붕괴될 위기에 처하고, 때로는 나보다 더 좋지 못한 상황에 놓인 이들을 마주하기도 했습니다. 그 안에서 자신을 지켜낸다는 것은 쉬운 일이 아니었습니다. 하루에도 몇 번이고 무너지려는 자아를 힘겹게 붙들곤 했습니다. 다행스러운 것은 그 와중에 사랑이라는 감정을 일구고 그로부터 온 마음을 보호받는 경험을 했다는 것입니다. 때때로 사랑이라는 감정 때문에 무너져버리는 일도 삶 속에 있었지만, 어떤 종류의 사랑은 끝내 사랑이 완전히 붕괴하지 않도록 지켜내는 힘이 있다는 것을 알게 되었습니다. 이 모든 과정을 기록하고 싶은 마음이 시를 쓰게 만들었고, 결국 한 권의 시집을 엮어내게 되었습니다. -가수와 시인, 차이점과 공통점 싱어송라이터가 쓰는 노랫말과 시인이 쓰는 시는 많이 닮았습니다. 결국은 어떠한 감각이나 감정을 전달하는 것이 목적이 되는 글쓰기라는 점이 공통점입니다. 그러나 그것을 전달하는 매체가 다르기 때문에 창작 과정에서 고려해야 하는 부분이 조금 달라집니다. 싱어송라이터로서 노랫말을 창작하는 일에는 편리한 점이 있습니다. 언어 속에 다 담기지 않는 어떤 감정들을 음악적 요소를 통해 보완할 수 있다는 것입니다. 하지만 노랫말은 결국 활자가 아니라 소리로 접하게 되곤 합니다. 눈으로 읽는 언어에 비해 귀로 듣는 언어는 비교적 빠르게 휘발되곤 합니다. 그렇기 때문에 복잡한 언어적 표현을 담아내기에는 노랫말은 적합하지 않습니다. 시는 반대의 장단점이 있습니다. 온전히 언어로만 모든 감각과 감정을 전달해야 한다는 어려움이 있지만, 언어적인 표현을 좀 더 자유롭게 사용할 수 있다는 장점이 있습니다. -이번 시집을 읽으실 분들께 팁이 있다면? ‘인사이드 아웃’이라는 영화가 있습니다. 우리 마음속에는 기쁨, 슬픔, 분노, 소심, 까칠, 불안, 따분, 부끄러움, 질투 등의 감정들이 서로 다투기도 하고 조화를 이루기도 하며 살아가고 있다는 재미난 설정의 영화입니다. 우리 마음속에도 그런 감정들이 살아 움직이고 있다고 가정하고, 시집에 담긴 여러 시편들을 읽으면서 어떤 감정들이 어떤 식으로 반응하는지를 살피고 상상하며 작품을 읽어볼 것을 권하고 싶습니다. 시를 읽는 것은 지적인 욕망을 채워주는 생산적인 행위는 아니라고 생각하지만, 평소 사용하지 않던 감정 근육을 쭉쭉 펴주는 건강한 행위는 될 수 있다고 생각합니다. -애착이 가는 시 한 편 소개 나이롱 신자 내가 섬기는 신은 너였다가 너의 몸이었다가 너의 맘이었다가 너의 알 수 없음이었다가 너의 어떤 시절이었다가 너에 대한 연민이었다가 그로 인한 오만이었다가 너를 잃었다는 슬픔이었다가 아니 그 슬픔에 대한 도취였다가 술이었다가 다시 꿈에 나타난 너였다가 너의 몸이었다가 너의 맘이었다가 너의 알 수 없음이었다가 그게 꿈이었음을 깨닫고 허공에 내뱉은 욕이었다가 왈칵 터져버린 울음이었다가 그런데 가만히 생각해보니 별로 슬프지 않았음이었다가 사실은 울어야 할 것 같아서 울었다는 것이었다가 단지 누가 들었다 난 자리가 허전했음이었다가 단지 마땅히 연락할 곳이 없는 심심했음이었다가 그래서 샀던 플레이스테이션이었다가 밤 새워 본 엔딩이었다가 그 다음엔 아무것도 없음이었다가 없다가 없다가 이제는 더 이상 신이 없다가 ‘나이롱 신자’라는 위의 시를 추천하고 싶습니다. 한 사람이 누군가에 대해 사랑하는 마음을 품게 되고 그 마음 자체가 하나의 신앙으로 자리 잡게 된 상황에 대한 시입니다. 그 마음은 처음에는 환희였으나 슬픔이 되고 그리움과 원망이 되었다가 아무것도 남지 않은 허무한 것으로 변모해 갑니다. 이 과정을 세밀하게 그려내어 우리가 사랑이라는 행위를 통해 느낄 수 있는 다채로운 감정들을 짧은 시간 안에 마트에서 반찬을 시식하듯이 맛볼 수 있도록 하고자 하였습니다. -앞으로의 계획 이미 다음 창작물들을 멋지게 내어놓기 위한 고군분투를 시작했습니다. 올해 안에 또 다른 책을 선보일 예정입니다. 살짝만 힌트를 드리자면 글을 쓰는 행위에 대한 책입니다. 언어를 활용해 무언가를 창작해 보고 싶은 분들에게 도움이 될 수 있을만 한 책을 쓰고 있으니 많이 기대해 주셨으면 좋겠습니다. 첫 시집을 내고 두 번째 시집을 내기까지는 여러 해가 걸렸는데 최근에는 새로운 시들을 열심히 쓰고 있으니 세 번째 시집까지는 아주 많은 시간이 걸리지는 않을 것 같다는 말씀도 드릴 수 있을 것 같습니다. 음악적으로도 여러 결과물들을 보여드리려고 준비 중입니다. -독자들께 한 마디 어릴 적 저희 집 가훈은 뻔하디뻔한 말, ‘정직, 성실’이었습니다. 지루한 단어이지만 결국은 그것이 정답이라고 생각하고 그야말로 정직하고 성실하게 문학과 음악을 창작해 나가고 있습니다. 때로는 외면을 받고 허탈해지는 날도 있지만 어쩌다 누군가의 하루를 제법 그럴싸하게 장식해주었다는 이야기를 듣고 행복해지는 날도 있습니다. 뷰티라이프를 통해 추구하시는 아름다운 삶 속에 저의 음악과 시가 머물 수 있는 자리도 작게나마 있었으면 좋겠습니다. 제법 그럴싸하게 여러분들의 삶을 꾸며드릴 수 있을 것이라 자신합니다. 인스타그램baeksoo_kang을 통해서 여러 활동들을 소개하고 있으니 많이 찾아주시길 바랍니다. 여러분들의 뷰티라이프를 응원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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시집 출간한 강백수 시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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시집 출간한 안현미 시인
- 희망의 쳇바퀴를 돌리는 꿈, 미래와 하양의 출사표 시집 <미래의 하양> 출간한 안현미 시인 안현미 시인 -본인 소개 강원도 태백에서 태어나 서울과학기술대학교 문예창작학과를 졸업했습니다. 2001년 문학동네 신인상에 「곰곰」 외 4편이 당선되어 작품활동을 시작했으며, 시집으로 『곰곰』 『이별의 재구성』 『사랑은 어느날 수리된다 』 『깊은 일』 『미래의 하양 』이 있습니다. 신동엽문학상과 아름다운 작가상을 수상했고, 허수경, 이성복, 기형도의 시를 흠모했고, 보르헤스, 에곤 실레, 에릭 사티를 좋아합니다. -시집 <미래의 하양>을 소개하면? 30년 동안 출근하고 퇴근하는 직장생활을 하며 시를 써왔습니다. 그런 생활 패턴 속에서 직장도 시도 생활도 매번 한계에 부딪쳐 쳇바퀴를 도는 기분에 휩싸이곤 했습니다. 다섯 번째 시집인 <미래의 하양>은 직장생활을 그만두고 쓴 시를 모아 묶은 첫 시집입니다. 그런 의미에서 30년 동안 매달려 달리던 쳇바퀴에서 내려와 다른 희망의 쳇바퀴를 돌리는 꿈과 미래와 하양의 출사표 같을 수도 있겠습니다. -시집을 내게 된 동기와 에피소드 지난해 2월에 어머니가 돌아가셨습니다. 개인적인 사정으로 어머니와 일찍 헤어져 살아야 했고 헤어져 산 시간의 길이 만큼 어색한 모녀 사이여서 효도 같은 걸 못해봤습니다. 시집 3부 마지막에 <엄헬레나>라는 시가 있는데 그 시는 어머니에게 바치는 시입니다. 이제 ‘고아는 아니었지만 고아 같았던’ 시절도 막을 내리고 세상살이에 지치고 마음 아플 때 찾아갈 부모님 모두 잃은 진짜 고아가 됐습니다. 그래서 어머니의 유골함은 춘천 부활성당에 모셨지만 제 시집 속에 어머니에게 바치는 시를 묘비명처럼 새겨넣고 싶었습니다. -시인들께 인기가 많은 이유 시인들에게 인기가 많다고 느껴본 적이 없습니다. 다만 돈이 되지 않는 시인의 길을 기꺼이 가겠다고 하는, 세상의 눈으로 보면 조금은 모자란 시인들을 같은 길을 가는 도반이라고 늘 생각해왔습니다. 돈이 되지 않는 그 추운 길을 함께 가는 도반에겐 살뜰해질 수밖에 없으니 그래서 시인들도 제게 다정다감한 게 아닐까 합니다. 신경림 선생님의 ‘못난 놈들은 서로 얼굴만 봐도 흥겹다’처럼요. -시에 대한 생각 우리는 모두 인생이란 괄호 안에 무수히 많은 꿈들을 적다가 갑니다. 그것이 틀린 답이어도 맞는 답이어도 어쩔 수 없습니다. 한 번뿐이니까. 저는 그게 마음에 듭니다. 거듭 살아야 하거나 영원히 살아야 한다면 시를 쓸 수 있었을까, 하는 생각을 가끔 합니다. 한 번 뿐인 삶을 살면서 겪은 슬픔과 아픔, 가난과 고난의 시간을 ‘미래의 하양’으로 꿈꿀 수 있게 도와준 것도 시였습니다. 그러니 시는 나를 입히고 먹이고 세상으로 나가 삶이라는 것을 살게 해준 고마운 가족 같은 존재입니다. 또한 앞으로 남은 시간을 나로 살아가게 도와줄 (불경스럽게도) 신 같은 존재가 아닐까 싶습니다. 시가 아니었다면 나는 내가 아니었을 테니까요. -이번 시집을 읽으실 분들께 팁이 있다면? 생활체육인이라면 이번 시집의 첫 시와 마지막 시를 읽어주시면 좋겠습니다. 부모님이 보고 싶은 분들이 계시다면 3부의 시들을 읽어주시면 좋겠습니다. 매일매일 반복되는 삶의 현장에서 땀 흘리며 노동하며 살고 있는 분들이라면 1부의 시를 추천드립니다. 그렇지만 다들 시집 읽을 시간도 없이 바쁘실 테니 일단 시집은 온라인책방 장바구니에 담아 두고 ‘미래의 하양’이 뭘까 궁금해하며 이 겨울을 건강하게 지나가시길 바랍니다. -애착이 가는 시 한 편 소개 가정식 눈보라 죽은 아버지가 또 죽는 악몽이 매일매일 새벽 배송되는 꿈에선 어떻게 깨야 하나요 나였던 나까지 부서진 마음은 어디서 자가 격리 하나요 드라이크리닝한 죽음을 들고 그런 곳은 어디에도 없다고 드라이하게 말하는 어머닌 자주 좀 나타나세요 할 수만 있다면 그 불행도 다시 한 번 살아보고 싶어요 그리운 불행 가정식 눈보라 창백한 푸른 점*칼 세이건과 Carl Sagan은 제겐 다른 사람처럼 느껴져요 눈보라 눈보라 태양의 코로나 반대편을 향해 100억 광년을 날아가면 다시 한 번 그 불행을 살아볼 수 있나요 그리운 불행 고독한 별 가정식 눈보라 모든 창백한 어머니와 푸른 아버지의 * 암흑으로 뒤덮인 광활한 우주 속 고독한 별 지구를 칼 세이건은 ‘창백한 푸른 점’이라고 말했다. -앞으로의 계획 명랑하고 귀여운 할머니가 되는 게 꿈입니다. 그러기 위해서 탁구장에 자주 가려고 합니다. 명랑은 모든 것을 가볍게 하고 귀여움은 모든 사람을 웃게 할 수 있으니깐. 시가 나를 버리지 않는 한 내가 시를 버리는 일을 없을 테니 묵묵히 써나갈 계획입니다. 노벨상을 타겠다든가 하는 거창한 계획은 없지만 기본에 충실하면서 충만한 을사년이 되도록 애써보겠습니다. -독자들께 한 말씀 옛 선비들 사이에는 이른 봄에 처음 피어난 매화를 찾아 산속으로 떠나는 탐매(探梅)라는 풍습이 있었다고 합니다. 아름다움을 찾아 떠나는 옛 선비들을 상상하는 일은 한 편의 시가 되었습니다.(제 시집 26쪽을 참고하세요^^) 뷰티라이프를 읽는 분들도 아름다움에 대해선 일가견이 있는 분들이겠지요? 아름다움으로 비상과 일상을 잘 견디셔서 찬란한 봄을 맞이하시길 바랍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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시집 출간한 안현미 시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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노벨문학상 수상자 한강, 12·3 비상계엄 사태에 "큰 충격"…과거로의 회귀 우려
- 노벨문학상 수상자인 한강 작가가 12월 6일(현지시간) 스웨덴 스톡홀름에서 열린 기자간담회에서 12·3 비상계엄 사태에 대한 깊은 우려를 표명했다. 그는 "2024년에 다시 계엄 상황이 전개되는 것에 큰 충격을 받았다"라며 "무력이나 강압으로 언로를 막는 방식으로 과거의 상황으로 돌아가지 않기를 간절히 바란다"라고 밝혔다. 한강은 소설 '소년이 온다'를 집필하며 1979년 말부터 진행된 계엄 상황을 연구한 경험을 언급하며 이번 사태가 개인적으로도 큰 충격이었다고 전했다. 또한, 당시 젊은 군인들의 태도에 대해 "맨몸으로 장갑차를 막으려 애쓰는 분들, 무장한 군인을 껴안으며 제지하려는 모습에서 진심과 용기를 느꼈다"라고 회상했다. 한편, 자신 소설 '채식주의자'가 청소년 유해 도서로 지정된 것에 대해서는 "책을 쓴 사람으로서 가슴 아픈 일이었다"라고 토로했다. 그는 2019년 스페인에서 고등학생들이 주는 문학상을 받은 경험을 언급하며 "학생들이 깊이 생각하고 소설을 분석하며 자신의 의견을 개진하는 모습에 감명받았다"라고 전했다. 이러한 발언에 대해 국내외에서는 다양한 반응이 나오고 있다. 일부는 한강의 발언이 표현의 자유와 민주주의의 중요성을 다시금 일깨워준다고 평가하는 반면, 일각에서는 문학과 정치적 발언의 경계를 지적하기도 한다. 그러나 전반적으로는 한강의 우려에 공감하며 한국 사회가 과거의 억압적 상황으로 돌아가지 않기를 바라는 목소리가 높다. 한강은 노벨문학상 수상자로서 앞으로도 사회적 이슈에 대한 목소리를 내며, 문학을 통해 인간의 존엄성과 자유를 탐구할 것으로 기대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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노벨문학상 수상자 한강, 12·3 비상계엄 사태에 "큰 충격"…과거로의 회귀 우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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노벨문학상 수상자 한강, 첫 공식 기자회견서 계엄사태 관련 입장 주목
- 노벨문학상 수상자인 한강 작가가 6일(현지시각) 스웨덴 스톡홀름에서 전 세계 취재진을 대상으로 첫 공식 기자회견을 연다. 이번 기자회견은 노벨 재단이 마련한 수상자 기자간담회의 첫 번째 순서로 한강 작가가 다수 기자 앞에 서는 것은 수상 발표 이후 처음이다. 한강 작가는 1980년 5월 광주민주화운동을 배경으로 한 소설 '소년이 온다'를 통해 한국 현대사의 아픔을 조명한 바 있다. 이러한 작품 세계로 인해 최근 윤석열 대통령의 비상계엄 선포 및 해제와 관련한 질문이 나올 것으로 예상되며 한강 작가의 입장이 주목된다. 한편, 한강 작가는 노벨문학상 수상 발표 직후 공식 기자회견을 고사하며 "전쟁으로 고통받는 이들이 많은 상황에서 잔치를 벌일 수 없다"라는 견해를 밝힌 바 있다. 이러한 그의 태도는 작품 세계와 일치하는 행보로 평가받고 있다. 이번 기자회견에서 한강 작가가 계엄 사태에 대해 어떤 메시지를 전할지 그리고 그의 발언이 국내외에 어떤 영향을 미칠지 귀추가 주목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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노벨문학상 수상자 한강, 첫 공식 기자회견서 계엄사태 관련 입장 주목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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카이로스 향기와 컬러의 만남, '향기인문학' 출간 후 인기
- 지난 10월 4일 출간된 강경아 작가의 첫 단독 저서 ‘향기인문학 - 카이로스 컬러&향기 스토리’가 독자들의 주목을 받고 있다. 이 책은 출간 직후 네이버 도서 인문 부문 베스트셀러에 오르며 많은 관심을 끌었다. 강경아 작가는 카이로스 컬러&향기 인문학 강사이자 한국지식문화원 부대표로 활동 중이다. 또한 SHS 아로마테라피스트, 아로마인사이트카드 프랙티셔너, 바이오헬스큐레이터, CPAC(Color Personality Analysis Counselor) 1급, CPI(Color & Perfume Instructor) 자격을 보유한 전문가로서 컬러와 향기에 대한 다양한 지식을 책에 담았다. 그녀는 “향기는 시공간을 넘는 카이로스적 영감과 추억을 불러일으키는 감각이다”라며, 독자들이 책을 통해 “추억할 향과 사람의 이야기, 향수에 대한 궁금증을 함께 나누고 싶었다”라고 출간 동기를 밝혔다. 또한 독자들에게 “향기로운 컬러의 추억을 떠올리며 소중한 시간과 사랑을 되새겨보길 바란다”라는 메시지를 전했다. ‘향기인문학’은 지친 현대인들이 어린 시절의 추억과 감정으로 돌아가는 카이로스적 여행을 제안한다. 향기와 컬러를 통해 과거의 소중한 순간과 연결되는 특별한 경험을 선사할 것이다. 강경아 작가는 이러한 여정을 독자와 함께 나누는 가이드가 될 것을 약속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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카이로스 향기와 컬러의 만남, '향기인문학' 출간 후 인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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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24년 노벨문학상, 소설가 한강이 수상하다
- 소설가 한강(54)이 2024년 노벨문학상 수상자로 선정되었다. 이는 한국 작가로서 최초이며 아시아 여성 작가로도 첫 번째다. 한강은 노벨상 전체로 보면 2000년 김대중 전 대통령이 노벨평화상을 받은 이후 두 번째 한국인 수상자다. 한강은 소설로 등단한 지 30년 만에 이 영광을 차지했다. 또한 국내에 최초로 근대 소설이 소개된 지 107년 만의 일이다. 그동안 시인 고은이 후보로 거론된 적은 있었다. 하지만 한강이 50대에 세계에서 가장 권위 있는 문학상을 받을 것이라고 예상한 이는 거의 없었다. 스웨덴 한림원은 10월 10일 저녁 8시(한국 시각) 한강을 "역사적 트라우마에 맞서고 인간 삶의 연약함을 드러내는 시적 산문의 작가"로 소개하며 노벨문학상 수상자로 발표했다. 한림원은 한강의 작품이 "역사적 트라우마와 보이지 않는 규칙에 맞서며, 인간의 연약함을 드러낸다"라고 설명했다. 또한 "몸과 영혼, 산 자와 죽은 자 사이의 연결에 대한 독특한 인식을 바탕으로 시적이면서도 실험적인 스타일로 현대 산문을 혁신한 작가"라고 평했다. 한강은 1970년 광주에서 태어났다. 9살에 서울로 이주했고 아버지 한승원(85) 역시 유명한 소설가다. 한강은 연세대 국문학과를 졸업하고 출판사에서 근무한 경험이 있다. 1993년 시로 등단한 뒤 1994년 단편소설 '붉은 닻'으로 다시 문단에 이름을 알렸다. 이후 '몽고반점'(2005)으로 이상문학상을 받고 국내 대표 작가로 자리 잡았다. 이후 동리문학상, 만해문학상 등도 수상하며 한국 문학계에서 명성을 쌓았다. 한강은 2016년 장편소설 '채식주의자'(2007)로 부커상 인터내셔널 부문을 수상하며 국제적인 명성을 얻게 되었다. 제주 4·3 사건을 소재로 한 소설 '작별하지 않는다'(2021)는 프랑스의 메디치 외국 문학상과 에밀 기메 아시아 문학상을 받았다. 메디치상 심사위원들은 한강을 "한국에서 가장 위대한 작가"라고 평가하며, 한강의 책이 출간될 때마다 "국제적으로 하나의 사건"이라고 언급했다. 1995년 첫 소설집 '여수의 사랑' 출간 이후, 주요 작품으로 '검은 사슴'(1998), '그대의 차가운 손'(2002), '희랍어 시간'(2011), '소년이 온다'(2014), '흰'(2016), '작별하지 않는다'(2021) 등이 있다. 한강은 또한 시집 '서랍에 저녁을 넣어 두었다'(2013)도 발표했다. 한강의 글쓰기 방식은 매우 독특하다. 그는 피해자 또는 주인공에 완전히 몰입한다. '작별하지 않는다' 출간 당시 "글을 쓸 때는 걷지도 먹지도 못한다"라고 말했다. 모든 것을 글쓰기에 집중하는 자세로 한 단어씩 써나간다고 했다. 지난해 메디치상 수상 기자회견에서는 "9년에 걸쳐 쓴 '소년이 온다'와 '작별하지 않는다'가 하나의 짝"이라고 밝혔다. 앞으로는 좀 더 개인적이고 생명에 관한 이야기를 쓰고 싶다고 언급한 바 있다. 노벨문학상 수상은 한강의 이러한 문학적 전환점에서 큰 동력이 될 것으로 보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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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24년 노벨문학상, 소설가 한강이 수상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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임보 시인
- ◆이완근의 詩詩樂樂/시 읽는 즐거움(139) 물의 칼 임보(1940~ ) 대장간의 화덕에서 벼린 굳은 쇠붙이만이 예리한 칼이 되는 것이 아니다 물로 가슴을 베인 적이 없는가? 해협을 향해 몰아치는 거대한 파도의 모서리가 아니라 몇 방울의 물 두 안구를 적시며 흐르는 가는 눈물방울도 사람의 가슴을 베는 칼이 된다 임보 시인 전남 순천 출생. 1962년 서울대학교 국문학과 졸업. 1962년《현대문학》등단. 시집 『임보의 시들 〈59-74〉』, 『산방동동山房動動』『목마일기』, 『은수달 사냥』, 『황소의 뿔』, 『날아가는 은빛 연못』, 『겨울, 하늘소의 춤』, 『구름 위의 다락마을』, 『운주천불』, 『사슴의 머리에 뿔은 왜 달았는가』, 『자연학교』,『장닭설법』, 『가시연꽃』, 『눈부신 귀향』, 『아내의 전성시대』, 『자운영꽃밭』, 『검은등뻐꾸기의 울음』, 『광화문 비각 앞에서 사람 기다리기』, 『산상문답』, 『벽오동 심은 까닭』, 『사람이 없다』, 『수수꽃다리』, 『청산무』, 『짚신과 장독 』 시조집에 『청산도 유수로 두고』 등 출간. 시선집 『지상의 하루』, 『그런 사람을 어떻게 얻지?』, 시론집 『한국현대시 운율 구조론』, 『엄살의 시학』, 『미지의 한 젊은 시인에게』, 『시와 시인을 위하여』, 『좋은 시 깊이 읽기』 등. 〈상화시인상〉, 〈성균문학 대상〉, 〈시와 시학작품상〉, 〈윤동주문학상〉, 〈다형문학상〉, 〈녹색문학상〉, 〈문덕수문학상〉 등 수상. 충북대학교 인문대학 국문과 교수 역임. ◆이완근의 詩詩樂樂/시 읽는 즐거움의 139번째 시는 임보 시인의 “물의 칼”입니다. 다사다난했던 갑진년이 저물고 을사년 새해가 밝은 지도 한 달이 다 되어 지나가고 있습니다. 남의 가슴에 못 박으면서까지 살지는 말아야지 하는 마음으로 사는 게 인지상정이 아닐까 생각합니다. 그러나 살다 보니 “예리한 칼”은 아닐지언정 “가슴을 베인 적이” 많지는 않았지만 있었다는 것을 부정하지는 못합니다. 믿었던 후배에게 저당잡았던 믿음이 속절없이 무너져 내리거나, 돈 앞에서 의리도 신뢰도 초개같이 버리는 인간관계를 보면서 인간에 대한 회의가 들기도 합니다. 문제는 그들이 반성은커녕 가면 뒤에 숨어서 자기 합리화에 급급해하고 있다는 것입니다. 그들의 이러한 행태는 인간이 사회생활을 하면서 기본적으로 지켜야 하는 믿음과 신뢰에 대한 공든 탑을 무너뜨리면서 인간관계를 회복할 수 없는 지경에 이르게 하고 있습니다. 한 사람을 죽인 살인자보다 다수의 사람을 속여 많은 사람들의 생활을 황폐하게 하는 사기꾼이 더 나쁜 사람이라는 말은 깊게 생각해야 할 명제입니다. 을사년인 올해는 ‘을사년스러운’ 해가 되지 않기를 바랄 뿐입니다. “예리한 칼”은 물론이거니와 “물로 가슴을 베”이는 일도 없어야겠습니다. 그러려면 나와 이웃에 대해 아낌없는 사랑과 배려가 선행되어야 하지 않을까 생각합니다. 가면을 벗고 겨울나무처럼 홀딱 벗어던지는 용기가 절실해 보입니다. “물”이 “칼”이 아니라 물의 속성인, 아래로 흐르고 사랑의 목넘김이 되기를 욕심내어 빌어 봅니다. 【이완근(시인, 뷰티라이프 편집인대표 겸 편집국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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시집 출간한 강백수 시인
- 자아에 대한 이야기, 사랑을 찾아나선 시 시집 <가라 인생> 출간한 강백수 시인 강백수 시인 -본인 소개 안녕하세요, 뷰티라이프 독자 여러분. 저는 문학과 음악의 요정 강백수입니다. 2008년에 등단한 시인이자 2010년에 데뷔한 싱어송라이터입니다. 일상 속에서 시적인 순간들을 포착해 약간의 상상을 가미해 원고지와 오선지에 옮기는 방식으로 창작 활동을 이어나가고 있습니다. 두 권의 시집과 세 장의 정규 앨범을 발표했고, 산문집과 싱글도 꾸준히 세상에 내어놓고 있습니다. 가장 최근작으로는 시집 <가라 인생>이 있습니다. -시집 <가라 인생>을 소개하면? 세상은 마냥 아름답지 않습니다. 일정한 방향을 향하는 거대한 흐름이 존재하고 있는 것은 분명한데 그것이 내게 이로운지 아니면 나를 더 비참하게 만들지는 알 수 없습니다. 꼭 끝까지 가지 않더라도 흘러가는 과정 속에는 가난과 도태, 심지어는 죽음의 가능성이 언제나 도사리고 있습니다. <가라 인생>을 채우는 많은 시편들은 그 안에서 나부끼는 자아에 대한 이야기를 하고 있습니다. 많은 것이 두렵고 불안한 존재는 가짜가 되어서라도 어떻게든 험난한 현실을 살아내려고 애쓰곤 하는데 언제나 지푸라기를 잡듯 부여잡게 되는 유일한 진짜는 다름 아닌 사랑입니다. 배신도 당하고, 정성스런 믿음이 아무 소용없어지고 마는 경험도 하지만, 결국 다른 대안을 찾아내지 못한 한 인간이 사랑이라는 머나먼 빛을 향해 나아가는 모습을 담아보았습니다. -시집을 내게 된 동기와 에피소드 시집에 실린 시들은 대부분 2020년 하반기부터 2024년 상반기 사이에 창작되었습니다. 그 사이에 저는 현실의 문제 앞에서 아무런 대항도 할 수 없는 무력감을 경험했습니다. 코로나19로 인해 생활이 붕괴될 위기에 처하고, 때로는 나보다 더 좋지 못한 상황에 놓인 이들을 마주하기도 했습니다. 그 안에서 자신을 지켜낸다는 것은 쉬운 일이 아니었습니다. 하루에도 몇 번이고 무너지려는 자아를 힘겹게 붙들곤 했습니다. 다행스러운 것은 그 와중에 사랑이라는 감정을 일구고 그로부터 온 마음을 보호받는 경험을 했다는 것입니다. 때때로 사랑이라는 감정 때문에 무너져버리는 일도 삶 속에 있었지만, 어떤 종류의 사랑은 끝내 사랑이 완전히 붕괴하지 않도록 지켜내는 힘이 있다는 것을 알게 되었습니다. 이 모든 과정을 기록하고 싶은 마음이 시를 쓰게 만들었고, 결국 한 권의 시집을 엮어내게 되었습니다. -가수와 시인, 차이점과 공통점 싱어송라이터가 쓰는 노랫말과 시인이 쓰는 시는 많이 닮았습니다. 결국은 어떠한 감각이나 감정을 전달하는 것이 목적이 되는 글쓰기라는 점이 공통점입니다. 그러나 그것을 전달하는 매체가 다르기 때문에 창작 과정에서 고려해야 하는 부분이 조금 달라집니다. 싱어송라이터로서 노랫말을 창작하는 일에는 편리한 점이 있습니다. 언어 속에 다 담기지 않는 어떤 감정들을 음악적 요소를 통해 보완할 수 있다는 것입니다. 하지만 노랫말은 결국 활자가 아니라 소리로 접하게 되곤 합니다. 눈으로 읽는 언어에 비해 귀로 듣는 언어는 비교적 빠르게 휘발되곤 합니다. 그렇기 때문에 복잡한 언어적 표현을 담아내기에는 노랫말은 적합하지 않습니다. 시는 반대의 장단점이 있습니다. 온전히 언어로만 모든 감각과 감정을 전달해야 한다는 어려움이 있지만, 언어적인 표현을 좀 더 자유롭게 사용할 수 있다는 장점이 있습니다. -이번 시집을 읽으실 분들께 팁이 있다면? ‘인사이드 아웃’이라는 영화가 있습니다. 우리 마음속에는 기쁨, 슬픔, 분노, 소심, 까칠, 불안, 따분, 부끄러움, 질투 등의 감정들이 서로 다투기도 하고 조화를 이루기도 하며 살아가고 있다는 재미난 설정의 영화입니다. 우리 마음속에도 그런 감정들이 살아 움직이고 있다고 가정하고, 시집에 담긴 여러 시편들을 읽으면서 어떤 감정들이 어떤 식으로 반응하는지를 살피고 상상하며 작품을 읽어볼 것을 권하고 싶습니다. 시를 읽는 것은 지적인 욕망을 채워주는 생산적인 행위는 아니라고 생각하지만, 평소 사용하지 않던 감정 근육을 쭉쭉 펴주는 건강한 행위는 될 수 있다고 생각합니다. -애착이 가는 시 한 편 소개 나이롱 신자 내가 섬기는 신은 너였다가 너의 몸이었다가 너의 맘이었다가 너의 알 수 없음이었다가 너의 어떤 시절이었다가 너에 대한 연민이었다가 그로 인한 오만이었다가 너를 잃었다는 슬픔이었다가 아니 그 슬픔에 대한 도취였다가 술이었다가 다시 꿈에 나타난 너였다가 너의 몸이었다가 너의 맘이었다가 너의 알 수 없음이었다가 그게 꿈이었음을 깨닫고 허공에 내뱉은 욕이었다가 왈칵 터져버린 울음이었다가 그런데 가만히 생각해보니 별로 슬프지 않았음이었다가 사실은 울어야 할 것 같아서 울었다는 것이었다가 단지 누가 들었다 난 자리가 허전했음이었다가 단지 마땅히 연락할 곳이 없는 심심했음이었다가 그래서 샀던 플레이스테이션이었다가 밤 새워 본 엔딩이었다가 그 다음엔 아무것도 없음이었다가 없다가 없다가 이제는 더 이상 신이 없다가 ‘나이롱 신자’라는 위의 시를 추천하고 싶습니다. 한 사람이 누군가에 대해 사랑하는 마음을 품게 되고 그 마음 자체가 하나의 신앙으로 자리 잡게 된 상황에 대한 시입니다. 그 마음은 처음에는 환희였으나 슬픔이 되고 그리움과 원망이 되었다가 아무것도 남지 않은 허무한 것으로 변모해 갑니다. 이 과정을 세밀하게 그려내어 우리가 사랑이라는 행위를 통해 느낄 수 있는 다채로운 감정들을 짧은 시간 안에 마트에서 반찬을 시식하듯이 맛볼 수 있도록 하고자 하였습니다. -앞으로의 계획 이미 다음 창작물들을 멋지게 내어놓기 위한 고군분투를 시작했습니다. 올해 안에 또 다른 책을 선보일 예정입니다. 살짝만 힌트를 드리자면 글을 쓰는 행위에 대한 책입니다. 언어를 활용해 무언가를 창작해 보고 싶은 분들에게 도움이 될 수 있을만 한 책을 쓰고 있으니 많이 기대해 주셨으면 좋겠습니다. 첫 시집을 내고 두 번째 시집을 내기까지는 여러 해가 걸렸는데 최근에는 새로운 시들을 열심히 쓰고 있으니 세 번째 시집까지는 아주 많은 시간이 걸리지는 않을 것 같다는 말씀도 드릴 수 있을 것 같습니다. 음악적으로도 여러 결과물들을 보여드리려고 준비 중입니다. -독자들께 한 마디 어릴 적 저희 집 가훈은 뻔하디뻔한 말, ‘정직, 성실’이었습니다. 지루한 단어이지만 결국은 그것이 정답이라고 생각하고 그야말로 정직하고 성실하게 문학과 음악을 창작해 나가고 있습니다. 때로는 외면을 받고 허탈해지는 날도 있지만 어쩌다 누군가의 하루를 제법 그럴싸하게 장식해주었다는 이야기를 듣고 행복해지는 날도 있습니다. 뷰티라이프를 통해 추구하시는 아름다운 삶 속에 저의 음악과 시가 머물 수 있는 자리도 작게나마 있었으면 좋겠습니다. 제법 그럴싸하게 여러분들의 삶을 꾸며드릴 수 있을 것이라 자신합니다. 인스타그램baeksoo_kang을 통해서 여러 활동들을 소개하고 있으니 많이 찾아주시길 바랍니다. 여러분들의 뷰티라이프를 응원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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시집 출간한 강백수 시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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시집 출간한 안현미 시인
- 희망의 쳇바퀴를 돌리는 꿈, 미래와 하양의 출사표 시집 <미래의 하양> 출간한 안현미 시인 안현미 시인 -본인 소개 강원도 태백에서 태어나 서울과학기술대학교 문예창작학과를 졸업했습니다. 2001년 문학동네 신인상에 「곰곰」 외 4편이 당선되어 작품활동을 시작했으며, 시집으로 『곰곰』 『이별의 재구성』 『사랑은 어느날 수리된다 』 『깊은 일』 『미래의 하양 』이 있습니다. 신동엽문학상과 아름다운 작가상을 수상했고, 허수경, 이성복, 기형도의 시를 흠모했고, 보르헤스, 에곤 실레, 에릭 사티를 좋아합니다. -시집 <미래의 하양>을 소개하면? 30년 동안 출근하고 퇴근하는 직장생활을 하며 시를 써왔습니다. 그런 생활 패턴 속에서 직장도 시도 생활도 매번 한계에 부딪쳐 쳇바퀴를 도는 기분에 휩싸이곤 했습니다. 다섯 번째 시집인 <미래의 하양>은 직장생활을 그만두고 쓴 시를 모아 묶은 첫 시집입니다. 그런 의미에서 30년 동안 매달려 달리던 쳇바퀴에서 내려와 다른 희망의 쳇바퀴를 돌리는 꿈과 미래와 하양의 출사표 같을 수도 있겠습니다. -시집을 내게 된 동기와 에피소드 지난해 2월에 어머니가 돌아가셨습니다. 개인적인 사정으로 어머니와 일찍 헤어져 살아야 했고 헤어져 산 시간의 길이 만큼 어색한 모녀 사이여서 효도 같은 걸 못해봤습니다. 시집 3부 마지막에 <엄헬레나>라는 시가 있는데 그 시는 어머니에게 바치는 시입니다. 이제 ‘고아는 아니었지만 고아 같았던’ 시절도 막을 내리고 세상살이에 지치고 마음 아플 때 찾아갈 부모님 모두 잃은 진짜 고아가 됐습니다. 그래서 어머니의 유골함은 춘천 부활성당에 모셨지만 제 시집 속에 어머니에게 바치는 시를 묘비명처럼 새겨넣고 싶었습니다. -시인들께 인기가 많은 이유 시인들에게 인기가 많다고 느껴본 적이 없습니다. 다만 돈이 되지 않는 시인의 길을 기꺼이 가겠다고 하는, 세상의 눈으로 보면 조금은 모자란 시인들을 같은 길을 가는 도반이라고 늘 생각해왔습니다. 돈이 되지 않는 그 추운 길을 함께 가는 도반에겐 살뜰해질 수밖에 없으니 그래서 시인들도 제게 다정다감한 게 아닐까 합니다. 신경림 선생님의 ‘못난 놈들은 서로 얼굴만 봐도 흥겹다’처럼요. -시에 대한 생각 우리는 모두 인생이란 괄호 안에 무수히 많은 꿈들을 적다가 갑니다. 그것이 틀린 답이어도 맞는 답이어도 어쩔 수 없습니다. 한 번뿐이니까. 저는 그게 마음에 듭니다. 거듭 살아야 하거나 영원히 살아야 한다면 시를 쓸 수 있었을까, 하는 생각을 가끔 합니다. 한 번 뿐인 삶을 살면서 겪은 슬픔과 아픔, 가난과 고난의 시간을 ‘미래의 하양’으로 꿈꿀 수 있게 도와준 것도 시였습니다. 그러니 시는 나를 입히고 먹이고 세상으로 나가 삶이라는 것을 살게 해준 고마운 가족 같은 존재입니다. 또한 앞으로 남은 시간을 나로 살아가게 도와줄 (불경스럽게도) 신 같은 존재가 아닐까 싶습니다. 시가 아니었다면 나는 내가 아니었을 테니까요. -이번 시집을 읽으실 분들께 팁이 있다면? 생활체육인이라면 이번 시집의 첫 시와 마지막 시를 읽어주시면 좋겠습니다. 부모님이 보고 싶은 분들이 계시다면 3부의 시들을 읽어주시면 좋겠습니다. 매일매일 반복되는 삶의 현장에서 땀 흘리며 노동하며 살고 있는 분들이라면 1부의 시를 추천드립니다. 그렇지만 다들 시집 읽을 시간도 없이 바쁘실 테니 일단 시집은 온라인책방 장바구니에 담아 두고 ‘미래의 하양’이 뭘까 궁금해하며 이 겨울을 건강하게 지나가시길 바랍니다. -애착이 가는 시 한 편 소개 가정식 눈보라 죽은 아버지가 또 죽는 악몽이 매일매일 새벽 배송되는 꿈에선 어떻게 깨야 하나요 나였던 나까지 부서진 마음은 어디서 자가 격리 하나요 드라이크리닝한 죽음을 들고 그런 곳은 어디에도 없다고 드라이하게 말하는 어머닌 자주 좀 나타나세요 할 수만 있다면 그 불행도 다시 한 번 살아보고 싶어요 그리운 불행 가정식 눈보라 창백한 푸른 점*칼 세이건과 Carl Sagan은 제겐 다른 사람처럼 느껴져요 눈보라 눈보라 태양의 코로나 반대편을 향해 100억 광년을 날아가면 다시 한 번 그 불행을 살아볼 수 있나요 그리운 불행 고독한 별 가정식 눈보라 모든 창백한 어머니와 푸른 아버지의 * 암흑으로 뒤덮인 광활한 우주 속 고독한 별 지구를 칼 세이건은 ‘창백한 푸른 점’이라고 말했다. -앞으로의 계획 명랑하고 귀여운 할머니가 되는 게 꿈입니다. 그러기 위해서 탁구장에 자주 가려고 합니다. 명랑은 모든 것을 가볍게 하고 귀여움은 모든 사람을 웃게 할 수 있으니깐. 시가 나를 버리지 않는 한 내가 시를 버리는 일을 없을 테니 묵묵히 써나갈 계획입니다. 노벨상을 타겠다든가 하는 거창한 계획은 없지만 기본에 충실하면서 충만한 을사년이 되도록 애써보겠습니다. -독자들께 한 말씀 옛 선비들 사이에는 이른 봄에 처음 피어난 매화를 찾아 산속으로 떠나는 탐매(探梅)라는 풍습이 있었다고 합니다. 아름다움을 찾아 떠나는 옛 선비들을 상상하는 일은 한 편의 시가 되었습니다.(제 시집 26쪽을 참고하세요^^) 뷰티라이프를 읽는 분들도 아름다움에 대해선 일가견이 있는 분들이겠지요? 아름다움으로 비상과 일상을 잘 견디셔서 찬란한 봄을 맞이하시길 바랍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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시집 출간한 안현미 시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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시집 '하루종일 밥을 지었다' 출간한 이화영 시인
- ‘사랑의 역설을 꿈꾸는 미학적 순간’을 담은 시 시집 『하루종일 밥을 지었다』 출간한 이화영 시인 이화영 시인 -본인 소개 저는 전라북도 군산시 옥구군 나포면에서 태어났습니다. 성인이 되어서도 나포(羅浦)라는 이름이 예뻐서 지금도 태어난 곳을 물으면 나포라는 지명을 꼭 밝힙니다. 이탈리아 나폴리를 부르는 발음 같아서요. 제가 태어난 나포는 금강을 경계로 장항과 마주하고 있습니다. 물이 오르면 찰랑이는 금강 뒤로 장항제련소 굴뚝에서 기세 좋게 오르던 연기는 지금도 눈에 선합니다. 이곳에서 직접적· 간접적 경험이 글을 쓰는 귀한 질료가 되었으며, 2009년 격월간 『정신과표현』 시부문으로 등단하여 2024. 10월 제 3시집 『하루종일 밥을 지었다』를 발간했습니다. -제 3시집 『하루종일 밥을 지었다』를 소개하면. 이번 시집에 실린 시들은 시적 직관과 감각을 바탕으로 사물 및 현상 너머에 존재하는 의미들을 찾아내고 그것을 개성 있는 이미지로 형상화한 시, 개인사적 경험에서 길어 올린 상처 및 과거의 가치 있는 기억을 의미 있게 재구성한 시, 시적 언어의 본질 및 시인의 정체성 탐구를 통해 깨달은 바를 형상화한 시, 사랑 또는 그리움의 정서를 개성 있는 언어로 형상화한 작품들, 자연 생명과 인간의 죽음을 마주하면서 치매와 섬망의 고통을 건너는 어머니를 다룬 시, 사회 현실의 부조리에 대한 성찰 및 반성을 간접적으로 의인화하여 다룬 시 등으로 이루어져 있습니다. -시집을 내게 된 동기와 에피소드 2시집 『아무도 연주할 수 없는 악보』 이후 10년 만에 3시집을 내게 되었습니다. 시어도 시간이 흐르면 좀 묵은 느낌이 듭니다. 2023년 11월에 엄마를 멀리 보내드리고 시집 묶는 것에 매달렸습니다. 삶이 텅 빈 듯한 느낌이었고 시로 엄마를 위로해 드리고 싶었습니다. 3시집은 엄마 시에서 멀어지고자 하였는데 더 가깝고 깊어졌습니다. 멀어지고 가까워지는 일도 인간의 일이 아닌가 봅니다. 시詩도 결국 정의 문학임을 실감합니다. -평소 시에 대한 생각 시는 무엇일까요. 시에 대해 곰곰이 생각해지는 시간이 많습니다. 시는 다른 어떤 경계의 공간이며 식탁이나 골목·광장·카페·바다·회랑·박물관과 같다는 생각입니다. 시는 어디 있을까요. 하늘과 바다의 경계가 보이는 듯 안 보이는 듯 하나 어느 선하나가 시야에 들어오며 경계라 속삭이지만 명확하게 보여주지 않는 무형의 존재 같다는 생각입니다. 시를 쓰다 보면 가슴이 뛰고 터지고 옥죄는 순간을 경험합니다. 골몰하는 밤이 지나도 품에 오지 않으나 한순간 우리는 그 빛을 보며 뛰는 심장을 경험합니다. 절실한 이에게 오는 이상하고 슬프고 아름다운 무형의 것이라는 생각입니다. -이번 시집을 읽으실 분들에게 팁이 있다면 제 3시집은 소멸과 부재의 순간과, 상처의 흔적을 새로운 원리로 바꾸어내는 “사랑의 역설을 꿈꾸는 미학적 순간”(유성호 선생님 해설)을 담았습니다. 삶과 이별, 죽음과 죽어감에 맞서 싸우는 쇠잔한 육체를 지켜본 경험의 에너지를 언어로 치환하는데 집중하였습니다. 또한 시공간의 친연성을 가지면서 언어의 내면 공간을 보여주는 은유적 표상으로 나비를 투명하고 초월적 이미지로 그렸습니다. 시를 마주하는 시간은 나와 마주하는 시간입니다. 마음껏 상상의 나래를 펼치고 때론 줄에 매달린 광대처럼 위태롭게 흔들려도 보세요. 시를 향한 진정성이 있다면 화자의 목소리를 선연하게 들을 수 있을 것입니다. -애착이 가는 시 한 편 모르는 당신 나는 당신의 이름을 알지만 당신은 모릅니다 당신을 만나서 기쁘지만 언제 당신을 잊을지 모릅니다 당신의 얼굴은 내가 아는 그녀와 많이 닮아서 자꾸 웃게 합니다 왜 이렇게 늦게 만났느냐고 어디 사냐고 묻지만 그 순간에도 난 당신을 잊어갑니다 어느 날은 전혀 모르는 당신이 따뜻했습니다 당신은 내 손을 잡고 하염없이 울었습니다 우리는 어디서든 잊고 잊습니다 잊는 일은 우리를 만나고 웃게 합니다 사람들은 나에게 친절합니다 나는 꽃잔디 같은 미소를 짓고 당신은 자꾸 내 손을 만지작거립니다 당신이 떠날 때 당신 얼굴과 이름이 떠올랐지만 나는 문턱을 넘지 못하고 배웅합니다 모르고 잊고 살다 어느 하루는 당신이 생각나 가만 잠이 듭니다 -앞으로의 계획 저는 2009년 등단한 이후 지금까지 『침향』, 『아무도 연주할 수 없는 악보』, 『하루종일 밥을 지었다』 등 3권의 시집과 전자시집 「꽃을 새기다」를 내며 꾸준히 작품 활동을 하고 있습니다. 저의 세 번째 시집 『하루종일 밥을 지었다』 는 물질문명 속에서 나날이 훼손되어 가는 서정시의 본질을 회복하고 독자의 정서를 따듯하게 어루만져주며, 시 문학의 수준을 높이는데 조금이나마 기여할 수 있는 계기가 되기를 소망합니다. -독자들께 한마디 ‘저자 초대석’에 초대되어, 독자분들께 저와 제 3시집 『하루종일 밥을 지었다』 를 소개하게 되어 기쁘고 영광스럽습니다. 건강은 아름다움의 동력이며 내면에서 우러나는 아름다운 마음의 현상학입니다. 독자 여러분 2025년 을사년 푸른 뱀의 해에도 건강과 행복이 함께하는 복된 한 해되시기를 기원합니다. 새해 복 많이 많으세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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시집 '하루종일 밥을 지었다' 출간한 이화영 시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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시집 '소수자의 시 읽기' 출간한 황정산 시인
- 겉바속촉-건조한 문체 그러나 깊이 숙성된 감성의 언어 시집 <소수자의 시 읽기> 출간한 황정산 시인 황정산 시인 -본인 소개 저는 시인이며 평론가인 한 황정산입니다. 대전에 소재하고 있는 대전대학교에서 20여 년 교수로 재직하다 몇 년 전에 퇴직하고 지금은 시나 평론 등의 글을 쓰고 문예지 만드는 일을 주로 하고 있습니다. 작년에는 <소수자의 시 읽기>라는 평론집을 출판했고 올 10월에는 <거푸집의 국적>이라는 첫 시집을 발간했습니다. -신작 시집 <거푸집의 국적>을 소개하면? 2003년부터 시를 써 발표하기 시작하면서 20년 동안 여기저기 발표한 시들을 모아 발간한 저의 첫 시집입니다. <거푸집의 국적>은 1부 ‘블랙’으로부터 5부 ‘동사’까지 총 5부로 구성되어 있습니다. 시집을 읽은 사람 중 한 분이 ‘겉바속촉’한 시집이라는 평을 보내왔습니다. 건조한 문체로 쓰여 조금은 딱딱한 느낌이 있지만 잘 읽어보면 깊이 숙성된 감성이 잘 느껴진다는 이야기입니다. 또 어떤 분은 어려운 단어가 하나도 없어도 이해가 쉽지 않아 당황했지만, 꼼꼼히 읽으면 여러 의미가 들어 있는 무게 있는 시집이라는 평가를 해주었습니다. -시집을 내게 된 동기와 에피소드 저는 시를 쓰기 훨씬 전부터 문단에서 평론가로 활동해 왔습니다. 그런데 시인이 가끔 평론을 쓰면 시도 잘 쓰고 평도 잘한다는 말을 듣는데, 평론가가 시를 쓰면 시를 쓰더니 평론도 잘 못 쓴다는 말을 듣습니다. 평론가는 시를 쓸 만한 감성이 부족하다는 선입견 때문인 것 같습니다. 저도 그런 비슷한 한 말을 많이 들었습니다. 다른 것 하지 말고 평론이나 잘 쓰라는 말이지요. 이번 시집을 통해서 그런 편견을 불식시키고 싶었습니다. 평론가로서 가지고 있는 시에 대한 저의 생각을 한 권의 시집으로 고스란히 표현하고 싶었습니다. -독자들께 인기가 많은 이유 솔직히 독자들에서 인기 있을 만한 시집은 아닙니다. 익숙한 감성에 호소하는 시도 아니고 독자들에게 새로운 생각이나 불편한 현실 인식을 하게 하는 시들이 많아 편하게 읽을 수 있는 시집은 아니라는 생각이 듭니다. 일반 독자들보다는 시인들에게 인기가 있는 것 같습니다. 다양한 시작법을 실험적으로 구사하기도 해서 시를 쓰고 공부하는 데 많은 도움이 되는 시집이라는 평을 많이 들었습니다. 또한, 제가 평론가로서 오래 활동을 해온 경력 때문에 많은 분들이 관심을 가지시지 않았나 생각합니다. 그리고 10년 이상 열심히 해 온 페이스북 활동도 저와 제 시집을 알리는 데 크게 기여했다고 생각합니다. 모두 감사한 일이지요. -시에 대한 생각 참으로 어려운 질문입니다. 시에 대해서는 정말 많은 정의와 말들이 있습니다. 어떤 분은 시는 감정의 자유로운 분출이 언어로 바뀌어 나오는 것이라고 말하기도 하고, 어떤 분은 좋은 생각이나 감성을 독자들에게 감염시키는 것이 시라고 말하기도 합니다. 시인의 수만큼 많은 시론이 있다고 저는 생각합니다. 제 생각을 얘기하자면, 시는 언어로 언어를 부정하는 것입니다. 언어를 통해 언어가 가진 상투성과 그 상투성으로 인해 생기는 우리의 수동적 인식을 깨는 것 그것이 바로 시가 아닌가 생각합니다. 제 시집 시인의 말 “모든 말을 동사였다 / 움직이는 것들이 굳어 명사가 된다 / 아직 굳지 못한 기억 / 동사로 남아 꿈틀댄다”라는 말이 바로 그것이 아닌가 합니다. -이번 시집을 읽으실 분들께 팁이 있다면? 저는 가급적 담백하고 건조한 어조로 시를 쓰기를 좋아합니다. 저의 생각이나 정서를 독자들에게 직접 보여주거나 강요하는 것이 아니라 언어를 통해 저의 생각과 정서를 해체하고 재조립합니다. 단어의 선택, 시행의 숫자, 시행 안의 단어의 숫자까지 생각하며 마치 건축을 하듯이 시를 씁니다. 독자들도 저의 시를 읽을 때 그런 언어의 구조에 관심을 가지고 읽어주셨으면 합니다. 그러다 보면 다소 딱딱한 시들이 재미있게 다가오리라 생각합니다. -애착이 가는 시 한 편 소개 표제작인 거푸집의 국적을 소개할까 합니다. 거푸집의 국적 길가 공터에 거푸집이 포개져 있다 시멘트 얼룩을 지우지도 못하고 잠시 누워 쉬고 있다 거친 질감이 상그러워 아무도 눈길을 주지 않는다 흑단과 마호가니도 아니고 삼나무나 편백이 아니라 해도 그들도 이름은 있었을 것이다 와꾸나 데모도라 불리기도 하지만 응우옌이나 무함마드라 불러도 상관은 없다 어디서 왔는지 누구도 묻지 않는다 상표도 장식도 아닌 국적을 구태여 말할 이유는 없다 하지만 그들도 타이가의 차가운 하늘을 찌르거나 우림의 정글에 뿌리내려 아름드리가 되길 꿈꾸었으리라 오늘도 도시를 떠받치던 불상의 목재 하나가 비계 사이에서 떨어지고 있다 이제 국적과 이름이 밝혀질 것이다 -앞으로의 계획 특별한 계획은 없습니다. 지금처럼 시와 평론을 쓰는 것이 제 일이고 이 일을 계속할 뿐입니다. 그런 글쓰기 활동을 통해 내년 상반기에는 평론집을 하나 더 내고, 시도 열심히 써서 2년 안에 두 번째 시집을 발간할 생각입니다. 또한, 제가 관여하고 있는 몇 개의 문예지가 있는데 이들이 좀 더 좋은 내용의 잡지가 되도록 좀 더 노력하고자 합니다. -독자들께 한 마디 결국, 시를 포함한 문학은 아름다움을 위해 존재합니다. 그것을 읽는 사람을 좀 더 아름답게 만들기 위해, 우리 사회를 더 아름다운 사회로 만들기 위해 문학이 필요합니다. 저는 아주 어린 시절 저의 집 앞에서 펼쳐진 바다의 아름다운 석양을 보고 처음으로 아름다움에 대해 생각했습니다. 그 아름다운 정서적 충격이 제가 문학을 전공하고 시를 쓰게 된 계기가 아닌가 합니다. 뷰티라이프 독자들도 역시 아름다움에 관심이 많으신 분들로 알고 있습니다. 자신을 아름답게 가꾼다는 것은 결국 사람들의 마음과 세상을 아름답게 만드는 일이기도 합니다. 그런 점에서 시를 쓰는 저와 뷰티라이프의 독자분들을 한마음이 아닌가 합니다. 우리 모두 지금 여기 이 시간이 가장 아름다운 순간이 되기를 소망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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시집 '소수자의 시 읽기' 출간한 황정산 시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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노벨문학상 수상자 한강, 12·3 비상계엄 사태에 "큰 충격"…과거로의 회귀 우려
- 노벨문학상 수상자인 한강 작가가 12월 6일(현지시간) 스웨덴 스톡홀름에서 열린 기자간담회에서 12·3 비상계엄 사태에 대한 깊은 우려를 표명했다. 그는 "2024년에 다시 계엄 상황이 전개되는 것에 큰 충격을 받았다"라며 "무력이나 강압으로 언로를 막는 방식으로 과거의 상황으로 돌아가지 않기를 간절히 바란다"라고 밝혔다. 한강은 소설 '소년이 온다'를 집필하며 1979년 말부터 진행된 계엄 상황을 연구한 경험을 언급하며 이번 사태가 개인적으로도 큰 충격이었다고 전했다. 또한, 당시 젊은 군인들의 태도에 대해 "맨몸으로 장갑차를 막으려 애쓰는 분들, 무장한 군인을 껴안으며 제지하려는 모습에서 진심과 용기를 느꼈다"라고 회상했다. 한편, 자신 소설 '채식주의자'가 청소년 유해 도서로 지정된 것에 대해서는 "책을 쓴 사람으로서 가슴 아픈 일이었다"라고 토로했다. 그는 2019년 스페인에서 고등학생들이 주는 문학상을 받은 경험을 언급하며 "학생들이 깊이 생각하고 소설을 분석하며 자신의 의견을 개진하는 모습에 감명받았다"라고 전했다. 이러한 발언에 대해 국내외에서는 다양한 반응이 나오고 있다. 일부는 한강의 발언이 표현의 자유와 민주주의의 중요성을 다시금 일깨워준다고 평가하는 반면, 일각에서는 문학과 정치적 발언의 경계를 지적하기도 한다. 그러나 전반적으로는 한강의 우려에 공감하며 한국 사회가 과거의 억압적 상황으로 돌아가지 않기를 바라는 목소리가 높다. 한강은 노벨문학상 수상자로서 앞으로도 사회적 이슈에 대한 목소리를 내며, 문학을 통해 인간의 존엄성과 자유를 탐구할 것으로 기대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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노벨문학상 수상자 한강, 12·3 비상계엄 사태에 "큰 충격"…과거로의 회귀 우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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노벨문학상 수상자 한강, 첫 공식 기자회견서 계엄사태 관련 입장 주목
- 노벨문학상 수상자인 한강 작가가 6일(현지시각) 스웨덴 스톡홀름에서 전 세계 취재진을 대상으로 첫 공식 기자회견을 연다. 이번 기자회견은 노벨 재단이 마련한 수상자 기자간담회의 첫 번째 순서로 한강 작가가 다수 기자 앞에 서는 것은 수상 발표 이후 처음이다. 한강 작가는 1980년 5월 광주민주화운동을 배경으로 한 소설 '소년이 온다'를 통해 한국 현대사의 아픔을 조명한 바 있다. 이러한 작품 세계로 인해 최근 윤석열 대통령의 비상계엄 선포 및 해제와 관련한 질문이 나올 것으로 예상되며 한강 작가의 입장이 주목된다. 한편, 한강 작가는 노벨문학상 수상 발표 직후 공식 기자회견을 고사하며 "전쟁으로 고통받는 이들이 많은 상황에서 잔치를 벌일 수 없다"라는 견해를 밝힌 바 있다. 이러한 그의 태도는 작품 세계와 일치하는 행보로 평가받고 있다. 이번 기자회견에서 한강 작가가 계엄 사태에 대해 어떤 메시지를 전할지 그리고 그의 발언이 국내외에 어떤 영향을 미칠지 귀추가 주목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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노벨문학상 수상자 한강, 첫 공식 기자회견서 계엄사태 관련 입장 주목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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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선이 시인의 '네일아트'
- ◆이완근의 詩詩樂樂/시 읽는 즐거움(137) 네일아트 이선이(1967~ ) 아름다움은 멈출 줄 모르고 돋아나는 살의를 감추는 일이라고 죽을 때까지 자라는 줄 알았는데 죽어서도 자란다고 칼집에 새긴 연꽃처럼 도마에 심은 나비처럼 불멸은 주검에도 화장을 얹는 슬픔이라고 이선이 시인 경남 진양 출생. 부산에서 성장하며 활동. 1991년 <문학사상> 신인상 수상 등단. 시집으로 <서서 우는 마음>, <물의 극장에서>가 있다. 현재 경희대학교 한국어학과에 재직 중. ◆이완근의 詩詩樂樂/시 읽는 즐거움의 137번째 시는 이선이 시인의 “네일아트”입니다. 우리나라에서 미용은 헤어, 피부, 메이크업, 네일을 총칭합니다. 나라님들이 백성을 잘 먹여 살리기 위해 구분해놓았음직 한데 어딘지 어색해 보입니다. 직업이 직업인지라 “네일아트”라는 시를 읽으며 별 쓰잘데 없는 생각을 해봅니다. 미용(네일아트)은 외모를 아름답게 가꾸는 작업이라고 합니다. 외모를 아름답게 해 정신적인 만족감까지 주는 것이 미용이니, 미용인은 예술가에 다름아니라고 말하기도 합니다. “멈출 줄 모르고 돋아나는 살의를 감추는 일이” “아름다움”이라고 한다면, 그 아름다움을 빚어내는(?) 네일아티스트에 대한 최고의 헌사가 이 시일 듯합니다. 역시 팔은 안으로 굽는군요. ”칼집에 새긴 연꽃“이나 ”도마에 심은 나비“가 ”불멸“을 상징한다면 ”네일아트“도 결국 ”불멸“입니다. 그리고 그 불멸은 ”주검에“ ”화장을 얹는 슬픔“이군요. ”주검“이 ”불멸“이 되었을 때, 예기치 못한, 많은 상황이 발생할 수 있습니다. ”칼집에 새긴 연꽃“이나 ”도마에 심은 나비“는 칼집과 도마가 그 의무를 다해갈수록 주검에 이르는 운명을 천형처럼 가지고 태어났습니다. 슬픈 일이 아닐 수 없습니다. 그렇다고 ”네일아트“를 하지 않을 수는 없습니다. 비록 그 일이 ”불멸“은 아니더라도, ”주검에도 화장을 얹는 슬픔“이더라도 ”죽어서도 자“라는 ”아름다움“이 될 테니까요. 네일아트의 예술적 행위에 얹은 명제 앞에서 고개 숙여지는 시, ”네일아트“입니다. 【이완근(시인, 뷰티라이프 편집인대표 겸 편집국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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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선이 시인의 '네일아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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금시아 시인
- 금시아 시인 작별과 그리움이 녹아 있는 시집, <고요한 세상의 쓸쓸함은 물밑 한 뼘 어디쯤일까> 출간한 금시아 시인 -본인 소개 부탁합니다. 광주광역시에서 태어났고 춘천에서 살고 있습니다. 광주 동신여고, 50중반에 한국방송대학 국어국문학과를 졸업, 강원대학교대학원 스토리텔링학과를 수료했습니다. 2014년 《시와표현》 시로, 2022년 《월간문학》 동화로 등단했습니다. 시집 『고요한 세상의 쓸쓸함은 물밑 한 뼘 어디쯤일까』, 『입술을 줍다』, 『툭,의 녹취록』, 사진시집 『금시아의 춘천詩_미훈微醺에 들다』, 단편동화집 『똥 싼 나무』, 산문집 『뜻밖의 만남, Ana』,시평집 『안개는 사람을 닮았다』 등을 발간했습니다. 모두 강원문화재단과 춘천문화재단에서 창작지원금을 받았습니다. 제3회 여성조선문학상 대상, 제17회 김유정기억하기전국공모전 ‘시’ 대상, 제5회 강원문학작품상, 제16회 강원여성문학상우수상, 제14회 춘천문학상을 수상했습니다. 한국가톨릭문인회, 한국시인협회, 한국여성문인회 그리고 지역 여러 문학회에서 활동 중입니다. -시집 <고요한 세상의 쓸쓸함은 물밑 한 뼘 어디쯤일까>를 소개하면? 제 시 세계는 점점 변하는 것 같습니다. 보는 것과 느끼는 것의 각도와 강도가 달라지고 있습니다. 점점 배웅할 일이 많아지면서 일상과 자신에게 더 진중해집니다. 이번 3집에는 유독 작별과 그리움이 많이 녹아들어 있습니다. ‘고요한 세상의 쓸쓸함은 물밑 한 뼘 어디쯤일까’는 기일을 맞아 떠난 사람을 자서전 읽듯 그리워하는 시간이고,‘ 노을을 캐다’는 놀이 불타는 안골포에서 조개 캐는 노부부를 바라보며 황혼과 노후를 접목시킨 시입니다.‘ 윤달’은 코로나 때 돌아가셨지만 2년 후 윤달을 맞고서야 선산 아버지 곁에 누우신 엄마 이야기입니다. 또 자아를 찾아가는 시 ‘호수를 읽다’와 호수도시 춘천 연가도 편편 실렸습니다. 3집 속에는 그리움이 무성합니다. 그리운 게 많다는 건 참 고마운 일입니다. -시를 쓰게 된 동기와 에피소드 처음 시를 만난 날로 올라가 보면 그건 운명입니다. 딸이 외국으로 나갔고 영어가 절실했을 때 엉뚱하게 시를 만났습니다. 시 세계는 낯설었고 매혹적이었습니다. 열심히 읽고 필사하며 공부했습니다. 좋아하는 일엔 전력 집중하는 성격이 도움 되었을까? 2년 여가 지난 후부터 크고 작은 상이 주어졌습니다. 수상은 큰 동기부여가 되었고 책임감도 커졌습니다. 뒤늦게 힘들게 마친 대학교와 대학원도 되돌아보니 그런 낭만이 없었습니다. 글쓰기란 여전히 시도 동화도 끊임없는 도전입니다. 종종 첫 시상식에서 돌아가신 큰오빠가 우리 집엔 글 쓰는 유전인자가 없다고 했던 말을 떠올리면서 빙긋 웃습니다. 나이 40이 고비사막이었고, 50이 개간시기였다면 지금은 오아시스 근처일까요? -평소 시에 대한 생각 아직도 정답을 알 수는 없지만 우리의 삶은 주어 동사로 이루어지지 않는 것 같습니다. 직선의 언어는 대체로 공격적입니다. 우린 직설적인 언어로 서로 상처를 주고받습니다. 시는 우회적입니다. 직선으로 치닫는 일상에서 우회하는 순간이라면 시의 언어로 은유하는 일상이 아닐까. 곧 시란 힘들거나 슬플 때 그 마디마디에 뿌려주는 윤활유, 곧 따뜻한 위로가 아닐까 합니다. 한마디 말로 천 냥 빚을 갚는다는 말, 그 한마디 말이 바로 시와의 공감이자 시 자체입니다. -이번 시집을 읽으실 분들께 팁이 있다면? 우린 살면서 참 많은 작별을 합니다. 또 어디에든 아픔과 슬픔이 산재해 있습니다. 이번 시집의 시선을 쫓다 보면 시냇물이나 바다 같은 일상에서 부딪히는 반성과 다짐과 성찰을 관찰할 수 있습니다. 친구와 대화하듯, 혼자 고백하듯 허심탄회하게 작품을 들여다보았으면 싶습니다. 누군가 그립다면 그 그리움 속으로 들어가 위로하고 위로받았으면 합니다. 시시각각 변하는 사람들과 자연을 관찰하고 들여다본다는 건 삶에 관심을 기울이는 일이고 삶을 회피하지 않는 것입니다. 호수도시 춘천의 속살을 들여다본다거나 누군가의 그리움을 슬쩍슬쩍 들춰본다는 것도 새삼 두근거림이겠습니다. -애착이 가는 시 한 편 소개 고요한 세상의 쓸쓸함은 물밑 한 뼘 어디쯤일까 한여름이 탐욕스레 그림자를 잘라먹고 있었다 그날처럼 장대비가 내린다 기척을 통과한 시간들 폐쇄된 나루에 주저앉아 있고 물과 뭍에서 나는 모든 것들의 적막 파닥파닥 격렬을 핥기 시작한다 한여름이 햇살을 변호하고 그림자가 그림자의 풍문을 위로하면 열 길 넘는 금기들 장대비처럼 세상을 두들기며 깨어날까 고요한 세상의 쓸쓸함은 물밑 한 뼘 어디쯤일까 왜 휘몰아치는 격렬마저 쓸쓸한 것일까 조용히 상을 물리면 어디에도 없고 어디에도 가득해 서늘하거나 다정한 그리움 하나, 소용돌이치며 자정을 돌아나간다 간혹, 이런 장대비의 시간은 그림자 떠난 어떤 기척의 쓸쓸한 자서전이다 -앞으로의 계획 올여름, 제3시집 『고요한 세상의 쓸쓸함은 물밑 한 뼘 어디쯤일까』와 첫단편동화집 『똥 싼 나무』가 동시에 나왔습니다. 한꺼번에 내려니 인쇄 들어갈 때까지 많이 바빴습니다. 제게 글은 평생을 같이할 반려자입니다. 한때 너무 무리해서 건강에 이상이 왔었지만 그 시간을 잘 이겨내고 보니, 즐기는 일이 있다는 건 행운이자 행복입니다. 어떤 사물이나 아주 작은 소소한 일상도 관찰해 보면 철학 아닌 게 없습니다. 늘 철학이 깃든 글쓰기를 추구할 것입니다. 첫 스승은 내게 문운이 있다 했습니다. 이렇게 뷰티라이프 독자들과 만나고 있으니 아주 틀린 말은 아닌 듯싶습니다. 그냥 쭈욱 글쓰기를 즐기며 살겠습니다. 그림 같은 춘천과 낭만낭만하면서 말입니다. -독자들께 한 마디 올해가 뷰티라이프 창간 25주년이라고 합니다. 축하드리며 이때 함께하니 더 영광입니다. 우린 뭔가 새로운 일을 시작할 때 혹시 늦진 않았을까? 과연 내가 할 수 있을까? 하며 망설이고 불안해합니다. 그러나 저는 마음이 동했다면 무작정 도전해보길 강력하게 권합니다. 삶은 불행도 느닷 없지만 행운도 갑자기 문을 두드립니다. 문을 두드릴 때 열어주지 않으면 만날 기회조차 없잖은가. 좋아한다면 일단 해보고 안 되면 그때 손을 놔도 된다는 것입니다. 제게도 시는 황당하게 다가왔습니다. 그런데 호기심을 갖고 열심히 좋아하니 글 쓰는 이 멋진 세상이 내게로 왔고 지금 독자들을 만나고 있습니다. 글쓰기는 제 삶의 전환점이 되었고 성과와는 별개로 저는 나름 아름다운 삶의 주인공이지 싶습니다. 내적외적 아름다움을 추구하는 사람들! 자신을 사랑한다면, 자신이 소중하다면 이미 우리 독자들의 삶은 멋진 ‘뷰티라이프’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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금시아 시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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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세훈 시인
- ◆이완근의 詩詩樂樂/시 읽는 즐거움(136) 고요한 노동 정세훈(1955~ ) 살기 위한, 고요한 노동 어린 들고양이 인적 끊긴 들녘 풀섶에 잔뜩 웅크린 자세로 숨죽인 진을 치고 앉아 있네 풀섶 가시덤불 속 들쥐의 동태를 숨죽여 응시하고 있네 죽이기 위한, 고요한 노동 정세훈 시인 1955년 충남 홍성 출생. 1989년 『노동해방문학』과 1990년 『창작과비평』에 작품을 발표하며 등단. 시집 『손 하나로 아름다운 당신』 『맑은 하늘을 보면』 『저 별을 버리지 말아야지』 『끝내 술잔을 비우지 못하였습니다』 『그 옛날 별들이 생각났다』 『나는 죽어 저 하늘에 뿌려지지 말아라』 『부평4공단 여공』 『몸의 중심』 『동면』 『당신은 내 시가 되어』 등과, 시화집 『우리가 이 세상 꽃이 되어도』, 동시집 『공단마을 아이들』 『살고 싶은 우리 집』, 장편소설 『훈이 엉아』, 장편동화집 『세상 밖으로 나온 꼬마송사리 큰눈이』, 그림동화 『훈이와 아기제비들』, 산문집 『소나기를 머금은 풀꽃향기』 『파지에 시를 쓰다』 『내 모든 아픈 이웃들』 등이 있다. 제32회 기독교문화대상, 제1회 충청남도올해의예술인상, 제1회 효봉윤기정문학상 등 수상.인천작가회의 회장, 한국작가회의 이사, 인천민예총 이사장, 한국민예총 이사장 대행 등 역임. 현재 노동문학관 관장. ◆이완근의 詩詩樂樂/시 읽는 즐거움의 136번째 시는 정세훈 시인의 “고요한 노동”입니다. 텔레비전 화면에는 아프리카 대평원의 모습이 비춰지고 있습니다. 백만 마리에 이르는 버팔로 무리의 이동 모습은 경이롭기 그지없습니다. 다른 한편에선 새끼 두 마리를 둔 암사자가 쿠두 사냥에 나섰습니다. 죽을 힘을 다해 도망가는 쿠두와 삼사일 굶주린 새끼를 둔 암사자의 추격전을 보고 있노라면 어느 녀석을 응원해야 할지 난감합니다. 쿠두에게는 위급한 상황으로 당장의 생명이 달린 문제이며, 암사자에게는 사냥에 실패할 시 어린 새끼 두 마리의 생사가 달린 문제이기 때문입니다. 누구를 응원할지의 문제는 각자의 판단에 달렸습니다. 세상은 참으로 묘한 것이어서 흑과 백, 두 가지로만 나눌 수 없는 여러 가지 상황이 우리 삶을 더 풍요롭게(?) 하지 않나 하는 생각을 가끔 해봅니다. “어린 들고양이”와 “들쥐”의 “동태”가 심상치 않습니다. 묘한 긴장감이 흐릅니다. “들녘 풀섶”의 들고양이는 “살기 위한, 고요한 노동”과 “죽이기 위한, 고요한 노동”을 동시에 수행하고 있습니다. “진을 치고 앉아 있”거나 “숨죽여 응시하고 있”는 들고양이의 모습에서 삶의 긴장감을 엿볼 수 있습니다. 반면에 “가시덤불 속” 들쥐는 아무것도 모른 채 살아가기에 분주합니다. 생존에 필요한 선천성 조심성만이 그의 생명을 좌지우지할 뿐입니다. “살기 위한, 고요한 노동”을 들쥐도 수행하고 있는지 모르겠습니다. 이렇듯 삶은 팽팽한 긴장감의 연속입니다. 그것은 절대자를 비롯한 누구의 선택에 의해서 이루어지는 것이 아닙니다. 자연의 법칙입니다. 그래서 예술은 누구의 편도 들어주지 않습니다. “숨죽여 응시하”며 삶의 단면을 처절하게 보여줄 뿐입니다. 예술은 길고 인생은 짧습니다. 【이완근(시인, 뷰티라이프 편집인대표 겸 편집국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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