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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괜찮지 않았던 우리에게" 신간 소설 출간, 현대인의 고독과 연대 조명
록키박 작가의 신작 소설 『괜찮지 않았던 우리에게』가 에스이에스생명샘 출판사에서 출간됐다. 부제 "아무렇지 않은 척 살아온 당신에게"가 암시하듯, 이 작품은 겉으로는 괜찮은 척하지만 내면에는 깊은 상처를 안고 살아가는 현대인의 이야기를 섬세하게 그려냈다. 소설은 두 주인공의 삶을 통해 우리 사회의 민낯을 보여준다. 한때 각광받던 아역배우 '뉴니'는 악플에 시달리며 점차 무너져가고, 실직 상태의 청년 '캐니'는 하루 한 잔의 캔 커피조차 사기 힘든 절망 속에서 하루하루를 버텨낸다. 두 사람은 직접 만나지 않지만, 그들의 이야기는 한 편의 교향곡처럼 서로 어우러진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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시집 출간한 강백수 시인
자아에 대한 이야기, 사랑을 찾아나선 시 시집 <가라 인생> 출간한 강백수 시인 강백수 시인 -본인 소개 안녕하세요, 뷰티라이프 독자 여러분. 저는 문학과 음악의 요정 강백수입니다. 2008년에 등단한 시인이자 2010년에 데뷔한 싱어송라이터입니다. 일상 속에서 시적인 순간들을 포착해 약간의 상상을 가미해 원고지와 오선지에 옮기는 방식으로 창작 활동을 이어나가고 있습니다. 두 권의 시집과 세 장의 정규 앨범을 발표했고, 산문집과 싱글도 꾸준히 세상에 내어놓고 있습니다. 가장 최근작으로는 시집 <가라 인생>이 있습니다. -시집 <가라 인생>을 소개하면? 세상은 마냥 아름답지 않습니다. 일정한 방향을 향하는 거대한 흐름이 존재하고 있는 것은 분명한데 그것이 내게 이로운지 아니면 나를 더 비참하게 만들지는 알 수 없습니다. 꼭 끝까지 가지 않더라도 흘러가는 과정 속에는 가난과 도태, 심지어는 죽음의 가능성이 언제나 도사리고 있습니다. <가라 인생>을 채우는 많은 시편들은 그 안에서 나부끼는 자아에 대한 이야기를 하고 있습니다. 많은 것이 두렵고 불안한 존재는 가짜가 되어서라도 어떻게든 험난한 현실을 살아내려고 애쓰곤 하는데 언제나 지푸라기를 잡듯 부여잡게 되는 유일한 진짜는 다름 아닌 사랑입니다. 배신도 당하고, 정성스런 믿음이 아무 소용없어지고 마는 경험도 하지만, 결국 다른 대안을 찾아내지 못한 한 인간이 사랑이라는 머나먼 빛을 향해 나아가는 모습을 담아보았습니다. -시집을 내게 된 동기와 에피소드 시집에 실린 시들은 대부분 2020년 하반기부터 2024년 상반기 사이에 창작되었습니다. 그 사이에 저는 현실의 문제 앞에서 아무런 대항도 할 수 없는 무력감을 경험했습니다. 코로나19로 인해 생활이 붕괴될 위기에 처하고, 때로는 나보다 더 좋지 못한 상황에 놓인 이들을 마주하기도 했습니다. 그 안에서 자신을 지켜낸다는 것은 쉬운 일이 아니었습니다. 하루에도 몇 번이고 무너지려는 자아를 힘겹게 붙들곤 했습니다. 다행스러운 것은 그 와중에 사랑이라는 감정을 일구고 그로부터 온 마음을 보호받는 경험을 했다는 것입니다. 때때로 사랑이라는 감정 때문에 무너져버리는 일도 삶 속에 있었지만, 어떤 종류의 사랑은 끝내 사랑이 완전히 붕괴하지 않도록 지켜내는 힘이 있다는 것을 알게 되었습니다. 이 모든 과정을 기록하고 싶은 마음이 시를 쓰게 만들었고, 결국 한 권의 시집을 엮어내게 되었습니다. -가수와 시인, 차이점과 공통점 싱어송라이터가 쓰는 노랫말과 시인이 쓰는 시는 많이 닮았습니다. 결국은 어떠한 감각이나 감정을 전달하는 것이 목적이 되는 글쓰기라는 점이 공통점입니다. 그러나 그것을 전달하는 매체가 다르기 때문에 창작 과정에서 고려해야 하는 부분이 조금 달라집니다. 싱어송라이터로서 노랫말을 창작하는 일에는 편리한 점이 있습니다. 언어 속에 다 담기지 않는 어떤 감정들을 음악적 요소를 통해 보완할 수 있다는 것입니다. 하지만 노랫말은 결국 활자가 아니라 소리로 접하게 되곤 합니다. 눈으로 읽는 언어에 비해 귀로 듣는 언어는 비교적 빠르게 휘발되곤 합니다. 그렇기 때문에 복잡한 언어적 표현을 담아내기에는 노랫말은 적합하지 않습니다. 시는 반대의 장단점이 있습니다. 온전히 언어로만 모든 감각과 감정을 전달해야 한다는 어려움이 있지만, 언어적인 표현을 좀 더 자유롭게 사용할 수 있다는 장점이 있습니다. -이번 시집을 읽으실 분들께 팁이 있다면? ‘인사이드 아웃’이라는 영화가 있습니다. 우리 마음속에는 기쁨, 슬픔, 분노, 소심, 까칠, 불안, 따분, 부끄러움, 질투 등의 감정들이 서로 다투기도 하고 조화를 이루기도 하며 살아가고 있다는 재미난 설정의 영화입니다. 우리 마음속에도 그런 감정들이 살아 움직이고 있다고 가정하고, 시집에 담긴 여러 시편들을 읽으면서 어떤 감정들이 어떤 식으로 반응하는지를 살피고 상상하며 작품을 읽어볼 것을 권하고 싶습니다. 시를 읽는 것은 지적인 욕망을 채워주는 생산적인 행위는 아니라고 생각하지만, 평소 사용하지 않던 감정 근육을 쭉쭉 펴주는 건강한 행위는 될 수 있다고 생각합니다. -애착이 가는 시 한 편 소개 나이롱 신자 내가 섬기는 신은 너였다가 너의 몸이었다가 너의 맘이었다가 너의 알 수 없음이었다가 너의 어떤 시절이었다가 너에 대한 연민이었다가 그로 인한 오만이었다가 너를 잃었다는 슬픔이었다가 아니 그 슬픔에 대한 도취였다가 술이었다가 다시 꿈에 나타난 너였다가 너의 몸이었다가 너의 맘이었다가 너의 알 수 없음이었다가 그게 꿈이었음을 깨닫고 허공에 내뱉은 욕이었다가 왈칵 터져버린 울음이었다가 그런데 가만히 생각해보니 별로 슬프지 않았음이었다가 사실은 울어야 할 것 같아서 울었다는 것이었다가 단지 누가 들었다 난 자리가 허전했음이었다가 단지 마땅히 연락할 곳이 없는 심심했음이었다가 그래서 샀던 플레이스테이션이었다가 밤 새워 본 엔딩이었다가 그 다음엔 아무것도 없음이었다가 없다가 없다가 이제는 더 이상 신이 없다가 ‘나이롱 신자’라는 위의 시를 추천하고 싶습니다. 한 사람이 누군가에 대해 사랑하는 마음을 품게 되고 그 마음 자체가 하나의 신앙으로 자리 잡게 된 상황에 대한 시입니다. 그 마음은 처음에는 환희였으나 슬픔이 되고 그리움과 원망이 되었다가 아무것도 남지 않은 허무한 것으로 변모해 갑니다. 이 과정을 세밀하게 그려내어 우리가 사랑이라는 행위를 통해 느낄 수 있는 다채로운 감정들을 짧은 시간 안에 마트에서 반찬을 시식하듯이 맛볼 수 있도록 하고자 하였습니다. -앞으로의 계획 이미 다음 창작물들을 멋지게 내어놓기 위한 고군분투를 시작했습니다. 올해 안에 또 다른 책을 선보일 예정입니다. 살짝만 힌트를 드리자면 글을 쓰는 행위에 대한 책입니다. 언어를 활용해 무언가를 창작해 보고 싶은 분들에게 도움이 될 수 있을만 한 책을 쓰고 있으니 많이 기대해 주셨으면 좋겠습니다. 첫 시집을 내고 두 번째 시집을 내기까지는 여러 해가 걸렸는데 최근에는 새로운 시들을 열심히 쓰고 있으니 세 번째 시집까지는 아주 많은 시간이 걸리지는 않을 것 같다는 말씀도 드릴 수 있을 것 같습니다. 음악적으로도 여러 결과물들을 보여드리려고 준비 중입니다. -독자들께 한 마디 어릴 적 저희 집 가훈은 뻔하디뻔한 말, ‘정직, 성실’이었습니다. 지루한 단어이지만 결국은 그것이 정답이라고 생각하고 그야말로 정직하고 성실하게 문학과 음악을 창작해 나가고 있습니다. 때로는 외면을 받고 허탈해지는 날도 있지만 어쩌다 누군가의 하루를 제법 그럴싸하게 장식해주었다는 이야기를 듣고 행복해지는 날도 있습니다. 뷰티라이프를 통해 추구하시는 아름다운 삶 속에 저의 음악과 시가 머물 수 있는 자리도 작게나마 있었으면 좋겠습니다. 제법 그럴싸하게 여러분들의 삶을 꾸며드릴 수 있을 것이라 자신합니다. 인스타그램baeksoo_kang을 통해서 여러 활동들을 소개하고 있으니 많이 찾아주시길 바랍니다. 여러분들의 뷰티라이프를 응원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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시집 출간한 안현미 시인
희망의 쳇바퀴를 돌리는 꿈, 미래와 하양의 출사표 시집 <미래의 하양> 출간한 안현미 시인 안현미 시인 -본인 소개 강원도 태백에서 태어나 서울과학기술대학교 문예창작학과를 졸업했습니다. 2001년 문학동네 신인상에 「곰곰」 외 4편이 당선되어 작품활동을 시작했으며, 시집으로 『곰곰』 『이별의 재구성』 『사랑은 어느날 수리된다 』 『깊은 일』 『미래의 하양 』이 있습니다. 신동엽문학상과 아름다운 작가상을 수상했고, 허수경, 이성복, 기형도의 시를 흠모했고, 보르헤스, 에곤 실레, 에릭 사티를 좋아합니다. -시집 <미래의 하양>을 소개하면? 30년 동안 출근하고 퇴근하는 직장생활을 하며 시를 써왔습니다. 그런 생활 패턴 속에서 직장도 시도 생활도 매번 한계에 부딪쳐 쳇바퀴를 도는 기분에 휩싸이곤 했습니다. 다섯 번째 시집인 <미래의 하양>은 직장생활을 그만두고 쓴 시를 모아 묶은 첫 시집입니다. 그런 의미에서 30년 동안 매달려 달리던 쳇바퀴에서 내려와 다른 희망의 쳇바퀴를 돌리는 꿈과 미래와 하양의 출사표 같을 수도 있겠습니다. -시집을 내게 된 동기와 에피소드 지난해 2월에 어머니가 돌아가셨습니다. 개인적인 사정으로 어머니와 일찍 헤어져 살아야 했고 헤어져 산 시간의 길이 만큼 어색한 모녀 사이여서 효도 같은 걸 못해봤습니다. 시집 3부 마지막에 <엄헬레나>라는 시가 있는데 그 시는 어머니에게 바치는 시입니다. 이제 ‘고아는 아니었지만 고아 같았던’ 시절도 막을 내리고 세상살이에 지치고 마음 아플 때 찾아갈 부모님 모두 잃은 진짜 고아가 됐습니다. 그래서 어머니의 유골함은 춘천 부활성당에 모셨지만 제 시집 속에 어머니에게 바치는 시를 묘비명처럼 새겨넣고 싶었습니다. -시인들께 인기가 많은 이유 시인들에게 인기가 많다고 느껴본 적이 없습니다. 다만 돈이 되지 않는 시인의 길을 기꺼이 가겠다고 하는, 세상의 눈으로 보면 조금은 모자란 시인들을 같은 길을 가는 도반이라고 늘 생각해왔습니다. 돈이 되지 않는 그 추운 길을 함께 가는 도반에겐 살뜰해질 수밖에 없으니 그래서 시인들도 제게 다정다감한 게 아닐까 합니다. 신경림 선생님의 ‘못난 놈들은 서로 얼굴만 봐도 흥겹다’처럼요. -시에 대한 생각 우리는 모두 인생이란 괄호 안에 무수히 많은 꿈들을 적다가 갑니다. 그것이 틀린 답이어도 맞는 답이어도 어쩔 수 없습니다. 한 번뿐이니까. 저는 그게 마음에 듭니다. 거듭 살아야 하거나 영원히 살아야 한다면 시를 쓸 수 있었을까, 하는 생각을 가끔 합니다. 한 번 뿐인 삶을 살면서 겪은 슬픔과 아픔, 가난과 고난의 시간을 ‘미래의 하양’으로 꿈꿀 수 있게 도와준 것도 시였습니다. 그러니 시는 나를 입히고 먹이고 세상으로 나가 삶이라는 것을 살게 해준 고마운 가족 같은 존재입니다. 또한 앞으로 남은 시간을 나로 살아가게 도와줄 (불경스럽게도) 신 같은 존재가 아닐까 싶습니다. 시가 아니었다면 나는 내가 아니었을 테니까요. -이번 시집을 읽으실 분들께 팁이 있다면? 생활체육인이라면 이번 시집의 첫 시와 마지막 시를 읽어주시면 좋겠습니다. 부모님이 보고 싶은 분들이 계시다면 3부의 시들을 읽어주시면 좋겠습니다. 매일매일 반복되는 삶의 현장에서 땀 흘리며 노동하며 살고 있는 분들이라면 1부의 시를 추천드립니다. 그렇지만 다들 시집 읽을 시간도 없이 바쁘실 테니 일단 시집은 온라인책방 장바구니에 담아 두고 ‘미래의 하양’이 뭘까 궁금해하며 이 겨울을 건강하게 지나가시길 바랍니다. -애착이 가는 시 한 편 소개 가정식 눈보라 죽은 아버지가 또 죽는 악몽이 매일매일 새벽 배송되는 꿈에선 어떻게 깨야 하나요 나였던 나까지 부서진 마음은 어디서 자가 격리 하나요 드라이크리닝한 죽음을 들고 그런 곳은 어디에도 없다고 드라이하게 말하는 어머닌 자주 좀 나타나세요 할 수만 있다면 그 불행도 다시 한 번 살아보고 싶어요 그리운 불행 가정식 눈보라 창백한 푸른 점*칼 세이건과 Carl Sagan은 제겐 다른 사람처럼 느껴져요 눈보라 눈보라 태양의 코로나 반대편을 향해 100억 광년을 날아가면 다시 한 번 그 불행을 살아볼 수 있나요 그리운 불행 고독한 별 가정식 눈보라 모든 창백한 어머니와 푸른 아버지의 * 암흑으로 뒤덮인 광활한 우주 속 고독한 별 지구를 칼 세이건은 ‘창백한 푸른 점’이라고 말했다. -앞으로의 계획 명랑하고 귀여운 할머니가 되는 게 꿈입니다. 그러기 위해서 탁구장에 자주 가려고 합니다. 명랑은 모든 것을 가볍게 하고 귀여움은 모든 사람을 웃게 할 수 있으니깐. 시가 나를 버리지 않는 한 내가 시를 버리는 일을 없을 테니 묵묵히 써나갈 계획입니다. 노벨상을 타겠다든가 하는 거창한 계획은 없지만 기본에 충실하면서 충만한 을사년이 되도록 애써보겠습니다. -독자들께 한 말씀 옛 선비들 사이에는 이른 봄에 처음 피어난 매화를 찾아 산속으로 떠나는 탐매(探梅)라는 풍습이 있었다고 합니다. 아름다움을 찾아 떠나는 옛 선비들을 상상하는 일은 한 편의 시가 되었습니다.(제 시집 26쪽을 참고하세요^^) 뷰티라이프를 읽는 분들도 아름다움에 대해선 일가견이 있는 분들이겠지요? 아름다움으로 비상과 일상을 잘 견디셔서 찬란한 봄을 맞이하시길 바랍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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노벨문학상 수상자 한강, 12·3 비상계엄 사태에 "큰 충격"…과거로의 회귀 우려
노벨문학상 수상자인 한강 작가가 12월 6일(현지시간) 스웨덴 스톡홀름에서 열린 기자간담회에서 12·3 비상계엄 사태에 대한 깊은 우려를 표명했다. 그는 "2024년에 다시 계엄 상황이 전개되는 것에 큰 충격을 받았다"라며 "무력이나 강압으로 언로를 막는 방식으로 과거의 상황으로 돌아가지 않기를 간절히 바란다"라고 밝혔다. 한강은 소설 '소년이 온다'를 집필하며 1979년 말부터 진행된 계엄 상황을 연구한 경험을 언급하며 이번 사태가 개인적으로도 큰 충격이었다고 전했다. 또한, 당시 젊은 군인들의 태도에 대해 "맨몸으로 장갑차를 막으려 애쓰는 분들, 무장한 군인을 껴안으며 제지하려는 모습에서 진심과 용기를 느꼈다"라고 회상했다. 한편, 자신 소설 '채식주의자'가 청소년 유해 도서로 지정된 것에 대해서는 "책을 쓴 사람으로서 가슴 아픈 일이었다"라고 토로했다. 그는 2019년 스페인에서 고등학생들이 주는 문학상을 받은 경험을 언급하며 "학생들이 깊이 생각하고 소설을 분석하며 자신의 의견을 개진하는 모습에 감명받았다"라고 전했다. 이러한 발언에 대해 국내외에서는 다양한 반응이 나오고 있다. 일부는 한강의 발언이 표현의 자유와 민주주의의 중요성을 다시금 일깨워준다고 평가하는 반면, 일각에서는 문학과 정치적 발언의 경계를 지적하기도 한다. 그러나 전반적으로는 한강의 우려에 공감하며 한국 사회가 과거의 억압적 상황으로 돌아가지 않기를 바라는 목소리가 높다. 한강은 노벨문학상 수상자로서 앞으로도 사회적 이슈에 대한 목소리를 내며, 문학을 통해 인간의 존엄성과 자유를 탐구할 것으로 기대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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노벨문학상 수상자 한강, 첫 공식 기자회견서 계엄사태 관련 입장 주목
노벨문학상 수상자인 한강 작가가 6일(현지시각) 스웨덴 스톡홀름에서 전 세계 취재진을 대상으로 첫 공식 기자회견을 연다. 이번 기자회견은 노벨 재단이 마련한 수상자 기자간담회의 첫 번째 순서로 한강 작가가 다수 기자 앞에 서는 것은 수상 발표 이후 처음이다. 한강 작가는 1980년 5월 광주민주화운동을 배경으로 한 소설 '소년이 온다'를 통해 한국 현대사의 아픔을 조명한 바 있다. 이러한 작품 세계로 인해 최근 윤석열 대통령의 비상계엄 선포 및 해제와 관련한 질문이 나올 것으로 예상되며 한강 작가의 입장이 주목된다. 한편, 한강 작가는 노벨문학상 수상 발표 직후 공식 기자회견을 고사하며 "전쟁으로 고통받는 이들이 많은 상황에서 잔치를 벌일 수 없다"라는 견해를 밝힌 바 있다. 이러한 그의 태도는 작품 세계와 일치하는 행보로 평가받고 있다. 이번 기자회견에서 한강 작가가 계엄 사태에 대해 어떤 메시지를 전할지 그리고 그의 발언이 국내외에 어떤 영향을 미칠지 귀추가 주목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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카이로스 향기와 컬러의 만남, '향기인문학' 출간 후 인기
지난 10월 4일 출간된 강경아 작가의 첫 단독 저서 ‘향기인문학 - 카이로스 컬러&향기 스토리’가 독자들의 주목을 받고 있다. 이 책은 출간 직후 네이버 도서 인문 부문 베스트셀러에 오르며 많은 관심을 끌었다. 강경아 작가는 카이로스 컬러&향기 인문학 강사이자 한국지식문화원 부대표로 활동 중이다. 또한 SHS 아로마테라피스트, 아로마인사이트카드 프랙티셔너, 바이오헬스큐레이터, CPAC(Color Personality Analysis Counselor) 1급, CPI(Color & Perfume Instructor) 자격을 보유한 전문가로서 컬러와 향기에 대한 다양한 지식을 책에 담았다. 그녀는 “향기는 시공간을 넘는 카이로스적 영감과 추억을 불러일으키는 감각이다”라며, 독자들이 책을 통해 “추억할 향과 사람의 이야기, 향수에 대한 궁금증을 함께 나누고 싶었다”라고 출간 동기를 밝혔다. 또한 독자들에게 “향기로운 컬러의 추억을 떠올리며 소중한 시간과 사랑을 되새겨보길 바란다”라는 메시지를 전했다. ‘향기인문학’은 지친 현대인들이 어린 시절의 추억과 감정으로 돌아가는 카이로스적 여행을 제안한다. 향기와 컬러를 통해 과거의 소중한 순간과 연결되는 특별한 경험을 선사할 것이다. 강경아 작가는 이러한 여정을 독자와 함께 나누는 가이드가 될 것을 약속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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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괜찮지 않았던 우리에게" 신간 소설 출간, 현대인의 고독과 연대 조명
- 록키박 작가의 신작 소설 『괜찮지 않았던 우리에게』가 에스이에스생명샘 출판사에서 출간됐다. 부제 "아무렇지 않은 척 살아온 당신에게"가 암시하듯, 이 작품은 겉으로는 괜찮은 척하지만 내면에는 깊은 상처를 안고 살아가는 현대인의 이야기를 섬세하게 그려냈다. 소설은 두 주인공의 삶을 통해 우리 사회의 민낯을 보여준다. 한때 각광받던 아역배우 '뉴니'는 악플에 시달리며 점차 무너져가고, 실직 상태의 청년 '캐니'는 하루 한 잔의 캔 커피조차 사기 힘든 절망 속에서 하루하루를 버텨낸다. 두 사람은 직접 만나지 않지만, 그들의 이야기는 한 편의 교향곡처럼 서로 어우러진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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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괜찮지 않았던 우리에게" 신간 소설 출간, 현대인의 고독과 연대 조명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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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리운 곳에서 그리운 곳으로:시인의 포르투갈 체험기' 출간한 오민석 시인
- 아내와 함께한 포르투갈 70여 일의 체류기 <그리운 곳에서 그리운 곳으로:시인의 포르투갈 체험기> 출간한 오민석 시인 오민석 시인, 문학평론가 -본인 소개 부탁합니다. 저는 시인이자 문학평론가이며 현재 단국대 명예교수인 오민석입니다. 1990년 월간 <<한길문학>>창간 기념 신인상에 시가 당선되어 시인으로 데뷔했고, 1993년에 <동아일보> 신춘문예에 문학평론이 당선되어 평론 활동을 겸하게 되었습니다. 그간 시집 <굿모닝,에브리원> 외, 문학평론집 <이 황량한 날의 글쓰기> 외, 문학이론 연구서 <현대문학이론의 길잡이> 외, 문학 연구서 <저항의 방식:캐나다 현대 원주민 문학의 지평>, 대중문화 연구서 <나는 딴따라다:송해 평전>, <밥 딜런,그의 나라에는 누가 사는가>, 시 해설서 <아침 시:나를 깨우는 매일 오 분>, 산문집 <그리운 곳에서 그리운 곳으로:시인의 포르투갈 체류기> 외, 번역서 <냉소적 이론들:대문자 포스트모더니즘 비판> 등을 냈고, <단국문학상>, <부석 평론상>, <시와경계 문학상>, <시작문학상>, <편운문학상> 등을 수상하였습니다. -여행기 <그리운 곳에서 그리운 곳으로:시인의 포르투갈 체험기>를 소개하면? 저와 아내 최광임 시인이 작년(2023~24) 겨울 포르투갈에서 70여 일을 체류하면서 겪은 이야기들을 산문집의 형태로 쓴 것입니다. 저는 우리가 한 여행을 ‘생활 여행’이라고 부릅니다. 생활 여행이란 낯선 곳에서 평소의 생활 방식을 그대로 유지하면서 하는 여행을 의미합니다. 말하자면 낯선 타지에서 평소와 하등 다를 바 없이 장을 보고, 밥을 해 먹고, 청소를 하고, 책을 읽고, 그림을 그리고, 마감에 쫓겨 글을 쓰며, 비교적 장기간의 삶을 영위하는 여행이지요. 흥분한 상태에서 감정과 돈과 시간을 낭비하며 들뜬 여행보다는 일상이 그대로 유지되면서 차분하게 새로운 것들을 경험하고 삶이 더 깊어지는 여행을 하고 싶었고요, 이 책은 그렇게 해서 포르투갈의 포르투라는 도시에 거처를 정하고 70여 일을 현지인처럼 살다 온 경험의 기록입니다. -이번 여행기를 읽으실 분들께 팁이 있다면? 특별한 팁은 필요 없고요, 그냥 편안한 마음으로 읽으시면 될 것 같습니다. 이 책은 글만 아니라 제가 직접 찍은 현지의 사진들 그리고 제가 그린 연필 소묘들도 여러 장 들어 있어서 문학적 분위기에 흠뻑 빠진 채 포르투갈의 골목골목을 여행하는 느낌을 만끽하실 수 있을 것입니다. 단순한 관광 안내서가 아니라, 자세한 삶의 기록입니다. 메뚜기처럼 주요 포인트에 눈도장만 찍고 이리저리 뛰어다니는 여행(호핑 투어hopping tour라고 하지요?)이 아니라 같은 곳을 수십 일 동안 매일 산책하고 들여다보고 호흡하며 느끼는 여행은 그 공간과 문화를 훨씬 더 깊이 경험하게 하지요. 그러다 보니 포르투갈이 생전 처음 간 곳인데도 두고두고 기억에 남는, 정말 그리운 곳이 되어 버리더군요. -포르투갈 체류 중 기억에 남는 일 기억에 남는 일이야 너무 많지만, 리스본보다 특히 포르투에서 느낀 낡고 오래된 폐허의 풍경이 주는 위로와 편안함의 추억을 손에 꼽고 싶습니다. 그간 신자유주의의 내장을 오래 통과해 오다 보니 이제 저부터도 바쁘고 빠르고 새롭고 스펙터클한 것에 많이 물리고 지쳐온 것 같습니다. 포르트 역사 지구 대부분의 건물들은 수백 년씩 묵은 것들이고 어떤 것들은 제대로 관리가 되지 않아 폐허와 퇴색의 기운이 역력한 것들도 많았지만, 더디고 쫓기지 않으며 비경쟁적인 삶의 풍경이 가져다주는, 묘한 편안함을 무시할 수 없더군요. 경쟁과 효율과 성과와 승리만이 삶의 미덕은 아니니까요. -포르투갈을 여행을 계획 중인 분들께 조언이 있다면? 포르투갈은 그리 크지 않은 나라이기 때문에 리스본이나 포르투 어느 곳에 체류해도 포르투 전역의 유서 깊고 아름다운 소도시들을 쉽게 방문할 수 있습니다. 택시비가 무척 저렴하므로 시내에서 두 명 이상이 움직일 때는 전철이나 버스, 트램보다는 택시를 이용하라고 권유 드리고 싶습니다. 또한 마트 물가가 한국보다도 상당히 저렴하므로 중장기 체류를 할 경우엔 직접 장을 봐서 식사를 손수 해결하면 절약도 되고 허황스럽지 않은 여행을 즐길 수 있습니다. 그리고 포르투갈에선 포르투 와인 등 포르투갈산 와인을 실컷 즐기는 것도 권장합니다. 매우 다양한 가격의 다양한 품종들이 있는데 저희는 특히 매력적인 단맛의 포르트 와인에 완전히 반하여 한국에서 공수 해갔던 팩소주들을 거의 마시지 않고 한인 마트에 선물로 주고 오고 말았지요. 도루강변 -전원생활을 즐기고 계신데 한 말씀 강원도 산속의 작은 오두막을 빌려 집필실로 사용해온 지 벌써 햇수로 8년째입니다. 특히 코로나 시기에는 강의도 전부 온라인으로 해서 아예 산속에서 오래 두문불출한 적도 있었습니다. 자연 속의 삶은 우리를 무엇보다 조용하고 고요하게 만드는 것 같습니다.조 금 과도한 침묵 속에서 지낸다 싶을 때면 멀리서 친구들이 찾아오지요. 외롭기는커녕 도시의 아파트에 주로 거주할 때보다 벗들과 훨씬 더 가까워졌습니다. 왜냐하면 이 먼 산속에 일단 오면 금방 돌아갈 수가 없고 자고 가야만 하며, 술도 마시고, 최소한 세 끼 이상의 식사를 함께해야 하므로 가까워지지 않을 도리가 없습니다. 서로 바쁘고, 만나도 술 한 잔, 커피 한 잔 하면 헤어지기 바쁜 시대에, 먼 과거에나 가능했던 ‘시간의 낭비’가 이곳에선 가능하고 또 불가피합니다. 참 좋은 일이지요. -예술인들께 인기가 많은 이유 제가 예술인들께 인기가 많다니요, 정말 감사합니다만, 사실은 처음 들어보는 말씀입니다. 만일 그것이 사실이라면, 제가 시인이면서도 딴따라 기질이 심해서 음주 가무를 유달리 좋아하고, 뭐라 할까, 제 전공 분야 외에도 여러 개의 촉수를 가진 인간이라서 그럴 거예요. 아내인 최광임 시인과 함께 -앞으로의 계획 이번 겨울(2025~26)엔 스페인 남부 지중해 연안 안달루시아 지역에서 약 80일 정도를 체류하며 포르투갈에서와 유사한 ‘생활 여행’을 해볼까 계획 중입니다. 이미 비행기 티켓도 예약을 해놓았으니 이미 절반은 여행이 시작된 것이나 다름없지요. 지난번과 마찬가지로 현지인들처럼 살면서 더 깊이 낯설고 새로운 것에 노출될 계획입니다. -독자들께 한 말씀 늘 ‘아름다운 생활’을 영위하시기 바랍니다. 지루할 수도 있는 인터뷰 끝까지 읽어주셔서 고맙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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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리운 곳에서 그리운 곳으로:시인의 포르투갈 체험기' 출간한 오민석 시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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시집 출간한 강백수 시인
- 자아에 대한 이야기, 사랑을 찾아나선 시 시집 <가라 인생> 출간한 강백수 시인 강백수 시인 -본인 소개 안녕하세요, 뷰티라이프 독자 여러분. 저는 문학과 음악의 요정 강백수입니다. 2008년에 등단한 시인이자 2010년에 데뷔한 싱어송라이터입니다. 일상 속에서 시적인 순간들을 포착해 약간의 상상을 가미해 원고지와 오선지에 옮기는 방식으로 창작 활동을 이어나가고 있습니다. 두 권의 시집과 세 장의 정규 앨범을 발표했고, 산문집과 싱글도 꾸준히 세상에 내어놓고 있습니다. 가장 최근작으로는 시집 <가라 인생>이 있습니다. -시집 <가라 인생>을 소개하면? 세상은 마냥 아름답지 않습니다. 일정한 방향을 향하는 거대한 흐름이 존재하고 있는 것은 분명한데 그것이 내게 이로운지 아니면 나를 더 비참하게 만들지는 알 수 없습니다. 꼭 끝까지 가지 않더라도 흘러가는 과정 속에는 가난과 도태, 심지어는 죽음의 가능성이 언제나 도사리고 있습니다. <가라 인생>을 채우는 많은 시편들은 그 안에서 나부끼는 자아에 대한 이야기를 하고 있습니다. 많은 것이 두렵고 불안한 존재는 가짜가 되어서라도 어떻게든 험난한 현실을 살아내려고 애쓰곤 하는데 언제나 지푸라기를 잡듯 부여잡게 되는 유일한 진짜는 다름 아닌 사랑입니다. 배신도 당하고, 정성스런 믿음이 아무 소용없어지고 마는 경험도 하지만, 결국 다른 대안을 찾아내지 못한 한 인간이 사랑이라는 머나먼 빛을 향해 나아가는 모습을 담아보았습니다. -시집을 내게 된 동기와 에피소드 시집에 실린 시들은 대부분 2020년 하반기부터 2024년 상반기 사이에 창작되었습니다. 그 사이에 저는 현실의 문제 앞에서 아무런 대항도 할 수 없는 무력감을 경험했습니다. 코로나19로 인해 생활이 붕괴될 위기에 처하고, 때로는 나보다 더 좋지 못한 상황에 놓인 이들을 마주하기도 했습니다. 그 안에서 자신을 지켜낸다는 것은 쉬운 일이 아니었습니다. 하루에도 몇 번이고 무너지려는 자아를 힘겹게 붙들곤 했습니다. 다행스러운 것은 그 와중에 사랑이라는 감정을 일구고 그로부터 온 마음을 보호받는 경험을 했다는 것입니다. 때때로 사랑이라는 감정 때문에 무너져버리는 일도 삶 속에 있었지만, 어떤 종류의 사랑은 끝내 사랑이 완전히 붕괴하지 않도록 지켜내는 힘이 있다는 것을 알게 되었습니다. 이 모든 과정을 기록하고 싶은 마음이 시를 쓰게 만들었고, 결국 한 권의 시집을 엮어내게 되었습니다. -가수와 시인, 차이점과 공통점 싱어송라이터가 쓰는 노랫말과 시인이 쓰는 시는 많이 닮았습니다. 결국은 어떠한 감각이나 감정을 전달하는 것이 목적이 되는 글쓰기라는 점이 공통점입니다. 그러나 그것을 전달하는 매체가 다르기 때문에 창작 과정에서 고려해야 하는 부분이 조금 달라집니다. 싱어송라이터로서 노랫말을 창작하는 일에는 편리한 점이 있습니다. 언어 속에 다 담기지 않는 어떤 감정들을 음악적 요소를 통해 보완할 수 있다는 것입니다. 하지만 노랫말은 결국 활자가 아니라 소리로 접하게 되곤 합니다. 눈으로 읽는 언어에 비해 귀로 듣는 언어는 비교적 빠르게 휘발되곤 합니다. 그렇기 때문에 복잡한 언어적 표현을 담아내기에는 노랫말은 적합하지 않습니다. 시는 반대의 장단점이 있습니다. 온전히 언어로만 모든 감각과 감정을 전달해야 한다는 어려움이 있지만, 언어적인 표현을 좀 더 자유롭게 사용할 수 있다는 장점이 있습니다. -이번 시집을 읽으실 분들께 팁이 있다면? ‘인사이드 아웃’이라는 영화가 있습니다. 우리 마음속에는 기쁨, 슬픔, 분노, 소심, 까칠, 불안, 따분, 부끄러움, 질투 등의 감정들이 서로 다투기도 하고 조화를 이루기도 하며 살아가고 있다는 재미난 설정의 영화입니다. 우리 마음속에도 그런 감정들이 살아 움직이고 있다고 가정하고, 시집에 담긴 여러 시편들을 읽으면서 어떤 감정들이 어떤 식으로 반응하는지를 살피고 상상하며 작품을 읽어볼 것을 권하고 싶습니다. 시를 읽는 것은 지적인 욕망을 채워주는 생산적인 행위는 아니라고 생각하지만, 평소 사용하지 않던 감정 근육을 쭉쭉 펴주는 건강한 행위는 될 수 있다고 생각합니다. -애착이 가는 시 한 편 소개 나이롱 신자 내가 섬기는 신은 너였다가 너의 몸이었다가 너의 맘이었다가 너의 알 수 없음이었다가 너의 어떤 시절이었다가 너에 대한 연민이었다가 그로 인한 오만이었다가 너를 잃었다는 슬픔이었다가 아니 그 슬픔에 대한 도취였다가 술이었다가 다시 꿈에 나타난 너였다가 너의 몸이었다가 너의 맘이었다가 너의 알 수 없음이었다가 그게 꿈이었음을 깨닫고 허공에 내뱉은 욕이었다가 왈칵 터져버린 울음이었다가 그런데 가만히 생각해보니 별로 슬프지 않았음이었다가 사실은 울어야 할 것 같아서 울었다는 것이었다가 단지 누가 들었다 난 자리가 허전했음이었다가 단지 마땅히 연락할 곳이 없는 심심했음이었다가 그래서 샀던 플레이스테이션이었다가 밤 새워 본 엔딩이었다가 그 다음엔 아무것도 없음이었다가 없다가 없다가 이제는 더 이상 신이 없다가 ‘나이롱 신자’라는 위의 시를 추천하고 싶습니다. 한 사람이 누군가에 대해 사랑하는 마음을 품게 되고 그 마음 자체가 하나의 신앙으로 자리 잡게 된 상황에 대한 시입니다. 그 마음은 처음에는 환희였으나 슬픔이 되고 그리움과 원망이 되었다가 아무것도 남지 않은 허무한 것으로 변모해 갑니다. 이 과정을 세밀하게 그려내어 우리가 사랑이라는 행위를 통해 느낄 수 있는 다채로운 감정들을 짧은 시간 안에 마트에서 반찬을 시식하듯이 맛볼 수 있도록 하고자 하였습니다. -앞으로의 계획 이미 다음 창작물들을 멋지게 내어놓기 위한 고군분투를 시작했습니다. 올해 안에 또 다른 책을 선보일 예정입니다. 살짝만 힌트를 드리자면 글을 쓰는 행위에 대한 책입니다. 언어를 활용해 무언가를 창작해 보고 싶은 분들에게 도움이 될 수 있을만 한 책을 쓰고 있으니 많이 기대해 주셨으면 좋겠습니다. 첫 시집을 내고 두 번째 시집을 내기까지는 여러 해가 걸렸는데 최근에는 새로운 시들을 열심히 쓰고 있으니 세 번째 시집까지는 아주 많은 시간이 걸리지는 않을 것 같다는 말씀도 드릴 수 있을 것 같습니다. 음악적으로도 여러 결과물들을 보여드리려고 준비 중입니다. -독자들께 한 마디 어릴 적 저희 집 가훈은 뻔하디뻔한 말, ‘정직, 성실’이었습니다. 지루한 단어이지만 결국은 그것이 정답이라고 생각하고 그야말로 정직하고 성실하게 문학과 음악을 창작해 나가고 있습니다. 때로는 외면을 받고 허탈해지는 날도 있지만 어쩌다 누군가의 하루를 제법 그럴싸하게 장식해주었다는 이야기를 듣고 행복해지는 날도 있습니다. 뷰티라이프를 통해 추구하시는 아름다운 삶 속에 저의 음악과 시가 머물 수 있는 자리도 작게나마 있었으면 좋겠습니다. 제법 그럴싸하게 여러분들의 삶을 꾸며드릴 수 있을 것이라 자신합니다. 인스타그램baeksoo_kang을 통해서 여러 활동들을 소개하고 있으니 많이 찾아주시길 바랍니다. 여러분들의 뷰티라이프를 응원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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시집 출간한 강백수 시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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시집 출간한 안현미 시인
- 희망의 쳇바퀴를 돌리는 꿈, 미래와 하양의 출사표 시집 <미래의 하양> 출간한 안현미 시인 안현미 시인 -본인 소개 강원도 태백에서 태어나 서울과학기술대학교 문예창작학과를 졸업했습니다. 2001년 문학동네 신인상에 「곰곰」 외 4편이 당선되어 작품활동을 시작했으며, 시집으로 『곰곰』 『이별의 재구성』 『사랑은 어느날 수리된다 』 『깊은 일』 『미래의 하양 』이 있습니다. 신동엽문학상과 아름다운 작가상을 수상했고, 허수경, 이성복, 기형도의 시를 흠모했고, 보르헤스, 에곤 실레, 에릭 사티를 좋아합니다. -시집 <미래의 하양>을 소개하면? 30년 동안 출근하고 퇴근하는 직장생활을 하며 시를 써왔습니다. 그런 생활 패턴 속에서 직장도 시도 생활도 매번 한계에 부딪쳐 쳇바퀴를 도는 기분에 휩싸이곤 했습니다. 다섯 번째 시집인 <미래의 하양>은 직장생활을 그만두고 쓴 시를 모아 묶은 첫 시집입니다. 그런 의미에서 30년 동안 매달려 달리던 쳇바퀴에서 내려와 다른 희망의 쳇바퀴를 돌리는 꿈과 미래와 하양의 출사표 같을 수도 있겠습니다. -시집을 내게 된 동기와 에피소드 지난해 2월에 어머니가 돌아가셨습니다. 개인적인 사정으로 어머니와 일찍 헤어져 살아야 했고 헤어져 산 시간의 길이 만큼 어색한 모녀 사이여서 효도 같은 걸 못해봤습니다. 시집 3부 마지막에 <엄헬레나>라는 시가 있는데 그 시는 어머니에게 바치는 시입니다. 이제 ‘고아는 아니었지만 고아 같았던’ 시절도 막을 내리고 세상살이에 지치고 마음 아플 때 찾아갈 부모님 모두 잃은 진짜 고아가 됐습니다. 그래서 어머니의 유골함은 춘천 부활성당에 모셨지만 제 시집 속에 어머니에게 바치는 시를 묘비명처럼 새겨넣고 싶었습니다. -시인들께 인기가 많은 이유 시인들에게 인기가 많다고 느껴본 적이 없습니다. 다만 돈이 되지 않는 시인의 길을 기꺼이 가겠다고 하는, 세상의 눈으로 보면 조금은 모자란 시인들을 같은 길을 가는 도반이라고 늘 생각해왔습니다. 돈이 되지 않는 그 추운 길을 함께 가는 도반에겐 살뜰해질 수밖에 없으니 그래서 시인들도 제게 다정다감한 게 아닐까 합니다. 신경림 선생님의 ‘못난 놈들은 서로 얼굴만 봐도 흥겹다’처럼요. -시에 대한 생각 우리는 모두 인생이란 괄호 안에 무수히 많은 꿈들을 적다가 갑니다. 그것이 틀린 답이어도 맞는 답이어도 어쩔 수 없습니다. 한 번뿐이니까. 저는 그게 마음에 듭니다. 거듭 살아야 하거나 영원히 살아야 한다면 시를 쓸 수 있었을까, 하는 생각을 가끔 합니다. 한 번 뿐인 삶을 살면서 겪은 슬픔과 아픔, 가난과 고난의 시간을 ‘미래의 하양’으로 꿈꿀 수 있게 도와준 것도 시였습니다. 그러니 시는 나를 입히고 먹이고 세상으로 나가 삶이라는 것을 살게 해준 고마운 가족 같은 존재입니다. 또한 앞으로 남은 시간을 나로 살아가게 도와줄 (불경스럽게도) 신 같은 존재가 아닐까 싶습니다. 시가 아니었다면 나는 내가 아니었을 테니까요. -이번 시집을 읽으실 분들께 팁이 있다면? 생활체육인이라면 이번 시집의 첫 시와 마지막 시를 읽어주시면 좋겠습니다. 부모님이 보고 싶은 분들이 계시다면 3부의 시들을 읽어주시면 좋겠습니다. 매일매일 반복되는 삶의 현장에서 땀 흘리며 노동하며 살고 있는 분들이라면 1부의 시를 추천드립니다. 그렇지만 다들 시집 읽을 시간도 없이 바쁘실 테니 일단 시집은 온라인책방 장바구니에 담아 두고 ‘미래의 하양’이 뭘까 궁금해하며 이 겨울을 건강하게 지나가시길 바랍니다. -애착이 가는 시 한 편 소개 가정식 눈보라 죽은 아버지가 또 죽는 악몽이 매일매일 새벽 배송되는 꿈에선 어떻게 깨야 하나요 나였던 나까지 부서진 마음은 어디서 자가 격리 하나요 드라이크리닝한 죽음을 들고 그런 곳은 어디에도 없다고 드라이하게 말하는 어머닌 자주 좀 나타나세요 할 수만 있다면 그 불행도 다시 한 번 살아보고 싶어요 그리운 불행 가정식 눈보라 창백한 푸른 점*칼 세이건과 Carl Sagan은 제겐 다른 사람처럼 느껴져요 눈보라 눈보라 태양의 코로나 반대편을 향해 100억 광년을 날아가면 다시 한 번 그 불행을 살아볼 수 있나요 그리운 불행 고독한 별 가정식 눈보라 모든 창백한 어머니와 푸른 아버지의 * 암흑으로 뒤덮인 광활한 우주 속 고독한 별 지구를 칼 세이건은 ‘창백한 푸른 점’이라고 말했다. -앞으로의 계획 명랑하고 귀여운 할머니가 되는 게 꿈입니다. 그러기 위해서 탁구장에 자주 가려고 합니다. 명랑은 모든 것을 가볍게 하고 귀여움은 모든 사람을 웃게 할 수 있으니깐. 시가 나를 버리지 않는 한 내가 시를 버리는 일을 없을 테니 묵묵히 써나갈 계획입니다. 노벨상을 타겠다든가 하는 거창한 계획은 없지만 기본에 충실하면서 충만한 을사년이 되도록 애써보겠습니다. -독자들께 한 말씀 옛 선비들 사이에는 이른 봄에 처음 피어난 매화를 찾아 산속으로 떠나는 탐매(探梅)라는 풍습이 있었다고 합니다. 아름다움을 찾아 떠나는 옛 선비들을 상상하는 일은 한 편의 시가 되었습니다.(제 시집 26쪽을 참고하세요^^) 뷰티라이프를 읽는 분들도 아름다움에 대해선 일가견이 있는 분들이겠지요? 아름다움으로 비상과 일상을 잘 견디셔서 찬란한 봄을 맞이하시길 바랍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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시집 출간한 안현미 시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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노벨문학상 수상자 한강, 12·3 비상계엄 사태에 "큰 충격"…과거로의 회귀 우려
- 노벨문학상 수상자인 한강 작가가 12월 6일(현지시간) 스웨덴 스톡홀름에서 열린 기자간담회에서 12·3 비상계엄 사태에 대한 깊은 우려를 표명했다. 그는 "2024년에 다시 계엄 상황이 전개되는 것에 큰 충격을 받았다"라며 "무력이나 강압으로 언로를 막는 방식으로 과거의 상황으로 돌아가지 않기를 간절히 바란다"라고 밝혔다. 한강은 소설 '소년이 온다'를 집필하며 1979년 말부터 진행된 계엄 상황을 연구한 경험을 언급하며 이번 사태가 개인적으로도 큰 충격이었다고 전했다. 또한, 당시 젊은 군인들의 태도에 대해 "맨몸으로 장갑차를 막으려 애쓰는 분들, 무장한 군인을 껴안으며 제지하려는 모습에서 진심과 용기를 느꼈다"라고 회상했다. 한편, 자신 소설 '채식주의자'가 청소년 유해 도서로 지정된 것에 대해서는 "책을 쓴 사람으로서 가슴 아픈 일이었다"라고 토로했다. 그는 2019년 스페인에서 고등학생들이 주는 문학상을 받은 경험을 언급하며 "학생들이 깊이 생각하고 소설을 분석하며 자신의 의견을 개진하는 모습에 감명받았다"라고 전했다. 이러한 발언에 대해 국내외에서는 다양한 반응이 나오고 있다. 일부는 한강의 발언이 표현의 자유와 민주주의의 중요성을 다시금 일깨워준다고 평가하는 반면, 일각에서는 문학과 정치적 발언의 경계를 지적하기도 한다. 그러나 전반적으로는 한강의 우려에 공감하며 한국 사회가 과거의 억압적 상황으로 돌아가지 않기를 바라는 목소리가 높다. 한강은 노벨문학상 수상자로서 앞으로도 사회적 이슈에 대한 목소리를 내며, 문학을 통해 인간의 존엄성과 자유를 탐구할 것으로 기대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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노벨문학상 수상자 한강, 12·3 비상계엄 사태에 "큰 충격"…과거로의 회귀 우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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노벨문학상 수상자 한강, 첫 공식 기자회견서 계엄사태 관련 입장 주목
- 노벨문학상 수상자인 한강 작가가 6일(현지시각) 스웨덴 스톡홀름에서 전 세계 취재진을 대상으로 첫 공식 기자회견을 연다. 이번 기자회견은 노벨 재단이 마련한 수상자 기자간담회의 첫 번째 순서로 한강 작가가 다수 기자 앞에 서는 것은 수상 발표 이후 처음이다. 한강 작가는 1980년 5월 광주민주화운동을 배경으로 한 소설 '소년이 온다'를 통해 한국 현대사의 아픔을 조명한 바 있다. 이러한 작품 세계로 인해 최근 윤석열 대통령의 비상계엄 선포 및 해제와 관련한 질문이 나올 것으로 예상되며 한강 작가의 입장이 주목된다. 한편, 한강 작가는 노벨문학상 수상 발표 직후 공식 기자회견을 고사하며 "전쟁으로 고통받는 이들이 많은 상황에서 잔치를 벌일 수 없다"라는 견해를 밝힌 바 있다. 이러한 그의 태도는 작품 세계와 일치하는 행보로 평가받고 있다. 이번 기자회견에서 한강 작가가 계엄 사태에 대해 어떤 메시지를 전할지 그리고 그의 발언이 국내외에 어떤 영향을 미칠지 귀추가 주목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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노벨문학상 수상자 한강, 첫 공식 기자회견서 계엄사태 관련 입장 주목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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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건청 시인 '엄마'
- ◆이완근의 詩詩樂樂/시 읽는 즐거움(142) 엄마 이건청(1942~ ) 포경업자들이 새끼고래를 데불고 있는 혹등고래나 향유고래를 만나면 먼저 새끼고래부터 죽인다는데, 새끼고래가 작살을 맞으면 어미고래는 죽어가는 새끼고래를 두고 떠나지를 못하고 새끼고래 곁을 맴돌다가 큰 작살포를 맞는다고 한다. 이건청 시인 1942년 경기도 이천 출생. 1967년 한국일보 신춘문예로 등단. 시집『이건청 시집』, 『목마른 자는 잠들고』, 『망초꽃 하나』, 『하이에나』, 『코뿔소를 찾아서』 ,『석탄 형성에 관한 관찰 기록』, 『푸른 말들에 관한 기억』 ,『소금창고에서 날아가는 노고지리』, 『반구대 암각화 앞에서』, 『굴참나무 숲에서』, 『곡마단 뒷마당엔 말이 한 마리 있었네』, 『실라캔스를 찾아서』와 기획시집『로댕-청동시대를 위하여』, 시선집『해지는 날의 짐승에게』, 『움직이는 산』, 『무당벌레가 되고 싶은 시인』, 『해지는 날 푸른 벼랑에 앉아』 ,『이건청 문학 선집』(전4권),『이건청 시전집』(전2권) 등. 현대문학상, 한국시협상, 목월문학상, 김달진문학상, 고산문학대상, 현대불교문학상, 편운문학상, 녹원문학상, 자랑스런 양정인상 등 수상. 한국시인협회 회장과 한양대학교 명예교수 역임. 『 ◆이완근의 詩詩樂樂/시 읽는 즐거움의 이번 달 시는 이건청 시인의 “엄마”입니다. 이 세상을 유지하는 요소는 여러 가지가 있겠지만, 그 중에서도 제일은 부모, 특히 “엄마”의 존재가 아닐까 생각합니다. 우리가 미물이라고 생각하는 생물조차도 부모의 아낌없는 사랑 속에서 자라나고, 그 보살핌 속에서 대(代)를 유지하며 종을 번식시킵니다. 맹수의 제왕이라는 사자도 어릴 적에는 힘이 없는 한 마리 새끼에 불과했지만, 엄마의 지극한 보살핌 속에서 힘을 길러 제왕의 위치에까지 오르게 됩니다. 이뿐만이 아닙니다. 염낭거미는 새끼들에게 어미 몸을 내줌으로써 새끼들의 양식이 됩니다. 새끼들은 어미 몸을 먹고 자라납니다. 조피시라는 물고기는 알을 낳고, 알을 천적으로부터 보호하기 위해 알을 아가미에 넣고 보살핍니다. 알이 부화할 때까지 먹이활동을 중지하고 굶는 것은 당연합니다. 몸이 바스러질 때까지 계속합니다. 이처럼 자식을 사랑하는 어미의 마음은 모든 생명체에서 동일하게 발현합니다. 눈물겨운 장면이 아닐 수 없습니다. “포경업자들”은 자식에 대한 사랑을 역이용해서 고래사냥에 성공하는군요. “혹등고래나 향유고래”는 그 크기와 힘이 엄청납니다. 포경업자들이 멱살잡고(?) 싸울 수가 없습니다. 그들의 힘을 당해낼 수 없는 것입니다. 사랑은 때론 비극의 씨앗이 되기도 합니다. 포경업자들은 “새끼고래”에게 “작살을” 던져 “먼저 새끼고래부터 죽”이고, “새끼고래 곁을 맴”도는 “어미고래”에게 “큰 작살포”를 던져 사냥을 했습니다. “죽어가는 새끼고래를 두고 떠나지를 못하고” 결국 목숨을 잃는 어미고래의 사랑이 결국은 이 세상을 만들어가는 숭고함일 것입니다. “엄마”의 존재는 이 세상을 유지해가는 가장 큰 초석임을 이 시는 눈물겹게 알려줍니다. 【이완근(시인, 뷰티라이프 편집인대표 겸 편집국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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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건청 시인 '엄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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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괜찮지 않았던 우리에게" 신간 소설 출간, 현대인의 고독과 연대 조명
- 록키박 작가의 신작 소설 『괜찮지 않았던 우리에게』가 에스이에스생명샘 출판사에서 출간됐다. 부제 "아무렇지 않은 척 살아온 당신에게"가 암시하듯, 이 작품은 겉으로는 괜찮은 척하지만 내면에는 깊은 상처를 안고 살아가는 현대인의 이야기를 섬세하게 그려냈다. 소설은 두 주인공의 삶을 통해 우리 사회의 민낯을 보여준다. 한때 각광받던 아역배우 '뉴니'는 악플에 시달리며 점차 무너져가고, 실직 상태의 청년 '캐니'는 하루 한 잔의 캔 커피조차 사기 힘든 절망 속에서 하루하루를 버텨낸다. 두 사람은 직접 만나지 않지만, 그들의 이야기는 한 편의 교향곡처럼 서로 어우러진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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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괜찮지 않았던 우리에게" 신간 소설 출간, 현대인의 고독과 연대 조명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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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리운 곳에서 그리운 곳으로:시인의 포르투갈 체험기' 출간한 오민석 시인
- 아내와 함께한 포르투갈 70여 일의 체류기 <그리운 곳에서 그리운 곳으로:시인의 포르투갈 체험기> 출간한 오민석 시인 오민석 시인, 문학평론가 -본인 소개 부탁합니다. 저는 시인이자 문학평론가이며 현재 단국대 명예교수인 오민석입니다. 1990년 월간 <<한길문학>>창간 기념 신인상에 시가 당선되어 시인으로 데뷔했고, 1993년에 <동아일보> 신춘문예에 문학평론이 당선되어 평론 활동을 겸하게 되었습니다. 그간 시집 <굿모닝,에브리원> 외, 문학평론집 <이 황량한 날의 글쓰기> 외, 문학이론 연구서 <현대문학이론의 길잡이> 외, 문학 연구서 <저항의 방식:캐나다 현대 원주민 문학의 지평>, 대중문화 연구서 <나는 딴따라다:송해 평전>, <밥 딜런,그의 나라에는 누가 사는가>, 시 해설서 <아침 시:나를 깨우는 매일 오 분>, 산문집 <그리운 곳에서 그리운 곳으로:시인의 포르투갈 체류기> 외, 번역서 <냉소적 이론들:대문자 포스트모더니즘 비판> 등을 냈고, <단국문학상>, <부석 평론상>, <시와경계 문학상>, <시작문학상>, <편운문학상> 등을 수상하였습니다. -여행기 <그리운 곳에서 그리운 곳으로:시인의 포르투갈 체험기>를 소개하면? 저와 아내 최광임 시인이 작년(2023~24) 겨울 포르투갈에서 70여 일을 체류하면서 겪은 이야기들을 산문집의 형태로 쓴 것입니다. 저는 우리가 한 여행을 ‘생활 여행’이라고 부릅니다. 생활 여행이란 낯선 곳에서 평소의 생활 방식을 그대로 유지하면서 하는 여행을 의미합니다. 말하자면 낯선 타지에서 평소와 하등 다를 바 없이 장을 보고, 밥을 해 먹고, 청소를 하고, 책을 읽고, 그림을 그리고, 마감에 쫓겨 글을 쓰며, 비교적 장기간의 삶을 영위하는 여행이지요. 흥분한 상태에서 감정과 돈과 시간을 낭비하며 들뜬 여행보다는 일상이 그대로 유지되면서 차분하게 새로운 것들을 경험하고 삶이 더 깊어지는 여행을 하고 싶었고요, 이 책은 그렇게 해서 포르투갈의 포르투라는 도시에 거처를 정하고 70여 일을 현지인처럼 살다 온 경험의 기록입니다. -이번 여행기를 읽으실 분들께 팁이 있다면? 특별한 팁은 필요 없고요, 그냥 편안한 마음으로 읽으시면 될 것 같습니다. 이 책은 글만 아니라 제가 직접 찍은 현지의 사진들 그리고 제가 그린 연필 소묘들도 여러 장 들어 있어서 문학적 분위기에 흠뻑 빠진 채 포르투갈의 골목골목을 여행하는 느낌을 만끽하실 수 있을 것입니다. 단순한 관광 안내서가 아니라, 자세한 삶의 기록입니다. 메뚜기처럼 주요 포인트에 눈도장만 찍고 이리저리 뛰어다니는 여행(호핑 투어hopping tour라고 하지요?)이 아니라 같은 곳을 수십 일 동안 매일 산책하고 들여다보고 호흡하며 느끼는 여행은 그 공간과 문화를 훨씬 더 깊이 경험하게 하지요. 그러다 보니 포르투갈이 생전 처음 간 곳인데도 두고두고 기억에 남는, 정말 그리운 곳이 되어 버리더군요. -포르투갈 체류 중 기억에 남는 일 기억에 남는 일이야 너무 많지만, 리스본보다 특히 포르투에서 느낀 낡고 오래된 폐허의 풍경이 주는 위로와 편안함의 추억을 손에 꼽고 싶습니다. 그간 신자유주의의 내장을 오래 통과해 오다 보니 이제 저부터도 바쁘고 빠르고 새롭고 스펙터클한 것에 많이 물리고 지쳐온 것 같습니다. 포르트 역사 지구 대부분의 건물들은 수백 년씩 묵은 것들이고 어떤 것들은 제대로 관리가 되지 않아 폐허와 퇴색의 기운이 역력한 것들도 많았지만, 더디고 쫓기지 않으며 비경쟁적인 삶의 풍경이 가져다주는, 묘한 편안함을 무시할 수 없더군요. 경쟁과 효율과 성과와 승리만이 삶의 미덕은 아니니까요. -포르투갈을 여행을 계획 중인 분들께 조언이 있다면? 포르투갈은 그리 크지 않은 나라이기 때문에 리스본이나 포르투 어느 곳에 체류해도 포르투 전역의 유서 깊고 아름다운 소도시들을 쉽게 방문할 수 있습니다. 택시비가 무척 저렴하므로 시내에서 두 명 이상이 움직일 때는 전철이나 버스, 트램보다는 택시를 이용하라고 권유 드리고 싶습니다. 또한 마트 물가가 한국보다도 상당히 저렴하므로 중장기 체류를 할 경우엔 직접 장을 봐서 식사를 손수 해결하면 절약도 되고 허황스럽지 않은 여행을 즐길 수 있습니다. 그리고 포르투갈에선 포르투 와인 등 포르투갈산 와인을 실컷 즐기는 것도 권장합니다. 매우 다양한 가격의 다양한 품종들이 있는데 저희는 특히 매력적인 단맛의 포르트 와인에 완전히 반하여 한국에서 공수 해갔던 팩소주들을 거의 마시지 않고 한인 마트에 선물로 주고 오고 말았지요. 도루강변 -전원생활을 즐기고 계신데 한 말씀 강원도 산속의 작은 오두막을 빌려 집필실로 사용해온 지 벌써 햇수로 8년째입니다. 특히 코로나 시기에는 강의도 전부 온라인으로 해서 아예 산속에서 오래 두문불출한 적도 있었습니다. 자연 속의 삶은 우리를 무엇보다 조용하고 고요하게 만드는 것 같습니다.조 금 과도한 침묵 속에서 지낸다 싶을 때면 멀리서 친구들이 찾아오지요. 외롭기는커녕 도시의 아파트에 주로 거주할 때보다 벗들과 훨씬 더 가까워졌습니다. 왜냐하면 이 먼 산속에 일단 오면 금방 돌아갈 수가 없고 자고 가야만 하며, 술도 마시고, 최소한 세 끼 이상의 식사를 함께해야 하므로 가까워지지 않을 도리가 없습니다. 서로 바쁘고, 만나도 술 한 잔, 커피 한 잔 하면 헤어지기 바쁜 시대에, 먼 과거에나 가능했던 ‘시간의 낭비’가 이곳에선 가능하고 또 불가피합니다. 참 좋은 일이지요. -예술인들께 인기가 많은 이유 제가 예술인들께 인기가 많다니요, 정말 감사합니다만, 사실은 처음 들어보는 말씀입니다. 만일 그것이 사실이라면, 제가 시인이면서도 딴따라 기질이 심해서 음주 가무를 유달리 좋아하고, 뭐라 할까, 제 전공 분야 외에도 여러 개의 촉수를 가진 인간이라서 그럴 거예요. 아내인 최광임 시인과 함께 -앞으로의 계획 이번 겨울(2025~26)엔 스페인 남부 지중해 연안 안달루시아 지역에서 약 80일 정도를 체류하며 포르투갈에서와 유사한 ‘생활 여행’을 해볼까 계획 중입니다. 이미 비행기 티켓도 예약을 해놓았으니 이미 절반은 여행이 시작된 것이나 다름없지요. 지난번과 마찬가지로 현지인들처럼 살면서 더 깊이 낯설고 새로운 것에 노출될 계획입니다. -독자들께 한 말씀 늘 ‘아름다운 생활’을 영위하시기 바랍니다. 지루할 수도 있는 인터뷰 끝까지 읽어주셔서 고맙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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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리운 곳에서 그리운 곳으로:시인의 포르투갈 체험기' 출간한 오민석 시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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홍도화 시인
- ◆이완근의 詩詩樂樂/시 읽는 즐거움(140) 발, 그 너머 1 -길 홍도화(1954~ ) 발길을 가르쳐 준 사람은 없다 어깨너머로 본 동작을 밤마다 반복하며 기억의 창고에 저장을 했다 가위 사용하는 법을 자세하게 배우지 못해 베이기도 하고 잘리기도 했다 돌아갈까 다시 제자리로 돌아갈까 망설이다 맞이하는 아침이면 생각을 했다 뒤에 따라오는 이가 볼 수 있도록 그래, 길을 만들자 길을 낸다 미이 홍도화 시인 충북 음성 출생. 1993년 최초 미용장 자격 취득. 2008년 최초 미용예술학 박사학위 취득(서경대). 2010년 국민포장, 2022년 충북봉사대상발 수상. 현재 예사랑 미용봉사단으로 활동 중. 예일미용고등학교 설립지, 교장. 2010년 충북여성 글 공모전 입상, 2015년 해산 박두진공모전 수상, 한국작가 신인상. 시울림, 짓거리시세상, 한국문인협회 회원. 산문집 <미용과 함께하는 세상>1,2,3집, 동인시집 <너의 향기를 마시는 어느 날>, 시집 <끼> <이대로 사랑할 수 있을까> <발이 빚는 바람>이 있다. ◆이완근의 詩詩樂樂/시 읽는 즐거움의 140번째 시는 홍도화 시인의 “발, 그 너머 1 -길”입니다. 어떤 분야건 한 부문에서 선구자 역할을 한다는 것은 뼈를 깎는 고통과 인내를 동반하지 않고서는 이룰 수 없는 경지를 말하는 것입니다, 우리나라 선수가 올림픽에서 딴 최초의 금메달은 1976년 몬트리올올림픽 양정모 선수의 레슬링입니다. 흑백 텔레비전으로 보고 감격했던 기억이 아직도 생생하게 남아 있습니다. 각 텔레비전 프로에서 양정모 선수가 금메달을 따기까지의 노력을 담은 다큐멘터리를 방영하기도 했습니다. 우리나라 미용의 역사는 채 100년이 되지 않습니다. 1933년 오엽주 여사가 일본 유학을 마치고 돌아와 종로 화신백화점 내에 문을 연 ‘화신미용실’이 우리나라 최초의 현대적 미용실로 알려져 있습니다. 채 100년이 안 된 우리 미용이 K-뷰티를 이끌어나가고, 권위 있는 세계대회에서 두각을 나타내는 것은 “발길을 가르쳐 준 사람은 없”으나 “어깨너머로 본 동작을/ 밤마다 반복하며/ 기억의 창고에 저장”하는 미용인들이 있었기에 가능했을 것입니다. 그들은 “뒤에 따라오는 이가 볼 수 있도록” “길을 만들”고자 노력했고, 후학들에게 미용기술을 전수했습니다. “어깨너머” 도제식 교육을 탈피하여 선진화된 교수법이나 체계적인 이론 수업으로 헤어디자이너를 교육했습니다. 그야말로 “길을 낸” 것입니다. 이 시에서의 발은 髮을 뜻하는 걸로 보입니다. 髮은 미용의 시작(근본)이자 완성입니다. 근본을 제대로 알아야 완성을 이룰 수 있습니다. 그 과정이 험난하고 수고로울 수 있으나 그것을 넘어야 “길을” 내는 리더가 되는 법입니다. 미용의 교육자로서, 리더로서 “발, 그 너머”를 완성하기까지 “베이기도 하고/ 잘리기도 했”던 경험이 참으로 아름답습니다. 이러한 아름다움이 우리의 미용을 선진화한 주춧돌이 되었을 테니까요. “길”을 내는 사람들의 모습은 숭고합니다. 【이완근(시인, 뷰티라이프 편집인대표 겸 편집국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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홍도화 시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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시집 '타인과 마리오네트 사이' 출간한 이은화 시인
- ‘타인과 나’ ‘사회와 나’와의 관계성을 담은 시집 『타인과 마리오네트 사이』 출간한 이은화 시인 이은화 시인 -본인 소개 서울예술대학을 졸업한 저는 그곳에서 문예창작을 공부할 때가 즐거운 시간이었습니다. 그때는 시가 무엇인지 몰라 별과 달 그리고 바람까지도 시에 담을 수 있을 것이라 생각했으니까요. 이후 2010년 계간지 『詩로 여는 세상』으로 등단한 저는 20년 가까이 학원을 운영하고 있습니다. 이번 첫 시집 『타인과 마리오네트 사이』를 출간하기까지 헤진 시간을 깁고 덧댄 시편들로 제 소개를 대신하고자 합니다. -첫 시집 <타인과 마리오네트 사이>를 소개하면? 이 시집은 ‘타인과 나’ 그리고 ‘사회와 나’라는 관계성에 대한 주제를 담고 있습니다. 우리가 매 순간 자유의지로 살아가는 것 같지만 타인의 시선에서 자유롭지 못한 삶을 말하고 있습니다. 이는 노력할수록 상처받는 현대인들의 모순적 삶과 부조리한 현실을 조명합니다. 시집 속의 아웃사이더로 밀려나기를 거부하는 춤과 노래는 마리오네트의 실처럼 타인들의 관계와 연결되어 있지요. 이로 인해 사회적 관계를 끊거나 거부할 수 없는 상황에서 나는 누구이며, 우리의 주체적인 삶은 왜 부자유한가에 대한 실존적 물음과도 맞닿아 있습니다. -첫 시집을 내게 된 소감 1월에 나온 『타인과 마리오네트 사이』에 대한 흥분은 지금도 지속되고 있습니다. 이 기쁨은 책을 출간하기까지 응원하고 지지해준 분들의 고마움이 담긴 결과물입니다. 학원 일이 바쁘다는 이유로 집필을 게을리할 때 시간 속 글도 함께 늙는다며 이윤학 시인과 ‘시계제작소’ 동인들이 저를 마리오네트처럼 각성시키고 일깨워 주었으니까요. 무엇보다 학원에서 은거하듯 생활하는 제게 이번 시집 발간은 고래가 바다 위로 점프하며 물뿜기를 하는 행위와 유사합니다. 큰 호흡과 소통의 포물선을 그리는 시작이랄까요. -시 공부는 어떻게 해왔는지? 초등학교 4학년 때 장래 희망을 ‘시인’이라고 발표하자, 누군가 내뱉은 ‘귀신이래’라는 말 한 마디에 제 별명은 ‘귀신’이 되었고 놀림의 대상이 되었습니다. 당시 시골 초등학교에서 시인은 낯선 단어였던 것 같습니다. 그 꿈을 28년 만에 이뤘습니다.(웃음) 저의 시 쓰기는 학생들에게 문학을 가르치며 많이 배웁니다. 날카로운 감각의 함축적 묘사와 추상적 관념의 구체화 또는 제재를 환유로 치환하는 등 내재적 관점에서 간접적 시 쓰기가 되었는지 체크하곤 합니다. -이번 시집을 읽으실 분들께 팁이 있다면? 4부로 묶인 시집은 병풍에 계절을 옮기듯 서로 결이 다른 편들로 묶었습니다. 전반부는 주체적인 삶을 살기 위해 노력하지만 마리오네트 움직임처럼 순응적 삶에서 오는 좌절 그리고 후반부는 유년의 아름다움과 상실감에 이어 에로시티즘의 이미지 변주를 통한 자기연민입니다. Beauty Life 독자 여러분께서 제 시집을 만나게 된다면 이 시집의 주제가 담긴 20쪽과 개인적으로 제 내면의 형상을 빚은 44쪽을 읽어주시길 청합니다. 44쪽은 라스베가스 어느 시골 맥도날드에서 노부부의 식사 모습을 훔친 모티브입니다. -애착이 가는 시 한 편 소개국수, 국수掬水 달을 품고 걸어본 적이 있다 달의 면은 늘 붉은 이유로 생각은 자주 충혈 되었다 사는 동안 안전한 직장과 꽃밭과 아늑한 방을 가져본 적 없는 세월 속 사소한 기쁨마저 불안한 안개로 내려앉았다 우리라고 믿던 이들은 여러 얼굴을 가진 이유로 웃음과 돈 뒤로 숨곤 했다 늦은 깨달음을 다독이면 달의 면이 쉽게 붉어졌다 함께 걸었으나 혼자 남은 안개 숲 명치 끝 멍울을 풀기 위해 절창을 피우던 계절을 품은 적이 있다 움켜쥐려던 물들은 빠져나가고 몸 안에는 뭉클한 달들만 떠 있어 가끔 회전문에 갇혀 사라질 때가 있다 -앞으로의 계획 Break News에 실린 이인철 시인의 인터뷰 기사에서 ‘부자는 자신이 쓰고 싶은 시간이 충분한 사람이’라고 답한 글을 읽은 적이 있습니다. 이 기사 내용에 크게 공감했습니다. 그동안 학원에 갇혀 생활하며 사람들의 관계와 시에게서 제가 이방인으로 느낄 때가 많았습니다. 먼저 저를 위한 시간을 확보한다면 그 시간을 오롯이 시 쓰기와 저를 만나는 일에 집중할 계획입니다. 가끔 일 속에서 제가 지워지는 느낌이 들 때 시를 만나는 일은 저를 비추는 거울이며 곧 일상적 자아이기 때문입니다. -뷰티라이프 독자들께 한 마디 현대의 미적 관점은 다양합니다. 과거부터 현대에 이르기까지 ‘美’는 우리 삶에 유리될 수 없는 어휘입니다. 예술을 뛰어넘을 수 있는 유일함이 사랑이라면, 아름다움을 뛰어넘을 수 있는 유일함은 무엇이 있을까요. ‘美’란 국한적인 의미로는 개인의 정원과 같습니다. 이 정원을 가꾸는데 있어 창의적인 삶을 경작하는 분들이 많길 희망합니다. 자본주의의 실상은 우리 노력의 속도보다 변화가 빠릅니다. 그러기에 노력할수록 상처받는 분들이 많지요. 이런 사회 구조 안에서 우리는 자신의 행복을 추구하는 키워드를 찾아야합니다. 무용한 것에도 감사가 생길 때쯤이면 우리의 삶이 안빈낙도를 걷고 있지 않을까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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시집 '타인과 마리오네트 사이' 출간한 이은화 시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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동시집 출간한 이향란 시인
- 엄마가 동시를 쓰고 딸이 그림을 그리다 동시집 <지렁이에게 옷을 입혀줘> 출간한 이향란 시인 이향란 시인 -본인 소개 강원도 양양에서 태어나 중앙대 신문방송대학원을 졸업했습니다. KBS사업단 출판부 기자로 8년 가량 근무하다가 한국학중앙연구원으로 옮겨 국가사업으로 추진 중이던 한국민족문화대백과사전 편찬부에서 일하며 대학 강의를 병행했습니다. 이후 출판사 편집국장 등을 역임하며 잡지를 창간하거나 건축이나 인테리어 관련 단행본을 만들었습니다. 등단은 1994년 계간<자유문학>으로 했으나 취재 등 일 때문에 문학 활동을 전혀 하지 못한 채 지내다가 2002년 첫 시집인 <안개詩>를 출간하면서 본격적인 활동을 하기 시작했습니다.시집으로 『슬픔의 속도』 『한 켤레의 즐거운 상상』 『너라는 간극』 『뮤즈의 담배에 불을 붙여주었다』와 『이별 모르게 안녕』 『사라지는 것들의 지느러미』 라는 전자시집이 있고 올해 1월에 첫 동시집을 냈습니다. 그동안 경기문화재단 창작지원금(2003년, 2007년, 2018년), 한국문화예술위원회 창작기금(2009년) 수혜. 문화체육관광부 우수문학도서(2011년 한 켤레의 즐거운 상상)와 2023년 아르코 문학창작지원금(발표지원)선정이 됐습니다. 제7회 문학청춘 작품상을 수상했으며 2024년 에는 엄마인 제가 쓰고 딸이 그린 동시 컷 만화집 <지렁이에게 옷을 입혀줘>가 한국출판문화산업진흥원 제작 지원 사업에 선정, 2025년 1월에 출간했습니다. -동시집 <지렁이에게 옷을 입혀줘>를 소개하면? 엄마인 제가 시를 쓰고 만화를 전공한 둘째 딸이 그림을 그린 협업작품집으로 4부에 걸쳐 총56편의 동시가 담겨있습니다. 일상 속 동물과 자연, 가족 등 친근한 소재를 바탕으로 귀엽고 재기발랄한 이야기에 관련 컷 만화들이 함께 담겨져 있습니다. 획기적인 문학적 시도라기보다 일상에서 느껴지는 평범한 소재들을 제 안에 떠도는 어린 마음으로 표현하는데 초점을 두었습니다. 짧은 시 속에 담긴 리듬감과 감성은 영유아와 초중고생은 물론 어른들도 자연스럽게 동심의 세계로 이끌며 자신도 모르게 웃게 만드는 장점이 있습니다. 아울러 여러 색감과 재치가 축약된 컷 만화를 동시에 보는 재미가 쏠쏠합니다. 맨몸으로 맨땅을 기는 지렁이에게 옷 한 벌 지어 입히고픈 따뜻한 마음 그대로 누구나 부담 없이 읽으며 순수한 어린이의 마음을 경험하게 하는 시집이라 할 수 있습니다. -동시집을 내게 된 동기와 에피소드 나이가 들면서 그동안의 사회적 명분을 내려놓고 더 나이가 들기 전에 정말 하고픈 일을 하고 싶었습니다. 바로 아기를 돌보는 일이었습니다. 처음엔 아르바이트로 어린이집 주방 교사로 일하며 남는 시간에 아기들과 어울려 놀았습니다. 그러다보니 아기들이 잘 따르고 저 역시 아기들과 잘 노는 걸 스스로 느껴 보육교사가 되고 싶었고 그래서 자격증을 취득했습니다. 그리고 어린이집의 4세반 담임까지 했으나 그곳 시스템이 제 성향과 맞지 않아 베이비시터로 방향전환을 했습니다. 거기에는 보육과 함께 젊은 부부들의 삶도 자연스럽게 엿볼 수 있다는 장점이 크게 작용했기 때문이었습니다. 그 전에 가족회의를 했는데 남편은 왜 남의 집에까지 가서 일하냐며 결사반대하였고 세 딸들은 엄마가 그동안의 화려한 경력을 접고 새롭게 도전하려는 발상이 멋지다면서 용기를 불어넣어 주었습니다. 결국 단호한 제 뜻에 남편도 묵묵부답으로 응원을 했습니다. 변호사 엄마, 의사부부, 대기업 간부, CEO엄마, 대학교수 부부 등 전문직에 종사하는 각 가정의 아기들을 일 년 혹은 이 년간 돌보며 일 자체를 즐겼습니다. 아기들과 먹고, 놀고, 산책하고 더러는 낮잠도 자면서 간간이 동시를 썼습니다. 제가 돌보는 아기들이 저로 인해 좋은 감성과 생각을 지녔으면 하는 바람으로 최선을 다했습니다. 그러다보니 어느새 십 년이라는 세월이 흘러갔고 아기들은 어린이가 되어 그들에게 뭔가 의미 있는 선물을 해주고 싶다는 생각을 했습니다. 그래서 그동안 썼던 이백여 편의 동시들 중 선별하여 56편을 한 권의 동시집으로 묶고자 했습니다. 마침 대학에서 만화를 전공한 둘째 딸에게 일러스트를 부탁했더니 그것보다는 오히려 컷 만화가 재미있을 것 같다는 아이디어를 제시해 그렇게 하기로 했습니다. 그런데 컷 만화를 컬러로 작업하다보니 출판비가 만만찮아 용인시 문화예술 지원금에 응모, 선정됐으나 지자체의 여러 절차나 방법들이 마음에 들지 않아 반납한 후 지인의 소개로 출판사를 소개받았습니다. 그게 황금알(대표 김영탁 시인)로 문학계간지 문학청춘을 펴내는 곳이었습니다. 그리고 칼라믹스라는 그곳 자매출판사의 명의로 제 동시집은 2024년 문화체육관광부 중소출판사 도약부문에 선정, 출간하게 된 것입니다. -시와 동시에 대한 생각 흔히들 시와 동시에는 경계가 없다 하고 동시는 어린이의 마음으로 쓰면 되니까 간혹 일반 시보다 쉽다고들 하는데 경험해보니 사실은 그렇지가 않았습니다. 어린이의 마음은 인간의 원천적이고 본질적인 것이므로 노력한다고 되는 게 아니었습니다. 내 안에 잠재적으로 머무르고 있는 순수한 마음을 일깨우고 그 마음을 언어로 묘사한다는 것은 닦여진 기술이 아닌 자연과 같이 지고지순한 순리가 은연중 뒤따라야 한다는 생각을 하게 되었고 쉽게 써야 한다는 것이 역으로 얼마나 어려운 것인가도 깨닫게 되었습니다. 동시 역시 일반 시처럼 순간적인 영감(靈感)이 필요했고 처음부터 끝까지 동심의 세계를 이탈하는 법 없이 시 속에 아이의 숨결이 머물러야 한다는 걸 알게 되었습니다. 이후 시가 막히거나 할 때는 잠자는 아기의 얼굴을 보면서 나를 대입시키거나 혼탁한 마음을 일깨우고는 했습니다. -이번 동시집을 읽으실 분들께 팁이 있다면? 먼저 어른의 경우 온갖 타성으로 내재된 마음을 갈아엎고 누구나 마음 한 구석에 숨어있는 동심을 전등처럼 밝히며 읽었으면 좋겠습니다. 아니, 읽기보다 느꼈으면 합니다. 동시는 순정한 마음의 시입니다. 동시는 티 없는 마음을 굴리는 시입니다. 그런 마음으로 접근하다 보면 본인도 모르게 웃음이 흘러나오고 마음도 정화가 되는 순간을 맞이할 것입니다. 의미를 따지지 않고 그냥 물 흐르듯 읽어 내려가는 그 경험을 통해 저처럼 자신 안에 숨어있는 또 하나의 자신과 마주하게 된다면 더 바랄 게 없습니다. 영유아의 경우는 시보다 먼저 컷 만화를 통해 보는 즐거움을 느끼게 한 후 시 속의 의성어, 의태어, 형용사, 상황 등을 살짝 각색해 읽어주면 흥미를 유발시킬 것입니다. 중고생은 상상력과 함께 시와 그림이 어떻게 조화를 이루는지 비교하면서 읽으면 좋을 듯합니다. -애착이 가는 동시 한 편 소개 -지렁이에게 옷을- 내가 커서 뜨개질을 할 줄 안다면 맨몸으로 땅을 기는 지렁이에게 따뜻한 옷 한 벌 떠서 줄 거야 -앞으로의 계획 여섯 번째 시집 원고를 다시 꼼꼼히 들여다보며 긴장을 유지하는 것, 그리고 두 번째 동시집에 대한 상상과 설렘, 사진과 시가 매치된 디카시집을 출간하는 일입니다. 더 바랄 것도 없이 지금처럼 아기들과 지내며 더 이상 어른이 되지 않게 매번 저를 낮추고 어루만지면서 하루하루의 일상을 시로 엮는 것입니다. 왜냐하면 제게는 시만큼 재미있는 놀이가 없으며 시만큼 사랑과 충족을 가져다주는 게 없기 때문입니다. 각양각색의 아기들이 신선한 에너지와 숨결을 끊임없이 제게 건네기도 하고요. -독자들께 한 마디 외적으로 얼굴에 화장을 하고 머리는 퍼머를 하듯이 내적으로 마음을 꾸미는 일에도 신경 쓰며 살았으면 합니다. 그게 뭐가 됐든 상관없이 즐거움과 행복이 차오르면 되는 거겠지요. 이번에 첫 동시집을 낸 저로서는 동시 속에서 뛰어노는 제 아이를 뷰티라이프 독자 분들께 보여드리고픈 마음 간절합니다. 어떤 모습의 아이가 떠올려지는지요. 누구나의 마음속에 깃든 그 아이를 보듯이 살아간다면 얼마나 아름다운 세상이 될지를 생각하면서 말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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동시집 출간한 이향란 시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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임보 시인
- ◆이완근의 詩詩樂樂/시 읽는 즐거움(139) 물의 칼 임보(1940~ ) 대장간의 화덕에서 벼린 굳은 쇠붙이만이 예리한 칼이 되는 것이 아니다 물로 가슴을 베인 적이 없는가? 해협을 향해 몰아치는 거대한 파도의 모서리가 아니라 몇 방울의 물 두 안구를 적시며 흐르는 가는 눈물방울도 사람의 가슴을 베는 칼이 된다 임보 시인 전남 순천 출생. 1962년 서울대학교 국문학과 졸업. 1962년《현대문학》등단. 시집 『임보의 시들 〈59-74〉』, 『산방동동山房動動』『목마일기』, 『은수달 사냥』, 『황소의 뿔』, 『날아가는 은빛 연못』, 『겨울, 하늘소의 춤』, 『구름 위의 다락마을』, 『운주천불』, 『사슴의 머리에 뿔은 왜 달았는가』, 『자연학교』,『장닭설법』, 『가시연꽃』, 『눈부신 귀향』, 『아내의 전성시대』, 『자운영꽃밭』, 『검은등뻐꾸기의 울음』, 『광화문 비각 앞에서 사람 기다리기』, 『산상문답』, 『벽오동 심은 까닭』, 『사람이 없다』, 『수수꽃다리』, 『청산무』, 『짚신과 장독 』 시조집에 『청산도 유수로 두고』 등 출간. 시선집 『지상의 하루』, 『그런 사람을 어떻게 얻지?』, 시론집 『한국현대시 운율 구조론』, 『엄살의 시학』, 『미지의 한 젊은 시인에게』, 『시와 시인을 위하여』, 『좋은 시 깊이 읽기』 등. 〈상화시인상〉, 〈성균문학 대상〉, 〈시와 시학작품상〉, 〈윤동주문학상〉, 〈다형문학상〉, 〈녹색문학상〉, 〈문덕수문학상〉 등 수상. 충북대학교 인문대학 국문과 교수 역임. ◆이완근의 詩詩樂樂/시 읽는 즐거움의 139번째 시는 임보 시인의 “물의 칼”입니다. 다사다난했던 갑진년이 저물고 을사년 새해가 밝은 지도 한 달이 다 되어 지나가고 있습니다. 남의 가슴에 못 박으면서까지 살지는 말아야지 하는 마음으로 사는 게 인지상정이 아닐까 생각합니다. 그러나 살다 보니 “예리한 칼”은 아닐지언정 “가슴을 베인 적이” 많지는 않았지만 있었다는 것을 부정하지는 못합니다. 믿었던 후배에게 저당잡았던 믿음이 속절없이 무너져 내리거나, 돈 앞에서 의리도 신뢰도 초개같이 버리는 인간관계를 보면서 인간에 대한 회의가 들기도 합니다. 문제는 그들이 반성은커녕 가면 뒤에 숨어서 자기 합리화에 급급해하고 있다는 것입니다. 그들의 이러한 행태는 인간이 사회생활을 하면서 기본적으로 지켜야 하는 믿음과 신뢰에 대한 공든 탑을 무너뜨리면서 인간관계를 회복할 수 없는 지경에 이르게 하고 있습니다. 한 사람을 죽인 살인자보다 다수의 사람을 속여 많은 사람들의 생활을 황폐하게 하는 사기꾼이 더 나쁜 사람이라는 말은 깊게 생각해야 할 명제입니다. 을사년인 올해는 ‘을사년스러운’ 해가 되지 않기를 바랄 뿐입니다. “예리한 칼”은 물론이거니와 “물로 가슴을 베”이는 일도 없어야겠습니다. 그러려면 나와 이웃에 대해 아낌없는 사랑과 배려가 선행되어야 하지 않을까 생각합니다. 가면을 벗고 겨울나무처럼 홀딱 벗어던지는 용기가 절실해 보입니다. “물”이 “칼”이 아니라 물의 속성인, 아래로 흐르고 사랑의 목넘김이 되기를 욕심내어 빌어 봅니다. 【이완근(시인, 뷰티라이프 편집인대표 겸 편집국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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시집 출간한 강백수 시인
- 자아에 대한 이야기, 사랑을 찾아나선 시 시집 <가라 인생> 출간한 강백수 시인 강백수 시인 -본인 소개 안녕하세요, 뷰티라이프 독자 여러분. 저는 문학과 음악의 요정 강백수입니다. 2008년에 등단한 시인이자 2010년에 데뷔한 싱어송라이터입니다. 일상 속에서 시적인 순간들을 포착해 약간의 상상을 가미해 원고지와 오선지에 옮기는 방식으로 창작 활동을 이어나가고 있습니다. 두 권의 시집과 세 장의 정규 앨범을 발표했고, 산문집과 싱글도 꾸준히 세상에 내어놓고 있습니다. 가장 최근작으로는 시집 <가라 인생>이 있습니다. -시집 <가라 인생>을 소개하면? 세상은 마냥 아름답지 않습니다. 일정한 방향을 향하는 거대한 흐름이 존재하고 있는 것은 분명한데 그것이 내게 이로운지 아니면 나를 더 비참하게 만들지는 알 수 없습니다. 꼭 끝까지 가지 않더라도 흘러가는 과정 속에는 가난과 도태, 심지어는 죽음의 가능성이 언제나 도사리고 있습니다. <가라 인생>을 채우는 많은 시편들은 그 안에서 나부끼는 자아에 대한 이야기를 하고 있습니다. 많은 것이 두렵고 불안한 존재는 가짜가 되어서라도 어떻게든 험난한 현실을 살아내려고 애쓰곤 하는데 언제나 지푸라기를 잡듯 부여잡게 되는 유일한 진짜는 다름 아닌 사랑입니다. 배신도 당하고, 정성스런 믿음이 아무 소용없어지고 마는 경험도 하지만, 결국 다른 대안을 찾아내지 못한 한 인간이 사랑이라는 머나먼 빛을 향해 나아가는 모습을 담아보았습니다. -시집을 내게 된 동기와 에피소드 시집에 실린 시들은 대부분 2020년 하반기부터 2024년 상반기 사이에 창작되었습니다. 그 사이에 저는 현실의 문제 앞에서 아무런 대항도 할 수 없는 무력감을 경험했습니다. 코로나19로 인해 생활이 붕괴될 위기에 처하고, 때로는 나보다 더 좋지 못한 상황에 놓인 이들을 마주하기도 했습니다. 그 안에서 자신을 지켜낸다는 것은 쉬운 일이 아니었습니다. 하루에도 몇 번이고 무너지려는 자아를 힘겹게 붙들곤 했습니다. 다행스러운 것은 그 와중에 사랑이라는 감정을 일구고 그로부터 온 마음을 보호받는 경험을 했다는 것입니다. 때때로 사랑이라는 감정 때문에 무너져버리는 일도 삶 속에 있었지만, 어떤 종류의 사랑은 끝내 사랑이 완전히 붕괴하지 않도록 지켜내는 힘이 있다는 것을 알게 되었습니다. 이 모든 과정을 기록하고 싶은 마음이 시를 쓰게 만들었고, 결국 한 권의 시집을 엮어내게 되었습니다. -가수와 시인, 차이점과 공통점 싱어송라이터가 쓰는 노랫말과 시인이 쓰는 시는 많이 닮았습니다. 결국은 어떠한 감각이나 감정을 전달하는 것이 목적이 되는 글쓰기라는 점이 공통점입니다. 그러나 그것을 전달하는 매체가 다르기 때문에 창작 과정에서 고려해야 하는 부분이 조금 달라집니다. 싱어송라이터로서 노랫말을 창작하는 일에는 편리한 점이 있습니다. 언어 속에 다 담기지 않는 어떤 감정들을 음악적 요소를 통해 보완할 수 있다는 것입니다. 하지만 노랫말은 결국 활자가 아니라 소리로 접하게 되곤 합니다. 눈으로 읽는 언어에 비해 귀로 듣는 언어는 비교적 빠르게 휘발되곤 합니다. 그렇기 때문에 복잡한 언어적 표현을 담아내기에는 노랫말은 적합하지 않습니다. 시는 반대의 장단점이 있습니다. 온전히 언어로만 모든 감각과 감정을 전달해야 한다는 어려움이 있지만, 언어적인 표현을 좀 더 자유롭게 사용할 수 있다는 장점이 있습니다. -이번 시집을 읽으실 분들께 팁이 있다면? ‘인사이드 아웃’이라는 영화가 있습니다. 우리 마음속에는 기쁨, 슬픔, 분노, 소심, 까칠, 불안, 따분, 부끄러움, 질투 등의 감정들이 서로 다투기도 하고 조화를 이루기도 하며 살아가고 있다는 재미난 설정의 영화입니다. 우리 마음속에도 그런 감정들이 살아 움직이고 있다고 가정하고, 시집에 담긴 여러 시편들을 읽으면서 어떤 감정들이 어떤 식으로 반응하는지를 살피고 상상하며 작품을 읽어볼 것을 권하고 싶습니다. 시를 읽는 것은 지적인 욕망을 채워주는 생산적인 행위는 아니라고 생각하지만, 평소 사용하지 않던 감정 근육을 쭉쭉 펴주는 건강한 행위는 될 수 있다고 생각합니다. -애착이 가는 시 한 편 소개 나이롱 신자 내가 섬기는 신은 너였다가 너의 몸이었다가 너의 맘이었다가 너의 알 수 없음이었다가 너의 어떤 시절이었다가 너에 대한 연민이었다가 그로 인한 오만이었다가 너를 잃었다는 슬픔이었다가 아니 그 슬픔에 대한 도취였다가 술이었다가 다시 꿈에 나타난 너였다가 너의 몸이었다가 너의 맘이었다가 너의 알 수 없음이었다가 그게 꿈이었음을 깨닫고 허공에 내뱉은 욕이었다가 왈칵 터져버린 울음이었다가 그런데 가만히 생각해보니 별로 슬프지 않았음이었다가 사실은 울어야 할 것 같아서 울었다는 것이었다가 단지 누가 들었다 난 자리가 허전했음이었다가 단지 마땅히 연락할 곳이 없는 심심했음이었다가 그래서 샀던 플레이스테이션이었다가 밤 새워 본 엔딩이었다가 그 다음엔 아무것도 없음이었다가 없다가 없다가 이제는 더 이상 신이 없다가 ‘나이롱 신자’라는 위의 시를 추천하고 싶습니다. 한 사람이 누군가에 대해 사랑하는 마음을 품게 되고 그 마음 자체가 하나의 신앙으로 자리 잡게 된 상황에 대한 시입니다. 그 마음은 처음에는 환희였으나 슬픔이 되고 그리움과 원망이 되었다가 아무것도 남지 않은 허무한 것으로 변모해 갑니다. 이 과정을 세밀하게 그려내어 우리가 사랑이라는 행위를 통해 느낄 수 있는 다채로운 감정들을 짧은 시간 안에 마트에서 반찬을 시식하듯이 맛볼 수 있도록 하고자 하였습니다. -앞으로의 계획 이미 다음 창작물들을 멋지게 내어놓기 위한 고군분투를 시작했습니다. 올해 안에 또 다른 책을 선보일 예정입니다. 살짝만 힌트를 드리자면 글을 쓰는 행위에 대한 책입니다. 언어를 활용해 무언가를 창작해 보고 싶은 분들에게 도움이 될 수 있을만 한 책을 쓰고 있으니 많이 기대해 주셨으면 좋겠습니다. 첫 시집을 내고 두 번째 시집을 내기까지는 여러 해가 걸렸는데 최근에는 새로운 시들을 열심히 쓰고 있으니 세 번째 시집까지는 아주 많은 시간이 걸리지는 않을 것 같다는 말씀도 드릴 수 있을 것 같습니다. 음악적으로도 여러 결과물들을 보여드리려고 준비 중입니다. -독자들께 한 마디 어릴 적 저희 집 가훈은 뻔하디뻔한 말, ‘정직, 성실’이었습니다. 지루한 단어이지만 결국은 그것이 정답이라고 생각하고 그야말로 정직하고 성실하게 문학과 음악을 창작해 나가고 있습니다. 때로는 외면을 받고 허탈해지는 날도 있지만 어쩌다 누군가의 하루를 제법 그럴싸하게 장식해주었다는 이야기를 듣고 행복해지는 날도 있습니다. 뷰티라이프를 통해 추구하시는 아름다운 삶 속에 저의 음악과 시가 머물 수 있는 자리도 작게나마 있었으면 좋겠습니다. 제법 그럴싸하게 여러분들의 삶을 꾸며드릴 수 있을 것이라 자신합니다. 인스타그램baeksoo_kang을 통해서 여러 활동들을 소개하고 있으니 많이 찾아주시길 바랍니다. 여러분들의 뷰티라이프를 응원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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시집 출간한 강백수 시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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시집 출간한 안현미 시인
- 희망의 쳇바퀴를 돌리는 꿈, 미래와 하양의 출사표 시집 <미래의 하양> 출간한 안현미 시인 안현미 시인 -본인 소개 강원도 태백에서 태어나 서울과학기술대학교 문예창작학과를 졸업했습니다. 2001년 문학동네 신인상에 「곰곰」 외 4편이 당선되어 작품활동을 시작했으며, 시집으로 『곰곰』 『이별의 재구성』 『사랑은 어느날 수리된다 』 『깊은 일』 『미래의 하양 』이 있습니다. 신동엽문학상과 아름다운 작가상을 수상했고, 허수경, 이성복, 기형도의 시를 흠모했고, 보르헤스, 에곤 실레, 에릭 사티를 좋아합니다. -시집 <미래의 하양>을 소개하면? 30년 동안 출근하고 퇴근하는 직장생활을 하며 시를 써왔습니다. 그런 생활 패턴 속에서 직장도 시도 생활도 매번 한계에 부딪쳐 쳇바퀴를 도는 기분에 휩싸이곤 했습니다. 다섯 번째 시집인 <미래의 하양>은 직장생활을 그만두고 쓴 시를 모아 묶은 첫 시집입니다. 그런 의미에서 30년 동안 매달려 달리던 쳇바퀴에서 내려와 다른 희망의 쳇바퀴를 돌리는 꿈과 미래와 하양의 출사표 같을 수도 있겠습니다. -시집을 내게 된 동기와 에피소드 지난해 2월에 어머니가 돌아가셨습니다. 개인적인 사정으로 어머니와 일찍 헤어져 살아야 했고 헤어져 산 시간의 길이 만큼 어색한 모녀 사이여서 효도 같은 걸 못해봤습니다. 시집 3부 마지막에 <엄헬레나>라는 시가 있는데 그 시는 어머니에게 바치는 시입니다. 이제 ‘고아는 아니었지만 고아 같았던’ 시절도 막을 내리고 세상살이에 지치고 마음 아플 때 찾아갈 부모님 모두 잃은 진짜 고아가 됐습니다. 그래서 어머니의 유골함은 춘천 부활성당에 모셨지만 제 시집 속에 어머니에게 바치는 시를 묘비명처럼 새겨넣고 싶었습니다. -시인들께 인기가 많은 이유 시인들에게 인기가 많다고 느껴본 적이 없습니다. 다만 돈이 되지 않는 시인의 길을 기꺼이 가겠다고 하는, 세상의 눈으로 보면 조금은 모자란 시인들을 같은 길을 가는 도반이라고 늘 생각해왔습니다. 돈이 되지 않는 그 추운 길을 함께 가는 도반에겐 살뜰해질 수밖에 없으니 그래서 시인들도 제게 다정다감한 게 아닐까 합니다. 신경림 선생님의 ‘못난 놈들은 서로 얼굴만 봐도 흥겹다’처럼요. -시에 대한 생각 우리는 모두 인생이란 괄호 안에 무수히 많은 꿈들을 적다가 갑니다. 그것이 틀린 답이어도 맞는 답이어도 어쩔 수 없습니다. 한 번뿐이니까. 저는 그게 마음에 듭니다. 거듭 살아야 하거나 영원히 살아야 한다면 시를 쓸 수 있었을까, 하는 생각을 가끔 합니다. 한 번 뿐인 삶을 살면서 겪은 슬픔과 아픔, 가난과 고난의 시간을 ‘미래의 하양’으로 꿈꿀 수 있게 도와준 것도 시였습니다. 그러니 시는 나를 입히고 먹이고 세상으로 나가 삶이라는 것을 살게 해준 고마운 가족 같은 존재입니다. 또한 앞으로 남은 시간을 나로 살아가게 도와줄 (불경스럽게도) 신 같은 존재가 아닐까 싶습니다. 시가 아니었다면 나는 내가 아니었을 테니까요. -이번 시집을 읽으실 분들께 팁이 있다면? 생활체육인이라면 이번 시집의 첫 시와 마지막 시를 읽어주시면 좋겠습니다. 부모님이 보고 싶은 분들이 계시다면 3부의 시들을 읽어주시면 좋겠습니다. 매일매일 반복되는 삶의 현장에서 땀 흘리며 노동하며 살고 있는 분들이라면 1부의 시를 추천드립니다. 그렇지만 다들 시집 읽을 시간도 없이 바쁘실 테니 일단 시집은 온라인책방 장바구니에 담아 두고 ‘미래의 하양’이 뭘까 궁금해하며 이 겨울을 건강하게 지나가시길 바랍니다. -애착이 가는 시 한 편 소개 가정식 눈보라 죽은 아버지가 또 죽는 악몽이 매일매일 새벽 배송되는 꿈에선 어떻게 깨야 하나요 나였던 나까지 부서진 마음은 어디서 자가 격리 하나요 드라이크리닝한 죽음을 들고 그런 곳은 어디에도 없다고 드라이하게 말하는 어머닌 자주 좀 나타나세요 할 수만 있다면 그 불행도 다시 한 번 살아보고 싶어요 그리운 불행 가정식 눈보라 창백한 푸른 점*칼 세이건과 Carl Sagan은 제겐 다른 사람처럼 느껴져요 눈보라 눈보라 태양의 코로나 반대편을 향해 100억 광년을 날아가면 다시 한 번 그 불행을 살아볼 수 있나요 그리운 불행 고독한 별 가정식 눈보라 모든 창백한 어머니와 푸른 아버지의 * 암흑으로 뒤덮인 광활한 우주 속 고독한 별 지구를 칼 세이건은 ‘창백한 푸른 점’이라고 말했다. -앞으로의 계획 명랑하고 귀여운 할머니가 되는 게 꿈입니다. 그러기 위해서 탁구장에 자주 가려고 합니다. 명랑은 모든 것을 가볍게 하고 귀여움은 모든 사람을 웃게 할 수 있으니깐. 시가 나를 버리지 않는 한 내가 시를 버리는 일을 없을 테니 묵묵히 써나갈 계획입니다. 노벨상을 타겠다든가 하는 거창한 계획은 없지만 기본에 충실하면서 충만한 을사년이 되도록 애써보겠습니다. -독자들께 한 말씀 옛 선비들 사이에는 이른 봄에 처음 피어난 매화를 찾아 산속으로 떠나는 탐매(探梅)라는 풍습이 있었다고 합니다. 아름다움을 찾아 떠나는 옛 선비들을 상상하는 일은 한 편의 시가 되었습니다.(제 시집 26쪽을 참고하세요^^) 뷰티라이프를 읽는 분들도 아름다움에 대해선 일가견이 있는 분들이겠지요? 아름다움으로 비상과 일상을 잘 견디셔서 찬란한 봄을 맞이하시길 바랍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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시집 출간한 안현미 시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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시집 '하루종일 밥을 지었다' 출간한 이화영 시인
- ‘사랑의 역설을 꿈꾸는 미학적 순간’을 담은 시 시집 『하루종일 밥을 지었다』 출간한 이화영 시인 이화영 시인 -본인 소개 저는 전라북도 군산시 옥구군 나포면에서 태어났습니다. 성인이 되어서도 나포(羅浦)라는 이름이 예뻐서 지금도 태어난 곳을 물으면 나포라는 지명을 꼭 밝힙니다. 이탈리아 나폴리를 부르는 발음 같아서요. 제가 태어난 나포는 금강을 경계로 장항과 마주하고 있습니다. 물이 오르면 찰랑이는 금강 뒤로 장항제련소 굴뚝에서 기세 좋게 오르던 연기는 지금도 눈에 선합니다. 이곳에서 직접적· 간접적 경험이 글을 쓰는 귀한 질료가 되었으며, 2009년 격월간 『정신과표현』 시부문으로 등단하여 2024. 10월 제 3시집 『하루종일 밥을 지었다』를 발간했습니다. -제 3시집 『하루종일 밥을 지었다』를 소개하면. 이번 시집에 실린 시들은 시적 직관과 감각을 바탕으로 사물 및 현상 너머에 존재하는 의미들을 찾아내고 그것을 개성 있는 이미지로 형상화한 시, 개인사적 경험에서 길어 올린 상처 및 과거의 가치 있는 기억을 의미 있게 재구성한 시, 시적 언어의 본질 및 시인의 정체성 탐구를 통해 깨달은 바를 형상화한 시, 사랑 또는 그리움의 정서를 개성 있는 언어로 형상화한 작품들, 자연 생명과 인간의 죽음을 마주하면서 치매와 섬망의 고통을 건너는 어머니를 다룬 시, 사회 현실의 부조리에 대한 성찰 및 반성을 간접적으로 의인화하여 다룬 시 등으로 이루어져 있습니다. -시집을 내게 된 동기와 에피소드 2시집 『아무도 연주할 수 없는 악보』 이후 10년 만에 3시집을 내게 되었습니다. 시어도 시간이 흐르면 좀 묵은 느낌이 듭니다. 2023년 11월에 엄마를 멀리 보내드리고 시집 묶는 것에 매달렸습니다. 삶이 텅 빈 듯한 느낌이었고 시로 엄마를 위로해 드리고 싶었습니다. 3시집은 엄마 시에서 멀어지고자 하였는데 더 가깝고 깊어졌습니다. 멀어지고 가까워지는 일도 인간의 일이 아닌가 봅니다. 시詩도 결국 정의 문학임을 실감합니다. -평소 시에 대한 생각 시는 무엇일까요. 시에 대해 곰곰이 생각해지는 시간이 많습니다. 시는 다른 어떤 경계의 공간이며 식탁이나 골목·광장·카페·바다·회랑·박물관과 같다는 생각입니다. 시는 어디 있을까요. 하늘과 바다의 경계가 보이는 듯 안 보이는 듯 하나 어느 선하나가 시야에 들어오며 경계라 속삭이지만 명확하게 보여주지 않는 무형의 존재 같다는 생각입니다. 시를 쓰다 보면 가슴이 뛰고 터지고 옥죄는 순간을 경험합니다. 골몰하는 밤이 지나도 품에 오지 않으나 한순간 우리는 그 빛을 보며 뛰는 심장을 경험합니다. 절실한 이에게 오는 이상하고 슬프고 아름다운 무형의 것이라는 생각입니다. -이번 시집을 읽으실 분들에게 팁이 있다면 제 3시집은 소멸과 부재의 순간과, 상처의 흔적을 새로운 원리로 바꾸어내는 “사랑의 역설을 꿈꾸는 미학적 순간”(유성호 선생님 해설)을 담았습니다. 삶과 이별, 죽음과 죽어감에 맞서 싸우는 쇠잔한 육체를 지켜본 경험의 에너지를 언어로 치환하는데 집중하였습니다. 또한 시공간의 친연성을 가지면서 언어의 내면 공간을 보여주는 은유적 표상으로 나비를 투명하고 초월적 이미지로 그렸습니다. 시를 마주하는 시간은 나와 마주하는 시간입니다. 마음껏 상상의 나래를 펼치고 때론 줄에 매달린 광대처럼 위태롭게 흔들려도 보세요. 시를 향한 진정성이 있다면 화자의 목소리를 선연하게 들을 수 있을 것입니다. -애착이 가는 시 한 편 모르는 당신 나는 당신의 이름을 알지만 당신은 모릅니다 당신을 만나서 기쁘지만 언제 당신을 잊을지 모릅니다 당신의 얼굴은 내가 아는 그녀와 많이 닮아서 자꾸 웃게 합니다 왜 이렇게 늦게 만났느냐고 어디 사냐고 묻지만 그 순간에도 난 당신을 잊어갑니다 어느 날은 전혀 모르는 당신이 따뜻했습니다 당신은 내 손을 잡고 하염없이 울었습니다 우리는 어디서든 잊고 잊습니다 잊는 일은 우리를 만나고 웃게 합니다 사람들은 나에게 친절합니다 나는 꽃잔디 같은 미소를 짓고 당신은 자꾸 내 손을 만지작거립니다 당신이 떠날 때 당신 얼굴과 이름이 떠올랐지만 나는 문턱을 넘지 못하고 배웅합니다 모르고 잊고 살다 어느 하루는 당신이 생각나 가만 잠이 듭니다 -앞으로의 계획 저는 2009년 등단한 이후 지금까지 『침향』, 『아무도 연주할 수 없는 악보』, 『하루종일 밥을 지었다』 등 3권의 시집과 전자시집 「꽃을 새기다」를 내며 꾸준히 작품 활동을 하고 있습니다. 저의 세 번째 시집 『하루종일 밥을 지었다』 는 물질문명 속에서 나날이 훼손되어 가는 서정시의 본질을 회복하고 독자의 정서를 따듯하게 어루만져주며, 시 문학의 수준을 높이는데 조금이나마 기여할 수 있는 계기가 되기를 소망합니다. -독자들께 한마디 ‘저자 초대석’에 초대되어, 독자분들께 저와 제 3시집 『하루종일 밥을 지었다』 를 소개하게 되어 기쁘고 영광스럽습니다. 건강은 아름다움의 동력이며 내면에서 우러나는 아름다운 마음의 현상학입니다. 독자 여러분 2025년 을사년 푸른 뱀의 해에도 건강과 행복이 함께하는 복된 한 해되시기를 기원합니다. 새해 복 많이 많으세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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시집 '하루종일 밥을 지었다' 출간한 이화영 시인