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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강 작가의 『소년이 온다』 고통의 기록, 역사의 증언
한강의 소설 『소년이 온다』는 1980년 5월 광주 민주화운동을 배경으로 한 비극적 서사를 통해 인간의 존엄성과 폭력의 문제를 정면으로 다룬 작품이다. 한강은 단순히 사건의 전말을 서술하는 데 그치지 않았다. 한강 작가는 억압적 체제 속에서 개인과 집단이 겪는 고통의 본질을 탐구하며 독자에게 깊은 성찰을 요구한다. 폭력의 얼굴, 그리고 그 너머 소설은 열다섯 살 소년 동호의 시점에서 시작된다. 동호는 친구의 죽음을 확인하려고 광주의 한 체육관으로 들어가면서 국가 폭력의 참혹한 현실과 마주한다. 이후 이야기는 동호를 둘러싼 여러 인물의 시점으로 전개된다. 그러면서 각기 다른 목소리를 통해 폭력의 다층적인 얼굴을 보여준다. 한강은 이 과정에서 폭력이 남긴 흔적을 감각적으로 묘사한다. 특히 시신의 상태나 폭력을 직접 목격한 인물들의 트라우마를 세세히 그려내 독자에게 그 고통을 생생히 체험하게 만든다. 이러한 묘사는 단순히 고통을 나열하는 데 그치지 않았다. 작가는 폭력의 비인간성과 그에 맞서는 인간의 존엄성을 강렬히 대조하며 이야기를 이끈다. 기억과 증언의 윤리 『소년이 온다』는 피해자뿐 아니라 살아남은 자의 죄책감과 기억의 무게를 중심으로 이야기를 확장한다. 동호를 기억하는 주변 인물들은 각자의 방식으로 그의 죽음을 기억하고 애도한다. 이들은 모두 자신이 목격한 참상을 외면하거나 잊을 수도 없는 상황에 놓여 있다. 한강은 이 작품을 통해 역사적 사건을 기록하고 증언하는 행위의 중요성을 강조한다. 잔혹한 현실을 외면하지 않는 것은 고통스럽지만 그것만이 진실과 마주하고 새로운 사회로 나아가는 첫걸음이 된다는 메시지를 전달한다. 이는 곧 역사를 기록하고 공유해야 할 윤리적 책임으로 이어진다. 문학적 실험과 서사의 힘 『소년이 온다』는 서사적 실험과 시적 문체가 돋보이는 작품이다. 각각의 시점에서 전개되는 이야기들은 단편적으로 보인다. 하지만 각 이야기는 모두 모여 하나의 거대한 비극적 풍경을 형성한다. 한강의 문체는 잔혹한 현실을 전달하면서도 섬세하고 시적이다. 감정의 과잉 없이 절제된 언어로 쓰였기에 오히려 독자에게 깊은 울림을 준다. 특히 소설 후반부에서 동호의 영혼이 화자로 등장하는 장면은 이 작품의 정점이다. 살아 있는 이들의 고통을 지켜보는 죽은 자의 시점은 비극적이면서도 아름다움을 띤다. 이는 죽음마저 초월한 폭력의 그림자를 상기시키며 그 고통의 끝없는 여운을 남긴다. 개인의 고통에서 집단의 역사로 『소년이 온다』는 광주라는 특정한 공간과 시간을 배경이지만 궁극적으로는 국가 폭력과 인간 존엄성에 관한 보편성을 이야기하고 있다. 동호와 주변 인물들이 겪는 고통은 특정한 시대와 장소에 국한되지 않고 현재를 살아가는 독자들에게도 깊은 질문을 던진다. 작품은 과거의 상처를 기록하는 것에서 나아가 그 상처를 치유하고 새로운 길을 모색해야 한다는 희망 메시지로 귀결된다. 결코 고통의 기억은 사라지지 않는다. 하지만 이를 외면하지 않고 정면으로 바라볼 때 인간은 비로소 앞으로 나아갈 수 있다. 기억해야 할 이야기 『소년이 온다』는 잔혹한 현실을 외면하지 않는 용기로 쓰인 작품이다. 한강은 광주라는 역사적 비극을 통해 인간의 존엄성, 폭력의 본질, 그리고 기억과 증언의 중요성을 설파한다. 이 작품은 단순히 과거를 돌아보는 것에 그치지 않았다. 그리고 우리 사회가 나아가야 할 방향을 고민하게 만든다. 『소년이 온다』는 문학이 어떻게 고통을 기록하고, 역사를 증언하며, 인간에게 질문을 던질 수 있는지를 보여주는 대표적인 예다. 독자는 이 작품을 통해 광주의 아픔을 함께 나누고, 그 기억을 되새기며, 더 나은 미래를 만들어 가는 힘을 얻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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황석영의 '철도원 삼대', 인터내셔널 부커상 최종 후보 올라
황석영의 장편소설 '철도원 삼대'가 인터내셔널 부커상 최종 후보에 오르며 한국 문학의 세계적 위상을 다시 한번 입증했다. 이는 한국 작품이 부커상 최종 후보에 오른 통산 다섯 번째이자, 연이은 세 번째 기록이다. 21일(현지시간) 영국에서 열린 시상식에서는 수상에 이르지 못했지만 한국 문학의 꾸준한 성장과 세계적인 주목을 확인할 수 있는 계기가 되었다. '철도원 삼대'는 한국 근현대사의 다양한 사건을 배경으로 한국의 산업노동자들의 삶과 투쟁을 그려낸 작품이다. 이 소설은 일제강점기와 해방 후의 복잡한 민족사를 노동계급의 시각에서 재조명하며, 이들의 정치적 투쟁을 서사적으로 풀어내 호평을 받았다. 이 작품의 번역에는 김소라 번역가와 배영재 번역가가 참여했다. 김소라 번역가는 이전에도 황석영 작품을 영어로 옮긴 경험이 있다. 그의 능숙한 번역은 이번 부커상 후보 선정에 큰 역할을 했다고 평가된다. 한편 배영재 번역가는 김소라 번역가에게서 직접 지도를 받은 것으로 알려져 두 사람의 협력이 높은 수준의 번역을 가능하게 했다. 이번 인터내셔널 부커상에서 '철도원 삼대'가 주목받은 것은 단순히 소설의 문학적 가치만이 아니다. 번역의 품질이 꾸준히 향상되고 있음을 보여주는 사례이기도 하다. 최근 한국 문학 번역은 외국어로의 번역이 모국어 수준인 번역가들에 의해 수행되고 있어, 이들의 역량이 한국 문학의 세계화에 기여하고 있다. 과거 한강의 '채식주의자'가 인터내셔널 부커상을 수상한 바 있다. 이후에도 여러 한국 작품들이 부커상에 이름을 올렸다. 이는 한국 문학이 세계 무대에서 경쟁력을 갖추고 있음을 의미있다. 특히 영어 번역의 질이 크게 향상된 결과로 볼 수 있다. 한국문학번역원과 같은 기관의 지속적인 지원과 교육 덕분에 신세대 번역가들이 등장하고 있다. 이들은 한국 문학의 정수를 외국 독자에게 효과적으로 전달하고 있다. 이러한 노력은 한국 문학이 전 세계 독자들에게 지속적으로 사랑받을 수 있는 기반을 마련하고 있다. 황석영과 번역가들의 이번 부커상 도전은 한국 문학이 세계 무대에서 어떻게 인식되고 있는지를 잘 보여준다. 비록 최종 수상에는 이르지 못했지만, 한국 문학의 국제적 인지도와 영향력이 점점 확대되고 있음을 확인할 수 있는 중요한 사건이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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참새의 언어
◆이완근의 詩詩樂樂/시 읽는 즐거움(118) 참새의 언어 박향숙(1966~ ) 밝은 햇살 아래 산수유 붉은 나뭇가지에 짹짹 짹짹 신나게 지껄이는 참새 가족의 전원田園 오늘은 한 마리가 날아와 짹 짹 짹 한 마디씩 툭 툭 뱉는다 외로운 걸까 그리운 걸까 아니면 가슴이 아픈 걸까 대화가 안 되는 화창한 아침이 슬프다 박향숙 시인 충남 천안 출생. 월간 『시사문단』으로 등단. <한국시사문단작가협회> 회원, <반여백> 동인, <오투인헤어디자인연구소> 운영. 천안시 1호 미용명인, 김해 비엔날레 국제미술제 초대작가, 한양예술대전 초대작가. 시집 『참새의 언어』가 있다. ◆이완근의 詩詩樂樂/시 읽는 즐거움의 118번째 시는 박향숙 시인의 “참새의 언어”입니다. 필자가 사는 아파트 바로 앞에는 조그마한 공원이 조성되어 있습니다. 하루 중 가장 기분이 좋은 때는 새벽을 알리는 온갖 새들의 지저귐 소리가 들릴 때입니다. 녀석들은 주인(?)의 허락도 받지 아니하고 새벽마다 찾아와 잘도 재잘거립니다. 나른한 기분으로 창문을 통해 들려오는 녀석들의 지저귐을 듣고 있노라면, 여기가 마치 천상의 세계가 아닌가 하는 착각에 빠질 정도입니다. 직박구리, 딱새, 곤줄박이, 박새, 동고비 등이 목청을 가다듬습니다. 자세히 들어보면 그들은 대화를 하는 것 같습니다. 자기들만의 리듬과 흐름이 보입니다. 대화에 참여하고 싶을 때가 많습니다. 그 중에서도 제일은 참새들의 대화입니다. 유독 청아하게 집단을 이루며 재잘거립니다. 발레를 보는 듯한, 오페라의 한 장면을 떠올리게 합니다. 특히 아침 일찍 듣는 참새들의 재잘거림은 환상입니다. 여름철에 듣는 매미소리와는 차원이 다른 무엇인가가 그들의 대화에는 있는 것 같습니다. 그런데 “오늘은/ 한 마리가 날아와/ 짹 짹 짹/ 한 마디씩 툭 툭 뱉”고 맙니다. “참새 가족의 전원”이 아닙니다. 그들과 동화되어 같이 합창하고 즐거운 마음을 가져보려 했던 마음이 어느새 사라집니다. 그것은 단발마처럼 들리는 참새 한 마리의 “외로운” “그리운” “가슴이 아픈” 소리를 느꼈기 때문입니다. 참새에게 다가가 연유를 물어보고 싶지만 “대화가 안 되”는 현실이 “슬프”기만 합니다. 여기서 참새는 자연 동화를 표현하기도 하겠지만, 다른 한편으로는 우리의 실상일 수도 있습니다. 대화는 단절되고 소통하지 못하고 있는 이웃에 대한 안타까움일 수도 있습니다. “신나게 지껄이는” 참새처럼 일상이 회복되어 “화창한 아침이 슬프”지 않았으면 좋겠습니다. “참새의 언어”가 기다려지는 아침을 맞이하고 싶습니다. 【이완근(시인, 뷰티라이프 편집인대표 겸 편집국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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소금의 행로
◆이완근의 詩詩樂樂/시 읽는 즐거움(116) 소금의 행로 이향지(1942~ ) 바다로 곧장 떨어지는 빗방울은 소금이 되지 못한다 고기의 내장을 들락거리지 않는 물은 거름이 되지 못한다 어제도 나는 산을 노래했다 산은 나를 노래하지 않았다 먼 것이 먼 것을 가리는 날 혓바닥에 얹히는 소금 이향지 시인 1942년 경상남도 통영 출생. 1989년 《월간문학》을 통해 시인으로 등단. 시집 『괄호 속의 귀뚜라미』 『구절리 바람 소리』 『물이 가는 길과 바람이 가는 길』 『내 눈앞의 전선』 『햇살 통조림』 『야생』 에세이집 『산아, 산아』 『북한 쪽 백두대간, 지도 위에서 걷는다』 현대시작품상을 수상. ◆이완근의 詩詩樂樂/시 읽는 즐거움의 116번째 시는 이향지 시인의 “소금의 행로”입니다. ‘삶을 어떻게 사느냐’하는 문제는 난제 중의 난제가 아닐 수 없습니다. 자기애에 빠지다보면 이기주의, 개인주의라고 손가락질 받기 십상이고, 그렇다고 이일 저 일에 참견하다보면 ‘오지랖 넓다’고 힐난을 받기 때문입니다. 필자는 개인적으로 타인의 부탁을 잘 거절하지 못하는 행태를 타고났습니다. 이런 성격은 위로는 할아버지, 아버지의 기질을 이어받았다고 할 수 있습니다. 특히 아버지는 남의 일을 해결하는데 늘 앞장서 오셨습니다. 아버지 논을 저당 잡아 빚보증을 서주기도 하셨습니다. 어릴 때 이런 모습을 보고 자라면서 반성을 하는 계기가 되기도 했지만 핏줄은 속일 수 없나 봅니다. 가장 큰 원인은 아버지의 인간적인 면모를 존경했기 때문일 것입니다. 그리고 이성적 판단보다는 감성을 중시하는 면도 이런 성향을 공고하게 했겠지요. “빗방울”이 “소금”이 되지 못하고 “고기의 내장을 들락거리지 않은 물”이 “거름이 되지 못한”다는 것은, 타인의 아픔과 고통을 껴안지 않고 그들과 교감하고 소통한다고 생각하는 것에 대한 통렬한 자아성찰입니다. “산을 노래했”음은 자기반성입니다. 반성 없이 “소금” 같은 삶을 살 수는 없습니다. 아시다시피 소금은 자기를 희생하면서 생물이 부패하는 걸 막아줍니다. 혼탁한 세상을 깨끗하게 해줍니다. 삶은 결코 쉽지 않습니다. “먼 것이 먼 것을 가리는 날”일지라도 “혓바닥에 얹히는 소금”처럼 날 희생하며 삶을 변화시키겠다는 의지의 표현이 아름답습니다. “소금의 행로”라는 제목을 다시 한 번 음미하며 시를 또 읽게 됩니다. 【이완근(시인, 뷰티라이프 편집인대표 겸 편집국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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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죽을 노래함
◆이완근의 詩詩樂樂/시 읽는 즐거움(115) 오죽을 노래함 박문재(1942~ ) 단단한 쇠도 녹인다는 중복 무렵 대청마루에 앉아 있으면 청명한 바람 소리 같기도 남녘 보길도 갯돌 구르는 소리 같기도 연방 솨아 솨아 솨아 솨아 고샅 어디쯤 조선 장맛 익어가는 정갈한 소리 그것도 곱 삭힌 소리꾼의 구성진 음성 고려 여인네 상열지사 열두 폭 구구절절 사연 같기도 하여 가만히 문 열고 마당귀에 나가다 보니 오죽 몇 그루와 산죽 서너 그루가 넌지시 정 주며 서로가 합궁하는 솨아 솨아 솨아 솨아 차르르 솨아 차르르르... 저렇듯 절묘한 사랑의 소리. ◆이완근의 詩詩樂樂/시 읽는 즐거움의 115번째 시는 박문재 시인의 “오죽을 노래함”입니다. 백과사전에서 “오죽”을 찾으면 ‘볏과에 속하는 검은 대나무. 원산지는 일본·중국·한국이다. 키 약 2~20m, 지름 5~8cm 정도이며, 줄기는 검다. 잎은 길이가 약 10cm 정도이며 끝은 뾰족하고 가장자리에는 잔 톱니가 있다. 꽃은 6~7월에 피고, 열매는 11월에 익는다. 줄기의 색은 처음에는 초록색이나 차츰 검정으로 변한다. 관상용으로 재배하며, 다 자란 것은 죽세공의 재료로 쓰인다.’라고 적혀 있습니다. 오죽이 어떡하면 “절묘한 사랑의 소리”를 내는지 알아보기 위해 일부러 사전을 찾은 것입니다. 그러나 사전에서는 흔적을 찾을 수 없고 시인의 육감을 통해서만이 오죽과 산죽이 내는 사랑 소리를 들을 수 있으니 시인의 육감을 부러워할 수밖에 없습니다. 시인은 분명 산 밑에 조그마한 초가를 짓고 산내음과 산바람을 맞으며 살고 있을 것입니다. 초가가 아니라도 좋습니다. “보길도 갯돌 구르는 소리”와 “조선 장맛 익어가는 소리”를 들을 수 있는 마음을 가진 것만은 분명합니다. 오죽에 달빛 스치는 소리를 들은 적이 있으신지요? 산죽에 깝죽대는 나비의 날개 소리를 들은 적이 있는지요? 놀래라, 오죽과 산죽이 만나 “솨아 솨아 솨아 솨아 차르르/ 솨아 차르르르...” “절묘한 사랑의 소리”를 잉태하고 있네요. 보거나 듣거나 느끼는 것은 우리 모두의 몫! 육감을 통해서만이 들을 수 있는 자연의 교집합, 시인이 인도해준 해설서를 따라 정신의 오르가슴을 느끼는 것 또한 우리들의 몫... 【이완근(시인, 뷰티라이프 편집인대표 겸 편집국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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바느질
◆이완근의 詩詩樂樂/시 읽는 즐거움(114) 바느질 김정조(1954~ ) 상처를 꿰맨다 아파서 해지고 구멍 난 것들 모두 가져다 상처를 메꾼다 늦은 밤 불면을 바느질하던 어머니도 숱한 상처를 다독이고 기웠으리라 가난과 상처를 달래던 바늘과 실 어머니의 한 땀 한 땀으로 치유되던 날들 딸아, 한 땀이라도 정성을 기울이렴 김정조: 대전 출생, 한국방송통신대 국어국문학과 졸업, 2003년 『안성문학』으로 작품 활동, 2011년 『문학나무』 신인상, 2015년 시집 『따스한 혹한』 출간, 문학나무숲 시인상, 한국미소문학대상, 한국시인협회/한국문인협회/한국여성문학인회 회원, 안성문협 부지부장 역임, 한국미소문학 부주간 역임 ◆이완근의 詩詩樂樂/시 읽는 즐거움의 114번째 시는 김정조 시인의 “바느질”입니다. 아침에 늦은 출근을 하고 있는데, 중년의 여인 두 분이 반갑게 얼싸안으며 만남의 즐거움을 나누고 있습니다. “지금 문화센터 가는 길이에요?” “요즘 안 보이셔서 궁금했어요.” “지금도 에어로빅하세요?” “살이 잘 안 빠지네요. 그래서 약 먹고 있어요.” 두 분의 해후와 안부는 끝을 모를 정도입니다. 두 분의 반가움을 뒤로 하고 출근길을 재촉하고 있는데, 갑자기 시골 어머니 생각이 떠오릅니다. 이가 안 좋으셔서 먹을 것을 제대로 드시기 못 한다는 안타까운 소식을 며칠 전에 들었습니다. 어머니뿐만이 아닙니다. 장모님은 무릎이 성치 않으셔서 잘 걷지를 못하고 계시다는 전갈입니다. 우리 어머니들은 다 그런 분들이십니다. “가난과 상처”를 이겨내고 자식들을 위해 헌신하신 분들입니다. 가난을 “바느질”로 이겨내신 분들입니다. 우리의 가난은 “어머니의 한 땀 한 땀으로 치유되”었던 것입니다. “불면”의 “바느질”이 우리의 “상처를 메”꾸어 주었기에 오늘날의 우리가 평안한 삶을 영위할 수 있지 않을까요? 우리가 건강을 위해 오늘날 문화센터에서 우아하게(?) 운동을 하는 것도, 난을 치는 것도, 어머니의 “숱한 상처를 다독이고 기웠”을 “바느질”이 없었다면 가당치나 했겠습니까. 그래서 우리의 앞으로의 삶은 “정성을 기울”여 살지 않으면 안 된다는 생각을 이 시를 읽으며 하게 됩니다. 【이완근(시인, 뷰티라이프 편집인대표 겸 편집국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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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강 작가의 『소년이 온다』 고통의 기록, 역사의 증언
- 한강의 소설 『소년이 온다』는 1980년 5월 광주 민주화운동을 배경으로 한 비극적 서사를 통해 인간의 존엄성과 폭력의 문제를 정면으로 다룬 작품이다. 한강은 단순히 사건의 전말을 서술하는 데 그치지 않았다. 한강 작가는 억압적 체제 속에서 개인과 집단이 겪는 고통의 본질을 탐구하며 독자에게 깊은 성찰을 요구한다. 폭력의 얼굴, 그리고 그 너머 소설은 열다섯 살 소년 동호의 시점에서 시작된다. 동호는 친구의 죽음을 확인하려고 광주의 한 체육관으로 들어가면서 국가 폭력의 참혹한 현실과 마주한다. 이후 이야기는 동호를 둘러싼 여러 인물의 시점으로 전개된다. 그러면서 각기 다른 목소리를 통해 폭력의 다층적인 얼굴을 보여준다. 한강은 이 과정에서 폭력이 남긴 흔적을 감각적으로 묘사한다. 특히 시신의 상태나 폭력을 직접 목격한 인물들의 트라우마를 세세히 그려내 독자에게 그 고통을 생생히 체험하게 만든다. 이러한 묘사는 단순히 고통을 나열하는 데 그치지 않았다. 작가는 폭력의 비인간성과 그에 맞서는 인간의 존엄성을 강렬히 대조하며 이야기를 이끈다. 기억과 증언의 윤리 『소년이 온다』는 피해자뿐 아니라 살아남은 자의 죄책감과 기억의 무게를 중심으로 이야기를 확장한다. 동호를 기억하는 주변 인물들은 각자의 방식으로 그의 죽음을 기억하고 애도한다. 이들은 모두 자신이 목격한 참상을 외면하거나 잊을 수도 없는 상황에 놓여 있다. 한강은 이 작품을 통해 역사적 사건을 기록하고 증언하는 행위의 중요성을 강조한다. 잔혹한 현실을 외면하지 않는 것은 고통스럽지만 그것만이 진실과 마주하고 새로운 사회로 나아가는 첫걸음이 된다는 메시지를 전달한다. 이는 곧 역사를 기록하고 공유해야 할 윤리적 책임으로 이어진다. 문학적 실험과 서사의 힘 『소년이 온다』는 서사적 실험과 시적 문체가 돋보이는 작품이다. 각각의 시점에서 전개되는 이야기들은 단편적으로 보인다. 하지만 각 이야기는 모두 모여 하나의 거대한 비극적 풍경을 형성한다. 한강의 문체는 잔혹한 현실을 전달하면서도 섬세하고 시적이다. 감정의 과잉 없이 절제된 언어로 쓰였기에 오히려 독자에게 깊은 울림을 준다. 특히 소설 후반부에서 동호의 영혼이 화자로 등장하는 장면은 이 작품의 정점이다. 살아 있는 이들의 고통을 지켜보는 죽은 자의 시점은 비극적이면서도 아름다움을 띤다. 이는 죽음마저 초월한 폭력의 그림자를 상기시키며 그 고통의 끝없는 여운을 남긴다. 개인의 고통에서 집단의 역사로 『소년이 온다』는 광주라는 특정한 공간과 시간을 배경이지만 궁극적으로는 국가 폭력과 인간 존엄성에 관한 보편성을 이야기하고 있다. 동호와 주변 인물들이 겪는 고통은 특정한 시대와 장소에 국한되지 않고 현재를 살아가는 독자들에게도 깊은 질문을 던진다. 작품은 과거의 상처를 기록하는 것에서 나아가 그 상처를 치유하고 새로운 길을 모색해야 한다는 희망 메시지로 귀결된다. 결코 고통의 기억은 사라지지 않는다. 하지만 이를 외면하지 않고 정면으로 바라볼 때 인간은 비로소 앞으로 나아갈 수 있다. 기억해야 할 이야기 『소년이 온다』는 잔혹한 현실을 외면하지 않는 용기로 쓰인 작품이다. 한강은 광주라는 역사적 비극을 통해 인간의 존엄성, 폭력의 본질, 그리고 기억과 증언의 중요성을 설파한다. 이 작품은 단순히 과거를 돌아보는 것에 그치지 않았다. 그리고 우리 사회가 나아가야 할 방향을 고민하게 만든다. 『소년이 온다』는 문학이 어떻게 고통을 기록하고, 역사를 증언하며, 인간에게 질문을 던질 수 있는지를 보여주는 대표적인 예다. 독자는 이 작품을 통해 광주의 아픔을 함께 나누고, 그 기억을 되새기며, 더 나은 미래를 만들어 가는 힘을 얻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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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강 작가의 『소년이 온다』 고통의 기록, 역사의 증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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황석영의 '철도원 삼대', 인터내셔널 부커상 최종 후보 올라
- 황석영의 장편소설 '철도원 삼대'가 인터내셔널 부커상 최종 후보에 오르며 한국 문학의 세계적 위상을 다시 한번 입증했다. 이는 한국 작품이 부커상 최종 후보에 오른 통산 다섯 번째이자, 연이은 세 번째 기록이다. 21일(현지시간) 영국에서 열린 시상식에서는 수상에 이르지 못했지만 한국 문학의 꾸준한 성장과 세계적인 주목을 확인할 수 있는 계기가 되었다. '철도원 삼대'는 한국 근현대사의 다양한 사건을 배경으로 한국의 산업노동자들의 삶과 투쟁을 그려낸 작품이다. 이 소설은 일제강점기와 해방 후의 복잡한 민족사를 노동계급의 시각에서 재조명하며, 이들의 정치적 투쟁을 서사적으로 풀어내 호평을 받았다. 이 작품의 번역에는 김소라 번역가와 배영재 번역가가 참여했다. 김소라 번역가는 이전에도 황석영 작품을 영어로 옮긴 경험이 있다. 그의 능숙한 번역은 이번 부커상 후보 선정에 큰 역할을 했다고 평가된다. 한편 배영재 번역가는 김소라 번역가에게서 직접 지도를 받은 것으로 알려져 두 사람의 협력이 높은 수준의 번역을 가능하게 했다. 이번 인터내셔널 부커상에서 '철도원 삼대'가 주목받은 것은 단순히 소설의 문학적 가치만이 아니다. 번역의 품질이 꾸준히 향상되고 있음을 보여주는 사례이기도 하다. 최근 한국 문학 번역은 외국어로의 번역이 모국어 수준인 번역가들에 의해 수행되고 있어, 이들의 역량이 한국 문학의 세계화에 기여하고 있다. 과거 한강의 '채식주의자'가 인터내셔널 부커상을 수상한 바 있다. 이후에도 여러 한국 작품들이 부커상에 이름을 올렸다. 이는 한국 문학이 세계 무대에서 경쟁력을 갖추고 있음을 의미있다. 특히 영어 번역의 질이 크게 향상된 결과로 볼 수 있다. 한국문학번역원과 같은 기관의 지속적인 지원과 교육 덕분에 신세대 번역가들이 등장하고 있다. 이들은 한국 문학의 정수를 외국 독자에게 효과적으로 전달하고 있다. 이러한 노력은 한국 문학이 전 세계 독자들에게 지속적으로 사랑받을 수 있는 기반을 마련하고 있다. 황석영과 번역가들의 이번 부커상 도전은 한국 문학이 세계 무대에서 어떻게 인식되고 있는지를 잘 보여준다. 비록 최종 수상에는 이르지 못했지만, 한국 문학의 국제적 인지도와 영향력이 점점 확대되고 있음을 확인할 수 있는 중요한 사건이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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황석영의 '철도원 삼대', 인터내셔널 부커상 최종 후보 올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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참새의 언어
- ◆이완근의 詩詩樂樂/시 읽는 즐거움(118) 참새의 언어 박향숙(1966~ ) 밝은 햇살 아래 산수유 붉은 나뭇가지에 짹짹 짹짹 신나게 지껄이는 참새 가족의 전원田園 오늘은 한 마리가 날아와 짹 짹 짹 한 마디씩 툭 툭 뱉는다 외로운 걸까 그리운 걸까 아니면 가슴이 아픈 걸까 대화가 안 되는 화창한 아침이 슬프다 박향숙 시인 충남 천안 출생. 월간 『시사문단』으로 등단. <한국시사문단작가협회> 회원, <반여백> 동인, <오투인헤어디자인연구소> 운영. 천안시 1호 미용명인, 김해 비엔날레 국제미술제 초대작가, 한양예술대전 초대작가. 시집 『참새의 언어』가 있다. ◆이완근의 詩詩樂樂/시 읽는 즐거움의 118번째 시는 박향숙 시인의 “참새의 언어”입니다. 필자가 사는 아파트 바로 앞에는 조그마한 공원이 조성되어 있습니다. 하루 중 가장 기분이 좋은 때는 새벽을 알리는 온갖 새들의 지저귐 소리가 들릴 때입니다. 녀석들은 주인(?)의 허락도 받지 아니하고 새벽마다 찾아와 잘도 재잘거립니다. 나른한 기분으로 창문을 통해 들려오는 녀석들의 지저귐을 듣고 있노라면, 여기가 마치 천상의 세계가 아닌가 하는 착각에 빠질 정도입니다. 직박구리, 딱새, 곤줄박이, 박새, 동고비 등이 목청을 가다듬습니다. 자세히 들어보면 그들은 대화를 하는 것 같습니다. 자기들만의 리듬과 흐름이 보입니다. 대화에 참여하고 싶을 때가 많습니다. 그 중에서도 제일은 참새들의 대화입니다. 유독 청아하게 집단을 이루며 재잘거립니다. 발레를 보는 듯한, 오페라의 한 장면을 떠올리게 합니다. 특히 아침 일찍 듣는 참새들의 재잘거림은 환상입니다. 여름철에 듣는 매미소리와는 차원이 다른 무엇인가가 그들의 대화에는 있는 것 같습니다. 그런데 “오늘은/ 한 마리가 날아와/ 짹 짹 짹/ 한 마디씩 툭 툭 뱉”고 맙니다. “참새 가족의 전원”이 아닙니다. 그들과 동화되어 같이 합창하고 즐거운 마음을 가져보려 했던 마음이 어느새 사라집니다. 그것은 단발마처럼 들리는 참새 한 마리의 “외로운” “그리운” “가슴이 아픈” 소리를 느꼈기 때문입니다. 참새에게 다가가 연유를 물어보고 싶지만 “대화가 안 되”는 현실이 “슬프”기만 합니다. 여기서 참새는 자연 동화를 표현하기도 하겠지만, 다른 한편으로는 우리의 실상일 수도 있습니다. 대화는 단절되고 소통하지 못하고 있는 이웃에 대한 안타까움일 수도 있습니다. “신나게 지껄이는” 참새처럼 일상이 회복되어 “화창한 아침이 슬프”지 않았으면 좋겠습니다. “참새의 언어”가 기다려지는 아침을 맞이하고 싶습니다. 【이완근(시인, 뷰티라이프 편집인대표 겸 편집국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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참새의 언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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소금의 행로
- ◆이완근의 詩詩樂樂/시 읽는 즐거움(116) 소금의 행로 이향지(1942~ ) 바다로 곧장 떨어지는 빗방울은 소금이 되지 못한다 고기의 내장을 들락거리지 않는 물은 거름이 되지 못한다 어제도 나는 산을 노래했다 산은 나를 노래하지 않았다 먼 것이 먼 것을 가리는 날 혓바닥에 얹히는 소금 이향지 시인 1942년 경상남도 통영 출생. 1989년 《월간문학》을 통해 시인으로 등단. 시집 『괄호 속의 귀뚜라미』 『구절리 바람 소리』 『물이 가는 길과 바람이 가는 길』 『내 눈앞의 전선』 『햇살 통조림』 『야생』 에세이집 『산아, 산아』 『북한 쪽 백두대간, 지도 위에서 걷는다』 현대시작품상을 수상. ◆이완근의 詩詩樂樂/시 읽는 즐거움의 116번째 시는 이향지 시인의 “소금의 행로”입니다. ‘삶을 어떻게 사느냐’하는 문제는 난제 중의 난제가 아닐 수 없습니다. 자기애에 빠지다보면 이기주의, 개인주의라고 손가락질 받기 십상이고, 그렇다고 이일 저 일에 참견하다보면 ‘오지랖 넓다’고 힐난을 받기 때문입니다. 필자는 개인적으로 타인의 부탁을 잘 거절하지 못하는 행태를 타고났습니다. 이런 성격은 위로는 할아버지, 아버지의 기질을 이어받았다고 할 수 있습니다. 특히 아버지는 남의 일을 해결하는데 늘 앞장서 오셨습니다. 아버지 논을 저당 잡아 빚보증을 서주기도 하셨습니다. 어릴 때 이런 모습을 보고 자라면서 반성을 하는 계기가 되기도 했지만 핏줄은 속일 수 없나 봅니다. 가장 큰 원인은 아버지의 인간적인 면모를 존경했기 때문일 것입니다. 그리고 이성적 판단보다는 감성을 중시하는 면도 이런 성향을 공고하게 했겠지요. “빗방울”이 “소금”이 되지 못하고 “고기의 내장을 들락거리지 않은 물”이 “거름이 되지 못한”다는 것은, 타인의 아픔과 고통을 껴안지 않고 그들과 교감하고 소통한다고 생각하는 것에 대한 통렬한 자아성찰입니다. “산을 노래했”음은 자기반성입니다. 반성 없이 “소금” 같은 삶을 살 수는 없습니다. 아시다시피 소금은 자기를 희생하면서 생물이 부패하는 걸 막아줍니다. 혼탁한 세상을 깨끗하게 해줍니다. 삶은 결코 쉽지 않습니다. “먼 것이 먼 것을 가리는 날”일지라도 “혓바닥에 얹히는 소금”처럼 날 희생하며 삶을 변화시키겠다는 의지의 표현이 아름답습니다. “소금의 행로”라는 제목을 다시 한 번 음미하며 시를 또 읽게 됩니다. 【이완근(시인, 뷰티라이프 편집인대표 겸 편집국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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소금의 행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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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죽을 노래함
- ◆이완근의 詩詩樂樂/시 읽는 즐거움(115) 오죽을 노래함 박문재(1942~ ) 단단한 쇠도 녹인다는 중복 무렵 대청마루에 앉아 있으면 청명한 바람 소리 같기도 남녘 보길도 갯돌 구르는 소리 같기도 연방 솨아 솨아 솨아 솨아 고샅 어디쯤 조선 장맛 익어가는 정갈한 소리 그것도 곱 삭힌 소리꾼의 구성진 음성 고려 여인네 상열지사 열두 폭 구구절절 사연 같기도 하여 가만히 문 열고 마당귀에 나가다 보니 오죽 몇 그루와 산죽 서너 그루가 넌지시 정 주며 서로가 합궁하는 솨아 솨아 솨아 솨아 차르르 솨아 차르르르... 저렇듯 절묘한 사랑의 소리. ◆이완근의 詩詩樂樂/시 읽는 즐거움의 115번째 시는 박문재 시인의 “오죽을 노래함”입니다. 백과사전에서 “오죽”을 찾으면 ‘볏과에 속하는 검은 대나무. 원산지는 일본·중국·한국이다. 키 약 2~20m, 지름 5~8cm 정도이며, 줄기는 검다. 잎은 길이가 약 10cm 정도이며 끝은 뾰족하고 가장자리에는 잔 톱니가 있다. 꽃은 6~7월에 피고, 열매는 11월에 익는다. 줄기의 색은 처음에는 초록색이나 차츰 검정으로 변한다. 관상용으로 재배하며, 다 자란 것은 죽세공의 재료로 쓰인다.’라고 적혀 있습니다. 오죽이 어떡하면 “절묘한 사랑의 소리”를 내는지 알아보기 위해 일부러 사전을 찾은 것입니다. 그러나 사전에서는 흔적을 찾을 수 없고 시인의 육감을 통해서만이 오죽과 산죽이 내는 사랑 소리를 들을 수 있으니 시인의 육감을 부러워할 수밖에 없습니다. 시인은 분명 산 밑에 조그마한 초가를 짓고 산내음과 산바람을 맞으며 살고 있을 것입니다. 초가가 아니라도 좋습니다. “보길도 갯돌 구르는 소리”와 “조선 장맛 익어가는 소리”를 들을 수 있는 마음을 가진 것만은 분명합니다. 오죽에 달빛 스치는 소리를 들은 적이 있으신지요? 산죽에 깝죽대는 나비의 날개 소리를 들은 적이 있는지요? 놀래라, 오죽과 산죽이 만나 “솨아 솨아 솨아 솨아 차르르/ 솨아 차르르르...” “절묘한 사랑의 소리”를 잉태하고 있네요. 보거나 듣거나 느끼는 것은 우리 모두의 몫! 육감을 통해서만이 들을 수 있는 자연의 교집합, 시인이 인도해준 해설서를 따라 정신의 오르가슴을 느끼는 것 또한 우리들의 몫... 【이완근(시인, 뷰티라이프 편집인대표 겸 편집국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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바느질
- ◆이완근의 詩詩樂樂/시 읽는 즐거움(114) 바느질 김정조(1954~ ) 상처를 꿰맨다 아파서 해지고 구멍 난 것들 모두 가져다 상처를 메꾼다 늦은 밤 불면을 바느질하던 어머니도 숱한 상처를 다독이고 기웠으리라 가난과 상처를 달래던 바늘과 실 어머니의 한 땀 한 땀으로 치유되던 날들 딸아, 한 땀이라도 정성을 기울이렴 김정조: 대전 출생, 한국방송통신대 국어국문학과 졸업, 2003년 『안성문학』으로 작품 활동, 2011년 『문학나무』 신인상, 2015년 시집 『따스한 혹한』 출간, 문학나무숲 시인상, 한국미소문학대상, 한국시인협회/한국문인협회/한국여성문학인회 회원, 안성문협 부지부장 역임, 한국미소문학 부주간 역임 ◆이완근의 詩詩樂樂/시 읽는 즐거움의 114번째 시는 김정조 시인의 “바느질”입니다. 아침에 늦은 출근을 하고 있는데, 중년의 여인 두 분이 반갑게 얼싸안으며 만남의 즐거움을 나누고 있습니다. “지금 문화센터 가는 길이에요?” “요즘 안 보이셔서 궁금했어요.” “지금도 에어로빅하세요?” “살이 잘 안 빠지네요. 그래서 약 먹고 있어요.” 두 분의 해후와 안부는 끝을 모를 정도입니다. 두 분의 반가움을 뒤로 하고 출근길을 재촉하고 있는데, 갑자기 시골 어머니 생각이 떠오릅니다. 이가 안 좋으셔서 먹을 것을 제대로 드시기 못 한다는 안타까운 소식을 며칠 전에 들었습니다. 어머니뿐만이 아닙니다. 장모님은 무릎이 성치 않으셔서 잘 걷지를 못하고 계시다는 전갈입니다. 우리 어머니들은 다 그런 분들이십니다. “가난과 상처”를 이겨내고 자식들을 위해 헌신하신 분들입니다. 가난을 “바느질”로 이겨내신 분들입니다. 우리의 가난은 “어머니의 한 땀 한 땀으로 치유되”었던 것입니다. “불면”의 “바느질”이 우리의 “상처를 메”꾸어 주었기에 오늘날의 우리가 평안한 삶을 영위할 수 있지 않을까요? 우리가 건강을 위해 오늘날 문화센터에서 우아하게(?) 운동을 하는 것도, 난을 치는 것도, 어머니의 “숱한 상처를 다독이고 기웠”을 “바느질”이 없었다면 가당치나 했겠습니까. 그래서 우리의 앞으로의 삶은 “정성을 기울”여 살지 않으면 안 된다는 생각을 이 시를 읽으며 하게 됩니다. 【이완근(시인, 뷰티라이프 편집인대표 겸 편집국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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연명지 시인-빈방에 부는 바람-
- ◆이완근의 詩詩樂樂/시 읽는 즐거움(138) 빈방에 부는 바람 연명지(1960~ ) 엄마는 새끼들 손가락에서 피가 나면 갑오징어 뼈를 갈아 상처를 덮어주었다. 늘그막의 엄마는 온통 압통점이어서 생의 눈꺼풀 위 묵직한 바위 하나 올려놓았다. 당신의 뼈 아래에서 놀던 우리를 남겨두고 마지막으로 잡았던 손들 하나도 데려가지 않고 혼자 갔다. 무언가 두고 갈 것이 있다는 걸 기뻐하라는 글을 남긴 어떤 이는 새의 눈물을 흘렸고 어미 앞에 죄인인 새끼들은 눈물을 꾹꾹 숨겼다. 누구도 눈물을 찾지 못하도록 바삐 숨겼다 누군가를 가슴에 묻어본 사람들은 눈물을 열고 잠그는 방법을 안다. 잘 울어야 한다는 교리가 있는 것도 아닌데 처음 본 입술은 깔깔 울었다. 엄마의 흔적은 사흘 만에 바람으로 불려갔고 살아서는 방에만 있던 엄마는 이팝나무 가지에, 바람 속에 숨어 있다. 새끼들 손가락에 피가 나면 얼른 오징어 뼈를 들고 나타날 것만 같은 엄마는, 죽어서도 엄마 그 엄마라는 말로 여전히 우리를 다독인다. 연명지 시인 연명지 시인 충북 괴산 출신이다. 2013년 시집 <가시비>로 작품 활동을 시작했으며 2014년 <시문학>으로 등단했다. 시집으로 <사과처럼 앉아 있어>가 있다. ◆이완근의 詩詩樂樂/시 읽는 즐거움의 138번째 시는 연명지 시인의 “빈방에 부는 바람”입니다. 하느님이 모두를 돌볼 수 없어서 보낸 게 ‘엄마’라는 사실을 부인할 사람은 없을 것입니다. 어머니의 사랑은 그 어떤 것보다도 위대하고 숭고하다는 말도 인정하지 않을 사람은 없을 터. 고등학교 때입니다. 1학년 동안은 학교 기숙사 생활을 했고, 기숙사의 고리타분하고 질서정연한 생활에 질려 2학년부터는 교외생을 했습니다. 교외생이란 기숙사에서 머물지 않고, 근처에 집이 있어서 자기집에서 학교를 다니거나, 학교 근처에서 하숙이나 자취를 하는 학생들을 일컫는 말입니다. 어느 날, 토요일 저녁이었습니다. 갑자기 오른쪽 가운뎃손가락이 무진장 아파왔습니다. 죽을 지경이었습니다. 생인손이라는 것이었습니다. 생인손은 상처 하나 없이 손가락이 아픈 병입니다. 생인손을 앓아보지 않고는 그 고통을 논할 수 없습니다. 하룻밤을 앓고 있는데 아침이 밝기도 전에 시골 어머니께서 자취방을 갑자기 방문하셨습니다. 어젯밤 꿈자리가 뒤숭숭해서 아들에게 무슨 일이 일어났나 싶어서 방문했다는 말씀이었습니다. 어머니의 정성으로 일요일 오후에 생인손은 언제 그랬냐는 듯이 깨끗이 나았습니다. 어머니의 일요일 새벽의 방문을 지금도 잊을 수가 없습니다. 그때의 감격은 평생 가고도 남을 것 같습니다. 이렇듯 “엄마는 새끼들 손가락에서 피가 나면/ 갑오징어 뼈를 갈아 상처를 덮어주었”을 뿐만 아니라 벌에 쏘일라치면 된장을 발라주었습니다. 배가 아프면 손으로 배를 살살 문질러 주기도 하셨습니다. 이렇게 하면 신기하게도 씻은 듯이 나았습니다. 세상의 모든 어머니들은 마법사인 듯합니다. 그런 어머니들도 세월의 흐름을 이기지 못하고 “혼자” 저 세상으로 가십니다. “이팝나무 가지에, 바람 속에 숨어 있”을 뿐입니다. “새끼들 손가락에 피가 나면” “오징어 뼈를 들고 나타날 것만 같은” 우리들의 “엄마는, 죽어서도 엄마”입니다. 어머니의 소중함을 다시금 느껴보는 시, “빈방에 부는 바람”이었습니다. 【이완근(시인, 뷰티라이프 편집인대표 겸 편집국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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연명지 시인-빈방에 부는 바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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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강 작가의 『소년이 온다』 고통의 기록, 역사의 증언
- 한강의 소설 『소년이 온다』는 1980년 5월 광주 민주화운동을 배경으로 한 비극적 서사를 통해 인간의 존엄성과 폭력의 문제를 정면으로 다룬 작품이다. 한강은 단순히 사건의 전말을 서술하는 데 그치지 않았다. 한강 작가는 억압적 체제 속에서 개인과 집단이 겪는 고통의 본질을 탐구하며 독자에게 깊은 성찰을 요구한다. 폭력의 얼굴, 그리고 그 너머 소설은 열다섯 살 소년 동호의 시점에서 시작된다. 동호는 친구의 죽음을 확인하려고 광주의 한 체육관으로 들어가면서 국가 폭력의 참혹한 현실과 마주한다. 이후 이야기는 동호를 둘러싼 여러 인물의 시점으로 전개된다. 그러면서 각기 다른 목소리를 통해 폭력의 다층적인 얼굴을 보여준다. 한강은 이 과정에서 폭력이 남긴 흔적을 감각적으로 묘사한다. 특히 시신의 상태나 폭력을 직접 목격한 인물들의 트라우마를 세세히 그려내 독자에게 그 고통을 생생히 체험하게 만든다. 이러한 묘사는 단순히 고통을 나열하는 데 그치지 않았다. 작가는 폭력의 비인간성과 그에 맞서는 인간의 존엄성을 강렬히 대조하며 이야기를 이끈다. 기억과 증언의 윤리 『소년이 온다』는 피해자뿐 아니라 살아남은 자의 죄책감과 기억의 무게를 중심으로 이야기를 확장한다. 동호를 기억하는 주변 인물들은 각자의 방식으로 그의 죽음을 기억하고 애도한다. 이들은 모두 자신이 목격한 참상을 외면하거나 잊을 수도 없는 상황에 놓여 있다. 한강은 이 작품을 통해 역사적 사건을 기록하고 증언하는 행위의 중요성을 강조한다. 잔혹한 현실을 외면하지 않는 것은 고통스럽지만 그것만이 진실과 마주하고 새로운 사회로 나아가는 첫걸음이 된다는 메시지를 전달한다. 이는 곧 역사를 기록하고 공유해야 할 윤리적 책임으로 이어진다. 문학적 실험과 서사의 힘 『소년이 온다』는 서사적 실험과 시적 문체가 돋보이는 작품이다. 각각의 시점에서 전개되는 이야기들은 단편적으로 보인다. 하지만 각 이야기는 모두 모여 하나의 거대한 비극적 풍경을 형성한다. 한강의 문체는 잔혹한 현실을 전달하면서도 섬세하고 시적이다. 감정의 과잉 없이 절제된 언어로 쓰였기에 오히려 독자에게 깊은 울림을 준다. 특히 소설 후반부에서 동호의 영혼이 화자로 등장하는 장면은 이 작품의 정점이다. 살아 있는 이들의 고통을 지켜보는 죽은 자의 시점은 비극적이면서도 아름다움을 띤다. 이는 죽음마저 초월한 폭력의 그림자를 상기시키며 그 고통의 끝없는 여운을 남긴다. 개인의 고통에서 집단의 역사로 『소년이 온다』는 광주라는 특정한 공간과 시간을 배경이지만 궁극적으로는 국가 폭력과 인간 존엄성에 관한 보편성을 이야기하고 있다. 동호와 주변 인물들이 겪는 고통은 특정한 시대와 장소에 국한되지 않고 현재를 살아가는 독자들에게도 깊은 질문을 던진다. 작품은 과거의 상처를 기록하는 것에서 나아가 그 상처를 치유하고 새로운 길을 모색해야 한다는 희망 메시지로 귀결된다. 결코 고통의 기억은 사라지지 않는다. 하지만 이를 외면하지 않고 정면으로 바라볼 때 인간은 비로소 앞으로 나아갈 수 있다. 기억해야 할 이야기 『소년이 온다』는 잔혹한 현실을 외면하지 않는 용기로 쓰인 작품이다. 한강은 광주라는 역사적 비극을 통해 인간의 존엄성, 폭력의 본질, 그리고 기억과 증언의 중요성을 설파한다. 이 작품은 단순히 과거를 돌아보는 것에 그치지 않았다. 그리고 우리 사회가 나아가야 할 방향을 고민하게 만든다. 『소년이 온다』는 문학이 어떻게 고통을 기록하고, 역사를 증언하며, 인간에게 질문을 던질 수 있는지를 보여주는 대표적인 예다. 독자는 이 작품을 통해 광주의 아픔을 함께 나누고, 그 기억을 되새기며, 더 나은 미래를 만들어 가는 힘을 얻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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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강 작가의 『소년이 온다』 고통의 기록, 역사의 증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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저마다, 꽃
- ◆이완근의 詩詩樂樂/시 읽는 즐거움(132) 저마다, 꽃 이종암(1965~ ) 사월 산길을 걷다가, 문득 한 소식 엉겁결에 받아 적는다 -저마다, 꽃! 연두에서 막 초록으로 건너가는 푸름의 빛깔 빛깔들 제 각각인 것 모여, 사월의 봄 숲은 그윽한 총림叢林이다 굴참나무너도밤나무개옻나무고로쇠나무단풍나무소나무오동나무산철쭉진달래산목련아까시나무때죽나무오리나무층층나무산벚나무싸리나무조팝나무서어나무물푸레나무……. 꽃을 가졌거나 못 가졌거나 몸의 구부러짐과 곧음 색깔의 유무와 강약에도 관계없이 온전히 함께 숲을 이루는 저 각양각색의 나무, 나무들 사람들 모여 사는 세상 또한, 그렇다 저마다 꽃이다 이종암 시인 경북 청도 출생. 영남대학교 사범대학 국어교육과 졸업, 고등학교 교사 31년 재직 후 명예퇴직. 1993년 『포항문학』으로 작품 활동 시작. 2000년 시집 『물이 살다 간 자리』로 등단. 시집 『물이 살다 간 자리』, 『저, 쉼표들』, 『몸꽃』, 『꽃과 별과 총』 등이 있다. ◆이완근의 詩詩樂樂/시 읽는 즐거움의 132번째 시는 이종암 시인의 “저마다, 꽃”입니다. 계절의 흐름을 알 때 인생을 제대로 사는 것이라고 엊그제 술자리에서 한 시인은 술에 취해 말했습니다. 그 말에 전적으로 동감합니다. 봄, 여름, 가을, 겨울에 더하여 환절기까지 각 계절마다 우리의 삶과 태도에 영향을 미치는 미세한 흐름은 분명히 존재합니다. 그 미세한 흐름을 많은 사람들은 놓치거나 모르고 지나갑니다. 그렇다고 그게 인생의 성공 여부는 아닙니다. 잘 살고 못 살고의 여부도 결코 아닙니다. 그냥 그렇다는 겁니다. 생각해보면 보면 사람 사람마다 한 우주이며 한 세상입니다. 내가 없으면 이 세상도, 이 우주도 존재하지 않습니다. 적어도 내게만은 그렇습니다. “사월 산길을 걷다가, 문득” 모든 나무들이 “저마다, 꽃”임을 느낍니다. 그 나무들은 “꽃을 가졌거나 못 가졌거나” “구부러짐과 곧음” “색깔의 유무와 강약에” “관계없이” “함께 숲을 이루는” 존재들입니다. 각각의 나무들이 존재하기에 “숲”은 위풍당당하게 서 있을 수 있습니다. 각자의 나무들이 자기의 때깔로 빛을 발하고 있기에 숲은 풍성합니다. 하나하나의 나무가 인격체입니다. 마침내 “꽃”은 “사람”으로 역 등기화합니다. 숲이 나무들이 “모여 사는 세상”이라면, 세상은 사람들이 모여 사는 곳입니다. 사람이 곧 꽃이 되는 이치입니다. 사람과 사람이 모여 세상을 만들 듯이 나무(꽃)는 어우러져 숲을 이룹니다. 그러니 사람들이 “저마다 꽃이” 되지 않을 수 없습니다. 꽃처럼 나무처럼 숲을 이루어, 어와둥둥 아우러져 살아가야하겠습니다. <이완근(시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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저마다, 꽃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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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호준 시인
- ◆이완근의 詩詩樂樂/시 읽는 즐거움(131) 떠돌이의 생일 이호준(1958~ ) 길가 편의점 문을 민다 사리곰탕 큰사발면 포장을 벗긴다 스프를 털어 넣고 뜨거운 물을 붓는다 천천히 전화 버튼을 누른다 숨을 크게 몰아쉰다 어머니! 걱정하지 마세요 오늘 아침도 고깃국물 먹고 있는 걸요 목소리에 짐짓 윤기를 칠하며 후루룩 국물부터 마신다 이호준 시인 시인이자 여행작가. 시인으로 등단하기 전부터 오랫동안 국내외를 여행하면서 많은 산문집과 기행산문집을 냈다. 대표 산문집으로 『사라져가는 것들 잊혀져가는 것들』(1, 2권), 『세상에서 가장 따뜻한 안부』, 『자작나무숲으로 간 당신에게』 등이 있고 기행산문집으로는 『클레오파트라가 사랑한 지중해를 걷다』, 『나를 치유하는 여행』, 『세상의 끝 오로라』 등이 있다. 2013년 등단. 시집 『티크리스강에는 샤가 산다』, 『사는 거, 그깟』이 있다. ◆이완근의 詩詩樂樂/시 읽는 즐거움의 131번째 시는 이호준 시인의 “떠돌이의 생일”입니다. 남의 딸 결혼식에 가서 주책없이 눈물을 흘린다거나, 흐드러진 5월의 장미를 보며 발걸음을 떼지 못하는 경우가 종종 있습니다. 이런 경우는 머리에 서릿발이 늘어갈수록 심해지는 경향이 있습니다. 몸이 고단해지거나 정신적으로 힘이 들 때, 고향의 늙으신 부모님이 생각나는 건 나이 들어서도 어쩔 수 없는 현상입니다. “길가 편의점 문을” 밀고 들어가 “사리곰탕 큰사발면”을 사서 “포장을 벗”겨 “스프를 털어 넣고/ 뜨거운 물을 붓는” 행동은 우리의 일상생활과 크게 다르지 않습니다. 문제는 오늘이 “생일”이라는 점입니다. 그것도 평안한 삶을 영위하지 않고 여기저기를 떠도는 “떠돌이의 생일”입니다. 부모님은 항상 자식 걱정입니다. 화목한 가정을 꾸려 온 가족과 함께 오순도순 살기를 바라는 마음은 세상의 모든 부모님의 마음일 것입니다. 여행을 한답시고 끼니를 거르며 세상을 떠도는 아들이 매일 걱정일 수밖에 없습니다. 자식도 그 마음을 누구보다 잘 압니다. 그런데 체질이 자유를 찾아 떠도는 걸 좋아하는 시인은 생일의 밥상으로 “사리곰탕 큰사발면”으로 만족하지만 그런 아들을 걱정하고 있을 “어머니”가 더 걱정입니다. “숨을 크게 몰아쉰” 후 짐짓 태연하게 “오늘 아침도 고깃국물 먹고 있”다고 너스레를 떠는 시인의 마음이 그래서 더 갸륵합니다. 시인의 삶에 “윤기”가 더해지기를 빌어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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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호준 시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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황석영의 '철도원 삼대', 인터내셔널 부커상 최종 후보 올라
- 황석영의 장편소설 '철도원 삼대'가 인터내셔널 부커상 최종 후보에 오르며 한국 문학의 세계적 위상을 다시 한번 입증했다. 이는 한국 작품이 부커상 최종 후보에 오른 통산 다섯 번째이자, 연이은 세 번째 기록이다. 21일(현지시간) 영국에서 열린 시상식에서는 수상에 이르지 못했지만 한국 문학의 꾸준한 성장과 세계적인 주목을 확인할 수 있는 계기가 되었다. '철도원 삼대'는 한국 근현대사의 다양한 사건을 배경으로 한국의 산업노동자들의 삶과 투쟁을 그려낸 작품이다. 이 소설은 일제강점기와 해방 후의 복잡한 민족사를 노동계급의 시각에서 재조명하며, 이들의 정치적 투쟁을 서사적으로 풀어내 호평을 받았다. 이 작품의 번역에는 김소라 번역가와 배영재 번역가가 참여했다. 김소라 번역가는 이전에도 황석영 작품을 영어로 옮긴 경험이 있다. 그의 능숙한 번역은 이번 부커상 후보 선정에 큰 역할을 했다고 평가된다. 한편 배영재 번역가는 김소라 번역가에게서 직접 지도를 받은 것으로 알려져 두 사람의 협력이 높은 수준의 번역을 가능하게 했다. 이번 인터내셔널 부커상에서 '철도원 삼대'가 주목받은 것은 단순히 소설의 문학적 가치만이 아니다. 번역의 품질이 꾸준히 향상되고 있음을 보여주는 사례이기도 하다. 최근 한국 문학 번역은 외국어로의 번역이 모국어 수준인 번역가들에 의해 수행되고 있어, 이들의 역량이 한국 문학의 세계화에 기여하고 있다. 과거 한강의 '채식주의자'가 인터내셔널 부커상을 수상한 바 있다. 이후에도 여러 한국 작품들이 부커상에 이름을 올렸다. 이는 한국 문학이 세계 무대에서 경쟁력을 갖추고 있음을 의미있다. 특히 영어 번역의 질이 크게 향상된 결과로 볼 수 있다. 한국문학번역원과 같은 기관의 지속적인 지원과 교육 덕분에 신세대 번역가들이 등장하고 있다. 이들은 한국 문학의 정수를 외국 독자에게 효과적으로 전달하고 있다. 이러한 노력은 한국 문학이 전 세계 독자들에게 지속적으로 사랑받을 수 있는 기반을 마련하고 있다. 황석영과 번역가들의 이번 부커상 도전은 한국 문학이 세계 무대에서 어떻게 인식되고 있는지를 잘 보여준다. 비록 최종 수상에는 이르지 못했지만, 한국 문학의 국제적 인지도와 영향력이 점점 확대되고 있음을 확인할 수 있는 중요한 사건이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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황석영의 '철도원 삼대', 인터내셔널 부커상 최종 후보 올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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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도연 시인의 시
- ◆이완근의 詩詩樂樂/시 읽는 즐거움(130) 엄마를 베꼈다 김도연(1968~ ) -언젠간 알게 해줄 것이여 씻지도 않은 씀바귀 뿌리를 잘근잘근 씹으며 엄니는 알 듯 모를 듯 혀를 찼다 그때마다 내 목구멍에도 씀바귀가 뿌리를 내렸지만 파란 대문을 떠나는 순간까지도 나는 씀바귀의 쓴맛을 알지 못했다 그 후 밤마다 꿈속까지 뻗어 내려온 씀바귀 뿌리가 나를 파란 대문으로 인도했지만 세월의 속살은 아직 부드러웠고 파란 대문은 이미 닿을 수 없는 고향집이 되어 있었다 별을 따고 싶었지만 도시의 별은 너무 높이 떠 있었다 파랑새는 차츰 말을 잃어 갔으며 눈은 점점 깊어만 갔다 결국 나는 내 슬픈 눈망울에 별을 그려 준다는 남자와 살림을 차렸다 세월은 저희들끼리만 행복했다 남자의 언약은 언제나 공수표였다 별을 보기 위해선 눈을 감아야 했다 별보다 더 높은 하늘에 파란 대문이 걸려 있었다 세월이 알게 해준다던 엄니는 그 세월에 먹혀 끝내 파란 대문으로 돌아오지 못했다 도깨비바늘만 무더기로 피어 함부로 고향집을 넘보고 있었다 충남 연기 출생. 2012년 <시사사> 신인상으로 등단. 시집 <엄마를 베꼈다>가 있다. ◆이완근의 詩詩樂樂/시 읽는 즐거움의 130번째 시는 김도연 시인의 “엄마를 베꼈다”입니다. 초등학교 다닐 적 이야기입니다. 담임선생님께서 학생들의 여러 가지 행동 양태에 대해 조사하면서 “가장 존경하는 인물은 누구냐?”라는 질문을 했습니다. 거개의 또래들의 대답은 “이순신 장군”, “세종대왕” 심지어는 “유관순 누나” 등등이었습니다. 필자는 손을 들고 힘차게 “우리 부모님”이라고 말했습니다. 교실 안은 웃음바다가 되었지만 필자는 그들이 왜 웃는지 이해할 수 없었습니다. 그 당시 필자는 이웃들에게 다정다감하며 그들과 허심탄회하게 풍류생활을 즐기는 아버지의 모습과 똑 부러진 행동양식과 고운 모습으로 동네에서 칭찬이 자자한 어머니를 진정으로 사랑하며 존경하고 있었습니다. 지금도 어린 시절, 시골에서 태어나게 해서 시골의 정서를 알게 해준 부모님께 무엇보다도 감사한 마음입니다. 첩첩산중 고향의 맛은 경험해보지 않은 사람은 그 진가를 제대로 알 수 없을 것입니다. “언젠간 알게 해줄” “씀바귀의 쓴맛”과 “파란 대문”의 추억을 우리는 쉽게 잊어버리고 삽니다. “별”을 따고 싶어 “도시”로 나왔지만 “도시의 별은 너무 높이 떠 있”습니다. “말을 잃어” 가며 “눈”이 “점점 깊어만” 가는 이유입니다. 상처투성이의 생활, 이럴 때 생각나는 것이 “고향집”의 “파란 대문”과 “엄니”입니다. “도깨비바늘”처럼 으깨진 마음으로 “고향집을 넘보고 있”을 따름입니다. 그러나 생각해보면 “엄마를 베”낄 수 있는 마음을 잊어버리지 않은 한 시골내기들은 행복한 사람들인지 모릅니다. “엄마”와 “고향집”이 그리운 화사한 봄날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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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도연 시인의 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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영화 '파묘' 미스터리 공포의 심장을 울리다.
- 2024년 2월 22일에 개봉한 대한민국의 최신 미스터리, 공포 장르 영화가 관객들의 호기심을 자극하며 큰 주목을 받고 있다. 15세 이상 관람가로 등급이 매겨진 이 영화는 총 134분의 러닝타임 동안 긴장의 끈을 놓을 수 없게 만든다. ㈜쇼박스에 의해 배급된 이 작품은 그들의 명성에 걸맞은 품질을 보여준다. 영화는 초반부터 끝까지 긴장감을 조성하는데 탁월하며, 관객들을 자리에서 눈을 뗄 수 없게 만든다. 미스터리 요소가 스릴러적인 요소와 결합되어 극적인 흡입력을 선사한다. 이야기는 점차적으로 펼쳐지며, 각 캐릭터의 심리와 그들이 처한 상황에 대한 깊은 이해를 제공한다. 각본과 연출은 이 장르의 영화에서 기대할 수 있는 수준을 훨씬 뛰어넘는다. 연출자는 적절한 시점에서 적절한 긴장감을 조성함으로써 관객의 감정을 완벽하게 조종한다. 또한, 배우들의 연기는 이야기의 몰입감을 더욱 깊게 해, 특히 주연 배우의 섬세하고 강렬한 연기는 극의 긴장감을 한층 더한다. 시각적으로도 이 영화는 관객에게 큰 충격을 선사한다. 어두운 톤과 음산한 배경 음악은 영화의 공포스러운 분위기를 완벽하게 살린다. 특히, 섬세하게 구현된 특수 효과는 현실과 환상의 경계를 모호하게 만들어, 그로 인한 불안감을 증폭시킨다. 영화의 결말 부분은 특히 인상적이다. 모든 실마리가 하나로 모이며, 충격적이면서도 만족스러운 해결을 제공한다. 이는 관객으로 하여금 영화가 끝난 후에도 오랫동안 생각하게 만들며, 영화의 재관람 욕구를 자극한다. 총체적으로 볼 때, 이 영화는 미스터리와 공포 장르의 팬이라면 반드시 봐야 할 작품이다. 감독과 배우들의 뛰어난 역량이 돋보이는 이 영화는 2024년 한 해 동안 큰 화제가 될 것으로 보이며, 한국 영화의 진화하는 능력을 여실히 보여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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영화 '파묘' 미스터리 공포의 심장을 울리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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백명숙 시인
- ◆이완근의 詩詩樂樂/시 읽는 즐거움(128) 감꽃생각 백명숙(1962~ ) 쓸어서 윤이 나던 앞마당 감나무 밑 유년의 아침 여는 흰 속살 꽃목걸이 보석을 꿰는 마음도 내 맘처럼 빛났을까 도평리 떠나온 지 스무 해의 세월 뒤켠 지금도 소녀들은 해말간 웃음으로 흰 감꽃 줍고 있을까 그 꽃마음 닮았을까 1989년 <여원문단> 시부문 장원, 국문학 학사, 피부미용 학사, 한국시조시인협회 회원, 한국여성시조문학회 회원, 약손명가 역삼점 원장, 약손명가 해외담당 이사, 한국뷰티산업능력개발협회 교육위원장, 1991년 <현대시조> 신인문학상 수상, 시조집 <감꽃생각> 출간. ◆이완근의 詩詩樂樂/시 읽는 즐거움의 128번째 시는 백명숙 시인의 “감꽃생각”입니다. 어릴 적 시골 “앞마당”에는 으레 감나무 한 그루씩이 있었습니다. 감나무는 뒷마당의 앵두나무와 더불어 유년의 추억을 유난히도 많이 공유하고 있는 나무이기도 합니다. 감꽃은 먹을 것이 부족했던 시기에 훌륭한 간식거리였습니다. “쓸어서 윤이 나던 앞마당”에 떨어진 감꽃을 실이나 지푸라기에 꿰어 잘 말렸다가 먹는 맛은 말로 표현할 수가 없을 지경입니다. 소녀들은 “감꽃”을 실에 꿰어 목걸이를 만들어 목에 걸고 다니기도 했습니다. 막 떨어진 감꽃이 주는 탱탱함과 부드러움은 어떤 목걸이보다 소녀들을 화사하게 만들었습니다. 지금도 감꽃목걸이를 목에 두르고 활짝 웃던 소녀들의 모습이 아련하게 떠오르며 입가에 미소를 짓게 합니다. 감나무 잎은 기차놀이할 때 차표로 이용하였습니다. 두 줄 새끼(전라도에서는 ‘산내끼’라고 불렀다.)로 엮어 만든 기차를 타고 골목길을 한 번 다녀오면 감나무 잎 한 장, 두 바퀴를 돌면 2장, 하는 식이었습니다. 차비로 받아 쌓아놓은 감나무 잎을 어느 날 문득 꺼내보니 바스라저서 놀랐던 기억이 생생합니다. 이같이 감꽃은 유년의 시절을 떠올리며 아스라한 추억을 상기하는 힘을 가지고 있는 몇 가지 중 하나입니다. “앞마당”, “감나무”, “꽃목걸이”, “감꽃”, “유년”, “꽃마음” 등은 아름다운 추억을 잊지 못하는 시인의 분신들입니다. 이처럼 잊을 수 없는, 소중한 추억을 고이고이 간직하고 있는 시인은 마음 부자임이 틀림없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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백명숙 시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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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리운 어머니
- ◆이완근의 詩詩樂樂/시 읽는 즐거움(127) 그리운 어머니 강혜지(1974~ ) 봄볕 가득한 마당엔 먼 산에서 뜯어온 나물들 멍석에 가득 널려있고 개구리 종달새 울어대는 논두렁에 핀 어린 쑥을 캐어 쑥개떡을 빚어주시던 어머니 울타리 넘어 실바람 타고 쑥개떡 향이 가득할 때면 한 바구니 가득 담아 이집 저집 나눠주시며 웃음꽃 피어나고 우물가 수줍게 고개 내민 탐스런 앵두, 어여쁜 내 어머니 입술같이 더욱 빠알갛게 익어 가던 봄 초록으로 물든 내 고향 들판 석양 무렵 장관을 이룰 때면 청보리 바람에 일렁이는 사잇길 황금빛 곱게 익어가는 신록의 오월 휘어진 허리 펴고 호미자루 뒷짐 지시며 발걸음을 재촉하신다 굴뚝에 저녁 짓는 연기 피어오르면 멀리 지내는 자식들의 무사를 바라는 늙으신 어머니의 걱정조차 아름다운 내 고향 오월 장밋빛 붉은 사랑 어머니 당신이 그리워 오늘도 난, 고향길 풀섶을 걷고 있습니다 강혜지 시인 소개 시인, 서각가, 작사가. 한양문화예술협회 이사, 한국문예창작진흥원 기획홍보실장, 황금찬노벨문학상 추대위원, 한양문화예술협회 사무팀장, 문학광장 사무총장, 방송통신대문학회 사무국장, 한국문인협회 회원, 한국시민문학협회 회원, 시와 늪 문인협회 회원, 한겨레문인협회 회원 ◆이완근의 詩詩樂樂/시 읽는 즐거움의 127번째 시는 강혜지 시인의 “그리운 어머니”입니다. 시골 어머니로부터 전화를 받습니다. 아들의 낌새로는 감기에 걸리신 것 같은데, 어디 불편하신 데 있으시냐? 는 물음에 아주 건강하다고 말씀하십니다. 아들, 며느리, 손녀 안부가 제일의 관심사입니다. 일정 체크를 꼼꼼히 하시곤 밤길 다니지 마라, 술 많이 마시지 마라, 가정 화목이 제일이다, 하소연이 깁니다. 그러시면서 동네 가가호호 안부를 전해주십니다. 아랫집 아들이 손자를 낳았다며 좋아하시고, 윗마을 할아버지의 부음을 안타깝게 말씀하십니다. 건강이 제일이라는 말씀은 오늘도 빼놓지 않으십니다. 남는 농작물 조금 보냈다는 말씀도 하십니다. 조금 보냈다는 박스 속에는 호박이며 고추, 양파, 당근, 깨, 상추 등속이 빼곡히 채워져 있을 것입니다. 이제 정말 생전 마지막이라는 김장김치도 몇 년째 계속 보내고 계십니다. 풍족한 도시 생활이지만 어릴 적 어머니께서 만들어주셨던 음식 맛은 지금도 잊을 수 없습니다. 그중에서도 “쑥개떡”의 맛은 어찌 잊겠습니까. 그런 쑥개떡을 빚을라치면 “이집 저집/ 나눠주시며 웃음꽃”으로 동네를 환하게 했던 게 시골 인심이었습니다. “휘어진 허리”로 밭일하시다가도 “발걸음을 재촉하신” 이유는 가족들을 위해 “저녁 짓”기 위해서였습니다. 이런 어머니의 정성으로 자식들은 도시로 나가 가정을 이루며 생계를 꾸리고 있습니다. 어머니의 보살핌이 없었다면 불가능한 일이었겠지요. 삶에 쪼들릴수록 도시의 자식들은 “내 고향”에 계신 “어머니 당신이 그리워”집니다. 어머니께서 계신 “고향길 풀섶을 걷”는 것은 꿈속에서나 가능합니다. 어머니의 “붉은 사랑”이 그리운, 추운 겨울날입니다. 【이완근(시인, 뷰티라이프 편집인대표 겸 편집국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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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리운 어머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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숨
- ◆이완근의 詩詩樂樂/시 읽는 즐거움(125) 숨 진란(1959~ ) 미운 사람 없기, 지나치게 그리운 것도 없기, 너무 오래 서운해 하지 말기, 내 잣대로 타인을 재지 말기, 흑백논리로 선을 그어놓지 말기, 게으름 피지 말고 걷기, 사람에 대하여 넘치지 말기, 내 것이 아닌 걸 바라지 말기, 얼굴에 검정 색깔 올려놓지 말기, 미움의 가시랭이 뽑아서 부숴버리기, 그냥 예뻐하고 좋아해주고 사랑하기, 한없이 착하고 순해지기 바람과 햇볕이 좋은 날 자주 걸을 것 마른 꽃에 슬어 논 햇살의 냄새를 맡을 것 그립다고 혼자 돌아서 울지는 말 것 삽상한 바람 일렁일 때 누군가에게 풍경 하나 보내줄 것 잘 있다고 카톡 몇 줄 보낼 것 늦은 비에 홀로 젖지 말 것 적막의 깃을 세우고 오래 걸을 것 진란 시인 전북 전주에서 태어나 2002년 계간 <주변인과 詩> 편집동인으로 작품 활동을 시작했다. 제 16회 미네르바 문학상을 수상했다. 시집으로 <혼자 노는 숲>, <슬픈 거짓말을 만난 적이 있다>가 있다. ◆이완근의 詩詩樂樂/시 읽는 즐거움의 125번째 시는 진란 시인의 “숨”입니다. 우리가 삶을 산다는 것은 타인과의 관계 설정에 다름 아닙니다. 삶이 온전하다거나 행복하다거나 성공했다고 느끼는 감정은 타인과의 관계가 어떻게 조화롭게 유지됐느냐의 여부에 따라 달라진다고 볼 수 있겠습니다. 주위를 뒤돌아보면 사람과의 관계 때문에 힘들어하는 사람들을 많이 볼 수 있습니다. 사기를 당했다거나, 꾼 돈을 못 받아 고통을 받는 사람들도 적지 않습니다. 심지어 자기 글을 도용당해 억울해하는 이들도 종종 볼 수 있습니다. 모두 “숨”을 잘 못 쉬고 있는 사람들입니다. 숨은 삶일진대 그런 사람들은 삶에서 고통이 느껴집니다. 많은 사람들은 삶에서 행복이나 기쁨을 느끼며 살고 싶을 것입니다. 모두가 그러기를 바라며 삽니다. 그러나 거꾸로 생각하면 내가 주위 사람들에게 좋은 이웃으로 살고 있는지 반성도 해야 합니다. 내가 바라는 만큼 나도 이웃에게 베풀지는 못하더라도 폐를 끼치지는 않고 살아가는지 반추해볼 필요는 있어 보입니다. 이 시 1연은 이웃과 잘 지내기 위한 내적 마음의 다짐이라면, 2연은 이웃에 내 마음을 전하기 위한 적극적인 행동을 주문합니다. 아무렴, 제대로 된 “숨”을 쉬며 살기 위해선, “삶”을 윤택하게 하기 위해선, 이러한 강령들을 실천하며 살아야겠지요. 오늘, 그대 “숨”은 평안한가요? 【이완근(시인, 뷰티라이프 편집인대표 겸 편집국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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