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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손흥민, 유로파리그 우승 트로피 품고 귀국…“이제 나는 레전드”
    [서울=2025.05.23.] 손흥민의 첫 메이저 우승, 기다림과 헌신의 이름으로 “오늘만큼은 나도 토트넘의 레전드라 할 수 있을 것 같습니다.” 지난 5월 22일, 유럽축구연맹(UEFA) 유로파리그 결승전에서 우승을 확정지은 손흥민(33·토트넘 홋스퍼)은 트로피를 안고 이렇게 말했다. 이는 15년 유럽 생활 동안 단 한 번도 정상에 오르지 못했던 그가 처음으로 맛본 우승의 감격이자, 수많은 좌절 끝에 맺은 결실이었다. 손흥민이 이끄는 토트넘은 2024-25 유로파리그 결승에서 맨체스터 유나이티드를 1-0으로 꺾고 우승을 차지했다. 스페인 빌바오의 산 마메스 스타디움에서 열린 이 경기는 브레넌 존슨의 전반 42분 결승골에 힘입은 토트넘의 완승으로 끝났다. 손흥민은 후반 22분 히샬리송과 교체 투입돼 그라운드를 누볐다. 스프린트 대신 수비 가담과 조직력으로 팀의 리드를 지키는 데 헌신했다. 토트넘은 이번 시즌 잦은 부상과 부진한 리그 성적(17위)으로 많은 우려를 낳았다. 그러나 앙제 포스테코글루 감독은 리그보다 유로파리그에 집중하는 전략을 택했고, 그 전략이 적중했다. 손흥민 역시 시즌 중반 발 부상으로 6경기를 결장했으나, 결승전을 앞두고 몸 상태를 끌어올리며 팀을 위해 끝까지 준비해왔다. 손흥민은 2010년 독일 함부르크에서 프로 생활을 시작한 후 단 한 번도 유럽 클럽대항전 우승을 경험하지 못했다. 2019년 UEFA 챔피언스리그 결승에서 리버풀에 패했고, 리그컵 두 차례 결승에서도 준우승에 머물렀다. 잉글랜드 프리미어리그(EPL) 득점왕, FIFA 푸스카스상, 발롱도르 후보 등 화려한 개인 커리어에도 불구하고 '우승 없는 스타'라는 꼬리표는 그를 따라다녔다. 우승 직후 손흥민은 기내에서도 트로피를 안고 귀국했다. 런던으로 돌아가는 비행기 안, 태극기를 두른 채 환한 미소로 메달을 목에 건 손흥민의 모습은 전 세계 축구팬의 마음을 울렸다. 우승 직후 공개된 영상에서 그는 이마에 난 상처를 보여주며 “트로피를 들다가 밀쳐져 생긴 상처”라며 웃음을 지었다. 또한 결승전 직후 손흥민은 관중석에 있던 아버지 손웅정 씨와 뜨겁게 포옹하며 오열했다. 축구인생 전 과정을 함께한 아버지와의 이 장면은 '인내와 헌신의 결실'이란 점에서 큰 울림을 안겼다. 손흥민 이전에도 유럽에서 트로피를 들어 올린 한국 선수는 있었다. 차범근은 레버쿠젠 소속으로 UEFA컵을 두 차례 들어올렸고, 박지성은 맨체스터 유나이티드 소속으로 챔피언스리그 우승 경험이 있다. 하지만 결승전 엔트리에 들지 못한 박지성과 달리, 손흥민은 주장으로 경기에 직접 나서 팀을 승리로 이끌었다. 한국인 주장이 유럽 클럽대항전 우승을 이끈 것은 역사상 처음이다. 또한 이날 우승 세리머니에서 UEFA가 준비한 메달이 부족해 손흥민을 비롯한 몇몇 주축 선수들이 수여받지 못하는 해프닝이 발생했으나, 곧 라커룸에서 메달을 전달받는 것으로 마무리됐다. 손흥민은 이 장면에서도 특유의 여유와 유머로 팬들에게 감동을 선사했다. 토트넘은 5월 26일 프리미어리그 최종전 브라이턴과의 경기를 앞두고 있다. 이미 챔피언스리그 진출권을 확보한 상태에서 이 경기는 시즌을 마무리하는 축제로 치러질 전망이다. 토트넘 구단은 에드먼턴 그린부터 스타디움까지 우승 퍼레이드를 준비 중이며, 손흥민은 팬들과 기쁨을 나눌 예정이다. 손흥민의 이번 우승은 단순한 스포츠 성과를 넘어선 상징적 사건이다. '스타는 떠났지만 캡틴은 남았다'는 말처럼, 그는 수많은 이적 제안을 마다하고 토트넘에 남아 헌신했고, 결국 레전드로 기록됐다. 눈앞의 영광보다 팀과의 동행을 택한 그의 선택은 오늘날 대한민국 스포츠 역사에 새로운 페이지를 더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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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2025-05-23
  • "모국어 밖에서 피어난 문학의 꽃" 다와다 요코, 한국 독자와의 대화
    [서울=2025.05.23.]일본 출신의 세계적 작가 다와다 요코(65)가 지난 19일부터 22일까지 서울에서 열린 ‘2025 세계작가와의 대화’ 행사에 참석하여 한국 독자들과의 교류를 마쳤다.이번 방한은 2011년 이후 세 번째로, 대산문화재단과 교보문고의 초청으로 이루어졌다. 도쿄에서 태어난 다와다 요코는 1979년 시베리아 횡단 열차를 타고 독일로 이주한 후, 일본어와 독일어 두 언어로 작품 활동을 펼쳐왔다.그녀는 '이중언어' 작가로서의 정체성을 바탕으로, 모국어와 외국어, 인간과 비인간의 경계를 넘나드는 독창적인 문학 세계를 구축해왔다. 19일 열린 기자간담회에서 다와다 작가는 “문학은 모국어 밖으로 나가는 행위에서 시작된다”며, 모어 바깥의 언어적 ‘뒤섞임’에서 창작의 영감을 얻는다고 설명했다.또한, “같은 소리의 단어에 다른 의미를 부여하는 것은 사고방식에 변화를 줄 수 있다”며 언어유희의 중요성을 강조했다. 그녀의 대표작인 『헌등사』와 『히루코 3부작』(『지구에 아로새겨진』, 『별에 어른거리는』, 『태양제도』) 등은 이러한 언어 실험과 경계 넘나들기의 결과물로, 전 세계 30여 개국에 번역·소개되었다. 다와다 작가는 AI 번역 기술에 대해 “불특정 다수의 번역 정보를 학습하다 보니 질이 떨어지는 문장도 늘어나게 된다”며 비판적인 시각을 드러냈다.또한, “침묵은 매우 위험하다. 대화하고 수다를 떨지 않으면 모든 사람의 의견이 어떻게 수렴할 것인가 의문”이라며 민주주의 사회에서의 소통의 중요성을 강조했다. 이번 방한 기간 동안 다와다 요코는 19일 교보인문학석강 강연을 시작으로, 20일 서울대 독일어문화권연구소 주최 낭독회, 21일 은행나무 주관 북토크, 22일 민음사 주관 북토크 등 다양한 행사를 통해 한국 독자들과 만남을 가졌다.또한, 22일에는 김혜순 시인과 비공개 특별 대담을 진행하였으며, 해당 내용은 다음 달 발간되는 계간 문예지 ‘대산문화’ 여름호에 수록될 예정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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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2025-05-23
  • "故 김새론 유작 '기타맨', 마지막 무대에 선 해맑은 얼굴"
    [서울=2025.05.21.] 고(故) 김새론 배우의 유작 영화 '기타맨'이 오는 5월 30일 개봉을 앞두고 언론 시사회를 통해 처음 공개됐다. 서울 송파구 롯데시네마 월드타워에서 열린 이날 행사에는 공동 연출을 맡은 이선정, 김종면 감독이 참석해 고인을 추억하며 작품에 얽힌 이야기를 전했다. '기타맨'은 삶의 벼랑 끝에 선 기타리스트 기철이 밴드 '볼케이노'를 만나 음악을 통해 다시 희망을 찾아가는 과정을 그린 음악 영화다. 극 중 김새론은 키보디스트 유진 역을 맡아 현실과 이상 사이에서 방황하는 인물에게 따뜻한 위로를 건네는 역할을 소화했다. 이번 작품은 김새론이 지난해 11월 촬영을 마치고 약 3개월 뒤, 지난 2월 16일 향년 25세의 나이로 세상을 떠나며 유작으로 남게 됐다. 이선정 감독은 김새론이 자숙 중이던 당시를 회상하며 "시나리오를 꼼꼼히 읽고 연기에 대한 열정을 보이던 모습에 마음이 움직였다. 더 좋은 작품에 출연할 수 있는 배우가 이런 작은 독립영화에 진심을 다해주는 모습이 고마웠다"고 말했다. 그는 김새론과의 약속을 지키기 위해 개봉을 추진했다고 밝혔으며, "편집 중에도 고인의 얼굴을 계속 마주하는 것이 괴로웠지만, 극장 개봉을 약속했던 그날을 외면할 수 없었다"고 밝혔다. 촬영 당시 김새론은 외부의 시선을 피하기 위해 차량에 머무르는 시간이 많았으며, 대중 앞에 설 때마다 긴장하는 모습을 보였다고 전해졌다. 그러나 카메라가 돌아가면 단번에 몰입해 NG 없이 연기를 소화하는 프로페셔널한 태도를 보였다는 후문이. 영화 속 유진이 마지막으로 건네는 "나를 잊지 말아요"라는 대사는 관객에게 고인의 목소리처럼 다가오며 깊은 여운을 남긴다. 관객과 평론가들 사이에선 작품 자체에 대한 완성도는 아쉽다는 평이 있지만, 김새론의 순수한 표정과 연기는 관객들에게 진심으로 각인되고 있다. 김새론은 아홉 살 때 영화 '여행자'로 칸 국제영화제에 진출하며 천재 아역으로 주목받았다. 이후 '아저씨', '도희야', '이웃사람' 등을 통해 섬세한 연기를 펼쳐 왔다. 그러나 2022년 음주운전 사고로 인해 활동을 중단했고, 이후 복귀작으로 '기타맨'을 선택했다. 이와 함께, 김새론을 모티브로 한 소설 『괜찮지 않았던 우리에게』도 주목받고 있다. 과학기술자 출신의 작가 록키박은 젊은 배우의 죽음과 청년의 삶을 주제로 문학에 도전했고, 아역배우 뉴니와 청년 캐니의 상처를 통해 이 시대의 고독과 생존의 현실을 묘사했다. 뉴니는 무대 위에선 빛났지만 현실에서는 외로웠고, 캐니는 삶의 끄트머리에서 캔커피 한 잔으로 하루를 버틴다. 록키박은 "숫자로 표현할 수 없는 고통들을 문학으로 담고 싶었다"며, 이 소설이 누군가의 삶에 작은 불빛이 되길 바란다고 전했다. 소설 "괜찮지 않았던 우리에게"는 교보문고 등 국내 주요 서점에서 판매되고 있다. '기타맨'은 단순한 음악 영화가 아닌, 배우 김새론의 마지막 이야기를 담은 작품으로, 관객들에게 잊지 말아야 할 목소리와 얼굴을 전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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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2025-05-23
  • 트럼프 감세안 여파에 미 국채 수요 '급랭'…경제·외교·기업계 전방위 파장
    [워싱턴=2025.05.22.] 트럼프 감세안 여파로 미국 국채 수요 급감…경제·안보·기업계 전방위 부담 가중 미국 국채 시장이 도널드 트럼프 대통령의 감세 정책 영향으로 출렁이고 있다. 현지시간 21일 진행된 미 재무부의 20년물 국채 입찰에서 응찰 수요가 급감하며, 발행 금리는 연 5.047%까지 치솟았다. 이는 2023년 11월 이후 가장 높은 수준이다. 투자자들의 매수 심리가 급격히 위축된 배경에는 트럼프 행정부가 추진 중인 감세 법안이 자리한다. 이른바 ‘하나의 아름다운 법안’으로 불리는 이 법안은 개인소득세 및 법인세 인하, 자녀 세액공제 확대 등 2017년 도입된 주요 감세 조항의 연장을 포함하고 있으며, 향후 10년간 재정적자를 2조5000억 달러 이상 증가시킬 것으로 예상된다. 이에 따라 미 국채 수요는 급감했고, 주요 금융기관의 국채 인수 비율은 16.9%로 최근 평균(15.1%)을 소폭 상회했으나, 이는 해외 투자자의 외면을 방증한다. UBS 글로벌 자산운용은 “감세 법안은 미 부채에 수조 달러를 추가할 것”이라며 “국채 공급 급증으로 시장에 부담을 줄 수 있다”고 분석했다. 한편, 안보 분야에서는 트럼프 대통령이 추진 중인 차세대 미사일 방어체계 ‘골든돔’에 대해 캐나다가 참여 의사를 밝혔다. 마크 카니 캐나다 총리는 “캐나다 국민을 보호하는 데 기여하겠다”고 밝혔으나, 참여 비용과 관련된 구체적인 언급은 피했다. 기업계도 트럼프 행정부의 불확실한 정책 기조에 민감하게 반응 중이다. 최근 월마트와 마텔 등 대기업은 관세 부담을 공개적으로 언급했다가 트럼프 대통령의 SNS에서 공개 경고를 받았다. 이에 따라 다수의 CEO들이 ‘관세’ 대신 ‘공급망 압박’ 등의 완곡한 표현을 사용하는 상황이다. 전문가들은 “이러한 침묵은 단기적 방어에 불과하며, 집단 대응이 필요하다”고 지적한다. 트럼프 행정부의 경제·안보·기업 정책이 전방위적으로 시장 불안을 자극하면서, 향후 미국 내 정치·경제 전개에 대한 불확실성은 한층 커질 것으로 보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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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2025-05-22
  • 외교관 겨눈 총성, 중동 분쟁 미국까지 번지다
    [워싱턴DC=2025.05.21.] 주미 이스라엘 대사관 직원 2명, 워싱턴서 총격 사망…외교관 사격 이어지는 중동 긴장 고조 2025년 5월 21일(현지시간), 미국 워싱턴 D.C.에서 이스라엘 대사관 직원 2명이 총격을 받고 사망하는 사건이 발생했다. 사건은 오후 9시경 유대인 박물관 인근에서 벌어졌으며, 피해자들은 약혼을 앞둔 남녀 직원으로 알려졌다. 현장에서 체포된 용의자는 30세 남성 엘리아스 로드리게스로, 범행 당시 “팔레스타인을 해방하라”는 구호를 외쳤다. 사건 현장에서는 미국 유대인위원회(AJC)가 주최한 리셉션이 열리고 있었다. 용의자는 행사 종료 후 귀가하던 이스라엘 대사관 직원들을 겨냥한 것으로 추정된다. 이스라엘과 미국 정부는 이 사건을 ‘반유대주의 테러’로 규정했다. 베냐민 네타냐후 이스라엘 총리와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은 모두 강경한 규탄 입장을 밝혔다. FBI는 현지 경찰과 공조해 추가 수사에 착수했다. 한편, 이 사건과 거의 동시에 중동에서도 충격적인 사건이 발생했다. 같은 날 요르단강 서안 지구 제닌에서 이스라엘군이 현장을 시찰 중이던 외국 외교관들에게 경고 사격을 가하는 일이 있었다. 당시 현장에는 EU, 프랑스, 캐나다, 러시아 등 20여 개국의 외교관들이 있었다. 이스라엘군은 외교관들이 “허가되지 않은 지역에 진입했다”고 주장하며 사과했지만, 각국은 “국제법 위반”이라며 강력히 반발했다. EU는 이 사건을 조사하고 책임자 처벌을 요구하며 이스라엘 대사를 초치했다. 일부 유럽 국가는 이스라엘과의 무역 협정 재검토에 나섰다. 최근 이스라엘은 가자지구에 대한 지상군 작전을 재개하면서 국제사회의 비판을 받고 있으며, 미국은 이러한 상황에 대한 공식 입장을 내놓지 않고 거리를 두고 있는 모습이다. 앞서 1월 미국과 바이든 전 정부는 이스라엘과 하마스 간 휴전 중재에 성공했으나, 이스라엘은 3월 이를 깨고 공세를 재개했다. 미국의 적극적 개입 여부가 중동 정세 안정의 열쇠로 주목받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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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2025-05-22
  • SPC삼립 공장서 또 사망…“기계에 상반신 끼여”
    [경기 시흥=2025.05.20.] SPC삼립 제빵공장에서 또 근로자 사망…안전관리 소홀 논란 재점화 2025년 5월 19일 오전 3시경, 경기도 시흥시에 위치한 SPC삼립 시화공장에서 50대 여성 근로자 A씨가 작업 도중 컨베이어 벨트에 상반신이 끼여 사망하는 사고가 발생했다. 이 사고로 SPC 계열사의 산업안전 관리가 또다시 도마 위에 올랐다. 사고 당시 A씨는 제빵 공정의 일부인 컨베이어 벨트에 윤활유를 도포하는 업무를 수행하고 있었으며, 기계 내부로 상체를 넣고 작업하던 중 끼임 사고를 당한 것으로 알려졌다. 현장에 도착한 소방당국은 A씨를 컨베이어에서 분리했지만, 이미 의식이 없는 상태였고, 두개골에 심각한 손상을 입은 것으로 전해졌다. 이번 사고는 SPC 계열사의 반복되는 중대재해 가운데 하나로, 지난 3년간 사망 사고만 3건, 부상 사고는 5건에 이르는 것으로 집계됐다. 특히 2022년 평택 SPL 공장, 2023년 성남 샤니 공장 등에서도 기계에 끼어 숨지는 유사한 사고가 발생한 바 있다. 사고 직후 SPC삼립 측은 김범수 대표이사 명의로 사과문을 발표하고 공장 가동을 즉각 중단했다. 사과문에는 “고인의 명복을 빌며 유가족에게 깊은 위로를 드린다”며, “정확한 사고 원인 규명과 재발 방지를 위해 모든 조치를 다하겠다”는 내용이 포함됐다. 경찰은 컨베이어 벨트에 윤활 작업 시 “기계 내부로 깊숙이 몸을 넣는 작업 관행”이 있었다는 동료의 진술을 확보하고, 사고 경위를 조사 중이다. 고용노동부도 중대재해처벌법 및 산업안전보건법 위반 여부에 대해 수사에 착수했다. 노동계는 “중대재해는 사고가 아닌 구조적 살인”이라며 SPC의 반복된 사고를 강하게 비판하고 나섰다. 민주노총은 성명을 통해 “죽음의 빵 공장을 지금 당장 멈춰야 한다”고 주장했다. 한편 이재명 더불어민주당 대선 후보는 “목숨 걸고 출근해야 하는 후진적 노동 현실을 더 이상 방치해서는 안 된다”며 정부의 신속한 수사와 제도 개선을 촉구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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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사회
    2025-05-20
  • 성남고, 55년 만의 황금사자기 정상 등극
    [서울=2025.05.19.] 성남고가 19일 서울 양천구 목동야구장에서 열린 ‘제79회 황금사자기 전국고교야구대회 겸 주말리그 왕중왕전’ 결승전에서 유신고를 10-4로 꺾고 통산 세 번째 우승을 차지했다. 성남고의 황금사자기 정상 등극은 1970년 이후 55년 만이다. 이날 경기에서 성남고는 1회초부터 장단 7안타를 몰아쳐 6점을 뽑으며 기선을 제압했다. 선두타자 김민석의 안타로 포문을 연 성남고는 이진혁의 2루타로 선취점을 올린 데 이어, 이서준, 백서진, 김준서, 안진표가 연속 안타를 터뜨리며 유신고 마운드를 무너뜨렸다. 성남고는 이후 2, 3회에도 각각 1점씩 추가하며 8-0까지 앞서갔고, 3회말 유신고 전재민에게 2타점 적시타를 허용했으나, 6회 이서준의 비거리 110m짜리 2점 홈런으로 승부에 쐐기를 박았다. 이날 성남고의 선발 투수 조윤호는 5이닝 동안 5피안타 5탈삼진으로 호투하며 승리 투수가 됐고, 마무리 봉승현 역시 안정적으로 경기를 마무리했다. 준결승에서 103구를 던졌던 에이스 오훈택은 이날 등판하지 않았지만, 대회 최우수선수(MVP)에 선정됐다. 박혁 성남고 감독은 감독상을 수상하며 “55년 만에 우승이라는 역사적 순간을 함께해 영광”이라며 눈물을 감추지 못했다. 박 감독은 “5년간의 기다림 끝에 동문들의 성원에 보답할 수 있어 기쁘다”고 말했다. 준우승을 차지한 유신고는 대회 내내 뜨거운 타격감을 보였지만, 이날 경기에서는 초반 실점으로 인해 경기 흐름을 되찾지 못했다. 유신고 선수단은 트로피를 들고 아쉬움을 달랬다. 성남고 재학생과 동문들은 경기 후 그라운드에서 교가를 합창하며 55년 만의 우승을 자축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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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2025-05-20
  • 교황 레오 14세 즉위…“평화와 사랑의 세상을 위하여”
    [바티칸=2025.05.18.] 교황 레오 14세 즉위…"평화와 사랑의 세상 만들자" 2025년 5월 18일(현지시각), 전 세계 가톨릭 신자들의 시선이 바티칸 성 베드로 광장에 집중됐다. 가톨릭 역사상 첫 미국 출신 제267대 교황 레오 14세(69세)가 이곳에서 공식 즉위 미사를 집전하며 성 베드로의 후계자로서 여정을 시작했다. 이날 미사에는 전 세계 180여 개국의 대표단과 20만 명이 넘는 신자들이 운집해 새 교황의 탄생을 축하했다. 레오 14세는 미사에 앞서 **교황 전용차량 '포프모빌'**을 타고 광장에 등장했다. 방탄 장비 없이 열린 차량 위에서 그는 군중과 손을 흔들며 인사를 나누고, 아이들을 안아 축복하는 모습으로 따뜻한 첫인상을 남겼다. 이후 성 베드로 대성전 지하에 안장된 초대 교황 성 베드로의 무덤을 참배하고 기도를 올린 뒤 야외 제단으로 나아가 역사적인 미사를 시작했다. 즉위 미사의 핵심 의식, 팔리움과 어부의 반지 착용 즉위식의 하이라이트는 '팔리움'과 '어부의 반지' 착용 의식이었다. 팔리움은 흰 양털로 만든 띠로, '길 잃은 양을 어깨에 메고 돌아오는 선한 목자'를 상징한다. 레오 14세는 도미니크 맘베르티 추기경으로부터 팔리움을 서서 전달받았는데, 이는 앉아서 받았던 전임 교황들과 차별화된 겸손한 자세였다. 이어서 루이스 안토니오 타글레 추기경이 레오 14세의 **오른손 약지에 '어부의 반지'**를 끼워주었다. 이 순금 반지는 교황이 초대 교황 성 베드로의 후계자임을 상징하는 인장으로, 'LEO XIV'라는 라틴어 이름이 새겨져 있다. 교황은 반지를 응시하며 두 손을 모아 깊은 기도를 올렸고, 이 경건한 순간은 신자들의 뜨거운 박수갈채 속에 감동을 자아냈다. 사랑과 일치, 그리고 평화의 메시지 첫 강론에서 레오 14세는 강한 울림의 메시지를 전했다. 그는 "증오와 폭력, 편견, 차이에 대한 두려움, 그리고 경제 논리가 만든 상처가 너무 많다"고 지적하며, **"우리는 이러한 분열을 사랑과 일치로 극복해야 한다"**고 역설했다. 그는 '일치(unity)'라는 단어를 일곱 차례, '화합(harmony)'을 네 차례 언급하며 분열된 세계와 교회를 향한 화해와 협력의 중요성을 강조했다. 또한 미얀마, 우크라이나, 이스라엘과 팔레스타인 등 분쟁 지역을 구체적으로 언급하며 **"전쟁으로 고통받는 이들을 잊지 말자"**고 호소했다. 그는 "모든 협상자들이 나서서 평화를 전해야 한다"고 촉구하며, 바티칸을 전쟁 종식 협상의 장소로 제안했다. "교황청의 도덕적 권위가 평화 구축에 기여할 수 있다"는 그의 말은 국제 사회에 깊은 울림을 주었다. 세계 지도자들과의 외교 무대 개막 즉위 미사에는 전 세계 지도자들의 발걸음이 이어졌다. 미국의 J.D. 밴스 부통령, 우크라이나의 볼로디미르 젤렌스키 대통령, 독일의 프리드리히 메르츠 총리, 이탈리아의 조르자 멜로니 총리, 캐나다의 마크 카니 총리, 이스라엘의 이츠하크 헤르초그 대통령 등 20여 개국의 국가원수들이 직접 참석해 새 교황의 즉위를 축하했다. 특히 주목할 만한 장면은 미사 직후 로마 주재 미국 대사관저에서 이루어진 젤렌스키 대통령과 밴스 부통령의 비공식 회동이었다. 두 인물은 악수를 나누고 30여 분간 회담을 가졌는데, 이는 지난 2월 백악관에서 벌어진 공개 설전 이후 첫 공식 만남이었다. 이 만남은 바티칸 외교가 우크라이나-러시아 전쟁 해결의 중재자로 부상할 가능성을 시사하는 의미 있는 장면이었다. 새로운 교황의 상징과 철학 레오 14세는 전임 교황 프란치스코의 소박한 행보를 계승하겠다는 의지를 여러 방식으로 표현했다. 그는 전통적인 붉은 신발 대신 검은 신발을 신었고, 미사 후 성 베드로 대성당에서는 전통 망토인 '모체타'를 착용해 교황으로서의 권위와 겸손함을 동시에 드러냈다. 또한 그는 순금이 아닌 금도금 반지를 선택함으로써 절제와 소박함의 가치를 몸소 실천하는 모습을 보여주었다. 한국에서도 이날 행사에 큰 관심을 보였다. 미사에는 유인촌 문화체육관광부 장관을 단장으로 한 정부 경축 사절단과 유흥식·염수정 추기경, 천주교 서울대교구장 정순택 대주교 등 한국 가톨릭 지도자들이 참석해 깊은 연대감을 표현했다. 레오 14세의 즉위는 단순한 교황직 승계를 넘어 **분열된 교회와 혼란한 세계에 전하는 '화해와 사랑의 선언'**이었다. 세계가 분열과 갈등 속에서 방향을 잃어가는 이 시대에, 새 교황의 등장은 인류가 다시 '하나 됨'을 향해 나아가는 여정의 시작을 알리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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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지구촌
    2025-05-19
  • 이재명 지지율 51%, 대세론 굳히나…윤석열 탈당 후 흔들리는 보수
    [서울=2025.05.17.] 대선 D-17, 이재명 과반 지지율 돌파…윤석열 탈당에 흔들리는 보수, 변수는 한동훈과 이준석 6·3 대선을 불과 17일 앞두고 더불어민주당 이재명 후보가 지지율 51%를 돌파하며 대세론을 굳히고 있는 가운데, 국민의힘은 윤석열 전 대통령의 탈당과 선대위 혼선으로 지지 기반이 흔들리고 있다. 여기에 한동훈 전 국민의힘 대표의 '현장 복귀' 선언과 이준석 개혁신당 후보의 단일화 가능성이 미묘한 변화를 예고하고 있다. 한국갤럽이 5월 13~15일 전국 유권자 1,004명을 대상으로 실시한 여론조사에 따르면, 이재명 후보는 지지율 51%를 기록하며 김문수 국민의힘 후보(29%)와 이준석 개혁신당 후보(8%)를 크게 앞섰다. 이는 1987년 민주화 이후 선거 직전 지지율로는 역대 최고치다. 보수진영은 내부 분열과 리더십 부재로 위기를 맞고 있다. 가장 큰 변수는 윤석열 전 대통령의 탈당 선언이다. 윤 전 대통령은 내란 혐의로 재판을 받는 가운데 자진 탈당했지만, 김문수 후보는 이에 대해 "대통령 스스로의 결정"이라며 유보적 태도를 보여 지지층 내 혼란을 야기했다. 특히 강성 보수층은 김 후보가 윤 전 대통령과의 선 긋기를 명확히 하지 않는 것에 실망을 표하고 있으며, 중도 보수층 역시 확장성 부족에 우려를 나타내고 있다. 실제로 한국갤럽 조사에서 보수 성향 유권자의 58%만이 김 후보를 지지한다고 응답했으며, 이는 보수층 내부 결집이 미흡하다는 것을 방증한다. 한동훈 전 대표는 이러한 혼란 속에서 “윤 전 대통령 부부와의 절연, 계엄 반대, 극단세력과의 선 긋기”라는 세 가지 조건을 제시하며 김문수 후보의 결단을 촉구했다. 그는 “이 조건들이 수용되지 않더라도 당을 위해 현장에 나설 것”이라고 밝혀, 유세 참여 가능성을 시사했다. 일각에서는 한 전 대표의 등판이 김 후보 캠프의 반전 계기가 될 수 있다는 기대도 나온다. 반면, 이준석 후보는 젊은층과 중도 유권자 일부의 지지를 받으며 8%의 지지율을 기록하고 있으나, 본격적인 확산세로는 이어지지 못하고 있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보수 내 일부에서는 ‘김문수-이준석 단일화’ 가능성을 마지막 승부수로 보고 있다. 그러나 이재명 후보의 과반 지지율이 유지될 경우, 단일화가 가지는 정치적 파괴력도 제한적일 수 있다. 지역별로는 이재명 후보가 대구·경북(TK) 지역에서도 34%의 지지율을 기록하며 주목을 받고 있다. 전통적 보수 강세 지역인 TK에서 김문수 후보는 48%를 얻는 데 그쳐, 윤석열 전 대통령이 지난 대선에서 기록한 73.9%와는 큰 격차를 보였다. 부산·울산·경남(PK)에서는 이 후보가 41%로 김 후보(39%)를 오차범위 내에서 앞섰다. 이재명 후보 측은 “지지율이 높다고 방심할 수 없다”며 겸손한 행보를 강조하고 있다. 이 후보는 “선거는 고개를 쳐들면 진다”며 각 캠프에 ‘절박함’을 주문했다. 민주당은 영남권 공략과 중도층 확장을 계속 이어가며 득표율 극대화를 목표로 하고 있다. 한편, 국민의힘은 김문수 후보 단독으로는 반전이 어려운 만큼, 이준석과의 연대와 한동훈의 본격적인 가세를 통한 지지층 재결집을 모색하고 있다. 하지만 보수진영의 내홍이 깊어진 상황에서 이 같은 전략이 실현 가능할지는 미지수다. 남은 변수는 단일화 성사 여부와 첫 TV토론(5월 18일)이다. 특히 이준석 후보는 경제 공약을 중심으로 이재명 후보를 정면으로 겨냥하며 존재감을 키우겠다는 전략이다. 정치권에선 “이재명이 과반 지지율을 고수하는 한, 단일화 추진동력도 약화될 수 있다”는 관측이 나오고 있다. 이처럼 이번 대선은 단순한 인물 대결을 넘어, 정당 내부의 조직력, 위기 대응 능력, 그리고 정치적 상징성의 대결로 흘러가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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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2025-05-17
  • “담배소송 12년… 기업 책임과 국민 건강, 법정에서 다시 묻다”
    [서울=2025.05.16.] ‘담배소송’ 항소심 2심 결론 임박…공공보건과 기업 책임 충돌 국민건강보험공단(이하 건보공단)이 국내 주요 담배회사들을 상대로 제기한 손해배상 청구 소송의 2심 선고가 오는 22일 예정된 가운데, 사회적 관심이 고조되고 있다. 이 소송은 지난 2014년 건보공단이 KT&G, 한국필립모리스, BAT코리아 등 3개사를 상대로 폐암·후두암 환자 3465명의 진료비 533억원을 청구하며 시작됐다. 소송의 핵심은 흡연과 질병 간 인과관계, 그리고 기업의 사회적 책임이다. 건보공단은 흡연 외 암 발생 요인이 없는 환자 1467명을 대상으로 과학적 인과성을 입증하며 담배회사의 책임을 강조하고 있다. 이에 대해 담배업계는 “건보공단은 소송 당사자가 될 수 없다”며 소송 자격부터 다투고 있다. 의료계는 “니코틴 중독은 고의적 설계”라고 주장하며 담배회사들이 필터 조작과 성분 조절을 통해 중독성과 유해성을 강화했다는 성명을 잇달아 발표하고 있다. 최근 여론조사에 따르면 국민 10명 중 6명은 담배회사가 폐암 환자 진료비를 부담해야 한다고 응답해, 사회적 공감대도 형성된 상황이다. 이번 소송은 단순한 배상을 넘어 ESG 경영 실천 여부와 건강보험 재정의 지속 가능성에 대한 중요한 판단이 될 전망이다. 법원이 어떤 결정을 내릴지 주목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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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2025-05-16

칼럼 검색결과

  • 세상은 공정하지 않다… 한국인의 울분이 폭발하고 있다
    울분의 시대, 한국인의 마음이 무너지고 있다 절반이 넘는 국민이 느끼는 '울화통'… 단순한 감정을 넘어선 사회적 신호 서울대 보건대학원이 지난 4월 18세 이상 국민 1500명을 대상으로 시행한 설문조사 결과, 국민 절반 이상(54.9%)이 '장기적 울분 상태'에 있다고 응답했다. 이는 단순히 일시적으로 화가 난 상태가 아니라, 사회적 부당함에 대한 깊은 분노와 무력감이 장기화된 상황을 의미한다. 심리학자들은 울분을 '정당하지 않다고 여겨지는 상황이나 사건에 의해 야기된 강렬한 분노 정서'로 정의한다. 이러한 울분이 만성화되면 신체적, 정신적 건강에 심각한 영향을 미치게 된다. 서울대 홍진표 교수팀의 연구에 따르면, 울분은 단순한 개인의 감정 문제를 넘어 사회 구조적 문제와 밀접하게 연결되어 있다. 공정성이 훼손된 사회에서 구성원들은 체계적인 배제와 차별을 경험하며, 이러한 경험이 장기화될 때 '울분 장애'라는 심리적 상태로 발전할 수 있다. 이번 조사 결과는 한국 사회가 집단적 울분 상태에 진입했음을 경고하는 중대한 신호탄이라 할 수 있다. '울분'은 특수한 현상이 아닌 한국인의 일상이 되었다 이번 조사에서 '심각한 울분'을 겪는 이들의 비율은 12.8%에 달했고, 중간 수준 이상의 울분을 느끼는 이들을 포함하면 전체의 55%를 넘는다. 특히 주목할 점은 연령별, 소득별 격차가 뚜렷하게 나타났다는 사실이다. 30대의 17.4%가 심각한 울분 상태에 있었고, 월 소득 200만 원 미만 집단에서는 그 비율이 21.1%까지 치솟았다. 2023년 전국 정신건강 실태조사와 비교해보면, 울분의 상태는 점점 심화되고 있다. 전년도에는 '중등도 이상 울분'을 경험한 비율이 48.7%였으나, 올해는 54.9%로 6.2%p 증가했다. 특히 주목할 만한 점은 청년층과 저소득층에서 울분 지수가 가파르게 상승하고 있다는 사실이다. 이는 취업난, 주거 불안정, 소득 양극화 등 이들이 직면한 구조적 어려움이 울분의 형태로 표출되고 있음을 시사한다. 정신의학계에서는 이처럼 특정 집단에 집중되는 울분 현상을 '구조적 울분'이라고 명명한다. 이는 개인의 노력으로 해결할 수 없는 사회적 장벽에 직면했을 때 발생하는 집단적 감정 상태로, 단순한 스트레스 관리로는 해소되기 어려운 특성을 지닌다. 공정하지 않은 사회, 근본적으로 무너진 제도적 신뢰 울분의 가장 큰 원인은 '공정성에 대한 불신'이었다. '기본적으로 세상은 공정하다'는 진술에 69.5%가 동의하지 않았다. 이는 한국 사회의 기본 시스템에 대한 근본적인 불신을 보여주는 충격적인 수치다. 특히 정부의 비리, 정치권의 부패, 안전 참사에 대한 부실 대응 등이 높은 울분을 유발하는 사안으로 지목되었다. 국민의 85%가 '입법·사법·행정부의 비리 은폐'에 울분을 느낀다고 답했다. 세부적인 울분 유발 요인을 분석한 결과, '부와 권력을 가진 사람들의 범죄에 대한 관대한 처벌'(87.3%), '권력층의 부당한 특혜'(86.7%), '재난 상황에서의 정부 대응 부실'(86.2%) 등이 가장 높은 울분을 일으키는 사안으로 나타났다. 이는 법치와 안전, 공정한 기회라는 사회의 기본 약속이 지켜지지 않는다고 느낄 때 울분이 극대화됨을 보여준다. 한림대 자살과 학생정신건강연구소 김현수 소장은 "공정성에 대한 인식은 단순한 주관적 감정이 아니라 사회적 신뢰의 바로미터"라며 "울분 지수의 상승은 사회 통합의 약화와 직결된다"고 경고했다. 실제로 조사 결과, 울분 지수가 높은 응답자일수록 사회 제도와 타인에 대한 신뢰도가 현저히 낮았고, 미래에 대한 비관적 전망을 보였다. 심리학자들은 이러한 현상을 '학습된 무력감(learned helplessness)'과 연결 지어 설명한다. 반복된 부당함과 그에 대한 시정 노력의 좌절은 결국 '아무리 노력해도 바뀌지 않는다'는 체념으로 이어지며, 이는 개인의 심리적 탄력성을 심각하게 손상시킨다. 국민 정신건강의 총체적 위기 상황 응답자의 47.1%는 최근 1년간 건강에 영향을 미칠 정도의 심각한 스트레스를 경험했으며, 27.3%는 기존의 역할이나 책임을 감당하기 어려울 정도의 정신건강 위기를 겪었다고 답했다. 이는 4명 중 1명 이상이 심각한 정신건강 문제를 경험하고 있음을 의미하며, OECD 국가 평균(15~20%)을 크게 상회하는 수치다. 특히 충격적인 것은 자살 관련 통계다. 정신적 위기를 겪은 사람 중 51.3%는 자살을 생각했고, 13%는 실제 시도를 했다고 응답했다. 이를 전체 응답자로 환산하면, 약 14%가 자살 사고를, 3.5%가 자살 시도를 경험한 셈이다. 이는 자살예방백서가 발표한 국가 통계(자살 사고율 13.4%, 시도율 2.9%)보다 높은 수치로, 울분이 자살 위험을 증가시키는 요인으로 작용할 가능성을 시사한다. 울분이 정신건강에 미치는 영향은 다양한 형태로 나타난다. 불면증, 만성 피로, 집중력 저하 등의 신체적 증상부터 우울, 불안, 분노 조절 장애 등의 정서적 문제까지 광범위하다. 특히 울분이 만성화될 경우, 우울증, 적응장애, 외상후 스트레스 장애 등 다양한 정신질환의 위험 요인으로 작용할 수 있다. 연세대 의대 정신과 강지인 교수는 "울분은 그 자체로 질병은 아니지만, 다양한 정신질환의 전조 증상이자 악화 요인"이라며 "특히 한국 사회처럼 감정 표현에 제약이 많은 문화권에서는 억눌린 울분이 내면화되어 더 심각한 건강 문제로 이어질 수 있다"고 설명했다. 도움을 요청하지 못하는 사회적 고립의 악순환 정신건강 위기를 겪은 이들 중 60.6%는 어떠한 도움도 요청하지 않았다. 그 이유로는 낙인과 타인의 시선을 두려워하는 사회적 분위기(41.9%), 그리고 도움을 요청하는 방법조차 모르는 현실(22.6%)이 주요 원인으로 꼽혔다. 이는 한국 사회의 정신건강 지원 체계가 양적으로나 질적으로 매우 취약함을 보여주는 결과다. 특히 울분을 경험하는 이들은 자신의 상태를 '치료가 필요한 질병'으로 인식하지 않는 경향이 있다. 조사에 따르면 울분 수준이 높은 응답자일수록 "나의 문제는 개인의 노력이 아닌 사회 변화를 통해서만 해결될 수 있다"는 인식이 강했다. 이러한 인식은 전문적 도움 추구 행동을 저해하는 요인으로 작용한다. 더욱 심각한 문제는 정신건강 서비스의 접근성이다. 전국 지역사회 정신건강 서비스 현황을 분석한 결과, 인구 10만 명당 정신건강 전문인력은 평균 4.2명에 불과했다. 이는 OECD 평균(15.3명)의 1/3 수준이며, 도시와 농촌 간 격차는 더욱 심각했다. 농어촌 지역의 경우, 전문인력이 전무한 지역도 다수 존재했다. 서울대 정신의학과 안용민 교수는 "정신건강 서비스의 불균형은 지역 간 건강 불평등을 심화시키는 요인"이라며 "특히 경제적, 지리적 취약계층은 울분을 해소할 수 있는 사회적 자원에서도 배제되는 이중의 소외를 경험한다"고 지적했다. 개인 치료를 넘어선 사회적 개입이 필요한 시점 이제 개인의 노력만으로는 이 문제를 해결할 수 없다는 인식이 확산되고 있다. 의료적 치료를 넘어서 사회 시스템이 공정성과 신뢰를 회복하도록 구조적 개편이 필요한 시점이다. 전문가들은 울분을 독립적인 정신건강 문제로 관리할 필요성을 제기한다. 다각적 접근이 요구되는 상황에서, 먼저 울분에 대한 의학적 개입 방안이 마련되어야 한다. 약물치료 외에도 인지행동치료, 수용전념치료(ACT), 감정 해소 훈련 등 정서 중심의 접근이 효과적일 수 있다. 최근 독일과 스위스의 연구진은 '울분 상담(embitterment counseling)'이라는 새로운 치료 프로토콜을 개발해 긍정적 결과를 얻고 있다고 보고했다. 사회적 차원에서는 울분의 원인이 되는 부당함과 불공정을 해소하기 위한 제도 개선이 필수적이다. 이는 단순한 복지 확대를 넘어, 의사결정 과정의 투명성 강화, 권력 남용에 대한 강력한 제재, 안전망 확충 등을 포괄한다. 특히 취약계층이 경험하는 구조적 차별을 해소하기 위한 적극적 조치가 요구된다. 교육적 측면에서는 감정 리터러시(emotional literacy)와 회복탄력성(resilience) 함양을 위한 프로그램이 확대되어야 한다. 학교와 직장에서 감정을 건강하게 표현하고 관리하는 법을 배우는 것은 울분의 만성화를 예방하는 데 효과적일 수 있다. 고려대 사회학과 조명래 교수는 "울분을 해소하기 위해서는 '피해자 책임론'에서 벗어나 사회적 책임을 인정하는 패러다임 전환이 필요하다"며 "특히 공적 제도에 대한 신뢰 회복이 울분 해소의 첫걸음"이라고 강조했다. 한국 사회는 지금 '정신 방역'이 시급하다 "한국 사회는 단지 병든 것이 아니라, 울분을 안고 병들어간다." 정신의학자 홍진표 교수의 이 말은 현 상황의 심각성을 정확히 짚어낸다. 공정에 대한 믿음이 무너진 사회에서 구성원들의 정신건강은 필연적으로 위협받는다. 따라서 정신건강 정책은 복지의 영역을 넘어, '정서적 안전망'을 구축하는 방향으로 재설계되어야 한다. 울분의 해소는 개인의 '마음 관리'만으로 가능하지 않다. 사회적 통합과 신뢰 회복을 위한 근본적 개혁이 선행되어야 한다. 특히 사법정의, 기회의 평등, 제도적 투명성 등 사회 기본 가치의 복원이 시급하다. 국민의 55%가 만성적 울분 상태에 놓인 사회는 결코 건강한 미래를 기대할 수 없다. 독일의 정신의학자 미하엘 라인 교수는 "울분은 개인의 질병이 아니라 사회의 신호"라고 말한다. 울분의 확산은 사회 시스템이 제대로 작동하지 않고 있다는 경고등이다. 이를 해소하기 위해서는 정신건강 전문가뿐만 아니라 법조인, 교육자, 정책 입안자 등 다양한 분야의 협력이 필요하다. 감정을 말할 수 있는 사회, 고통을 나눌 수 있는 사회, 도움을 요청할 수 있는 사회만이 울분의 시대를 벗어날 수 있다. 공정과 신뢰라는 사회적 기본값이 회복될 때, 비로소 한국인의 마음도 치유될 수 있을 것이다. 울분의 시대를 넘어서기 위한 집단적 노력이 시작되어야 할 때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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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2025-05-08
  • “사법쿠데타 논란” 이재명 재판, 왜 사법부 신뢰를 잃었는가
    사법부는 왜 선거에 개입하고 있다는 의심을 받는가 2025년 5월 1일, 대법원은 이재명 더불어민주당 대선 후보의 공직선거법 위반 사건에서 2심의 무죄 판결을 파기하고 유죄 취지로 사건을 서울고등법원으로 환송했다. 이후 고등법원은 파기환송심 첫 재판을 대선 이후인 6월 18일로 연기했다. 이 사건은 단순한 재판 절차를 넘어 사법부의 정치적 중립성과 공정성에 대한 국민적 신뢰를 흔들고 있다. 문제의 발단은 대법원의 상고심 처리 방식에서 시작됐다. 대법원은 소부 심리 없이 조희대 대법원장 직권으로 사건을 전원합의체에 회부했고, 단 9일 만에 평의 두 번만으로 판결을 내렸다. 그 과정에서 약 6만7천 쪽에 달하는 방대한 기록을 재판연구관 보고서에 의존해 처리한 것으로 알려졌다. 이는 '사법쿠데타'라는 극단적 표현까지 나올 만큼 논란을 키웠다. 특히 천주교정의구현사제단은 “사법부가 주권자의 선택에 관여하지 말라”고 경고하며, 이번 판결을 ‘사법농단’을 넘어서는 ‘사법쿠데타’로 규정했다. 가장 큰 피해자는 법치주의에 대한 신뢰다. 대법원의 절차적 정당성 결여에 대한 의문은 단순한 기술적 논쟁을 넘어 민주주의 기본 질서에 대한 문제로 확장되고 있다. “대법원이 증거기록을 전면 검토하지 않았다”는 주장은 형사소송법상의 증거재판주의 원칙을 위배했다는 비판으로 이어진다. 또한, 이재명 후보의 발언 해석을 두고 1심과 2심은 무죄 판단을 내렸지만, 대법원은 ‘유권자 관점’에서 발언을 해석해야 한다며 기존 판결을 뒤집었다. 이는 정치적 표현의 자유 범위를 축소시키는 판례로 해석될 여지를 남겼다. 서울고법은 논란을 인지하고 공판기일을 대선 이후로 조정했다. 이는 선거운동의 균등한 기회 보장을 위한 조치이자, 사법부의 정치 중립성을 유지하려는 의도로 풀이된다. 그러나 이미 법원은 사법적 신뢰 회복이라는 무거운 과제를 안게 되었다. 사법부는 향후 파기환송심 절차에서 철저한 심리와 충분한 검토 과정을 거쳐야 할 것이다. 정치적 중립성과 절차적 정당성을 확보하지 못한다면, 재판 결과와 무관하게 법원은 정치 도구라는 비판에서 자유로울 수 없다. 국회 역시 이번 사태를 계기로 형사소송법상 대통령 재직 중 형사소추 정지 조항의 명문화 등 제도 정비 논의를 시작했다. 국민적 신뢰를 회복하기 위한 입법적 대응이 시급하다. 사법부는 정치권력이나 여론에 휘둘리지 않는 독립적 기관이어야 한다. 그러나 이번 사건은 법원이 재판의 속도와 형식에서조차 정치적 파장에 휘말릴 수 있다는 위험을 적나라하게 보여줬다. 민주주의는 제도의 완성보다 절차의 신뢰에서 지탱된다. 사법부는 ‘법 위의 정치’가 아닌, ‘법에 기반한 정의’를 지켜야 한다. 국민은 이를 감시할 권리가 있으며, 법원은 그 신뢰에 응답할 의무가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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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GG포럼
    2025-05-0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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