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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쿠팡, 멤버십 가격 인상 과정서 소비자 기만 의혹…공정위 조사 착수
    쿠팡이 소비자가 파악하기 어려운 방식으로 멤버십 가격 인상 동의를 받았다는 의혹에 대해 공정거래위원회가 조사에 나섰다. 17일 업계에 따르면, 공정위는 최근 쿠팡 본사에 조사관을 보내 멤버십 운영 및 결제 관련 자료를 확보했다. 쿠팡은 멤버십 가격을 월 4,990원에서 7,890원으로 인상하는 과정에서, 상품 결제창에 회비 변경 동의 문구를 삽입해 소비자가 결제 버튼을 누르면 멤버십 가격 인상에 동의한 것으로 간주했다. 공정위는 이러한 쿠팡의 행위가 소비자를 기만하는 '다크 패턴'에 해당하는지 파악하기 위해 조사를 시작했다. '다크 패턴'이란 소비자가 인식하지 못한 상태에서 특정 행동을 유도하는 디자인 또는 방법을 의미한다. 소비자가 의도치 않게 동의하게 만드는 이러한 방식은 공정 거래를 저해할 수 있어 문제로 지적되고 있다. 공정위 관계자는 "조사 중인 사안에 관해서는 확인할 수 없다"면서도 "법 위반 사실이 확인되면 엄정 조치할 것"이라고 밝혔다. 이번 조사는 소비자 보호와 공정 거래를 위해 공정위가 얼마나 철저히 대응할지를 보여주는 사례로 평가된다. 쿠팡은 이번 가격 인상을 통해 서비스의 품질을 높이고, 더 나은 혜택을 제공하겠다는 입장을 밝혔다. 쿠팡 측은 “멤버십 가격 인상은 서비스 확장과 품질 향상을 위한 불가피한 결정이었다”고 설명했다. 그러나 소비자들은 사전 공지 없이 결제창에서 동의 받는 방식에 대해 불만을 제기하고 있다. 소비자들 사이에서는 쿠팡의 이번 가격 인상 방식에 대해 불만의 목소리가 높다. 한 소비자는 "결제 과정에서 멤버십 가격 인상 동의를 받는다는 것을 알지 못했다"며 "이런 방식은 소비자를 기만하는 행위"라고 비판했다. 또 다른 소비자는 "멤버십 가격 인상을 알리는 명확한 공지가 없었다"고 주장했다. 법조계 전문가들은 쿠팡의 행위가 전형적인 '다크 패턴'에 해당할 수 있다고 지적한다. 한 변호사는 "소비자가 인지하지 못한 상태에서 동의를 유도하는 것은 법적으로 문제가 될 수 있다"며 "공정위의 조사 결과에 따라 쿠팡은 제재를 받을 가능성이 있다"고 말했다. 공정위는 이번 조사를 통해 쿠팡의 멤버십 가격 인상 과정에서의 문제점을 철저히 검토할 예정이다. 만약 법 위반 사실이 확인되면, 쿠팡에 대한 강력한 제재 조치가 이루어질 것으로 보인다. 이는 다른 온라인 플랫폼 사업자들에게도 경고의 메시지를 전달할 것이다. 쿠팡은 공정위의 조사에 성실히 협조하겠다는 입장을 밝혔다. 쿠팡 관계자는 "공정위 조사에 대해 성실히 응할 것이며, 소비자 보호를 위한 조치를 지속적으로 강화하겠다"고 말했다. 또한, 쿠팡은 앞으로 소비자와의 소통을 강화하고, 더 명확한 방식으로 중요한 정보를 제공하겠다고 약속했다. 이번 사건은 디지털 시대의 소비자 보호와 공정 거래의 중요성을 다시 한번 환기시키는 계기가 될 것이다. 공정위의 철저한 조사와 더불어 쿠팡의 적극적인 대응이 필요하다. 이를 통해 소비자의 신뢰를 회복하고, 투명한 거래 관행이 정착되기를 기대한다.
    • 뉴스
    • 경제
    2024-05-17
  • 국민의힘 원내대표 선거, 영남 의원 표심 최대 변수… 추경호 등 3파전
    국민의힘 원내대표 선거를 이틀 앞두고, 과반을 차지하는 영남 의원들의 표심이 최대 변수가 될 것이란 관측이 제기되고 있다. 일각에서는 유일한 영남 후보인 추경호 의원이 원내대표를 맡고, 나경원 당선인 등 수도권 출신이 당대표에 오르는 시나리오가 거론되고 있다. 원내대표 후보 3인 본격적인 선거운동 돌입 7일, 국민의힘 원내대표 직에 출사표를 던진 이종배 의원(충북 충주), 송석준 의원(경기 이천), 추경호 의원(대구 달성)은 최근 유권자인 22대 국회 당선인들을 대상으로 본격적인 선거운동에 돌입했다. 각 후보는 전화와 문자 메시지로 당선인들과 연락하며, 다양한 모임과 회의에 참석해 포부를 밝히고 있다. 가장 늦게 출마를 선언한 추경호 의원은 부산에서 열린 부산 지역구 당선인 모임에 참석하여 지지를 호소했고, 윤상현 의원 주최의 '윤석열 정부 2년, 성과와 과제' 세미나에도 참석했다. 송석준 의원은 원내대표 후보 등록 후 당선인들과 소통하며 마음을 합치겠다는 의지를 보였으며, 이종배 의원은 의원회관을 찾아다니며 지지를 호소하고 있다. 초선 당선인들, 원내대표 선거의 또 다른 변수 22대 국회가 아직 개원하지 않은 가운데, 각 지역구에 있는 초선 의원들을 상대로 한 대면 접촉이 어려운 상황이다. 초선 당선인들은 44명에 이르며, 아직 친소관계가 형성되지 않은 이들의 표심도 원내대표 선거에서 중요한 변수가 될 것으로 보인다. 이들 후보 3인은 모두 친윤 성향이지만 계파색이 옅다는 공통점이 있다. 이종배 의원이 충청권, 송석준 의원이 수도권, 추경호 의원이 영남권 출신인 점에서 출신 지역이 최대 변수가 될 수 있다는 관측도 나온다. 영남권 의원들의 표심, 추경호 지지 시 당선 가능성 높아 당 안팎에서는 국민의힘 소속 22대 국회의원 당선인 108명 중 영남권 지역구 의원이 59명이란 점에서 영남 의원들이 추경호 의원을 지원할 경우 당선 가능성이 높다는 분석이 나오고 있다. 그러나 추경호 의원이 원내대표에 당선될 경우, 주호영, 윤재옥 의원에 이어 3연속 TK(대구·경북) 의원이 원내대표를 맡는 것이어서 '도로영남당' 비판을 받을 수 있다는 점이 부담이다. 당내 반응, 수도권 당대표론 제기 국민의힘 한 관계자는 "이번 총선이 정권에 대한 중간평가였는데 참패하지 않았나. 이번 정부에서 요직을 맡았던 분은 패배의 책임을 지고 자성해야 할 필요가 있다는 얘기도 나온다"며 "안 그래도 수도권 다 뺏겼는데 도로영남당으로 가면 희망이 없는 것 아닌가"라고 말했다. 그러나 출신 지역과 별개로, 추경호 의원이 당 원내수석부대표와 부총리 겸 기획재정부 장관 등 걸출한 경력을 지녔다는 점에서 대야 협상력과 당정 관계를 원만히 이끄는 역할을 잘 해낼 것이라 기대하는 목소리도 있다. 영남의 한 초선 당선인은 "지역만으로 판별되지 않았으면 좋겠다"며 "앞으로 실제로 일을 많이 하셔야 하는 자리이기 때문에 원내대표 역할을 누가 잘 수행할 수 있는지, 야당과 잘 협상하고 여당 대표로서 대통령실과 대화를 할 수 있는 사람을 선택해야 한다고 본다"며 8일 정견발표를 신중히 듣고 선택하겠다고 밝혔다. 결선투표 시 수도권 대 영남권 대결 가능성 제기 일각에서는 1차 투표에서 과반 득표자가 나오지 않아 결선투표까지 갈 경우 수도권 대 영남권 간 맞대결로 전개되면서 수도권 후보가 당선을 노릴 수 있다는 관측이 나온다. '친윤 핵심'으로 분류되는 이철규 의원이 출마를 포기한 가운데 친윤 표심의 향배도 변수로 작용할 수 있다. 친윤계는 윤석열 정부에서 초대 경제부총리를 지낸 추경호 의원을 지원사격할 것으로 보이지만, 응집력은 과거에 비해 약할 것이란 분석도 나오고 있다. 원내대표 선거, 당권 구도에도 영향 원내대표 선거 결과는 당권 구도에도 영향을 미칠 것으로 보인다. TK 출신인 추경호 의원이 당선되면 '수도권 당대표론'이 힘을 받을 가능성이 높다. 황우여 비상대책위원장이 전당대회를 7월 말에서 8월 초에 치를 가능성을 언급하면서, 나경원 의원, 윤상현 의원뿐 아니라 한동훈 전 비대위원장의 도전 가능성도 거론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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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정치
    2024-05-08
  • 뷰티라이프 5월호 표지 촬영
    <2024년 5월호 표지 촬영> 모델:전자현악 ‘미켈’팀(지아/제니/하니/유라) 헤어 및 연출:허정애(대한증모가모협회 회장) 메이크업:이정연(천안 INU 대표) 사진:박제승(오리지날스튜디오 대표) 5월호 표지 모델은 전자현악 ‘미켈’ 팀의 4인방 지아, 제니, 하니, 유리다. 이들 4인방은 실력은 물론이려니와 뛰어난 미모를 자랑한다. 남다른 팀웍을 자랑한다. 뷰티라이프 최초로 4명을 한꺼번에 표지로 연출했다. 신나는 경험이다. 헤어와 연출은 대한증모가모협회 회장과 미용교수로 대단한 활약을 펼치고 있는 허정애 회장이 맡아 다양한 가발로 변신을 시도했다. 허정애 회장은 시인 등단을 했으며 시낭송가로도 역량을 인정받고 있다. 우리 미용계의 재원이다. 메이크업은 허정애 회장의 후배인 이정연 대표가 맡아 두 분의 우정을 과시했다. 뒤풀이는 항상 즐겁고 신난다. 특히 이번 달은 뒤풀이 자리가 화기애애하고 웃음꽃 만발. 좋은 사람들과의 인간관계는 성공과 장수의 비결이란 생각이 퍼뜩 든다. 오늘의 행복이 생(生) 내내 이어지기를^*^
    • 뉴스
    2024-05-01
  • 기술혁신으로 선도하는 스포츠플랫폼 (주)메타스포시티
    ㈜메타스포시티는 천연광물 일라이트 세계특허를 보유한 칠보광업의 독립법인회사이다. 또한 다양한 스포츠콘텐츠를 제공하는 스포츠 플랫폼 회사이기도 하다. 오프라인과 온라인환경에서도 누구나 쉽게 접근할 수 있도록 룰루운동시스템을 개발하고, 400평의 룰루짐피트니스 운영을 시작으로 성장가도를 달리고 있다. 현재 2만여명의 회원을 보유하고 있다. 아울러 천연광물 일라이트 물질 및 친환경 제품을 판매, 해외 수출을 꾸준히 이어 나가는 바이오헬스플렛폼 서비스를 제공하고 있다 현재 진행중인 두가지 플랫폼 외에도 룰루 필라테스, ISO 17024 개별인증 자격증사업과 청주의 명소가 된 1,000평의 룰루바베큐와 캠핑사업을 진행하고 있다 룰루짐은 2018년도 6월에 오픈하여 일반적인 피트니스가 아닌 AI 첨단시스템과 차별화된 전문인테리어와 회원 만족을 위한 서비스를 강화한 프리미엄피트니스 이다. 국내 대부분의 휘트니스가 매출만을 위한 구조로 운영되기 때문에 매출 올리기에만 치중하다보니 회원들의 불만은 폭주하기 마련이다. 또한 치솟는 물가와 인건비를 감당하기 힘든 업체들간의 과열경쟁속에서 제살 깍아먹기인 가격경쟁 하기 일쑤이다. 이런 환경속에서 김시윤 대표는 고심 끝에 AI 첨단시스템인 “자동매출UP 룰루시스템” 을 출시하여 뜨거운 호응을 받고 있다. 자동매출UP 매출시스템이란 룰루짐 첫 방문부터 운동과 재등록 할 때 까지의 편리한 AI방식으로 회원의 신체에 적합한 운동방식을 선택하여 진행할 수 있는 시스템을 말한다. 세부적인 운영시스템과 운동서비스시스템, 그리고 보상시스템까지 3박자로 룰루짐 휘트니스 운동은 진행된다. 우리는 코로나19 시대를 거치면서 대면보다는 비대면의 방식에 익숙해져 있다. 이러한 실정에 이제는 대면이 아닌 비대면 AI방식의 룰루짐 자동매출시스템은 시대에 맞는 휘트니스이기도 하다.이러한 시스템이 회원들의 재등록과 신규등록으로 회원들의 반응이 뜨겁다. 이러한 회원들의 반응은 곧 매출상승으로 이어지고 있다. 현재까지 룰루시스템은 버전(2.0)까지 업데이트가 되어있으며, 강화된 서비스와 룰루코인을 스포츠 코인으로서 결제시스템까지 연동되는 향후 버전(3.0)을 위한 연구 개발을 진행중에 있다. 특히 3.0의 버전은 A.I시스템의 개발 초점이 회원들의 유산소, 무산소 운동을 기반으로 한 포인트 적립 시스템을 더욱 발전시키고자 하는 것이다. 이 시스템은 운동 성과를 실시간으로 분석하고 개인화된 운동 목표를 설정하여 진행된다. 회원들이 설정한 목표를 달성할 때마다 기존과 다른 차원의 포인트적립과 적립된 포인트의 실시간 보상과 활용방안이 주된 목표이다. 룰루짐은 이러한 기술적 진보를 통해 회원들에게 다음과 같은 새로운 기능을 제공할 예정이다. 행동인식기술 이라고 해서 운동의 정확도와 질을 평가하여, 보다 세밀한 포인트 적립을 가능하게 한다. 현재는 어느 적정수준에 맞게만 센싱 유도하면 적립되는 부분이 있는데 객관적이고 좀더 세밀한 부분을 통해 운동하는 고객이 스스로 자각할 수 있게끔 그리고 적립될 수 있는 부분을 고려하고 있다. 또한 맞춤형 운동 챌린지 시스템을 업그레이드하여 회원의 건강 데이터를 기반으로 개인화된 챌린지를 제공하고, 이를 완료할 때 마다 포인트를 제공함으로써 지속적 동기부여를 줄수 있다. 그리고 가상증강현실 운동프로그램을 추가하여 센터에 오지 못할 경우 VR기술과 온라인 서비스를 활용하여 가상의 운동환경을 제공해주고 그 환경에서의 운동성과도 포인트 적립의 기회로 제공하고 있다. 더불어 에코 포인트 시스템을 버전(3.0)에 업데이트하여 환경 친화적인 행동을 할 때마다 포인트를 부여하고 지속 가능한 환경 관리에 기여를 할 수 있는 ESG기업의 일환으로서 경영을 할 예정이다.(예시:친환경적 행동이란 센터내에서 개인물통을 에코물통으로 쓰고, 개인장비 또한 에코환경기준에 맞는 장비를 쓰며, 센터내에서 제공해주는 운동복과 수건을 각자 스포츠 타올과 기능성운동복을 챙겨오고 운동 후 주변정리를 함) 김시윤 대표는 “단순한 운동 공간이 아닌 건강과 웰빙을 종합적으로 관리할 수 있는 허브공간과 건강한 습관을 유지하도록 시스템을 만드는 것이 목표이며, 이러한 모든 부분을 플랫폼안에 담으려 하고 있다”고 말했다. 또한 “1,000개의 지점확장과 세계의 룰루짐이 되기 위해 끊임없는 연구개발을 멈추지 않겠다” 고 포부를 밝혔다.
    • 뉴스
    • 사회
    2024-04-25

칼럼 검색결과

  • 실증 사학의 문제와 그 한계
    흔히 사학이라고 하면 우리는 실증사학을 떠올리기 마련이고, 실증사학을 맨 먼저 주장했던 근대사학의 대부격인 독일의 사학자인 레오폴드 폰 랑케(1795-1886)를 거론하는데, 조금도 주저함이 없을 것이다. 랑케는 역사가의 서술 원칙을 제시했는데, 여기에서 가장 중요한 것은 역사가가 바로 원전 사료에 충실해서 사실을 주관적 관점의 개입 없이 객관적으로 서술하는 것이다. 이때 역사가는 원전 사료에 그 자체로 존재하는 과거의 역사가 필연적으로 포함되어 있음을 전제해야만 하고, 비판적 작업을 통해 순수한 역사적 사실을 철저하게 밝혀내지 않으면 안 된다. 따라서 랑케에게 역사가의 임무는 원전 사료에 기초해서 그 속에 숨어 있는 역사적 사실을 입증하는 것이라 하겠다. 그러나 랑케의 방법론으로 과연 있는 그대로의 과거가 재현될 수 있는가? 사실 불가능하다. 물론 원전 사료를 통해 역사가가 신화 혹은 구전이 아닌 역사적 사실의 여부를 확인할 수 있을지 모르지만, 과거의 사실을 그 자체로 재현하기는 매우 어렵다. 또 원전 사료에 대한 역사가의 비판적 작업이란 근본적으로 역사가 각자의 역사관에 따라 얼마든지 달리 해석할 여지가 있으며 오류의 가능성도 얼마든지 있다. 따라서 역사가는 이 두 가지 관점을 언제나 염두에 두지 않으면 안 된다. 필자는 매우 오래전에 역사 문제로 논쟁을 했던 적이 있었다. 한 사람은 실증사학에 몰두하면서 과거의 역사적 사실을 입증하려는 관점을 견지했고, 다른 한 사람은 과거의 역사적 사실 그 자체보다는 해석을 중시했다. 그러나 둘 다 이론적 기초가 너무도 미흡해서 구체적으로 논의가 진전되지 못했다. 대체로 전자의 경우에는 과거의 역사적 사실이 일어났다는 사실 그 자체로 무슨 의미가 있는지가 문제고, 후자의 경우에는 역사적 사실이 자의적 해석에만 의존할 경우 역사의 왜곡이 있을 수밖에 없지 않은지가 문제다. 실증사학의 문제는 역사가가 역사를 과거사로만 돌리면서 현재의 역사를 망각해 버릴 수 있다. 그렇게 되면 살아 있는 역사가 아니라, 박제화가 된 죽은 역사란 무슨 의미가 있겠는가! 이와 반대로, 역사적 사실을 해석에만 치중할 경우는 어떤가? 보통 이러한 태도를 취하는 사람은 역사가라기보다는 문헌학자인 경우가 많다. 그는 문헌에 대한 해석이 중요하니까 역사적 원전 사료도 마찬가지인데, 역사적 사실 여부에 대한 정확한 확인보다 해석에만 몰두하는 경향이 있어서, 최소한의 역사적 사실조차 잘 모르는 경우가 많다. 그러다 보니 그는 원전 사료에 대한 의미나 해설 정도로만 원전 사료를 이해하는 수준에 그치고 마는 것이다. 또 역사학이 다른 분야, 예를 들어 인류학, 고고학 등등과 연관되어 있다는 것도 간과된다. 필자는 두 사람 각각에 대해 반론을 제기하기도 했지만, 별다른 진전은 없었다. 사실 필자의 관점에서는 둘 다 모두 서로 보충할 수도 있는 여지가 있었음에도 불구하고, 각자의 주장만이 제시되어 있을 뿐, 각자의 논거는 불충분했다. 이때 문뜩 필자는 학부 시절 사학을 배우면서 느꼈던 일들이 떠올랐다. 사실 필자는 당시에 학과공부에 별로 관심이 없었다. 그 까닭은 현실과 아무런 관계도 의미도 없는 박물관의 유물과 같은 역사가 왜 필요한가에 관해 아무도 명확한 답변을 하지 않았기 때문이다. 그러던 중에 필자는 역사가 무엇인지를 알기 위해 역사에 대한 관점이 매우 중요하다는 것을 알게 되었다. 이것은 역사철학의 문제라고 하겠다. 그런데 보통 우리는 역사철학이라고 할 때, 역사가들은 강한 거부감을 갖는다. 그들과 얘기를 나눌 수 있는 것이라곤 사상사 정도나 가능할 뿐 그 이상도 그 이하도 아니다. 거기에 속하는 사람들은 대체로 실증사학을 지지한다. 물론 그들은 박물관이나 유적지를 직접 답사하면서 고고학적 발굴이나 인류사적 문명의 흔적을 찾아서 과거의 역사적 사실에 좀 더 다가가기 위한 행로를 이어간다. 그들이 찾아낸 문서들과 기록들, 유적들·유물들 덕분에, 우리는 현재의 시점에서 과거에 묻혀 있는 역사적 사실에 그나마 조금씩 다가갈 수 있다. 그러나 그렇다고 해도 과거의 역사적 사실을 추정할 뿐 그대로 재현하기란 불가능하다. 우리에게 중요한 것은 기록과 기억이다. 기록은 정확한 사실 확인을 위해 필수적이다. 기록이 없다면, 우리는 사실 확인조차 어렵고 단지 추정에 머물러 있게 된다. 기억을 망각하지 않기 위해 각국은 각종 기념비든, 박물관이든 건립하고, 유적지도 보존하고자 노력한다. 독일의 경우에 나치 시절의 만행도 감추거나 은폐하기보다 적어도 역사적 사실인 한에서 공개를 하는 편이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아직 피해국의 입장에서는 만족할 만한 수준이 아니다. 예를 들어, 독일의 경우 나치에 의한 유대인들에 대해서는 사과도 하고 배상을 하기도 했지만, 동아프리카 독일 식민지에서 저지른 민족학살에 관해서는 공식적인 사과나 배상을 여전히 하지 않고 있다. 엄밀히 말해, 현실은 선택적 사과 혹은 배상만 있을 뿐이다. 거기에는 국가적 이익이 개입되어 있기 때문이다. 실증사학의 한계는 현재의 사실과 거리를 두고 과거에만 매몰되어 버리고 만다는 데 있다. 현실을 떠난 역사란 죽은 역사에 지나지 않는다. 오히려 그와 같은 역사는 현실의 문제를 회피하는 것이기도 하다. 거기에는 과거의 어두운 역사보다는 찬란하고 영광스러운 역사만이 강조될 수도 있을 것이다. 왜냐하면 과거의 역사적 사실이 때론 과장되거나 왜곡되는 경우도 많기 때문이다. 심지어 원전 사료조차도 정확하지 않은 경우도 많다. 사실 역사에 의미를 부여하는 것은 우리가 과거의 역사적 사실을 확인하기 때문이 아니라, 과거의 특정한 역사적 사실이 현재에도 영향을 끼치기 때문이다. 거기에는 정치사, 사회경제사, 문화사, 종교사 등등이 서로 얽혀있고 상호 작용을 통해 일방적인 한 국가의 역사가 아니라, 전체를 아우르는 국제적 관점이 필연적으로 요구된다. 랑케가 근대사학의 기초를 실증주의와 경험론에 근거해서 마련한 것은 긍정적이다. 그러나 있는 그대로의 과거를 재현하고자 하는 랑케의 역사관은 때론 과거의 역사적 사실이 있음에도 불구하고 입증될 수 없기 때문에, 그대로 사장을 시켜버릴 우려도 분명히 있다. 고대 문명의 유적지를 둘러 보면, 지금으로서는 입증될 수 없는 것이 수없이 많다. 현재 입증될 수 없다고 해서, 그것이 역사가 아닌 것은 아니다. 역사의 무대에서 존재했지만, 현재 사라져버린 많은 민족의 역사도 마찬가지가 아닌가. 이와 반대로 입증될 수 있는 것만이 역사적 사실이라고 할 경우에, 그 역사적 사실은 매우 제한적이다. 단적으로 근대사학 이후의 역사의 경우 문헌들이나 기록들이 남아 있어 역사적 사실을 입증하는데 고대사보다 더 용이하다. 실증사학은 실증주의(Positvismus)에 토대를 두는데, 실증주의는 사회학의 창시자인 이지도르 마리 오귀스트 프랑수아 크사비에 콩트(1798-1857)에서 기원한다. 콩트는 역사의 발전단계를 신학적 단계에서 출발해서 형이상학적 단계 그리고 마지막으로 실증적 단계로 구별했다. 마지막 실증적 단계에 의하면 현상을 관찰하고, 가설을 세우고, 실험으로 가설을 입증하는 경험론의 방식이야말로 모든 현상을 신에 근거해서 설명하는 신학적 단계와 모든 현상을 추상적 개념으로 설명하는 형이상학적 단계를 벗어난다. 실증적 단계에 의한 방법론은 비교와 실험, 그리고 역사적 분석이라고 할 수 있을 것이다. 이와 같은 실증주의가 역사에 적용되면 실증사학이 된다. 실증사학은 역사철학에 대한 비판에서 출발한다. 역사철학은 역사에서 일정한 패턴과 법칙을 발견하고, 이를 통해 역사의 의미와 그 가치를 연구한다. 그러나 역사에서 그와 같은 법칙이나 패턴이 어느 시대나 동일하게 적용되어 필연적 방식으로 귀결되지 않는다. 오히려 역사의 현실에서는 우연한 발견과 착상이 인류에게 준 선물을 갖다 주는 경우라든가, 혹은 조그만 사건이 뜻밖에 혁명으로 나타나는 경우도 많다. 그런데 이 경우에도 역사적 사실로서 입증을 우리가 하려고 하면 단시간에 이루어지기 어렵다. 어쩌면 그것이 입증되기 전까지는 여전히 해석이나 추정으로 머물러 있을 수밖에 없지 않을까?
    • 칼럼
    • Nova Topos
    2024-05-06
  • 실증사학의 대부 레오폴드 폰 랑케(Leopold von Ranke)와 일본식 실증사학의 비교
    역사를 연구하는 사람들이 생각하는 실증사학은 레오폴드 폰 랑케(Leopold von Ranke)가 주장하는 것에 입각하여 판단하는 경우가 많다. 그러나 랑케의 주장을 면밀히 보면 Wie es eigentlich gewesen, 즉 "있는 그대로의 과거"를 보고 판별하자는 것이다. 비판적인 방법을 엄격히 적용하여 사료 속에 담겨진 순수한 사실을 발견해 내는 것이 바로 실증사학의 기본 원리다. 그러나 랑케의 주장과는 달리 그의 사관을 다른 열강 국가들은 진정한 객관성이 아닌 제국주의적 지배 사관에 입각하여 객관적 타당성(Objective validity)을 내세우며 지배 논리를 정당화했다. 랑케가 개체적 사실들의 연관을 발전으로 파악했으며, 그 발전의 양상은 구체적으로 지배적 이념을 통해 나타난다고 생각했기 때문에 빚어진 오해와 오산이었던 것이다. 그리고 여러 나라를 거쳐 이것이 일본에 들어왔을 때는 일본식의 실증사관(實證史觀)으로 불려 주관적으로 해석해 그로 인한 비도덕적 행위, 연구 윤리를 벗어난 행위들이 나타나게 된다. 그리고 그러한 사관은 우리에게 그대로 이어진다. 당시 단재 신채호 선생이나 백암 박은식 선생 등의 역사학자들이 랑케가 누군지, Empirical history가 무엇인지 제대로 인식했었겠는가? 랑케가 주장한 부분에 대해 우리는 그 사관을 환기시킬 필요가 있다. 실증사학 연구 방법론은 크게 '사실해명중시' 또는 '사료비판중시'로 나뉘는데 사실해명중시론은 정확한 사료를 통해서 연역적 추론으로 역사를 분석하는 방법을 말하고 사료비판중시론은 사료 외의 고고학적 근거, 기타 비(非) 사료적 요소로 발견적 또는 귀납적 추론으로 분석하는 방법인데 나는 둘 다 중시한다. 그래서 랑케가 주장했던 실증사학론은 잘못된 것이 아니다. 다만 그것을 후대에 이용하고 주관적인 추론에 맞추는 자들이 잘못된 것이다. 게다가 일본식 실증사관론(實證史觀論)은 군국주의적 사관에 맞추어 이용되어 왔다는 것에서 더 큰 문제점이 있다. 일본식 실증사관론(實證史觀論)과 랑케의 Empirical history에 대하여 비교 논의해 볼 필요가 있다고 생각한다. 여태까지 그런 논의도 없었고 재야에서는 실증사관이 무엇인지 이해하지 못하는 사람들이 태반이다. 게다가 일본식 실증사관론(實證史觀論)과 랑케의 Empirical history를 혼동하고 있으며 모두 제국주의적 학문으로 귀결시키는 것은 아직 연구방법론에 대해 학문적 트레이닝이 되어있지 않은 현상을 여실히 보여주고 있다. 이제라도 일본식 실증사관론(實證史觀論)과 랑케의 Empirical history를 분리하여 비교하고 연구에 있어 받아들일 것은 받아들이고 없어져야 할 것은 없어져야 한다고 생각한다. 진정한 실증이란, 확실한 고증과 토론과 논란을 통해 최대한 접근한 근거, 고고학, 인류학, 역사학 3요소 모두 맞물려 들어가는 것이 아니겠는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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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2024-05-03
  • IS의 뿌리와 알 자르카위(Al-Zarkawi), 그리고 알 바그다디와 하피즈 사이드 칸 ISIS-K (호라산 IS 조직)
    IS의 뿌리는 요르단 출신의 알 자르카위(Al-Zarkawi)가 1999년에 만든 ‘유일신과 성전(Monotheism and jihad)’이라는 조직에서 유래한 근본주의 조직이다. 이 단체는 2004년 이라크 알 카에다라는 이름으로 개명했는데 이 조직이 바로 한국인 김선일 씨를 납치하고 참수하였기 때문에 한국에는 이미 이름이 익히 알려진 조직이다. 김선일 씨 뿐 아니라 이라크의 시아파 주민들과 모스크, 유엔 인사 등을 상대로 지속적인 테러를 자행했던 테러단체이다. 명문 가문 출신으로 부유한 집안에서 자란 오사마 빈 라덴과는 다르게 알 자르카위는 요르단 암만의 빈민가 출신으로 처음부터 독실한 무슬림은 아니었다. 그는 여러 범죄를 저지르며 감옥을 전전했고 불우한 청년시절을 보냈다. 그러던 도중 이라크 쿠파를 참배했을 때 한 인물을 만나게 되는데 그가 알 하산 쿠르카(Al-hasan qurka)라고 하는 이맘이다. 쿠르카는 대단한 과격주의자로 빈민가 탄생부터 불우한 세월을 보낸 자르카위에게 전 세계를 알라의 앞으로 결집하여 신정국가를 이루는 것이 그 동안의 죄를 용서받고 알라의 전사로 거듭날 수 있다는 말에 감명을 받아 자르카위는 아주 독실한 원리주의자로 재탄생했다. 그렇게 그가 레바논으로 들어와 IS의 전신인 레바논 이슬람 원리주의 알 카에다 조직을 창설하여 보다 과격하고 잔인한, 일종의 보여주기 방식의 테러에 집착하게 된다. 알 자르카위는 2006년 6월 미군의 공습으로 사망했지만, 그의 조직은 더욱 잔혹해졌고 더 확충되어 그들의 수하에 어느새 5만의 무리가 모아지게 되었다. 레바논 알 카에다 조직은 알 자르카위와 함께 조직을 지휘했던 알 바그다디(Al-Bagdadi)를 중심으로 종합적인 조직으로 개편되었으며 이들은 2006년 10월 ‘이라크-이슬람국가(ISI)’로 조직명을 바꾸게 된다. 여기에서 처음으로 ‘이슬람 국가’ 라는 표현이 국제언론에 노출되면서 IS라는 이름으로 알려지게 된다. 다른 과격한 무장 조직들안 오사마 빈 라덴의 알카에다가 외부의 적인 미국 및 서방세력과의 전투에 몰두해가기 시작할 때, IS는 철저히 이라크 내부를 장악하는데 집중했다. 미국이 붕괴시킨 사담 후세인 정권의 잔존 세력들도 흡수했고, 이라크에서 대다수 시아파 세력까지 끌어들였다. 이들 시아파 세력들에게 시아파 교리를 버리라고 강요하여 이를 듣지 않은 자들을 참수하고 시아의 교리를 버린 자들을 거두어 거대 세력으로 성장했다. 이러한 후세인 잔존 세력들이 알 바그다디에게 쉽게 흡수된 것은 알 바그다디 자신이 후세인 정권에서 장교를 지냈었던 이력이 있었기 때문이었다. 알 바그다디와 ISI 대원들은 교도소를 습격하여 죄수들을 탈옥시켰고 이들은 ISI의 과격주의 교리에 감명받아 매우 충실하고 과격한 조직원으로 회개하며 변모하였다. ISI는 점점 더 이라크를 장악했고 이로 인하여 이라크 임시 정부는 ISI를 제어하지 못하자 이라크는 일종의 무법지대로 변해갔다. 2010년 말부터 2011년 초까지 이집트에서부터 발생하여 전 중동 지역으로 분파한 일명 ‘아랍의 봄(Arab of Spring)’ 이라는 시민 혁명은 ISI에게 오히려 기회로 다가오게 된다. 시민들은 민주화 열기로 인하여 조직적으로 독재정권에 저항했지만, 잠시 정권만 변화되었을 뿐 독재세력은 다시 권력을 잡았다. 특히 시리아에서 일어난 민주화 시위는 내전으로 바뀌는 현상을 띄게 되었고, ISI는 이러한 시리아의 혼란을 기회로 시리아를 완전히 장악하려 하였다. 그때까지만 해도 이슬람 극단주의 무장조직의 시작이었던 아프가니스탄의 알카에다는 알 바그다디에게 독자적인 조직을 만들지 말고 시리아 내전에서 반(反) 정부 세력을 지원하라는 지시를 내렸다. 그러나 ISI는 2013년 4월 조직의 이름을 ‘이라크와 레반트 이슬람국가(ISIL)’ 이라고 바꾸었고 알카에다의 지시를 듣지 않았다. 그러자 알카에다는 이 조직을 해체하라고 촉구했으나 알 바그다디는 그 명령을 듣지 않고, 2013년 11월에는 알카에다가 보낸 특사를 살해했다. 이에 알카에다는 알 바그다디가 참수 등 극형을 일삼는 것을 공개적으로 비난했고, 결국 2014년 2월 알 카에다는 “ISI는 우리와 아무 관련 없는 조직” 으로 규정하여 공개적으로 절연을 선언했다. 독자적인 세력이 된 ISI는 시리아와 이라크 지역을 군사적으로 장악해나갔고 2014년 6월 9일 이라크 최대 유전도시 모술을 장악하는데 성공했다. 그리고 새로운 국가수립을 선포하게 되면서 테러를 자행하는 대규모 조직에서 국가로 탈바꿈되는 이전의 알 카에다와 다른 성향을 보이게 된다. 이러한 IS가 거의 붕괴될 때 IS에 가담되어 있던 몇몇 지도부와 중앙아시아 극단주의 단체, 신장위구르의 살라피스트들이 호라산으로 대거 이동했다. 이들 IS들의 수장은 2014년 IS의 수장이었던 알 바그다디에게 충성을 맹세하면서 합류했던 파키스탄 국적의 하피즈 사이드 칸이었다. 그는 2015년 아프가니스탄 동부 지역과 이란의 북동부 지역에서 기존의 ISIS에서 호라산(Khorasan) 지역에서 출발했다는 의미로 지명인 호라산(Khorasan)을 따 이니셜로 ISIS-K라는 조직을 재건했다. 이들 또한 이슬람교의 창시자이자 알라의 마지막 예언자인 무함마드와 정통 칼리프 시대에 세워진 이슬람 국가를 재현하겠다고 주장하고 있다. 이교도는 물론 무슬림 중에서도 ISIS-K와 함께 하지 않고 ISIS-K의 뜻에 따르지 않는 이들을 모두 적으로 규정했다. 카불 하미드 카르자이 국제공항에서와 같이 잔인한 테러를 벌이고 있는 ISIS-K의 조직원이 얼마나 되는지, 자금을 얼마나 비축해두었는지, 앞으로 어떤 테러를 계획하고 있는지, 어느 정도의 무기를 보유하고 있는지에 대해선 어느 누구도 정확하기 알지 못하고 있는 것이 현실이다. 정통 이슬람교는 여성을 성노예로 삼고 같은 무슬림을 살해하며, 자살 폭탄 테러를 일삼는 ISIS-K를 이슬람 무장단체로 인정하지도 않고 있다. 그러나 중요한 것은 이들이 ‘이슬람 국가 건설(Islamic country construction)’ 을 명분으로 테러를 자행하고 있으며 예측할 수 없고 예방할 수 없는 ISIS-K의 테러에 대해 모든 이들을 더욱 불안하게 만들고 있는 상황이라 그에 대한 대처가 시급한 상황에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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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2024-04-29
  • 차가타이(Чагатай)를 소환한 현 시대 대한민국
    요즘 차가타이와 그의 나라, 차가타이 칸국, 그리고 티무르 제국까지 이어지는 중앙아시아의 시대상 변천을 함께 보면서 느낀 바 있다. 칭기즈칸, 바투나 수부타이, 재배, 카이두 및 아리크부카나 쿠빌라이 칸 등의 영웅들은 충분히 알려져 있지만 칭기즈칸의 차남인 차가타이는 그다지 잘 알려져 있지 않다. 사실 나는 다른 영웅들보다 차가타이를 매우 좋아한다. 그에게 있어 원리원칙과 공명정대라고 하는 두 가지의 기본 철칙이 있었고 그런 기본 철칙은 원리원칙과 공명정대라는 것이 부족한 우리 대한민국에서도 가장 필요한 부분이기 때문이다. 차가타이는 성격이 불같고 타협을 모르는 성격이었다. 자기 자신에게조차 엄격하고 원리원칙을 철저히 지키는 인물이었기 때문에 칭기즈칸은 차가타이에게 몽골의 법전인 <에케 야사>를 창안하고 관리하는 역할을 맡기기도 했다. 그에 대한 일례로 차가타이의 동생인 오고타이가 대칸이 된 이후, 차가타이와 오고타이 칸이 술자리를 했는데, 차가타이가 취중에 오고타이 칸에게 실수를 했다. 다음 날 자신의 실수를 깨달은 차가타이는 아우에게 찾아가서 자신의 실수를 벌해달라고 청했다. 오고타이 칸은 이를 "뭘 그런거 가지고..." 하면서 그대로 넘어갔지만 차가타이는 끝내 <에케 야사>의 법률을 스스로에게 적용하여 자신을 벌했다고 전해진다. 차가타이는 매우 엄격한 성격이었기 때문에 오고타이 칸이 술에 취해서 마찬가지의 행동을 하면 법의 수호자이자 무서운 형님이 되어 동생을 혼냈는데 취중에도 오고타이 칸은 형이 오면 무서워하였다는 설화도 존재하고 있다. 차가타이의 동생이자, 칭기즈칸의 막내 아들, 툴루이의 장남이자 후일 몽골의 대칸이 되는 몽케가 차가타이의 성격을 가장 많이 닮았다고 하며 차가타이는 몽케의 즉위를 적극적으로 밀어줬다고도 전한다. 차가타이는 중앙아시아에 차가타이 칸국을 건국했다고 알려져 있다. 그는 카자흐스탄 남부, 우즈베키스탄, 투르크메니스탄, 키르기스스탄, 타지키스탄, 아프가니스탄, 이란 북부, 파키스탄 펀자브 지역까지 지배했으며 그의 영토가 상당히 넓었음에도 원리원칙에 따라 주군은 늘 몽골 카라코룸의 대칸이었다. 그런 이유로 인해 차가타이는 죽을 때까지 결코 칸을 자칭하지 않았다. 차가타이 칸국의 지배자들 중 처음으로 칸을 칭한 것은 손자인 카라 훌라구였다. 차가타이를 시조로 간주하는 차가타이 칸국은 동유럽을 정복한 킵차크 칸국이나 중국을 정복한 원나라, 그리고 이집트의 맘루크 왕조와 전쟁을 벌이고 페르시아 문화에 영향을 받은 일 칸국에 비하면 세계사적인 입장에서 그다지 크게 두드러지지 않았다. 다른 칸국들은 각각 러시아, 명나라, 맘루크 및 오스만투르크 같은 중세 후기에서 근세 시대 대제국들이 성장하면서 반드시 이겨할 적으로서, 또는 동시와 많은 문화와 기술, 제도를 서로 교환한 외교적인 국가로서 세계사의 거대 세력들 역사와 같이 존재감이 컸던 것에 비하면 차가타이 칸국이 있었던 지방은 그다지 주목받지 못한 곳이라서 세계사의 중심으로 도약하기 어려웠던 것은 아니다. 일찌감치 주목받지 못했던 것이 아니라 주목받길 원하지 않고 오로지 <에케 야사> 법전에 나와 있는 대칸에 대한 충성심이라는 원칙을 고수했기 때문이었다. 스스로 주목 받길 원하지 않았기 때문에 일찍부터 명성을 떨친 킵차크 칸국이나 일 칸국과 같이 독립 국가적인 주체로써 몽골 제국을 확장시켰던 것이 아니라 몽골 울루스의 일원으로써 중앙정부와 함께 해야 한다는 차가타이의 원리원칙론이 작용했기에 일찍부터 중앙아시아 이외 지역에 세력 확장을 하지 못한 이유일 것으로 보여 진다. 그래서 그랬을까? 킵차크 칸국과 일 칸국은 오래가지 못했고 차가타이 칸국은 아미르 티무르라고 하는 칭기즈칸과 맞먹는 걸출한 대영웅을 배출해내면서 티무르 제국을 만들어냈으며 차가타이와 티무르의 후예는 인도로 들어가 아시아 3대 강국을 칭하는 무굴제국을 건국해 아시아 중근세 제국 중 가장 강력한 국가로 19세기까지 존립하게 되었다. 내가 차가타이를 관심있게 보았고 그를 소환해 낸 것은 현 대한민국의 정세와 맞닿아 있다. 대한민국의 정치판을 보면 차가타이의 원리원칙과 공명정대를 갖추고 있는 정치인이 전혀 보이지 않는다. 군주인 오고타이 칸에게 실수해 자기 자신에게 법률 <에케 야사>를 작용해 벌을 내렸던 그런 사법계의 용자도 전혀 보이지 않는다. 사실 그런 용기가 있는 자, 자체가 없다는 생각이 든다. 자신이 잘못했으면 은폐하기 바쁘지 자기 자신에게 형벌을 내릴 원리원칙주의자가 누가 있을까 싶다. 차가타이는 자신의 군주에게 충성했지만 군주가 법을 어기면 엄하게 꾸짖었다. 그러나 이 나라는 대통령이 법을 어기면 엄하게 꾸짖는 원칙주의자와 공명정대한 인물을 찾기 대단히 어렵다. 원래 이 나라 공직자들은 자신에게 들어오는 달콤한 소리에 귀를 기울이고 자신에게 들리는 쓴소리는 차단하기에 바쁘다. 윗물이 그러니 아랫물인 일반 시민들도 마찬가지가 아니겠는가? 차가타이는 법전에 나와 있는 원리 원칙대로 정당한 비판을 하였지만 이 나라의 인물들은 비판과 비난을 구분하지 못한다. 그러니 유치한 비난과 어린 애들이나 할법한 반박이 이 시대에 난무하는 것이 아니겠는가? 대한민국은 차가타이와 같은 원리원칙적이고 공명정대한 인물이 필요하다. 내가 차가타이를 현 시대 대한민국에 소환한 것은 정부 정책의 미흡함, 그리고 한국 정치에서 원리원칙적이지 않고 공명정대하지 않는 모습들, 서로에게 마이너스가 되는 유치한 네거티브 현상들을 보며 해외에 나와 가장 객관적인 입장에서 볼 때 가장 한심해 보여서다. 이 나라는 정말 차가타이 같은 인물이 없는걸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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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2024-04-28
  • 함석헌의 씨알과 비폭력
    “모든 존재하는 것의 바탕이 되는 것이 생명이다.” 당연하지만 아름다운 말이다. 살아있는 모든 것의 바탕은 생명이다. 모든 생명은 소중하다. 매월 마지막 목요일 저녁에 씨ᄋᆞᆯ학당에서 주최하는 ‘함석헌과 생명평화’라는 타이틀의 정기 강연회를 개최한다. 첫 강연자로 나선 우희종 선생은 ‘함석헌의 생명으로서의 씨ᄋᆞᆯ과 비폭력’을 주제로 강연을 하였다. 우희종 선생은 폴 틸리히의 ‘ground of being-itself’를 언급하면서 존재하는 모든 것의 바탕은 생명이라는 것을 강조하였다. 나는 의문이 생겼다. 함석헌은 왜 생명이라 말하지 않고 씨ᄋᆞᆯ이라고 이야기했을까? 어제 현장에서 강의를 듣는 순간에도 함석헌의 씨ᄋᆞᆯ이 가지고 있는 의미가 무엇인지 감이 오지 않았다. 강의가 끝나고 나는 조금 무식한 질문을 하였다. 자기 소개를 하는 시간에는 우리들의 희망 종단(우희종)에서 참석한 사람이라고 나를 소개했다. 그만큼 우희종 선생과는 서로를 잘 아는 사이이다. “장자는 氣가 천지 사이에 충만하고, 氣가 모이고 흩어져서 인간의 생사가 결정되고, 천지의 만물은 모두 하나의 氣라고 인식하였습니다. 그러면 함석헌의 씨ᄋᆞᆯ이 장자의 氣와 유사한 것입니까?” 내 기억이 정확하다면 그렇게도 해석할 수 있을 것이라고 답변했던 것 같았다. 분명한 것은 함석헌의 씨ᄋᆞᆯ은 주체적인 것이며, 생각하는 씨ᄋᆞᆯ이라는 부연 설명이 있었다. 그래서 나는 생각했다. 장자가 이야기하는 氣에는 유물론적인 부분이 있지만, 함석헌의 씨ᄋᆞᆯ에는 유물론적인 요소가 없어 보였다. 강의가 끝난 후에 나는 씨ᄋᆞᆯ학당 김영덕 연구원장으로부터 <함석헌 연구>라는 책을 한 권 받을 수 있었다. 그 책에는 “씨ᄋᆞᆯ은 생명 그 자체이며 역사를 살려내는 역사의 생명이기도 합니다. 그러므로 씨ᄋᆞᆯ은 땅과 하늘과 바람과 물 즉 자연과 인간이 함께 만들어 가는 생명입니다”라는 구절이 있었다. 씨ᄋᆞᆯ의 출발은 “함께 살자”라는 것이라고 한다. 함석헌의 씨ᄋᆞᆯ을 이해하는데 도움이 되었지만, 조금은 부족하여 서재에 있는 <다석 유영모의 철학과 사상>이라는 책을 펼쳐봤다. “유영모는 생명을 물질과 정신의 결합으로 보고, 생명이 물질에서 정신으로 고양되는 과정 속에 있다고 보았다.” 유영모의 이러한 생각이 함석헌에게 영향을 끼쳤음은 당연하다. 유영모의 생명에 대한 생각을 함석헌의 씨ᄋᆞᆯ과 연결시켜보면, 함석헌의 씨ᄋᆞᆯ은 단순한 생명은 아니라 온 우주와 함께 하나가 되는 과정 속에 있는 진화하는 씨ᄋᆞᆯ로 이해가 되었다. 그래서 함석헌은 “생각하는 씨ᄋᆞᆯ이어야 산다”고 하였을 것이다. 이어지는 강의에서 우희종 선생은 비폭력에 대해 언급하였다. 그는 어리석음이 폭력이라고 하였다. 깨어있지 않음과 연결된다. 어리석음, 정상적인 관계의 단절, 왜곡된 믿음 등이 폭력이란 것이다. 폭력의 정의가 그렇다면, 비폭력은 정상적인 관계의 회복이고, 그러한 관계에 깨어 있음을 위한 실천과 행동에 있다고 하였다. 이어서 약자의 체념이나 무관심도 폭력의 행사라고 보았다. 함석헌은 다음과 같은 말을 했다. “비폭력은 너와 나의 대립을 초월하는 것이다. 차별성을 뛰어넘는 것이다.” 이 말을 우희종 선생은 파사현정, 즉 사악하고 그릇된 것을 부수고 생각을 바르게 한다는 불교의 용어를 언급하면서 angry Buddha를 이야기했다. angry Buddha는 잘못된 것을 바로잡아 바름으로 이끄는 분노의 행동이야말로 비폭력의 다른 이름이라고 강조했다. 비폭력을 언급하는 대목에서 우희종 선생은 슬라보에 지젝의 폭력에 대한 생각을 잠시 언급만하고 가볍게 지나쳤지만, 나는 그렇게 생각하지 않았다. 지젝은 <폭력이란 무엇인가>에서 주관적 폭력과 객관적 폭력을 구분하면서 오늘날 사회에서 객관적 폭력인 상징적이면서 구조적인 폭력이 난무하고 있다고 보았다. 주관적 폭력은 가시적인 폭력이다. 이 책의 내용 중 다음의 대목이 기억에 남는다. “빌 게이츠의 두 얼굴은 소로스의 두 얼굴과 꼭 닮았다. ... 자선은 경제적 착취라는 얼굴을 감추고 있는 인도주의적 가면이다.” 에로스에서 티모스로의 전환이다. 대상을 소유하는 것에서부터 인정받고 싶은 욕망으로 전환에는 가면이 있다는 것이다. 그들은 환경파괴의 주범이면서 자연보호구역에서 휴가를 즐기는 사람들이다. 이것이 바로 보이지 않는 조직적 폭력이고, 공손한 미소가 야수적인 감정 폭발보다 더욱 폭력적이란 말이다. 그 책의 마지막 대목 “때로는 아무것도 하지 않는 것이 가장 폭력적으로 무언가를 하는 것이다”는 angry Buddha와유사하게 읽힐 수도 있다. 우희종 선생은 함석헌의 씨ᄋᆞᆯ과 비폭력사상이 생명 감수성을 높이는 사회로 나아가는 길이라고 강조하였다. “씨ᄋᆞᆯ들은 서로 주고받고, 같이 울고, 같이 느낄 때 부분의 합보다 위대해지고 부분은 전체 안에, 전체는 부분 안에 존재하게 되어 개인의 소리는 전체의 외침이 된다는 것이다.” 함석헌의 생명과 비폭력에 대한 우희종 선생의 강의는 이 짧은 문장 속에 모든 것이 담겨 있다고 이해했다. 뒤풀이로 우희종 선생과 함께 나눈 대화 속에서는 아르네 네스의 환경철학에 대해서도 잠시 이야기를 나눴다. 네스는 생태운동을 표층과 심층으로 구분하면서 모든 동식물이 평등하다고 보는 것이 심층생태운동이 더욱 중요하다고 강조했다. 이 부분에 대해서는 다음 기회에 더 많은 이야기를 나누기로 하고 우희종 선생과 헤어졌다. 우희종 선생을 통한 함석헌의 생명과 비폭력에 대한 강의는 지금 여기에 사는 우리 모두에게 많은 질문을 던진다. “우리는 깨어 있는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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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2024-04-27
  • 내일 20일에 벌어질 미국 하원에서의 표결, 러시아-우크라이나 전쟁의 존폐를 가른다.
    미국이나 우크라이나를 추가로 지원하느냐 마느냐의 여부는 내일 있을 미국 하원의 표결 결과에 따라 달려 있다. 이는 전 세계가 주목하고 있는 관심사 중 하나다. 서로 다른 성격, 다른 유형의 전쟁이 우크라이나와 팔레스타인 가자지구에서 벌어지고 있다. 그리고 이스라엘과 이란의 사이가 심상치 않음에 따라 여기에 대처하는 미국의 핵심 외교 정책, 이를 둘러싼 국제 전략을 파악할 수 있는 절호의 기회이기도 하다. 더불어 미국은 남부 국경 지대인 텍사스를 중심으로 한 멕시코 난민에 대해 안보를 강화할 지에 대한 여부도 여기에 달려 있다. 미국은 민주당과 공화당 두 진영으로 갈라져 소위 '이민 전쟁'까지 놓고 각축을 벌이고 있다. 미국은 11월 대통령 선거를 앞두고 사실상 3개의 전선이 서로 작용, 반작용을 하면서 그로 인해 이해 충돌로 생기는 예산안 처리들이 6개월 가까이 지연된 것이 현재까지의 상황으로 보인다. 현재까지의 이러한 혼전은 내일 20일에 있을 미국 하원 본회에서 표결로 종결될 전망이다. 우크라이나 지원 안 외에도 이스라엘, 대만 지원 관련 예산 안과 대러 제재 강화 법안 등 모두 4개 법안이 내일 표결에 부쳐진다. 표결이 모두 가결되거나 일부 부결되는 법안 있을 것이다. 가장 유력한 부분은 미국의 우크라이나 추가 지원 안 관련 부분이다. 이 추가 지원 안이 통과될 경우, 젤렌스키 대통령 등 우크라이나 전체에 안겨주는 심리적 효과는 실제로 지원해주는 효과보다 훨씬 크게 나타날 것이다. 미국이 아직 자신들을 버리지 않았다는 안도감을 가질 것이고 나아가 러시아에 승리할 수 있다눈 기대감으로 이어지기 때문이다. 그래서 내 예상은 근소한 차이로 대 우크라이나 지원이 확정될 것으로 보여진다. 불리한 전쟁을 2년 동안 끌고 온 서방과 미국이다. 여기서 만약 부결되어 우크라이나를 지원하지 않으면 그동안 그럴꺼면 우크라이나를 왜 지원했는지, 그동안의 지원에서 어떠한 의미가 있는지, 각 곳에 성토의 십자포화를 맞을 가능성이 높다. 게다가 지원 안이 통과되지 못하면 그 책임에 대해 바이든 현 대통령에게 직결된다. 그렇게 되면 올 11월 대선 때 바이든과 민주당의 패배는 거의 확정된 것이나 다름 없다. 그리고 대외적인 미국의 자존심도 여기에 걸려 있다. 미국은 이라크와 아프가니스탄에서 군을 철수하고 시리아와 중동, 아프리카 각 지역의 미군 부대들의 철수의 압박과 위기를 맞고 있다. 그러나 다른 지역은 그렇다 쳐도 러시아와의 대결은 다르다. 세계 최강대국인 미국이 라이벌로 부상한 러시아와의 대리전에서 철수하게 되거나 지원을 하지 않게 된다면 이미지에서 큰 타격을 입는다. 그런데 문제는 이 같은 사실을 바이든 뿐 아니라 트럼프도 잘 알고 있다. 원래 전쟁이라는 것는 시작하는 것보다 끝이 더 어려운 법이다. 어떻게 하면 미국의 이익에 덜 손해를 보게 하면서 차악의 방식으로 마무리 짓게 하는 것은 수 많은 생각과 전략을 짜야 가능한 것이다. 따라서 이같은 형식들로 인해 공화당과 트럼프 또한 일견 동의할 것으로 생각된다. 잘 끝내고 종결짓기 위해 이번에는 우크라이나 지원 안에 손을 들어줄 가능성이 높다고 생각한다. 내 예상은 이 법안 결국 통과될 것이다. 그 다음은 이스라엘과 가자지구 관련 문제다. 지난 13일 미국 등 서방 측의 방공 지원을 받아 이란의 대대적인 미사일과 드론 공습에 그나마 드론 대부분을 요격하고 탄도미사일에 피해를 입었지만 어느 정도 방어에 성공했다. 이에 우크라이나는 심리적으로 서방 측으로부터 버림받았다는 좌절감이 팽배했을 것이다. 대 우크라이나 지원 안 예산 통과는 이러한 좌절감을 딛고 다시 러시아에 대응할 수 있는 자신감을 찾게 될 것이다. 우크라이나 추가 지원 여부를 놓고 미국 백악관과 의견 대립이 심각했던 마이크 존슨 미 하원의장은 지난 17일 우크라이나에 607억 5천만 달러를 지원하는 안보 예산안 등 4개의 법안을 20일 표결에 부치겠다고 발표했다. 백악관은 우크라이나와 이스라엘, 대만을 지원하는 예산을 모두 하나의 법안에 묶어 의회 통과를 시도했지만 공화당이 장악한 하원의 승인을 받지 못했다. 이는 남부 국경지대의 안보 강화 조치가 부족하고 난민들이 계속 몰려 들어 치안이 더욱 불안해졌다는 이유 때문이다. 이같은 상황에서 존슨 의장이 남부 국경 지대에 대한 요구 조건을 철회하고, 백악관의 원래 법안과 다를 게 없는 법안을 단순하게 4개로 분리한 뒤 따로 표결에 부치기로 마음을 바꾸었다. 그는 우크라이나에 대한 지원 결정이 매우 중요하다는 이유를 대면서 후세의 역사적 평가가 미국의 행위를 평가할 것이라고 했다. 그리고 강경파 동료 의원들의 해임 위협이 두렵지 않다고 했다. 그렇기 때문에 나는 미국의 우크라이나 지원 안이 통과될 것이라 보는 것이다. 마이크 존슨은 미국 청소년들이 총알받이가 되도록 참전하는 것보다는 우크라이나에 총알을 보내는 것이 더 낫다고 했다. 이에 스트라나.ua는 존슨 의장의 아들이 올 가을 해군사관학교에 입학할 예정이라고 기술했으며 러시아가 나토를 공격할 경우, 그의 아들도 참전을 피할 수 없을 것이라고 지적했다. 이번에 발표한 우크라이나 지원 법안의 주요 내용들을 보면 총 지원액 607억 5천만 달러 중 230억 달러는 우크라이나 지원에 따른 미국의 재고 무기 충원에 예산이 책정되며 113억 달러는 지역 내 지속적인 미국의 군사작전에 사용된다. 즉, 이 돈은 중동 지역이나 아프리카 지역에 있는 미군 군사작전 비용으로 돈을 낭비한다는 말이다. 또 138억 달러는 미 육군과 동맹국을 위한 최신 무기 구입에 쓰인다. 다만, 우크라이나 경제 지원용 78억 달러는 차관 형태로 지원된다. 이 말은 그 전까지 공짜로 퍼주다시피 했던 지원을 차관, 즉 빌려준다는 명목으로 지원한다는 것이다. 이는 우크라이나가 반드시 갚아야 하는 금액이다. 그런데 이것 저것 벌려 놓은게 많은 우크라이나가 78억 달러 조차도 갚을 능력이 되는지 모르겠다. 우선 미 국방부는 이 예산안이 통과될 경우, 국방부 비축 무기를 우선 우크라이나로 이전하고, 통과된 예산으로 부족분을 보충할 것으로 에상된다. 그런데 상원을 통과한 기존의 백악관 안과 차별화된 부분은 우크라이나 경제 지원 예산이 무상 지원이 아니라 차관 형태로 바뀐 것이라 볼 수 있다. 이는 앞서 말한 것처럼 우크라이나가 결국 상환을 해야 한다는 얘기다. 그리고 바이든 대통령은 법안 채택 후 60일 내에 우크라이나 정부와 차관 상환 계약을 체결해야 한다. 다만 미국 대통령 선거인 11월 5일에 끝난 뒤인 11월 15일 이후 대 우크라이나 채무를 최대 50% 탕감할 수 있는 권리를 대통령에게 부여했다. 또 2026년 1월 1일 이후에는 모든 채무를 탕감할 수 있다. 탕감 권한을 두 대통령에게 공평하게 나눠줬다고 할 수 있는데 이를 탕감할 경우, 국민들의 엄청난 반발이 예상된다. 그리고 백악관 안에 추가된 것은 에이테큼스(ATACMS) 장거리 미사일의 제공 부분이다. 우크라이나는 줄곧 ATACMS 장거리 미사일을 요구해왔는데 제공 여부 결정은 대통령에게 위임했다. 바이든 대통령은 지금까지 사정거리 300km에 이르는 장거리 미사일의 우크라이나 지원에 대해 우크라이나 전선을 더욱 확대시킬 수 있다는 우려로 인해 매우 부정적이었다. 따라서 ATACMS 미사일의 우크라이나 지원이 실제로 이루어질 가능성은 굉장히 낮다고 본다. 존슨 의장은 '지금 우크라이나를 돕지 않으면 러시아가 나토를 공격할 것'이라는 바이든 대통령의 주장을 그대로 반복하면서, 표결의 당위성을 강조했다. 트럼프 전대통령조차 우크라이나 지원을 중요하다고 말을 바꿨다. 그래서 트럼프가 대통령이 되어도 우크라이나 지원이라는 대세를 거스르기는 어려울 것으로 생각된다. 우크라이나가 멸망하지 않은 한, 대통령이 트럼프로 바뀌었다고 달라지는 것은 없을 것이다.
    • 칼럼
    • Nova Topos
    2024-04-21
  • 민심이 천심인 것은 흐름 때문이다!
    민심은 천심이다. 그러나 우리가 이 말에 포함된 숨겨진 의미를 이해하지 못한다면, 사실 공허한 언명에 불과하다. 더 나아가 우리가 이 의미를 왜곡해서 자의적으로 해석한다면, 혹세무민(惑世誣民)하는 것이 될 것이다. 사실 민심이란 겉으로 잘 드러나지 않기 때문에, 우리가 단숨에 민심이 무엇인지를 알아차리기 어렵다. 만일 이를 알아차리는 사람이 있다면, 그는 분명히 탁월한 혜안을 지닌 소유자일 것이다. 『맹자』의 이른바 이루장구(離婁章句) 상편의 구절들을 보자. “걸왕과 주왕이 천하를 잃은 것은 그 백성을 잃었기 때문이며, 그 백성을 잃은 것은 그들의 마음을 잃었기 때문이다. 천하를 얻는 데는 길이 있는데, 그 백성을 얻으면 이에 천하를 얻게 된다. 또 그 백성을 얻는 데는 길이 있는데, 그들의 마음을 얻으면 이에 백성을 얻게 된다. 백성들의 마음을 얻는 데는 길이 있는데, 그들이 바라는 것은 모아주고 그들이 싫어하는 것은 그들에게 행하지 않으면 된다.”(桀紂之失天下也, 失其民也, 失其民者, 失其心也, 得天下有道, 得其民, 斯得天下矣, 得其民有道, 得其心, 斯得民矣. 得其心有道, 所欲與之聚之, 所惡勿施爾也). 걸왕은 중국 하(夏)나라의 마지막 군주로 포악하고 사치스러웠다고 알려져 있는데, 특히 호화스럽고 사치스러운 술잔치를 뜻하는 주지육림(酒池肉林)으로도 원성(怨聲)이 높았다. 더욱이 걸왕은 충신들의 간언(諫言)이나 진언(眞言)을 전혀 듣지 않았으며, 결국 은(殷)나라의 태조인 탕(湯)왕에 의해 추방되었고, 하나라는 멸망했다. 은나라의 마지막 군주였던 주왕도 걸왕과 마찬가지로 폭군이었는데, 특히 주왕은 사람을 숯불에 태워 죽이는 형벌인 포락지형(炮烙之刑)으로 악명이 높았던 것으로 알려져 있다. 결국 주왕은 현재 중국의 허난성 신샹시의 행정구역인 목야(牧野) 지역에서 일어난 전투에서 서주(西周)의 무왕에게 패배했으며, 은나라는 멸망했다. 걸왕은 도주 중에 살해당했으며, 주왕은 목야전투의 패배로 자결했다고 알려져 있다. 이렇게 보면 민심으로부터 멀어진 왕은 물러날 수밖에 없으며, 이와 반대로 민심을 등에 업은 사람은 기존의 왕을 몰아내고 천하를 얻을 수 있는 명분을 갖게 된다. 그런데 맹자의 진술에서 천심은 언급되어 있지 않다. 더욱이 이 진술은 천하를 얻는 방법이 민심임을 말하고 있을 뿐이며, 그 민심이 천심이라고 명시적으로 말하지 않는다. 그렇다면 우리는 어떻게 이를 이해해야 하는가? 이것은 바로 도(道)와 연관된다. 맹자에 의하면, 도는 천도(天道)와 인도(人道)로 구별된다. 그런데 이러한 구별은 순수한 마음의 진실이라는 뜻을 갖는 성(誠)에 근거한다. 맹자에 의하면, “성 그 자체는 하늘의 도이고, 성을 추구하는 것은 인간의 도다. 지극히 정성스러운데도 남을 감동시키지 못하는 경우는 없고, 정성스럽지 않은 데도 남을 감동시키는 경우는 없다.”(是故, 誠者, 天之道也, 思誠者, 人之道也. 至誠而不動者, 未之有也, 不誠, 未有能動者也). 종합해 보자면, 민심이 천심으로 된다는 것은 순수한 마음의 진실을 정성스럽게 추구하는 인간이 이를 도리(道理)로서 남을 감동시키는 것이어야 한다. 왕도 마찬가지로 그렇다! 이렇게 한다면, 왕이 백성을 감동시키는 것은 당연하지 않겠는가! 그런데 이와 반대로 폭군의 경우에는 마치 자신이 천심을 아는 것처럼 자의적으로 통치행위를 하는 경우도 많다. 이것은 왕이 자신의 통치를 정당화하는 수단으로 천심을 이용하는 것일 뿐, 그 이상도 그 이하도 아니다. 민심과 동떨어진 천심은 아무런 의미가 없다. 그 천심은 단지 가상에 지나지 않는데, 그 까닭은 아무도 천심이 무엇인지를 알 수 없기 때문이다. 따라서 민심이 천심이지, 천심이 민심은 아니다. 필자는 민심에 흐름이 중요하다고 생각한다. 그 흐름이 수시로 변화하기는 하지만, 방향은 분명히 존재하기 때문이다. 그런데 이를 자의적으로 해석하는 것은 실로 민심의 흐름에 역행하는 일이다. 특히, 그 흐름이 좋지 않을 경우에, 이를 바꾸고 싶은 것은 당연하다. 그러나 그 흐름 자체를 그 누구도 바꿀 수 없다. 지도자가 그 흐름 자체를 바꾸려고 하다 보면, 무리수를 두기 마련이다. 이때는 지도자가 시간을 두고 기다리는 것이 현명하다. 물론 지도자는 그 시기를 기다리는 것이 아니라, 그 흐름이 바뀔 타이밍을 간파해야 한다. 바로 그 타이밍을 놓치면 그 누구도 흐름을 바꿀 수 없다. 민심이 움직인다는 사실은 어떤 원인이 명확하게 있었기 때문이지, 아무런 원인 없이 민심은 움직이는 법이 없다. 그런데 문제는 이때 민심의 움직임을 이용해서 사익을 취득하려는 사람들도 등장한다는 점이다. 지도자가 민심에 눈을 감으면, 그 주변에 누구든 이제부터 서서히 각자의 목소리를 내면서 존재감을 나타낸다. 때로는 그런 사람들이 민심을 자신들의 주변으로 모여들게 한다. 그렇게 되면 기존 지도자의 정치적 입지는 좁아지기 마련이고, 민심을 돌릴 만한 카드도 별로 없게 되고 만다. 더욱이 그렇게 되면 한편으로 기존 가신그룹도 서로 각자도생(各自圖生)으로 분열된다. 다른 한편으로, 정치권에서 한동안 밀려났던 사람들도 움직인다. 그들은 새로운 지도자감을 암중모색(暗中摸索)한다. 이때 그 지도자는 기존 지도자와 차별성을 갖지 않으면 안 된다. 민심이 무엇인지를 바로 알아채기는 어렵다. 그 때문에 우리는 어떤 결과를 갖고 민심이 무엇이었는지를 단지 유추할 뿐이다. 그런데 현명한 사람은 그 흐름을 타고 적어도 민심의 방향을 판단할 수 있다. 더 나아가 그는 민심을 주시하면서 그 흐름이 언제까지 지속할 것인지도 볼 것이다. 이와 반대로, 우둔한 사람은 민심의 흐름보단 세상에 떠도는 잡담 혹은 여담에 관심사를 갖는데, 이는 민심의 방향을 읽어낼 수 있는 능력이 없기 때문이다. 그런데 민심의 흐름이란 반드시 결정적인 원인에 근거해야만 생기는 것은 아니다. 종종 가장 별것도 아닌 것이 일정한 흐름을 타면, 다른 어떤 것으로도 되돌릴 수 없는 경우도 생기기 마련이다. 아주 우연적이고 예외적인 경우이기는 하지만 분명히 그런 상황도 완전히 배제될 수 없다. 흐름이 중요한 것은 민심이 설령 일정하게 형성되더라도 흐름을 타지 못하면, 금방 언제든 바뀔 수 있다는 말이다. 이 의미는 민심이 수면 아래로 가라앉는다는 뜻이다. 한편으로 이것은 지도자가 뭔가를 하려는데 민심의 지지를 얻지 못하는 것일 수도 있지만, 다른 한편으로 지도자가 아니라 민심 그 자체가 스스로 전혀 움직이지 않으려는 것이기도 하다. 전자는 지도자의 결단만 있으면 별문제는 없다. 그런데 여기에서 문제는 지도자가 민심을 적극적으로 완전히 수용하기보다 그저 형식적 수준에서 그치거나 아니면 수용하는 듯한 이미지를 만들어내는 경우다. 이것은 민심이 확실한 입장을 요구하는데, 지도자는 오히려 모호한 태도를 보이는 것이다. 이러한 상황이 지속하면 신뢰는 무너지고 만다. 그러나 후자는 그렇지 않다! 즉 민심이 움직여야 하는데 좀처럼 미동조차 하지 않는 것은 이미 민심이 흐름을 타고 돌이킬 수 없다는 뜻이다. 전자는 아직 반전의 기회가 남아 있긴 하다. 이와 반대로, 후자는 아무런 기회조차 사라지고 정해진 방향에 맞추어 갈 뿐이다. 백약이 무효인 것이다. 이때는 상황이 끝나기만을 우리가 기다릴 수 있을 뿐, 아무것도 사실상 할 수 없다. 민심에서 흐름이 중요하다. 지도자는 당연히 민심의 흐름을 읽을 수 있는 능력이 있어야 한다. 현명한 지도자라면 민심을 한순간이라도 놓쳐서는 안 되고, 민심이 과연 무엇인지를 염두에 두어야 한다. 민심이 천심인 것은 자의적이어서는 안 된다. 그렇게 생각하는 사람은 민심을 모르거나 왜곡하는 사림일 뿐, 그 이상도 그 이하도 아니다. 진정으로 민심이 천심임을 아는 사람은 스스로 겸손해야 하고, 민심에 관해 언제나 낮은 자세로 임해야 한다. 그러다 보면 자연스럽게 민심이 흐름이 어떤 것인지가 언젠가 드러날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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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2024-04-1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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