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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트럼프 대통령, 가자 전쟁 종식 선언, 과연 중동의 평화가 오는가?
    트럼프 대통령은 이스라엘과 하마스가 벌인 가자 전쟁의 종식을 선언했다. 이집트의 홍해 휴양지인 샤름엘셰이크에서 트럼프는 압델 파타 엘시시 이집트 대통령, 세이크 타밈 빈 하마드 알사니 카타르 국왕, 레제프 타이이프 에르도안 튀르키예 대통령과 함께 가자 전쟁 휴전 협정에 서명함으로써 자신이 구상했던 평화안에 자축하는 분위기를 연출했다. 휴전중재국 전상들 외에도 안토니우 구테흐스 유엔 사무총장, 영국, 프랑스, 이탈리아, 독일, 캐나다, 헝가리 등의 정상들과 마무드 아바스 팔레스타인 자치 정부 수반과 요르단, 바레인, 파키스탄 등의 정상들을 포함해서 34명이 참여함으로써 ‘가자 평화 선언’을 지지했고, 트럼프에게 거대한 병풍을 쳐주었다. 그런데 이번 ‘가자 평화 정상 회의’에 정작 당사국인 이스라엘과 하마스는 불참했으며, 이란도 초청을 받았음에도 불구하고 대표단조차 보내지 않았다. 어쩌면 이것이 중동의 냉정한 현실을 보여주는 장면이기도 하다. 트럼프는 중동의 평화가 왔다고 하면서 모든 성과를 자신의 업적으로 돌리면서 승리를 자축했으며, 유럽과 아랍의 정상들은 트럼프의 들러리를 서면서 아양을 떨기에 급급했다. 그런데 이 정상 회의에서 미국을 제외하고 당연히 존재감을 돋보이는 국가는 튀르키예다. 에르도안은 네타냐후 총리가 참석한다면, 이번 정상 회의에 불참을 예고하면서 트럼프가 자신과 사전에 조율하지 않은 것에 강한 불만을 표시했다. 트럼프는 엘시시와 별도로 회담하면서 네타냐후가 이번 정상 회의에 참석하기를 희망했다. 에르도안은 네타냐후를 히틀러라고 거칠게 불렀고, 이스라엘과 무역 중단도 단행했기 때문에, 네타냐후와 만남을 피하고 싶었을 것이다. 에르도안은 전용기에 머물면서 자신의 의지를 관철시켰고, 결국 네타냐후는 불과 1시간 만에 회의 참석을 철회했다. 사실 이번 평화안을 하마스가 수용한 것도 에르도안의 설득이 상당히 작용했다고 할 것이다. 하마스는 처음부터 이전 정상 회의에 불참을 선언했고, 튀르키예와 카타르를 통해 자신의 입장을 간접적으로 전달했다. 이번 평화안은 문서로 공개되지 않았지만, 총 20개의 항목을 단계적으로 실행하는 것인데, 1단계는 대체로 군사작전 중지, 이스라엘 군의 부분 철수, 인질-수감자 석방, 가자 지구에 인도적 물품 반입 등이라 하겠다. 이스라엘은 팔레스타인 수감자 1,900여 명을, 하마스는 생존 이스라엘 인질 20명을 서로 석방했다. 그런데 여기에서 하마스는 생존 인질들을 전부 석방했지만, 사망한 인질들의 유해 28구 중 9구만 송환되어 난항을 겪고 있다. 이와 반대로 이스라엘은 인도적 물품 반입을 부분적으로 통제하면서 문제가 되고 있다. 총론에서는 이스라엘과 하마스가 합의했지만, 각론에서는 아직 1단계에서 벌써 삐꺽거림이 나타나는 데, 이것은 근본적으로 양측 서로 불신의 골이 깊기 때문이다. 하마스가 그렇게 한 까닭은 나머지 유해들이 자신들이 살해한 것이 아니라 이스라엘의 공습으로 사망한 인질들임을 드러내고, 유해들이 어디에 있는지를 자신들도 모른다는 사실을 강조하고 있기 때문이다. 쉽게 말해 자신들도 이스라엘의 공습으로 이리저리 지하로 피해 다니고 있는데, 나머지 유해들이 어디에 있는지, 더 나아가 이미 공습으로 나머지 유해들이 사망한 팔레스타인 사람들과 뒤섞여 있는데 어떻게 그 유해들이 이스라엘 인질들의 유해들인지 알 수 없다는 상황을 부각시키고 있다. 이스라엘이 인도적 물품 반입을 부분적으로 통제하는 까닭은 무엇 때문인가? 이것은 하마스가 인도적으로 반입되는 물품들이 가자 주민들에게 가는 것이 아니라 하마스가 이를 빼돌리는 것을 사전에 차단하려는 의도가 있기 때문이다. 이스라엘은 이를 하마스가 합의사항을 위반하는 것이라고 하면서 당장 하마스에 대한 공격을 재개할 것이라 위협했으며, 더 나아가 물품 반입도 지연하거나 줄일 것이라고 유엔에 통보하기도 했다. 여기에서 미국은 한 발을 빼면서 시신 인도 문제는 합의사항이 아니라고 했는데, 미국은 잘 차려 놓은 밥상에 콧물을 떨어뜨리기가 싫을 뿐이다. 냉정히 말해 이것은 이스라엘의 지나친 억지에 지나지 않을 뿐만 아니라, 자신의 무모한 포격으로 희생된 팔레스타인의 실상이 적나라하게 공개되는 것을 꺼리는 데에서 비롯한다. 이러한 상황은 서로에게 히든 카드를 들고서 다음 2단계에서 서로 주도권을 행사해서 협상을 유리하게 이끌고 가려는 의도에 기인한다. 이번 평화협정은 1단계가 완전히 끝나면 2단계로 들어가고 마지막 3단계로 이행하는 형태로 이루어져 있다. 2단계는 하마스의 무장 해제, 이스라엘의 단계적 철수, 가지 지구 전후 통치 방식 등이고, 3단계는 영구 휴전, 가자 지구 재건, 국제 평화 위원회 구성 등이다. 그런데 이 단계별 평화안을 보면 1단계에서 이스라엘과 하마스가 서로의 신뢰를 보여주지 못한데, 어떻게 2단계로 이행할 수 있는지에 회의감이 드는 것도 사실이다. 더욱이 1단계에서 이행되지 못한 사항들이 2단계에서 추가로 논의하게 되면 이것이 2단계의 다른 사항들과 연관될 수밖에 없다. 이렇게 본다면 이번 평화안은 2단계가 핵심이라고 보이는데, 벌써 세부 사항별로 1단계보다 더 많은 난관이 예상된다. 하마스는 이미 약 7,000명 정도를 가자 지구로 소집해서 통제권을 행사하면서 전후에도 영향력을 행사하려고 할 것이다. 하마스가 이렇게 한 까닭은 일부 보도에 따르면 가자 전쟁 중 친이스라엘 민병대 조직원들을 색출함으로써, 설령 가자 지구 통치권을 이양하더라도 팔레스타인 과도 정부에 참여함으로써 훗날을 대비하려고 하기 때문이다. 아랍 중재국들도 훈련된 팔레스타인 출신들을 경찰로 만들어서 1,000명 정도를 가자 지구에 투입하고 이후 최대 10,000명 정도까지 확대할 것이다. 이것은 모두 어쩌면 가자 지구에 평화를 정착시키려는 그 나름의 노력이라 하겠다. 그러나 이와 반대로 2단계 협상의 큰 걸림돌은 하마스의 무장 해제라고 하겠는데, 미국에서는 하마스가 무장 해제를 하지 않을 시에 폭력적으로라도 해제시킬 것이라고 엄포놓으면서 하마스를 압박하고 있다. 이에 하마스는 내부적으로 합의가 서로 안 되니 시간을 끌면서 재기를 노릴 것이다. 더 나아가 하마스는 최소한의 아무런 무장도 없이 자위권을 보장하지 못하면 언제든 중동의 평화가 깨질 수 있다고 경고할 것이다. 이스라엘은 아마도 이 문제에 관해 하마스가 만들어 놓은 지하 터널의 완전한 파괴 및 외부로부터 무기들의 반입 금지 등을 주장할 것이다. 어쩌면 그 때문에 이스라엘은 군의 철수도 이를 지렛대로 삼아 협상할 것이다. 그런데 이것은 냉정히 말하면 협상 중재국들이 나설 문제가 아니라 이스라엘과 하마스가 직접 협상할 문제이기도 하다. 문제는 양측의 직접 협상하기에 상호 신뢰가 없다는 점이다. 설령 협상이 되더라도 준수 여부도 불투명하고 돌발 사태에 대해 서로에게 책임을 돌리는 방식으로 갈 가능성이 크다. 트럼프가 이스라엘을 방문해서 의회 연설 중 두 명의 의원이 항의하기도 했는데, 그들 중 한 명은 아랍계로 팔레스타인을 인정하라는 글씨로, 다른 한 명은 좌파로 집단 학살이라는 글씨로 항의했다. 트럼프가 팔레스타인 국가 인정을 분명히 거부했으며, 이스라엘과 하마스의 가자 전쟁에 막대한 군사적 지원을 했기 때문에, 이 두 의원의 항의는 매우 당연하다. 트럼프의 관심은 세계적으로 관심을 끌면서 노벨 평화상을 노리고, 가자 전쟁 이후 재건 사업에 미국의 이익을 최대한 갖고 가는 것에만 관심이 있을 뿐이다. 거기에 아랍국가들도 한몫 챙기겠다는 생각으로 팔레스타인 문제를 오랫동안 방치해 왔던 책임을 다소나마 무마하려고만 할 뿐이다. 전쟁 당사국이 빠진 채로 ‘트럼프의 쇼’가 진정한 평화로 이어질지는 안갯속이다. 전쟁 당사국이 빠진 채로 2단계 협상에 돌입한 것도 이러한 상황을 반영한다. 그런데 가만히 보면 이 모든 것은 근본적으로 팔레스타인 문제를 해결하는 것이 아니라 가자 전쟁 종식에만 집중하는 듯하다. 가자에 이후에도 전쟁 대신 평화가 오기 위해서는 이스라엘과 팔레스타인을 두 국가로 인정하는 것이 현재 수준에서 하나의 해법이다. 물론 미국과 이스라엘이 이를 반대하겠지만, 근본적인 처방 없이 증오와 분노만으로 피로 얼룩진 분쟁의 씨앗은 단연코 사라질 리가 없다. 이에 팔레스타인 사람들의 고통은 여전히 지속될 뿐이다.
    • 칼럼
    • Nova Topos
    2025-10-1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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