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최종편집 2024-05-17(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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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진 : 2023년 6월 2일 인도 열차 충돌 사고 현장, 사진출처 : AP통신 아라빈다 마하파트라(Arabinda Mahapatra) 기자

 

2023년 6월 2일 현지 시각 7시 20분경 인도 오디샤 주 발라소어에서 코로만델 익스프레스 소속 12841번 열차에 딸린 객차 10~12대가 탈선했다. 이 사고로 반대편에서 오던 SMVT 벵갈로르-하우라 수퍼패스트 익스프레스 노선의 WAP7 37334 LP 열차가 탈선해있던 객차와 충돌하면서 대형사고가 발생한다. 

 

오전 8시 30분 기준 사망자는 288명, 부상자는 900명 이상으로 사상자가 1,200명에 육박했으며 주 인도 대한민국 대사관에 따르면 6월 3일 현재 아직까지 보고된 한국인 사망자나 부상자는 없는 것으로 알려져서 불행 중 다행스러운 사건이다. 힌두스탄 타임스에 의하면 철도 통제실에서 잘못된 신호를 보내서 벌어진 인재(Human error)일 가능성이 높다고 한다.

 

물론 현재까지의 예측일 뿐이고 정확한 사고 경위는 아직 조사 중에 있다. 그러나 구조하는 상황에서 현장에서 사고 희생자들의 시신을 수습하는 방식이 논란이 되고 있다. 

 

어쩌면 생존해 있을지도 모르는 중상을 입은 부상자들을 구급차로 옮기지 않고 쓰레기 더미처럼 대형 트럭에 싣고 있는 장면이 찍히면서 구조 활동의 열악한 실태가 나타나 전 세계를 경악케 하고 있다. 최소 141명 이상이 사망한 인도 구자라트 다리 붕괴 사고가 일어난지 반년도 안 되어서다. 

 

사망자가 최소 288명으로 2배 이상 더 많은 심각한 참사가 일어났고 잇달은 대참사로 인도 사회에서는 충격에 빠지고 있다. 인도는 열악한 철도 환경으로 인해 과거에도 대형 참사가 여러 차례 발생했다. 대표적으로 1981년에 다리를 건너던 열차가 벵골 만의 태풍에 휩쓸려 800명 가까운 승객들이 사망한 비하르 탈선 사고가 있었다. 

 

부실한 인프라에 안전불감증, 그리고 부족한 기술력에 더운 기후가 더해져 이러한 철도 사고가 많이 발생하는 나라가 인도다. 나도 인도를 돌아다니며 그 열악한 실태를 목격한 바 있다. 객차 내 승객들이 만석이 되어도 복도 뿐 아니라 객차 지붕에까지 승객을 받고 있음에 충격을 받은 바 있다. 


그러다보니 인도 열차의 경우, 사고 시 그 인명 피해가 클 수 밖에 없다. 게다가  연교차가 크고 특히 40도에 육박하는 습한 여름 날씨에 철로가 손상을 입으면서 객차가 탈선하는 일이 다반사다. 이와 같은 사고가 일어날 때마다 철도부 장관이 사퇴하는 관례 아닌 관례가 있을 정도였다. 

 

하지만 철도부 장관이 사퇴한다 해도 각종 인프라를 비롯한 정부와 시민들의 인식은 좀처럼 나아지지 않았다. 그런데도 이번 오디샤에서 벌어진 사고는 기존의 낙후되고 노후화된 기차가 아니라 최근 도입한 고속철이었기 때문에 철도 및 제반 시설 안전에 대한 우려가 더 크게 부각되었다. 

 

이와 같은 사건의 맥락들을 이해하려면 우선 인도 철도와 객차, 그리고 그에 대한 인프라 등을 알아야 할 필요가 있다. 우선 인도 철도의 절대다수는 Indian Railways 라는 철도부 산하 공기업에 의해 관리되고 있다. 그러나 Indian Railways로 이전되기 전에는 영국 동인도 회사령 인도에서 관리되고 있었다. 주로 인도의 자원들을 수탈하기 위한 목적으로 주요 무역도시들인 뭄바이와 콜카타 인근부터 철도가 놓였다. 


철도 연장으로 볼 때 인도 철도는 68,155km로 세계에서 4번째로 길며 연간 이용객 수로는 11억 5,700만이 이용하며 중국 다음으로 세계에서 두 번째로 이용객 수가 많다. 다만 인도 철도는 여러모로 낙후한 부분이 많다는 것이 치명적인 단점이다. 2023년부터 일본의 지원을 받아 고속철도가 개통  되었지만 부족한 인프라 등으로 인해 이번 사고가 야기됐다. 

 

또한 낙후했다 해도 대략 한국의 1980년대 수준으로 적어도 미국 등 아메리카 지역에 비해서 간선 철도로 제대로 기능하고 있는게 특징이다. 뭄바이 등에서는 전철화 비중도 높지만 인도 기차는 대부분 디젤 기관차로, 일부는 아직도 증기기관차가 현역일 정도로 객차 또한 노후화 되어 있는 실정이다. 

 

인도는 철로 또한 세계 각국에서 가장 널리 쓰이는 1,435mm 표준궤가 아닌 독자적인 1,676mm 인디아 광궤를 사용하고 있다. 인도가 독자적인 궤를 채택한 이유로는 영국 동인도 회사령 인도 시절, 철로가 깔린 곳이 사이클론이나 몬순 등 강풍이 심한 뭄바이에서 기후적 특성을 고려해 깔았기 때문이다. 


이 궤간은 영국 지배 하, 인도 전역에서 적용되었기 때문에 파키스탄과 스리랑카, 방글라데시도 1,676 mm 궤를 사용하여 인도권 국가들과의 궤는 호환성에서 별 문제 없다. 그러나 영국 식민지 시절 간선급이 아닌 사철에서는 다양한 종류의 궤간이 채택되었다. 

 

이들 모두 인도 독립 이후 모두 국영철도인 Indian Railways로 통합했기에 현재 인도 철도에는 1,000 mm, 762 mm, 610 mm 등의 협궤도 존재하고 있다. 그러나 나렌드라 모디 총리의 철도개혁안으로 이들을 모두 1,676 mm 광궤로 통일하는 프로젝트를 추진하고 있다. 

 

이 프로젝트 완료되면 에스토니아-러시아 광궤에 맞춘 것에 이어 협궤에서 광궤로 개궤하는 세계에서 두 번째 사례가 된다. 장거리 및 교외 노선에서 매일 13,500대 이상의 여객 열차를 운행하고 있으며 2022년을 기준으로 약 90억에 가까운 승객들을 수송했다. 이는 세계에서도 손꼽히는 수송량으로 세계에서 1위에 해당되고 있다. 


평범한 급행등급의 열차는100km/h 속도로 운행되며, 일반등급의 열차는 60km/h 내외의 저속으로 운행된다. 그 이유는 제대로 보수조차 하지 않은 철로의 노후화와 지붕에도 앉으며 타고 있는 승객들 때문이다. 그리고 현재 운영 중인 가장 빠른 여객 열차는 바라트 익스프레스(Vande Bharat Express)로, 180km/h로 달리는 준 고속열차이다.  

 

필자도 5년 전 인도에 방문했을 때 타 본 경험이 있다. 그러나 이번 사고의 경우, 노후화 된 철로로 인한 탈선 1차 원인이고 철도 통제실에서 잘못된 신호를 보내서 열차끼리의 혼선을 오게 한 것이 2차 원인이다. 그러나 1차 원인이 없었으면 2차 대형참사는 없었을 것이다. 결국 인도의 대형 참사는 열악한 철도 인프라가 만들어 낸 인재(人災)라 볼 수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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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23년 6월 충돌 사고가 발생한 인도 열차, 무엇이 문제였을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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