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최종편집 2024-05-17(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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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진 : 요소수 용액이 서울의 한 슈퍼마켓에 전시되어 있다. 사진출처 : Korea JoongAng Daily, YONHAP

지난 2023년 9월 7일 중국이 요소 수출을 중단했다. 이로 인해 한국 요소수 시장이 혼란스러워졌다. 2021년 사태 끝에 타국에서도 요소수를 수입해 중국 의존도를 97%에서 60%대까지 끌어내렸지만, 중국과의 가격 경쟁에 있어 타국이 밀리게 되자 2022년까진 베트남이나 인도네시아의 비중이 있었지만 2023년에 들어 두 국가에서 수입하는 양이 없어졌다. 

 

실제로 지난 6일부터 12일까지 판매된 요소수의 거래액과 판매량은 지난 주 대비 각각 1700%, 1322%나 증가했다. 이 때문에 중간 유통 업체들이 물량을 갖고 있어 물류 회사들이나 운송 기사들이 요소수를 구하기 어렵다는 의혹이 제기되었다. 요소수는 많이 분들이 아는 것과 같이 주로 농업용, 산업용, 경유(디젤) 차량용으로 쓰인다. 

 

하지만 요소는 경제성 때문에 2010년대 초부터 중국 내의 석탄으로부터 주로 생산되어 왔다. 그런데 2021년 중국 내 석탄이 부족해지자, 중국 정부가 석탄과 더불어 요소 등 석탄으로부터 만들어지는 물질의 생산과 수출을 통제하기 시작했다. 


이에 세계적으로 요소 부족 현상이 발생했으며 지난 2021년 요소 수입량의 97%를 중국에 의존하던 우리 한국에서도 요소수 품귀 현상으로 인한 대란이 발생하게 된다. 2008년 유럽 배출가스 기준의 유로4 등급부터 일부 대형 화물차 등 고출력 디젤 엔진에 SCR이 적용되면서 요소수가 요구되기 시작했다.

 

점진적으로 강화되는 환경규제에 따라 중, 소형 화물차에까지 확대되어 적용되었기 때문에 사실상 현재 출고되는 대부분의 경유(디젤)차량에 있어서 필수화 되었다. 요소수는 요소와 정제수의 혼합으로 이는 만들기 쉽고 한국도 생산 설비가 있는데 문제는 그 원료인 요소에 있다. 요소는 이산화탄소와 암모니아의 화합물로 암모니아는 수소와 질소의 화합물이다. 

 

이산화탄소는 세계 모든 분야에서 나오기 때문에 이를 포집해 쓰면 된다. 특히 실제로는 천연가스를 태워 얻는 경우가 많다. 질소는 공기를 활성탄에 불어주면 생산되는데 활성탄의 재료는 무궁무진하게 많다.  이산화탄소와 암모니아의 화합법과 수소와 질소의 화합법은 거의 정해져 있다. 따라서 문제는 수소 생산의 경제성에 있다.


중국의 석탄은 풍부하고 매우 저렴하고 중국 석탄을 이용한 수소 생산에 전 세계가 의존하고 있다. 수소를 생산하는 방법은 두 가지가 있는데 전기분해로 수소를 생산하는 방법(그린 수소)과 화석연료로 수소를 생산하는 방법(그레이 수소)이 있다. 또 하나의 방법으로는 탄소를 포집하는 경우인데 이를 블루 수소라고 부르기도 했다. 

 

현재는 그레이 수소가 수소 생산량의 99%에 달한다. 이로 인해 수소 경제가 아직은 비환경적이란 비판이 나오고 있는 실정이다. 석탄을 통한 수소 생산으로 보면 중국이 세계 석탄 생산량의 절반을 차지하고 있어 가장 저렴하기 때문에 전 세계가 의존하게 되었다. 한국의 경우 2010년을 마지막으로 전라남도 화순 탄광이 폐쇄되었고, 석탄 생산이 중단되었다. 

 

천연가스를 통한 수소 생산으로 보자면 이는 유럽이 주로 하는 방식이었고, 유전이나 가스전에 남아 있는 가스를 태워 버리는 유증기(플레어 가스)를 포집해 수소 생산에 활용하자는 방안이 연구 중이지만 천연가스는 주로 러시아에게서 사오기 때문에 제재하고 있는 입장에서는 중국에 대한 의존도가 심해질 수밖에 없다.


석유를 통한 수소 생산으로 볼 때 한국에서 정유 산업이 발달했기 때문에 해왔던 방식이다. 이는 나프타 생산 과정에서 수소가 부산물로 나오는데, 이를 이용하는 것이다. 1964년에 삼성이 세웠으나 사카린 밀수 사건 이후 국유화된 한국비료공업이 주로 요소를 생산해 왔으며, 1994년 김영삼 정부 시기에는 한국비료공업을 민영화하기로 결정되자 삼성은 창업주인 이병철이 세운 회사이기에 시가의 3배를 주고 사와서 삼성정밀화학으로 사명을 변경했다. 

 

2000년 대 들어 중국산에 비해 가격 경쟁력이 떨어져 분기 적자 10억 원이 나오는 상황에서 창업주 이병철이 중시했던 사업이라는 이유 때문에 요소 생산을 포기하지 않고 버텼다. 그러나 결국 2011년에 사업을 접었고 이후 삼성정밀화학은 2015년 롯데에 매각되어 롯데정밀화학으로 회사 명칭이 변경된다. 이 회사는 여전히 한국 최고의 암모니아 수입 및 요소수 생산 기업으로 알려져 있다. 


중국은 2018년 7월, 2022년 베이징 동계올림픽에 녹색성장의 선도국임을 알리기 위해 푸른 하늘 계획(청천계획)을 시작하면서 석탄 생산을 줄이게 되었다. 2020년 5월, 호주와 중국 무역 분쟁으로 중국에 호주산 석탄이 들어오지 않게 되면서 2019년을 기준으로 중국은 석탄을 자국에서 38억 톤을 생산했다. 

 

그리고 외국에서 2억톤 수입을 했는데 상당수가 몽골과 러시아이다. 이 중 호주는 3~4천만 톤 가량이며, 다소 비싸지고 있지만 인도네시아와 러시아산 석탄으로 물량이 대체되었다. 그래서 2020년 9월, 유엔 총회에서 시진핑 주석이 2030년까지 탄소 배출 감소로 전환하여 2060년 탄소 중립을 약속하게 된다.  

 

그러면서 중국의 각 성마다 수천만 톤의 생산량을 줄이게 된다. 2021년 여름에는 전 세계가 위드 코로나로 전환함에 따라 제조업 전력이 많이 필요해졌으며 지구 온난화로 인해 냉방 전력도 많이 필요해져 예상보다 석탄을 많이 사용하게 되었다.

 

2021년 9월, 중국의 석탄 수입 차선책이었던 아프리카 기니에서 쿠데타가 발생하여 중국은 석탄을 수급하지 못했으며 10월에는 산서성에서 대홍수가 발생해 중국 내의 석탄 채굴장들이 침수당해 제 역할을 수행하지 못하게 된다. 


중국 내에서의 석탄 부족은 전기 생산과 겨울철 가정 난방, 화학 산업 등에 큰 차질을 불러왔다. 게다가 국제 요소 비료 가격이 계속 오르자 중국 업체들이 전년 대비 2배 가까이 요소 비료를 수출하면서 요소 재고량도 역대 최저치로 떨어지게 된다. 

 

그 때문에 중국 정부는 수출입 통관 업무를 총괄하는 해관총서(海关总署)를 통해 2021년 10월 11일, 요소를 포함해 29개 화학 비료 관련 원료 품목들에 대해 검사 절차를 추가하는 규제를 신설했으며 2021년 10월 15일부터 수출을 통제하기 시작했다. 

 

그 중에서 앞서 언급한 것처럼 한국은 중국에게서 97%를 수입한다. 한국이 요소 대란 피해가 큰 것은 SCR 장착 경유(디젤) 차량의 비중이 높아졌기 때문이다. 대형 화물차에서 주로 적용됐던 SCR 방식이 점진적으로 현대 마이티 등의 중형급, 심지어 2020년식부터 현대 포터, 기아 봉고, 현대 스타렉스(현대 스타리아) 등 소형급 차량에까지 적용되고 있다. 


화물운송, 여객운송, 건설, 소방차 등 특수활동 등을 할 경우, 요소수 완충 후 다음 요소수 보충시기가 짧아 화물 운영중단 또는 감소에 따른 물류대란, 여객수송 문제, 각종 산업현장에서의 차량가동 중단 등으로 이어진다. 요소수는 SCR 장착 차량, 특히 산업 현장에서의 대형 상용 차량에 있어서는 경유를 주유할 때 마다 매번 같이 상당량을 넣어줘야 한다.

 

따라서 기름과 같은 국가적 핵심 필수재에 가까운 존재이다. 한국 기업들은 시장원리에 따라 2011년 요소의 국내 생산을 중단했고, 이후 요소의 원료가 되는 암모니아도 국내 생산을 중단한 뒤 전량 수입으로 공급 방침을 전환했기 때문에 벌어지는 2021년의 대참사였다. 

 

정부는 중국이 요소 수출을 제한한 직후 요소 공급에 문제가 생길 수 있음을 인지했으나, 안일한 대응으로 일관하여 적절한 조치를 취하지 않았기에 피해는 더 컸다. 그리고 관세청에 따르면 2022년 중국 요소 수입액을 67%까지 낮췄으나, 다른 국가에서 수입하는 요소보다 중국산 요소의 가격이 더 저렴한 이유로 다시 중국에 의존하게 되었다.


중국에서 요소 수출을 내년 1분기까지 제한시키자 우리는 비축하고 있을지 주목된다. 다원화적인 입장으로 러시아와의 관계가 좋았다면 러시아로부터 받을 수 있을 것이다. 그러나 러시아를 적대한 이상, 베트남 등 동남아시아로부터 수입을 늘리는 수밖에 없는데 동남아시아 국가들도 여의치 않다고 한다. 

 

정부에 따르면 중국 외 일본이나 베트남에서 수입될 물량을 포함해 현재 국내 차량용 요소와 요소수의 재고는 3개월치라고 하는데 요즘 정부가 하는 일들은 신뢰할 수가 없다. 말이 3개월치라 하지만 실제로는 한 달 분 밖에 없어 여기저기 구걸하고 다녀야 할 수도 있다. 윤석열 정부의 말을 믿을 수도 없고, 역대 정권에서 이렇게 신뢰가 바닥인 정권이 있었나 싶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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