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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진 : 베드버그 사진출처 : 데일리시큐, 우진영 기자

 

2024년에 올림픽을 앞두고 있는 프랑스 파리와 영국에서는 베드버그와의 전쟁이 한창이다. 인류가 동굴에 입주했을 때부터 제2차 세계 대전 때까지 인간과 더불어 잘 살아왔던 베드버그는 유럽에서 저가 숙소인 호스텔을 이용하거나 어딘가에서 베드버그가 붙어 온 다른 여행자 때문에 베드버그가 들러붙어 고통받는 일이 생기고 있다. 요즘 같이 베드버그가 가장 왕성할 때, 목조건물이 많은 유럽이나 미국 같은 곳 여행가는 것이 썩 좋은 선택은 아니다. 현재 한국에서도 베드버그와 전쟁 중이라니 베드버그의 청정국이었던 한국은 어느새 유럽에 갔다온 자들의 물건에서 옮겨오거나 해외에서 배송된 택배로 인해 함께 실려왔을 확률이 높다. 


베드버그는 오래되고 낡은 목조건물에 주로 기생한다. 그 이유는 나무 속이 오래될수록 따듯하고 적당히 습도를 유지할 수 있기 때문이다. 오래된 나무 속에는 베드버그 뿐 아니라 각종 곤충들의 서식처가 되기도 하는데 앞서 언급한 것처럼 나무 내부온도가 벌레들의 서식처가 되기에 알맞은 온도를 갖고 있다. 특히 초겨울로 진입하는 때 난방은 베드버그의 안정된 서식을 돕게 한다. 나도 유럽에 있을 때 무려 6차례 베드버그로 인해 고생한 적 있는데 세르비아에서 4차례, 코소보에서 1차례, 슬로바키아에서 1차례 겪은 바 있다. 베드버그들이 아주 좋아하는 곳은 해안가 지역 도시들이다. 한 겨울에도 따뜻하고 해안가 특유의 높은 습도로 인한 습기는 베드버그 서식에 아주 좋은 환경이다. 한 때 스페인의 바르셀로나와 이탈리아 해안 지대가 베드버그들의 천국이었고 요즘은 내륙으로도 확산 중이다. 


서유럽에서 베드버그는 1950년대 아주 사라진 것으로 여겨졌다. 그러나 1980년대 이후 여행객이나 이주민들이 많아지고 유럽인들이 먼 곳으로 여행 가서 묻혀오기도 하여 다시 퍼지기 시작했다고 한다. 거기다 화학 살충제에 내성이 생겨 퇴치가 쉽지 않다는 것이다. 인체에 해를 끼칠 수 있는 강한 살충제를 마구 사용할 수도 없다. 그리고 번식력도 좋다. 한 번 들여오면 금방 퍼지는 이유다. 빈대는 벼룩, 이, 모기, 등에와 달리 꽃의 꿀이나 나무 수액을 먹지 않으며, 동물 피를 빨지 않으면 굶어 죽는다. 모기는 번식기의 암컷만 흡혈을 하는 데다 가구에 숨어 서식하지 않는 반면, 베드버그는 최소한의 환경이 갖춰진 따뜻하고 습한 장소를 발견하면 눌러앉아 낮에는 철저하게 어두운 곳에 숨고 밤에 나와 흡혈하며 엄청난 속도로 번식한다.


베드버그는 모기보다 지능이 떨어지기 때문에 피가 잘 나오는 곳을 찾을 때까지 한 번에 수 방에서 수십 방 씩 이동하며 계속 문다. 이 때문에 보통 발 끝이나 팔 끝에서 시작해서 직선으로 물린 자국이 선명하게 나타나는 이유이기도 하다. 혈관을 찾지 못해 몸을 기어다니다 대충 피부가 연하다 싶은 곳은 다 물고 보기 때문이다. 베드버그는 모기처럼 피를 흡입할 때 마취 및 혈액 응고 방지 성분이 섞인 산성 액체를 피부에 주입하며, 이 성분이 면역계와 반응해 염증 반응을 일으키게 되면서 미친듯이 가렵게 된다. 가렵다가도 따갑게 변하기도 하는데 산성액체가 피부에서 완전히 분사되지 않고 그 자리에만 머물러 있을 경우 그렇다고 한다. 긁거나 건드릴 경우 빠른 속도로 물집이 확대되며, 심하면 흉터가 생길 수 있다.


물론 물리면 약국에서 항히스타민제를 구매하거나 심할 경우 피부과에 가서 따로 치료제를 처방받아야 한다. 세티리진 같은 비수기성 항히스타민제를 복용하면 가려움증이 진정된다. 그러나 경험이 많은 나의 견해에 의하면 베드버그에 물리면 우선 뜨거운 물에 샤워를 하고 가려운 부위에 샤워기를 대고 뜨거운 물을 붓으면 처음에는 더 가렵다가 어느새 가려운 부위에 열이 끌어올라 가려움이 점차 시들해진다. 그리고 낮이 되면 운동을 하든 뭘하든 땀을 내서 피부 점막에 땀을 배출하면 독소가 땀과 함께 빠져나간다. 그리고 다시 뜨거운 물로 샤워를 하라. 그런식으로 3~4일 정도하면 대개 약 안 쓰고도 가려움증이 낫는다. 그리고 가능하면 나무 베드가 아닌 철제 베드를 사용하자. 베드버그는 날개가 없어 날카로운 다리 축으로 나무나 천 조각에 붙어 이동하는데 철제의 경우, 미끄럽기 때문에 타고 올라가는게 불가능하다. 


특히 유럽 여행하다가 베드버그에 물리거나 베드버그를 발견했을 경우, 옷가지들을 전부 비닐봉지에 밀봉해야 한다. 한 곳에 몰아넣지 말고 최대한 나눠 밀봉해야 한다. 그리고 50도를 넘는 뜨거운 물에 세탁을 하고 캐리어의 경우, 규조토, 살충제를 발라 방제하며서 뜨거운 태양볕에 수 시간 건조하는게 좋다. 가죽 배낭의 경우, 가방까지 통째로 드라이 클리닝을 맡기는 것이 좋고, 여의치 않다면 뜨거운 물로 세탁하고 건조기에 넣어 가방을 포함한 옷가지 모두를 세척하는게 좋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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