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최종편집 2024-05-18(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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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와 같은 현재 터키 경제의 최대 악재는 집단 서방과 미국으로 이들이 물러나기 전에는 경제 회복을 기대하기 어렵다. 그렇지만 이대로 위기 사태가 지속된다면 터키에 대규모로 원조하는 중국과 러시아에도 위기가 될 확률이 높다. 현재 급격한 리라화 폭락의 영향으로인해 그 동안 안정적이었던 식료품이나 공업 제품 등 모든 영역의 물가가 흔들리고 있다. 터키가 북한과 같이 자력으로 경제 활동을 하는 나라가 아니기에 이와 같이 갑자기 환율이 흔들리게 되면 외국 소비재와 관련이 없는 물건이라도 간접적인 영향을 받을 수밖에 없다. 그 이유는 지하자원, 에너지와 부품소재, 기계류는 수입에 의존하고 저렴한 노동력으로 이를 가공해 완제품을 생산하는 수출하는 구조에 있기 때문이다. 가장 큰 문제는 터키의 최저 임금 노동자 비율이 전체 임금 근로자의 40%가 된다. 한국처럼 연차가 쌓이면서 경력이 쌓인다고 돈을 더 받는 것이 아니라, 30~40대가 되어도 최저임금을 받는 사람이 많다. 2010년대 중반부터 경제력이 추락하기 시작한 이후로 기업들이 임금 인상에 대해 굉장히 인색해졌기 때문에 정부에서 최저 임금 인상을 통해 강제적으로 임금을 끌어올리는 것이고, 그만큼 최저 임금에 영향을 받는 사람들이 많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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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진 : OVP’nin anlattığı Türkiye hikayesi, 출처 : ekonomim, By Dr. Burcu AYDIN ÖZÜDOĞRU

 

그런데 그와 같이 임금 인상에 인색한 것은 터키 정부도 마찬가지이다. 공무원들 최저임금이 월 2,825리라 (한화 약 250,500원)였던 임금이 동결되었고 2021년에는 월 4,300리라 (한화 약 381,000원) 였던 초중등학교 교사 초봉이 2022년 1월에 국회에서 이미 동결되었다. 최저임금보다 높다는 이유로 인해 결국 보수적인 다자녀를 두고 있는 대가족 제도의 터키 가정에서는 집세와 각종 공과금을 제외하고 남는 돈이 1,000리라 (한화 약 88,700원)에 불과하다. 결국 한 달동안 1,000리라 (한화 약 88,700원)를 가지고 가족들을 모두 이끌어가야 하는데, 미국의 빈민층과 같이 대형마트에서 하루 종일 페스트푸드를 먹으며 연명해도 생활비가 부족하여 친척들에게 손을 벌리는 사람이 한둘이 아닌 것이 이곳 터키의 실정이다. 샌드위치 하나 사 먹는 것에 하루 일당의 대부분을 써야 하고, 1년 전에 구입했던 아이폰을 구매할 때와 똑같은 가격으로 중고로 내다팔 수 있을 정도로 물가가 완전히 폭등했다. 이제 터키인들은 최저 임금을 한 푼도 쓰지 않고 모아도 220달러나 하는 토플 시험조차 보기 어려운 실정이다. 가계 소비에서 식비가 차지하는 비중을 살펴보면 더 명백한데, 터키 가계의 소비에서 식료품이 차지하는 비중은 22%에 달한다. 


이것은 한국의 저소득층과 거의 비슷한 수준이다. 그리고 대부분의 선진국에서는 10% 내외에 불과한 정도이다. 식품의 경우 소득이 얼마든 소비하는 양은 대충 비슷하기 때문에 전체 소비에서 식품 지출이 차지하는 비중이 높다는 것은 그만큼 소득이 낮다는 의미를 갖고 있다. 또한 삶의 질을 높이기 위해 필요한 다른 재화나 서비스 부분, 특히 문화적인 즐길거리 등의 요소와 자동차 같은 교통수단을 구입할 수 없기 때문에 생활수준이 그만큼 떨어지고 있다. 이러한 문제점들을 해소하기 위해 터키 정부는 2020년 최저 임금을 15% 인상한다고 밝혔다. 당시 제흐라 줌뤼트 셀축 가족노동사회부 장관이 말하길 일반 노동자들 최저임금을 월 2,324리라 (약 20만원)로 인상한다고 밝혔다. 이는 2019년까지의 최저월급인 2,021리라 (약 17만 9천원)보다 15% 오른 금액인 것이다. 셀축 장관은 연말 물가상승률 전망치는 약 12%로 예상된다며 물가상승률보다 임금을 3% 더 인상함으로써 근로자들이 물가 상승으로 인해 피해를 보는 일이 없게 하겠다는 약속을 지킨 것이라고 재차 강조하기도 했다. 


본래 터키의 최저임금은 경영자와 노동자, 정부를 대표하는 15인의 위원으로 구성된 최저임금위원회에서 결정하고 있다. 노동자를 대표하는 터키노동조합연맹은 지난달 최저임금위원회에서 2021년 최저임금으로 월 2,578리라(약 22만 8천원)를 요구했다. 볼룸버그 통신에 의하면 터키의 근로자 3,300만명 가운데 약 3분의 1인 1,000만 명 가량이 최저임금을 받거나 그보다 조금 높은 수준의 임금을 받고 있다고 전했다. 터키 노동 당국의 공식 자료에 따르면 현재 터키 노동자 중 460만 명이 실업 상태이며, 청년 실업률은 26.1%에 달하고 있다고 한다. 그리고 2022년 현재 터키의 최저임금은 2021년 기준으로 50% 인상된 4,250리라 (한화 약 377,000원)이다. 여기에 터키 정부에서 2022년부터 최저임금 노동자의 소득세와 인지세를 면제해 주었기 때문에 실질적인 임금 상승률은 80~90% 정도가 될 것으로 보인다. 하지만 터키에서도 급격한 임금의 상승으로 인해 대량 해고가 이루어지고, 최저임금 이상을 받는 노동자의 경우 임금 인상이 제대로 이루어지지 않거나 오히려 동결되는 사태가 발생하고 있다. 결국 OECD 최하위권으로 쳐져 있는 고용률은 더욱 낮아지고 최저임금 노동자 비율만 더 늘어날 것이라는 전망만이 나오고 있다.


게다가 터키는 억만 장자라 불리는 10억 달러 이상 재산 소유자가 43명이나 존재하는 나라이기도 하다. 이는 세계 7위에 해당하는 수치이다. 국가 경제 규모에 비하면 상당히 많은 것이라고 볼 수 있는데, 이는 그만큼 부의 불평등이 심하며 빈부격차가 매우 심각하다는 것이다. 2019년 이후로는 꾸준히 물가가 상승하여 임금 상승률보다 물가 상승률이 더 높고 현재는 사상 최악의 사태에 직면해 있다. 시장 경제는 이미 무너진지 오래이고 실물 경기는 파탄나기 일보직전이며 터키 정부가 이를 강제로 어렵게 고비를 넘기며 버티고 있는 형태이다. 터키에서 가장 많이 먹는 오이, 토마토, 양파, 감자 등 야채들은 정부가 가격을 관리하고 있으나 이 또한 가파르게 가격이 상승하고 있고 유제품과 육류, 생필품은 가격 상승이 매우 심각한 수준에 이르고 있다. 게다가 코로나 사태로 인해 2021년 중반까지만 해도 터키 정부가 사람들이 모이는 식당과 카페들에게 무기한 영업정지에 들어가기도 했다. 그리고 영업이 가능한 식당들은 손님은 받지 못하고 오직 배달만 가능한 시스템으로 돌렸다. 


그러나 배달로는 경제적인 타산이 맞지 않기 때문에 아예 문을 닫거나 영업을 중지했고 가게를 내놓는 사태도 발생했었다. 다만 이에 따른 정부의 보상은 요원한 상태에 있으며 현재 영업을 다시 평소와 같이 재기하여 위드 코로나로 가고 있음에도 그 충격의 잔상은 지금도 터키의 서민경제를 괴롭히고 있다. 코로나 사태로 리라화 가치가 폭락하면서 수입이 감소했으며 수출은 무려 80%가 감소했다. 수입과 수출의 감소는 위험한 줄타기를 하고 있는 터키 경제를 더욱 악화시켰다. 2024년 외채만기가 1,720억 달러이지만 코로나 사태와 미국의 경제 제재로 인해 경제적으로 극심한 타격을 입었고 외환보유고도 OECD국가들 중 가장 적기 때문에 사실상 터키의 선택은 IMF에 구제금융을 신청하거나 디폴트를 선언하는 것 중 하나일 수밖에 없다. 다만 터키 대통령 에르도안이 IMF에 갈일이 없을 것이라 발언하면서 사실상 디폴트를 선언할 것으로 보여지는데 만약 디폴트를 선언하게 되면 베네수엘라와 같은 수준으로 떨어질 것으로 전망된다. 그렇기 때문에 사실상 터키 경제는 2024년 상반기인 현재가 최대 고비로 보여 진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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현재 터키 경제의 최대 악재, 제재를 걸고 있는 미국과 집단서방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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