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미용인보(美容人譜)

 

 미용 인생 아름다웠노라

 정순옥 미용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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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정순옥 미용장(사진=본인제공)

 

고은 시인은 주위 사람들 만 명을 대상으로 시를 짓고 <만인보>라는 시집을 출간했다. 이는 시인이 주변 사람들에게 얼마나 많은 애정과 관심을 가지고 있었는지를 알려주는 단적인 예이다. 기자는 이를 차용하여 주변 미용인에 대한 시와 스토리를 매달 한 편씩 쓸 예정이다. 그 중에는 성공한 미용인도 있을 것이고 동네에서 나 홀로 미용실을 운영하는 분들도 계실 것이다. 기자에겐 모두 소중하고 고귀한 미용인 자산이다. 그 분들과 함께 한 생활이 기자에겐 기쁨이고 행복이다. 우리는 미용으로 엮어진 떼려야 뗄 수 없는 미용가족이니까.


시가 된 미용 인생

-정순옥 미용장

 

늦은 나이에

미용을 시작했다

값비싼 경험 끝

최고의 미용은 기술력

절치부심 노력 끝에

미용장이 되고

미용장 서울지회장이 되고

미용인들과의 단합이

생의 즐거움이었다

명예와 부는

건강할 때 지키는 것

병마와 싸우며

처절하게 배운다

백지 위에

그리움, 원망 적셔놓았다

이제

시인이 되어

분신들을 쏟아놓을 터

가거라,

가서

미용 인생 30년의

인연은 아름다웠노라

전해주거라

 

시집 세 권을 낸 시인

미용인들 중에는 미용 외의 분야에서도 뛰어난 자질을 보이고 있는 분들이 많습니다. 시를 쓰는 시인은 물론이고 화가, 서예가, 시낭송가, 역학자, 가수 등등 많은 분야에서 활약하고 있습니다.

여담입니다만 기자는 이처럼 문화예술계 여러 방면에서 활동하는 미용인들을 위해 대한미용예술가협회(가칭)를 만들 준비를 하고 있습니다. 대한미용예술가협회 내에 시 분과, 시낭송 분과, 미술 분과, 가수 분과, 캘리그라피 분과 등을 소속 분과로 둘 계획입니다.

미용인 예술가 중 시인들이 특히 많습니다. 특히 정순옥 미용장은 첫 시집 <음표 없는 멜로디>에 이어, 두 번째 시집 <기다림의 언덕>을 간행했고, 세 번째 시집 <바람 따라 쉼표 하나>를 출간 준비 중입니다. 시집 편수가 시인의 역량을 가늠하는 잣대가 될 절대적인 기준은 아니지만 현역으로 활동하는 시인들 중 세 권의 시집을 출간한 시인은 많지 않습니다. 그만큼 정순옥 미용장은 시에 대한 열정과 애정이 대단하다고 말할 수 있겠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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늦은 미용계 입문

정순옥 미용장은 결혼 후 늦게 미용을 시작했습니다. 처음엔 직원들이 일을 하고 그저 관리만 잘 하면 되는 줄 알았다고 합니다. 그리하여 영등포에 헤어, 피부, 웨딩드레스, 화장품판매까지 하는 토탈숍을 차렸습니다. 결국 2년 만에 권리금, 시설비, 비품 등 서울에서 집 한 채 살 수 있는 돈을 지불하고, 미용은 기술력이 좌우한다는 큰 경험을 얻게 됩니다.

미용실 실패 후, 친정엄마, 오빠의 도움으로 미용 공부를 다시 시작하게 되었습니다. 기술만이 미용인으로 살아남는다는 각오로 낮에는 직원들 뒷바라지를 하고 밤에는 여러 스승님들을 찾아다니며 미용대회, 헤어쇼 참여로 많은 경험을 했습니다. 불철주야 각고로 노력한 끝에 공부하는 미용사로 자리를 잡았고, 미용장 자격증에도 도전하여 당당히 합격하였습니다. 피나는 노력이 수반되었음은 물론입니다.

노력의 결실은 달콤합니다. 정순옥 미용장은 사단법인 한국미용장협회 제 7대 서울지회장을 맡기도 하였습니다.

미용장협회 서울지회장 재직 시 회원들과 몇 날 밤을 새워 만들던 작품들 중 머리카락공예로 만든 숭례문을 잊지 못합니다. 작품성도 많은 박수를 받았지만 회원들과의 단합이 으뜸이었던 것 같습니다.

부족한 공부를 하면서 배우고자하는 미용인들에게 스승이 되기도 하고, 미용인 손길이 필요한 봉사도 참 열심히 하면서 살았습니다.”

이때를 미용인으로서 참으로 열심히 살았던 시기로 정순옥 미용장은 기억합니다. 책임감과 미용인을 사랑하는 마음이 누구보다 강했던 정순옥 미용장이였기에 가능한 일이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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찾아온 병마 시로 승화

정순옥 미용장은 또 말합니다.

미용은 기술이 첫째라면 인성도 첫째라 생각합니다. 적당히 명예를 얻었을 때 내려오고, 나누고 베풀 줄 알았으면 하는 바람이 요즘 많이 듭니다.

가족도, 건강도 지키면서 자랑스런 미용인이 되었으면 합니다. 미용인에게 두 마리 토끼를 다 잡으려 하지 말자고 부탁하고 싶습니다.”

이렇게 말하는 이유가 있습니다.

정순옥 미용장은 몇 년 전, 혈액암이라는 진단을 받게 되어 현재는 항암치료로 검게 변한 얼굴, 심한 뼈 통증 등으로 고생하고 있습니다. 한때는 어두운 모습이 싫어 친구들, 지인들 모두 보고 싶은 마음을 닫고 지냈었습니다. 이때 마음을 다잡게 해준 것이 시였습니다. 신이 주신 시련을 하얀 백지에 쏟으며 토닥토닥 자신을 위로하며 백지 위에 그리움, 원망, 회한을 쏟아 부었습니다.

정순옥 미용장의 주옥같은 시들은 이렇게 태어났습니다. 병마의 고통을 시로 승화한 것입니다. 인간 승리의 표본이라고 말하지 않을 수 없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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바람이 되어

여기에서 전에 기자가 소개한 정순옥 시인의 시 한편과 해설을 이야기하지 않을 수 없습니다.

 

바람이 되어

정순옥(1960~ )

 

봄 내음 가득 담아

발길 닿는 대로

너에게로 가고 싶다

 

그리움을 풀어 놓은

향기 속에

녹아내리는 뜨거운 가슴

 

붉게 익어버린

홍시 하나

 

수줍음에 바람이 되어

눈이 덮인 소나무 가지를

흔들어본다

 

이완근의 詩詩樂樂/시 읽는 즐거움의 시는 정순옥 시인의 바람이 되어입니다.

사람들은 살아가면서 자연에 의지하는 경우가 많습니다. 그것은 인간이 자연에 비해 나약하다는 것을 보여주는 좋은 예라고 할 수 있습니다. 그러나 다르게 생각하면 온갖 만물 중 인간만이 자연에 빙의할 수 있는 상상력을 가졌다고 말할 수 있겠습니다.

우리가 의지하는 것은 천둥, 번개, 하늘, 신선, 구름, , , , 바위, 나무 등등 수도 없이 많습니다. 거개의 것들이 우리의 자유의지를 실현하는데 도움이 될 듯한 것들입니다. 그 중에서도 바람은 어디에 구애받지 않는 자유로움으로 인간의 생각을 빙의할 수 있는 최상의 것들 중 하나였습니다.

심금을 울리는 대중가요나 시에 바람이 많이 등장하는 이유이기도 합니다. 바람은 그런 연유에서 자유로운 영혼의 상징입니다.

이 시에서도 바람은 시인의 사랑과 애정을 표현하는 대체물이 되었습니다. 그것은 사계절을 통틀어 시인의 마음을 담아내고 있습니다. 그것은 봄 내음 가득 담아너에게로 가고 싶은 바람으로, ‘그리움을 풀어 놓은’ ‘뜨거운 가슴으로, 그리움에 익어버려 붉게 물든 홍시, 나타납니다.

어디 그뿐이겠습니다. 겨울에는 눈 덮인 소나무 가지를/ 흔들어소나무의 고단함을 풀어주려는 사랑을 가득 담은 바람으로의 동화(同化)를 꿈꿉니다.

바람이 되고자 하는 시인의 소망은 아름답기 그지없습니다. 그것은 이웃이나 인간에 대한 아름다운 사랑에 다름 아닙니다. 사계절 내내 그 마음이 변하지 않으니 더욱 숭고하지 않을 수 없습니다.

시인이 꿈꾸는 아름다운 상상이 우리 마음을 훈훈하게 합니다. 그것은 우리 모두의 바람이기 때문이겠지요.

 

그렇습니다. 정순옥 미용장의 꿈은 자연에 순응하며 평범하게 살아가는 것입니다. 미용인으로서 열심히 살았고, 이제는 병마와 싸우면서도 아름다운 세상을 꿈꾸고 있습니다. 아픔의 고통을 시로써 승화하고 있습니다.

남은 시간을 계산하지 않고 컨디션이 좋은 날이면 보고 싶은 지인들도 만나고 약선요리, 천연발효식초 등 취미생활도 하며, 엄지 척 해주는 아들딸에게 감사하며 예쁜 손자들과 여행을 다니며 남은 생을 즐기고 싶습니다.”

때 묻지 않은 순수한 모습으로 소박한 삶을 꿈꾸고 있는 정순옥 미용장은 미용을 누구보다 사랑했던 미용인으로, 시를 통해 세상의 아름다움을 전하는 시인으로 오늘도 하루하루를 열심히 살고 있습니다. 정순옥 미용장의 쾌유를 그래서 우리 미용인 모두는 간곡하게 바라고 있습니다. 정순옥 미용장이 건강하게 미용인들 앞에 다시 설 날을 기대해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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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순옥 미용장 프로필

-미용장

-)한국미용장협회 제 7대 서울지회장 역임

-산업인력공단 미용장 실기채점위원 역임

-대한미용사회 용산구지회 부회장 역임

-도모헤어 원장

-시인

-시집 <음표 없는 멜로디>

         <기다림의 언덕>

         <바람 따라 쉼표 하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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