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최종편집 2024-04-30(화)
  • 로그인
  • 회원가입
  • 지면보기
  • 전체기사보기
 

독일 언론에서 계속 김민재를 흔들고 있다. 독일 대표팀 출신의 안토니오 뤼디거와 스왑딜이나 인터 밀란 이적설 등 루머가 계속 나오고 있다. 게다가 최근의 부진에 대한 과도한 비난 몰이에 이어 이제는 토마스 투헬 감독과의 불화설까지 나오고 있는 상황이다. 영국이나 스페인도 이처럼 과도하게 선수를 흔들지 않는다. 시즌 내내 김민재의 기량에 의구심을 제기해온 독일 언론들은 기다렸다는 듯이 혹평을 쏟아내고 있는 실정이다. 

 

독일 빌트, TZ ,키커 등은 하이덴하임 전 이후 일제히 김민재에게 출전 선수 중 최저 평점인 6점을 부여했다. 특히 키커는 지난 7일 아예 김민재에 대한 특집 기사까지 내면서 작심하여 비판했다. 김민재가 유럽 진출 이후 터키와 이탈리아 무대를 평정했던 지난 2년 동안의 활약에 비하여 최상의 경기력을 보여주지 못하는 것은 사실이다. 하지만 문제는 김민재에게만 지나치게 가혹한 독일 언론의 편파적인 태도라는 것에 있다. 김민재는 뮌헨 입단 이후 주축 선수들의 부상과 백업 수비수가 부족한 팀 내 사정에 따라 '혹사' 논란이 나올 만큼 전반기 내내 거의 모든 경기에서 휴식없이 풀타임을 소화했다. 


202107291548178333_l.jpg
사진 : 서형욱의 뽈리TV 유튜브 화면 메인 사진출처 : 서형욱의 뽈리TV, https://youtu.be/TPURvf57L3s?si=_UftIui4vhyzWdyd

 

김민재는 비시즌 기초군사훈련 일정을 소화하느라 쉴 틈이 없었고, 소속팀 일정 중에 국가대표팀 소집을 위하여 장거리 이동을 감수해야 했다. 그러나 뮌헨은 올시즌 무관 위기에 몰리며 고전하고 있는 실정이다. 포칼컵에서는 이미 조기에 탈락했고, 리그에서는 레버쿠젠의 우승이 거의 확정적이라 2위 수성도 장담하기 어렵다. 유일한 희망은 8강까지 진출한 유럽 챔피언스리그만이 남았는데 여기서도 경기력이 좋지 못해 우승후보들과 대결에서 승리할 수 있을지 의문일 정도다. 

 

이는 김민재만의 부진이 아니라 전체적으로 약화된 선수단 스쿼드와 구단의 부실한 선수 영입, 투헬 감독의 전술 운용 문제 등 여러 가지 복합적인 문제들이 겹쳐서 일어난 상황이었다. 하지만 독일 언론들은 분데스리가에 처음 입성한 김민재의 헌신이나 공헌도는 철저히 무시하고, 몇몇 부진했던 장면만 부각시켜 혹독한 평가를 내리고 있다. 그 이유는 유색 인종에 대한 독일의 혹독한 평가와 인종차별성 요소가 들어있기 때문이다. 


현재 독일을 구성하고 있는 총 인구의 4분의 1은 이민 배경을 가진 이민자들로 되어 있다. 내부 집단을 구성하는 토착 독일인들과 외부 집단을 구성하는 외국인을 포함한 이민자들 사이에는 민족, 문화, 종교 등에서 많은 차이를 보이고 있다. 이러한 차이는 내부집단을 중심으로 한 사회구조적인 면에서 차별화 생성되는 것은 어쩌고 보면 당연한 일일수도 있다. 이는 내부집단과 외부집단의 다른 점, 이러한 차이들에 대한 인식 속에 어느 새 고정관념이 자리하게 되는 일명 고착화(Adhesion)가 이루어진다. 

 

따라서 이와 같은 사회구조적인 차별은 인종차별과 외국인 혐오를 일으킬 수 있는 사회적 기폭제가 되기도 한다. 나치 시기와 비교할 때 많이 완화되었지만 현재에도 독일에서는 보이지 않는 측면에서 인종차별이 만연해 왔다. 제1차 세계대전에서 패배하고 베르사유 조약에서 엄청난 배상금을 물어 독일인들의 자존심에 스크레치가 났던 상황, 이 모든 잘못된 형태를 자국의 문제에서 찾지 않고 외부로 돌려 그 책임을 전가하고자 했다. 특히 독일처럼 냉철하고 원리원칙을 강조하는 국민성과 시스템일수록 더욱 그렇다. 

 

그런 특성 가진 국가의 국민들은 자존심이 강하고 원리원칙에 대한 자부심이 있다. 그리고 이를 지키지 않은 외부인을 매우 경멸한다. 뭔가 자기만의 선을 그어 놓고 이를 지키지 않으면 매우 미개하다 여기며 이를 무시하는 것이다. 이런 사회에서 다양성은 그저 무늬만 존재한다. 필자는 학술적인 부분에서 학술회의, 혹은 연구차 독일을 많이 왕래했다. 유럽에서 주로 행해지는 국제 학술회의, EU권 내 학술회의는 프랑스나 독일에서 열리기 때문이다. 그러면서 독일에 많은 친구와 학자들과 사귀고 소통했다. 지금도 소통하는 독일 친구들도 많다. 

 

그러면서 이 친구들의 행동, 민족성 등을 하나하나 겪어보니 사람으로써 혹은 친구로써 배울 점이 많고 좋은 사람들이었지만 인간답다 여겨진적은 단 한 번도 없다. 공명정대, 원리원칙 등등 온갖 좋은 수식어는 다 갖고 있고 실제로도 그렇다. 그건 인정하지만 이들에게서 인간적인 정(情)은 느껴진적이 없었다. 속칭 말해서 바늘을 찔러도 피 한 방울도 안 나오는 사람들이라는 표현이 가장 적확한 말이다. 그리고 또 다른 특징은 자기가 그어 놓은 원리원칙과 공명정대의 측면에서 그 범주를 조금이라도 벗어나면 지능이 낮은 인종으로 취급하거나 무시하기 일쑤다. 

 

그렇기 때문에 독일에서 인종차별이 안 날수 없는 일이다. 다양한 문화와의 소통은 해야 한다는 것은 공감하지만 상대 문화를 이해하는데 있어 자신들이 추구하는 원칙에 벗어난다면 이 또한 용납을 못하기 때문이다. 많은 한국 사람들이 필자에게 물어본다. 일본은 여태까지 자신들이 일으킨 전쟁과 타국에 입힌 피해에 대해 사과하지 않는데 독일은 사과한다고 말이다. 그래서 독일이 훨씬 개념있지 않느냐고 하는데 이는 겉으로 보기에는 아주 맞는 말이다. 그러나 독일인들을 보면 개개인적으로 이중적인 면이 많다. 

 

고집스러울 정도 억지스러운 면도 있으며 국제적으로 유대인들이 장악하고 있는 정치, 경제력 등으로 볼 때 이들에게 사과를 하더라도 매우 표면적이다. 필자가 폴란드 아우슈비츠에서 독일의 정치인들이 꽃다발 놓고 추모하고 있는 장면을 본적이 있는데 진심으로 추모하는 사람은 몇 없고 그저 고개만 숙이고 숙인 고개 사이에서 살짝 비웃음이 흘러나오는 것을 목격한 바 있어 소름이 끼친적이 있었다. 그저 국제적으로 유대인들에게 잘 보이기 위해 표면적으로 사과는 하지만 과연 그 사과가 진심인지는 그들 자신이 더 잘 알고 있을 것이다. 

 

6~70년대 한국의 박정희 대통령 시절 때, 광부와 간호사들이 독일에 와서 일했을 때, 이들도 대놓고 언론에 말하지 않아서 그렇지 인종차별을 상당히 경험했다. 독일인 동료들은 키 작고 힘 약한 동양인을 무시하기 일쑤였고 이러한 어려움에 대처하기 위해 파독 광부들은 몇 차례 불법파업을 하면서 독일인과 동등한 임금, 체구에 맞는 노동분야, 외국인 혐오 금지 등을 요구했다고 한다. 착취적이고 불공평한 노동 관행과 제도에 맞서 많은 광부들은 정기적으로 유급병가제도를 역으로 이용했다. 

 

결국 1979·1980년 파독 광부들은 집단적 인권운동에서 ‘한국 광부의 임시 고용계획에 관한 협정’의 해체를 요구해 이를 성공적으로 관철시켰고, 마지막까지 광부로서 일하던 800여명은 자유로운 직장 선택과 체류 허가를 보장받을 수 있었다. 이후 40여 년이 지난 2022년 6월부터 11월까지 독일 통합 및 이주 연구 센터 DeZIM는 독일 내 21,000명 이상의 사람을 대상으로 독일에서의 인종차별 경험을 조사했다고 한다. 결과는 매우 충격적이었다. 인종차별을 가장 많이 경험한 인종은 흑인으로 흑인의 54%가 인종차별을 받은 것으로 나타났다. 

 

성별 비율로는 흑인 여성의 19%가 반복적인 위협이나 괴롭힘과 같은 인종차별을 경험한적이 있다고 답했으며 남성은 18%로 조사되었다. 또한 지속해서 미묘한 차별을 경험하고 있다고 답한 흑인 남성은 37%, 여성은 20%였으며 백인에 비해 남성은 4배, 여성은 5배 더 많은 인종차별을 경험하고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인종 차별을 당하는 이유에는 연령, 장애 및 만성질환 여부, 언어 능력 미숙, 독일식 이름이 아닌 경우, 종교, 피부색, 성별, 성적 취향, 계층, 소득 등 다양하다. 2021년 6월 9일 35세 대한민국 남성이 베를린 지하철 역에서 4명의 신원 미상의 남성으로부터 외국인 혐오 및 폭행을 당하는 사건이 발생했다.

 

동양인을 대상으로 한 인종차별 또는 혐오성 범죄가 계속 발생되고 있는 상황이라고 주 독일 대한민국 대사관에서 공지까지 내려왔었다. 이러한 것들로 볼 때 김민재에 대한 독일 언론의 혹독한 평가는 어쩌고 보면 당연한 현상이다. 자국 선수들보다 잘 하는 한국 선수는 차범근 하나로 족하며 독일의 자존심이라 할 수 있는 바이에른 뮌헨에서 동양인 선수가 잘하기를 원하지 않는다. 그래서 투헬 감독이 뮌헨을 떠날 때, 김민재 선수 또한 잉글랜드 프리미어리그로 이적했으면 하는 바램이다. 토트넘에서 손흥민과 함께 김민재 선수가 뛴다면 필자는 더 이상 바랄게 없다.


비밀번호 :
메일보내기닫기
기사제목
독일 언론의 과도한 김민재 흔들기를 보며 이 또한 독일 내에서 만연해진 인종차별의 일환일까?
보내는 분 이메일
받는 분 이메일