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최종편집 2024-04-30(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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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진 : 러시아 대선 토론회, 사진출처 : TACC, Российское агентство международных новостей

 

2023년 9월 러시아 두마의원 보궐 선거의 결과는 3월 대선 투표율의 '바로미터'로 제시된다는 예상이 있다. 당시 집권 여당인 통합 러시아당은 거의 모든 지역에서 압승을 거두었지만, 투표율이 20~40%대로 낮아 선거의 정당성 확보에는 실패힌 것으로 평가된다. 따라서 투표율이 낮은 원인 분석을 놓고 여러 논의들이 이어지는 과정에서, 민생 문제가 결과적으로 투표율 저하를 야기했다는 해석도 나타났다. 

 

그러나 러시아 내 부정적 상황이 누적되면 시민의 투표 참여가 오히려 증가할 것이란 전망도 같이 나오고 있다. 오늘 15일부터 사흘간 진행되는 러시아 대통령 선거에서 푸틴 대통령이 당선될 것인가의 여부는 더 이상 논쟁의 가치가 없다. 다만 투표율과 그가 얼마나 득표할 것인가의 정도가 국제 사회의 관심을 끌 뿐이다. 


정작 러시아 대선이 3일 간 치러지는 것은 이번이 처음이다. 우크라이나에서 특수군사작전이 진행되고 있으며 점령 지역에서도 투표가 실시되고 있기 때문이다. 모스크바 등 일부 지역에서는 전자투표도 도입됐다. 러시아 선관위에 따르면 유권자 수가 러시아 국민 약 1억 1,230만명과 해외 거주 러시아인 약 190만 명이다. 대선 후보는 무소속의 푸틴 대통령 이 외에도 자유민주당의 레오니트 슬루츠키(Леонид Слуцкий), 새로운 사람들(Новые люди) 정당의 블라디슬라프 다반코프(Владислав Даванков), 공산당(Коммунистическая Партия

Российской Федерации)의 니콜라이 하리토노프(Николай Харитонов) 등 여기에 3명이 더 있다. 

 

푸틴 대통령을 제외하고 언급한 3명 외의 나머지 3명은 득표율이 제로에 가깝지만 이 또한 정치 경력에 들어가기 때문에 나중에 두마 선거 때 이 이력을 가지고 도전할 수 있는 장점이 있다. 뭔가 정치 경력에 이름을 남기고 경력 한 줄 채우는 것이 목표인 후보들이기 때문에 언급되지 않은 3명의 후보들은 참가에 의의를 둘 뿐이다. 


여기에서 물론 야당 중 역대 공산당 후보가 주요 경쟁자로 꼽혔지만, 2004년에 이어 두번째 대권에 도전하는 니콜라이 하리토노프(Николай Харитонов) 후보는 당선 가능성은 비록 낮지만 푸틴 대통령의 특수군사작전을 지지하고 있는 인물이기에 정책적으로 별다른 차별성은 보이지 않는다. 게다가 그는 나이에서 걸림돌이다. 현 나이 75세로 러시아 역사상 최고령 대통령 후보이기 때문이다. 

 

그런데 푸틴 대통령과 맞서는 후보들의 공약들도 푸틴 대통령과 나아보이는 부분도 없어 아마 압승이 예상되는데 몇 % 참여와 득표를 할지의 여부가 중요하다. 물론 예상은 역대 러시아 연방공화국이 세워진 이후, 최다 인원이 참여할 것으로 예상되며 80% 이상의 득표를 할 수 있을까 여부다. 참고로 지난 2018년 러시아 대선 때 푸틴 대통령은 76.69%를 득표하여 80% 이상의 득표에 실패했다. 

 

당시에는 러시아의 사회, 경제 등이 정체하고 있었던 시기이고 2015년 크림 합병으로 인한 서방의 제재로 경제력을 회복하지 못하고 있었던 암울한 시기이기도 했다. 그러나 이번에는 다르다. 우크라이나와의 전쟁이 진행 중인 것도 있고 서방 및 나토와 대리전을 치르고 있는 것을 모두가 알고 있기에 그에 따른 애국심 또한 충만한 상황이다. 게다가 2018년에 비해 대통령 후보들의 네임벨류 매우 약한 편이다. 

 

당시에는 공산당의 파벨 그루즈닌(Павел Грудинин), 자유민주당의 블라디미르 지리노프스끼(Владимир Жириновский) 같은 걸출한 정치인들이 도전했지만 이번에는 니콜라이 하리토노프(Николай Харитонов)를 제외하고 기타 후보들의 네임벨류들이 러시아 전문가인 나 조차도 왜 나왔을까라는 의심이 들 정도로 정치 경력이 부실하다. 그리고 어느 때보다 서방의 제재에도 불구하고 경제가 매우 안정적이다. 

 

나 또한 2015년 이후, 러시아에 있으면서  서방의 경제제재로 인해 루블화 가치가 쓰레기 됐을 때의 최악의 상황을 겪은적 있는데 그 때에 비해 오히려 지금의 제재가 더 강화됐지만 흔들리던 2015~2018년에 비해 지금은 그때보다 안정적이라는 이야기이다. 따라서 이번에는 푸틴 대통령이 80% 이상의 득표율을 얻을 수 있는 최적의 상황이라 볼 수 있다. 푸틴 대통령 80% 득표율을 얻는다면 러시아-우크라이나 전쟁과 대 서방과의 대리전에 있어 정국을 누구의 방해와 제지도 받지 않고 무난히 끌고 갈 수 있는 힘이 된다. 

 

그러나 반대로 80% 이하의 득표율을 얻는다면 전쟁 수행에 여러 장애 요소들이 등장할 확률이 높아진다. 80~85% 사이가 가장 무난하고 85% 이상을 받으면 아주 최상의 조건이다. 대통령 선거는 러시아에 있어 러시아인들의 선택인 것이고 푸틴은 러시아인의 선택을 재확인 받는 시기이기 때문에 러시아에서의 한국에서 바라보는 것처럼 하나마나한 선거가 아니다.

 

러시아인 절대 다수의 신임을 받느냐, 그렇지 못하고 여러 갈래로 쪼개져 또 다른 갈등의 요소를 만드느냐가 여기에 달려 있다. 그래서 러시아인들은 단결하여 푸틴 대통령에게 몰아주면서 책임과 의무를 요구하고, 그것을 못하면 러시아 혁명 때처럼 끌어내려진다. 이게 러시아의 선거가 존재하는 이유이고 서방이나 한국의 선거와 다른 점이다. 그에 비해 중국이나 북한은 일반 국민들의 투표나 선거가 없다. 

 

러시아의 또 다른 관건은 푸틴 대통령이 집권에 성공했을 때 이후에 있다. 집단서방과 반러 세력, 반푸틴 세력들의 사보타주급의 준동이 이어질 가능성이 높다. 이 때 단골메뉴급으로 늘 등장하는 것이 "부정선거 및 부정투표" 논란이다. 앞서 집권 4기 때보다 이번 5기 때부터 "부정선거 및 부정투표" 논란은 더욱 거세지고 강해질 것으로 생각된다. 게다가 집단서방은 반러 세력, 반푸틴 세력들을 이용해 이러한 논란에 계속 불을 지필 것이다. 


푸틴 대통령은 이번 5기를 자신의 마지막 대통령 임기로 생각하고 있을 가능성이 높다. 집권 4기 시절 헌법 개정을 통해 현 헌법상 불가능한 2024년 대선에 출마할 수도 있고 한 차례 쉰 다음 2030년 대선에 출마하는거 아니냐는 질문에  "내가 100세때까지 이 자리에 있을 것 같나?"라며 부정적인 반응을 보였다는 것에 있다. 그도 그럴것이 2030년 대선때는 78세이기 때문에 본인 스스로 물러날 가능성이 높아 보인다. 

 

내가 보기에 이번의 푸틴 대통령의 마지막이라 생각된다. 그렇기에 여러 과제 중 가장 유력한 것이 세 가지인데 첫번째가 옐친이 푸틴에게 권좌를 넘겨줬을 때처럼 정치적 후계자 선별, 두번째는 러시아-우크라이나 전쟁의 마무리와 집단 서방 및 나토와의 대리전에서 러시아를 가장 유리한 상황으로 끌어 올려 다극 세계의 대표 국가가 될 수 있는 토대를 만드는 것, 세번째는 북극항로의 완성이다. 이 세 가지의 과제가 푸틴 정권 5기의 핵심이라 볼 수 있을듯 싶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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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늘부터 시작되는 러시아의 대선은 어떻게 봐야 하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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