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최종편집 2024-09-08(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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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난 5월 신임 이창수 서울중앙지검장이 출근길 기자회견을 하고 있다.(사진=연합)

 

이창수 서울중앙지검장이 23일 윤석열 대통령 부인 김건희 여사에 대한 '비공개 출장 조사'가 보고 없이 이뤄진 경위를 파악하라는 이원석 검찰총장의 지시를 하루 만에 거부했다. 이로 인해 검찰 내 갈등이 내분으로 번지는 모양새다.


법조계에 따르면 이 지검장은 이날 오후 대검찰청에 김 여사가 연루된 도이치모터스 주가조작 의혹과 명품가방 수수 의혹 수사가 마무리될 때까지 진상 파악에 응하기 어렵다는 입장을 전달했다. 또한 그는 "만약 절차를 진행해야 한다면 수사팀은 제외하고 나만 받게 해달라"고 요청했다.


중앙지검 관계자는 "현재 수사팀이 많이 힘들어하고 있고 수사가 진행 중이라 곧바로 진상 파악을 진행할 경우 수사팀이 동요하고 수사에 영향을 미칠 수 있어 그 시기를 조금 연기해 달라는 취지로 말씀드린 것"이라며 "진상 파악을 거부하겠다는 건 아니다"라고 설명했다.


대검찰청은 대응책을 고심 중이다. 대검 관계자는 "내부에서 의사 교류하는 과정이며, 진상 파악 절차는 계속 진행 중"이라고 밝혔다. 한 검찰 간부는 "내부에선 항명에 준한다고 보는 의견들이 있다"며 "논란이 커질 수밖에 없을 것"이라고 우려했다.


이원석 총장은 전날 이창수 지검장으로부터 김 여사 조사 경위를 1시간가량 대면으로 보고받은 직후 대검 감찰부에 신속히 진상을 파악하라고 지시했다. 이 총장은 이 지검장에게 여러 차례 김 여사를 검찰청사에서 조사해야 한다고 지시했음에도 보고 없이 외부에서 조사한 점을 강하게 질책한 것으로 알려졌다.


김 여사 조사 방식을 둘러싼 갈등은 수사팀의 반발로 이어졌다. 김 여사의 명품가방 수수 의혹을 수사한 김경목 중앙지검 부부장검사는 "조사 장소가 중요하냐. 어려운 환경에서 어떻게든 조사를 마쳤는데 너무한다"라며 사표를 제출했다.


이 총장은 사표가 대검에 올라오면 반려하라고 지시했다. 이는 수사팀을 달래고 수사에 참여한 검사들의 잘잘못을 따져 책임을 묻겠다는 목적이 아니라고 설명했다. 대검은 일선 검사가 총장에게 반발하는 상황이 지속되는 것을 우려하고 있다.


중앙지검 수사팀은 지난 20일 김 여사를 서울 종로구 창성동 대통령경호처 부속청사에서 약 12시간 동안 비공개 조사했다. 이 총장은 조사 막바지 시점인 당일 오후 11시가 넘어서야 이 지검장으로부터 관련 내용을 보고받아 '총장 패싱' 논란이 일었다. 


이 총장은 22일 출근길에 "여러 차례 법 앞에 예외도 성역도 특혜도 없다고 말씀드렸으나 대통령 부인을 조사하는 과정에서 이런 원칙이 지켜지지 않았다"라며 "국민께 깊이 사과드린다"라고 말했다.


대통령실과 김 여사 조사 장소, 시기 등을 '직거래'한 이 지검장의 '총장 패싱'과 이 총장의 공개 비판, 이 지검장의 반발이 연이어 터지면서 김 여사 수사를 둘러싼 검찰 내부 갈등이 확산할 거란 우려가 나오고 있다. 이 총장이 검찰 내에서 압도적인 지지를 얻지 못하면서 진상 파악조차 제대로 이뤄지기 어려울 수 있다는 전망도 제기된다.


이 총장은 지난 5월 박성재 법무부 장관에게 김 여사 수사를 지휘하는 중앙지검 고위 간부들 교체하지 말 것을 요청했으나 수용되지 않았고, 이달 초엔 도이치모터스 주가조작 사건 수사지휘권 복원 요청도 묵살당했다. 이 총장의 임기는 오는 9월까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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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창수 서울중앙지검장, 김건희 여사 비공개 출장조사 진상 파악 지시 거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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