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최종편집 2024-09-08(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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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미지 사진이다.(사진=픽사베이)

 

원래 삼계탕이 다른 음식보다 비쌌다는 점을 감안해도 한 그릇에 2만 원은 부담되는 가격이다. 중복 날인 25일 점심시간, 서울 종로구의 유명 삼계탕집 토속촌 앞 대기 줄에 서 있던 50대 직장인 오모 씨는 "매년 복날엔 삼계탕을 챙겨 먹고 있지만, 몇 년 새 가격이 꽤 오른 것 같다"라며 이같이 말했다.


이날 비가 간간이 쏟아지는 날씨에도 중복을 맞아 가게는 삼계탕을 먹으려는 손님들로 문전성시를 이뤘다. 본관과 별관이 꽉 차 가게 밖엔 긴 줄까지 늘어섰다. 그러나 이곳을 찾은 소비자들은 가격표를 보고 적지 않게 당황했다. 삼계탕 가격은 한 그릇에 2만 원. 산삼 등 다른 보양 재료를 추가한 삼계탕은 2만6,000원이다.


여름철 대표 보양식인 삼계탕을 찾는 소비자가 늘고 있지만, 부쩍 비싸진 삼계탕 가격이 부담된다는 목소리가 나오고 있다. 닭 도매가격은 예년에 비해 크게 떨어졌는데도 서울 시내 삼계탕 가격은 석 달째 1만7,000원 가까운 가격을 유지하고 있다.


축산물품평가원 축산유통정보에 따르면 지난달 닭 유통가격(도매)은 3,009원으로 두 달 전 대비 12%가량 내렸다. 작년 같은 달(3,954원)과 비교하면 무려 24% 가까이 떨어진 수치다. 매년 여름철이면 유통가격이 내려가는 경향이 있지만, 올해는 공급량이 늘면서 그 하락 폭이 큰 편이다.


주재료인 닭 가격 하락에도 여전히 시중 삼계탕 가격은 소비자에게 부담이 되는 수준을 유지하고 있다. 한국소비자원 가격정보종합포털 참가격에 따르면 서울 시내 삼계탕 가격은 지난달 1만6,885원으로 석 달째 1만7,000원에 육박하고 있다. 작년 같은 달(1만6,423원)과 비교하면 3%가량 오른 가격이다.


외국인 관광객이 많이 찾는 서울 시내 유명 삼계탕집은 가격이 이미 2만 원대에 올라섰다. 작년 7월 토속촌이 기존 1만9,000원에서 2만 원으로 가격을 인상한 데 이어 고려삼계탕도 올해부터 2,000원 올린 2만 원에 삼계탕을 판매하고 있다. 논현삼계탕도 지난달부터 삼계탕 가격을 1,000원 인상해 1만8,000원이다. 이 같은 유명 식당이 아니더라도 보통 1만6,000원~1만8,000원 사이에 가격이 형성돼있다.


소비자들이 삼계탕 가격에 부담을 느끼고 있지만 업주들은 다른 주재료 가격이 뛰면서 원가에는 큰 변동이 없다는 입장이다. 서울 광화문에서 25년째 삼계탕집을 운영 중인 한 업주는 "삼계탕에서 원가 비중이 가장 높은 게 닭, 찹쌀, 인삼인데 닭 빼고 다 올랐다"라며 "특히 직접 떼오고 있는 인삼은 연초 대비 30%는 오른 것 같다"라고 말했다.


실제로 한국농수산식품유통공사에 따르면 24일 기준 찹쌀(중도매 기준·40kg) 가격은 11만5,200원으로, 전년 평균 대비 14.5% 올랐다. 인삼 가격 역시 오름세를 보인다. 충남 금산군 인삼가격정보에 따르면 가장 최근 자료인 지난달 27일 기준 수삼 가격은 10뿌리당 3만4,000원으로, 한 달 전보다 1,000원 올랐다. 지난해 같은 달 22일 가격(2만7,000원)과 비교하면 25.9% 인상된 수치다.


인건비도 원가가 오르는 요인 중 하나다. 올해 최저시급은 작년 대비 2.5% 오른 9,680원으로, 최근 4년간 약 17%가량 올랐다. 심지어 내년 최저임금은 최초로 1만 원을 돌파해 1만30원으로 확정된 상황이다.


이 업주는 "지금 가게에서 쓰는 고정 직원만 4명이다. 삼계탕이란 음식이 조리 과정에서 품이 많이 들고, 용기도 무겁다 보니 한두 명 아르바이트생으론 유지가 어렵다"라며 "인건비가 원가에서 차지하는 비중이 높은데 다들 음식 가격이 비싸졌다고만 하는 것 같아 씁쓸하다"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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삼계탕 가격 상승, 소비자 부담 증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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