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최종편집 2024-09-11(수)
  • 로그인
  • 회원가입
  • 지면보기
  • 전체기사보기
 

인도네시아에서 식량 자급을 이루는 일이 큰 숙제였다고 2년 전, 인도네시아 현지 친구가 알려줘 놀랐다. 기후로만 놓고 보면 3모작이 가능한 국가지만 현실은 농업 용수와 비료가 부족하여 대부분의 농지에서 2모작도 쉽지 않다. 그리고 농기계도 많이 부족하다. 인도네시아의 마트에 가면 채소와 과일은 뜻밖에도 수입산이 많고 값도 비쌌다. 인도네시아에서 머물 때 직접 마트에서 체험해보니 정말 그러했다.


78249359-beautiful-aerial-view-of-green-farmland-with-terraced-system-in-majalengka-west-java-indonesia.jpg
사진 : 인도네시아의 계단식 논, 출처 : 123RF, Beautiful aerial view of green farmland with terraced system in Majalengka, West Java, Indonesia

 

재래시장을 가도 가격이 생각만큼 많이 저렴하지  않다. 채소와 과일, 해산물이 산지에서는 공급이 풍부하다 해도 유통망이 잘 갖추어지지 않아 최종 소비지에서는 공급이 부족하고 값이 비쌀 때가 많다고 한다. 이처럼 2억 7천만이 넘는 인구를 가진 대국(大國) 인도네시아 국민들을 부양하는 일은  쉽지 않다. 인도네시아에서는 먹고 사는 문제가 아직도 완전히 해결되지 않은 현재진행형인 것이다.


아시아 개발은행(ADB) 발표에 따르면 2016년부터 2018년 사이 3년 간 인도네시아에서 약 2,200만 명이 만성적인 식량부족을 겪었다고 했다. 인도네시아에서 자체적으로 내놓는 결과도 비슷하다. 통계청(BPS) 조사에 따르면 총 인구 중 약 7.95%가 식량부족을 겪고 있으며, 농업부에서는 현 시점에서 88개의 시와 군 단위에서 식량부족 우려가 있다고 발표했다. EIU(Economist Intelligence Unit)에서 발표하는 2018년 국제 식량안보지수(GFSI)에서 인도네시아는 113개 국 중 65위를 기록했다.


당시 발표에서 인도네시아는 인도(76위), 필리핀(70위), 스리랑카(67위) 등에 비해서는 양호하지만 말레이시아(40위), 태국(54위), 베트남(62위) 등 역내 이웃 국가들에 비해서는  상황이 좋지 않은 것으로 나왔다. 열대 기후에 3모작 가능 국가인 인도네시아의 식량 환경이 생각보다 매우 열악한 것이다. 인도네시아 정부의  식량 자급 정책의 성과는 그리 높은 편은 아니지만 주식인 쌀을 기준으로는 어느 정도 자급을 이루어 내는데 성공했다. 


2021년 인도네시아의 쌀 생산량은 3,500만톤, 소비량은 3,300백만 톤을 기록하여 약 300만톤의 잉여를 기록한 것으로 추산되고 있다. 조코 위도도 대통령 1기 정부(2014~2019) 출범 당시 공약과 목표 중 하나가 식량자급을 이루는 것이었음을 생각하면 매우 성공적이라 평가할 수 있다. 식량 자급을 이루기 위해 정부와 민간의 노력도 있었다. 풍작이 들었을 때 쌀을 수매하여 저장해 두었다가 작황이 좋지 않을 때 이를 풀어 쌀 가격도 안정화 시키면서 쌀 수입량도 최소화하는 전략을 구사했는데 다행히 이 전략이 주효해 효과를 내고 있다. 


최근에는 인도네시아 영토인 서파푸아 지역에는 대규모 벼농사 사업을 진행하고 있다. 이는 식량 자급 목표를 이루고자 하는 정부의 비 공식적인 요청이 있었다는 것이다. 서파푸아 지역의 벼농사는 그냥 벼농사가 아니라 5,000 헥타르의 면적을 100여 명이 현대식으로 관리하는 대규모 영농이다. 물, 비료, 농기계 부족 등으로 생산성이 좋지 않은데도 쌀이 자급 될 정도이니 여기서 생산성을 높이면 상황은 더 좋아질 수 있다. 


인도네시아 땅은 우기에 비가 많이 오고 홍수가 잦으며 자연 재해도 큰 문제가 되고 있지만 제대로 된 관리가 아쉽다. 이 때문에 씨를 뿌리면 우기 때 거의 흘러가 버리고 건기 때는 오히려 물이 부족한 고질적인 물 부족 현상이 심하다. 이와 같은 악조건을 타개하기 위해 저수지와 보, 다목적 댐 건설 등 관개 시설 확충 노력도 지속되고 있다.


비밀번호 :
메일보내기닫기
기사제목
인도네시아의 식량 자급 문제는 현재에도 큰 숙제
보내는 분 이메일
받는 분 이메일