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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러시아와 우크라이나 주재의 우리 기업과 주재원 이야기
    바이든 대통령이 서방의 우방국들과 함께 고강도의 러시아 무역 제재를 승인한 터라, 러시아에 진출한 기업들이 불안감에 시달리고 있다. 현재 국내 대기업이 러시아에 설립한 해외법인은 53개로 파악됐다. 러시아에 설립된 해외 계열사 중에서 현대자동차 그룹이 18곳으로 가장 많았다. 그 뒤를 삼성과 롯데가 각 9곳이었다. SK와 CJ, 두산, KT&G 등은 각각 2개 법인을 러시아에 세워둔 것으로 조사되었다. 반면 우크라이나는 우리 기업 13개에 주재원 43명 정도 밖에 되지 않는다. 러시아에 존재하는 법인 기업 53개라면 우크라이나는 13개 밖에 안 된다는 것이다. 그리고 이는 우크라이나에 세워진 법인보다 41곳 많은 숫자다. 단순 계열사 진출 현황 숫자만 놓고 보면 러시아가 우크라이나보다 4배 이상 많았다. 그만큼 국내 대기업들이 우크라이나 보다 러시아 시장을 더 주목하고 있다는 의미인 것이다. 그룹별로 살펴보면 현대자동차 그룹이 18곳 (34%)으로 최다였다. 러시아에 배치한 해외 계열사 3곳 중 1곳꼴로 현대자동차 그룹이 압도적이었다. 현대자동차가 러시아에 얼마나 많은 공을 들여놓고 있었는지 방증하는 것이기도 하다. 러시아에 진출한 국내 대기업 해외 법인의 경우 향후 미국과 동맹국, 유럽 등이 러시아를 대상으로 고강도 금융 및 경제제재 등이 본격 진행되면 공장가동 중단 등 직접적 경제 타격을 볼 가능성이 높다. 특히 이 전쟁이 장기전으로 접어들 경우 석유와 천연가스 등의 수급이 불안정해져 국내 기업들도 산업분야 곳곳에서 경제적 손실이 불가피할 것은 불문가지다. 사세가 이와 같은데 국회 외교통일위원회가 4월 11일 오후 5시에 젤렌스키 대통령이 화상 연설을 진행하는 방안을 우크라이나 측에 제안했다 한다. 우리가 우크라이나로부터 제안을 받은게 아니라 제안을 했다는 것이 팩트다. 기업, 유학생, 각 코트라 주재원들, 교민들, 일반 비즈니스맨들과 각 학계의 연구자들, 그리고 15만 명 가까이 되는 고려인들까지 한러 수교 30년 동안 공들여 쌓아왔던 러시아와의 관계는 일본처럼 파탄나기 직전까지 몰고 가고 있다. 야뽄스끼 모레 (일본해)와 다케시마라고 표기까지 해놓은 친일국가에 북한 ICBM 미사일 엔진 기술까지 전수하여 우리의 안보까지 위협하고 있는 우크라이나의 수장에게 화상 연설을 시키겠다니, 진짜 미쳤다고 밖에 할 말이 없다. 그렇지 않아도 비우호국가로 찍혀 러시아의 강력 제재를 받으며 우리 기업과 교민들이 러시아 정부로부터 불이익을 당하거나 러시아로부터 제대로 된 차단을 당할 수 있는 명분을 주고 있는 것이다. 우크라이나는 교민 수가 400명이 안되지만 러시아에는 3,500명의 교민들이 산다. 숫자에서 우선 비교가 안 되고 기사 말미에 12,000명 가까이 되는 고려인 동포 중 1000여 명이 고향을 떠나 주변국으로 피신 중이라 써놨는데 러시아는 15만 명이 산다. 숫자에서 상대가 안 되는데 이렇게까지 러시아를 자극하는 이유는 뭐냐? 우리의 한, 미, 일 공조가 영원할꺼라고 생각하는 감성적인 사고는 버리는게 좋다. 국제적인 이득에 따라서 언제든지 합종연횡(合從連衡)이 가능한게 국제 관계의 진리다. 그 관계는 한, 미, 일도 다르지 않다. 외통위는 이런 문제보다 동북아시아 문제나 좀 신경써야 한다. 감정적으로 안타까워 하는거와 실전에서의 국제 관계 문제는 전혀 다른 얘기다. 아직 조율 중이라니까 하는 얘긴데 우크라이나는 9,000km나 떨어져 있고 러시아는 동해 바다 건너 비행기로 2시간 거리다. 이번에는 좀 현명한 선택을 하길 바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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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2024-06-27
  • 군에 대한 컴플렉스로 인해 문치라는 허울로 변질시킨 송나라의 유학, 성리학
    송나라 태조 조광윤은 후주를 전성기로 이끌었던 세종의 유언과 부탁을 받고 후주의 어린 황제 말제를 보호하기로 했지만 끝내 세종과의 약속을 버리고 어린 황제 말제의 제위를 찬탈한다. 후주 정권을 쿠데타로 전복시킨 조광윤은 정권 전복으로 인한 대표적인 현상으로 이것은 유교 국가로써 성공한 역성혁명의 첫 사례라 볼 수 있을 것이다. 그리고 이러한 같은 역성혁명으로 고려 유학자들이 중심으로 나라를 뒤엎어 이성계를 세우고 조선을 열었다. 조광윤은 5대 10국의 혼란기를 직접 겪었고 역대 중원의 역사로 볼 때 수많은 쿠데타로 국가가 전복된 사실을 잘 알고 있었다. 그는 이와 같은 사례가 나올것을 우려하여 황제에 대한 절대 권력을 강조하고 유학을 장려하여 무(武)보다 문치(文治)을 내세웠으며 후주 말제의 제위를 찬탈한 컴플렉스로 인해 황권을 위협하는 요소들을 제거하기에 이른다. 그는 군권을 가지고 있는 절도사들의 군권을 해임하고 군대를 해산시켰으며 문(文)과 덕(德), 지(智)로 통치하겠다는 뜻을 관철시켰다. 그로 인해 송나라는 역대 중국 왕조들 중 가장 문화가 발달했지만 역으로 가장 군대가 허약한 나라가 되었다. 국경을 지키는 군사도 얼마 되지 않은데다 지속적으로 거란의 요(遼)나라와 탕구트족의 서하(西夏)의 침공을 받았고 이들을 달래는 외교로 일관하여 경제적으로 국가 재정을 파탄에 이르게 만들었다. 그리고 여진족의 금(金)나라와 연합하여 요(遼)나라를 타도하면서 두 나라 사이를 중개하는 외교력도 한계를 보였으며 결국 금나라의 침입에 황제인 휘종과 흠종이 포로로 잡히는 치욕을 겪었다. 송 태조 조광윤의 군에 대한 두려움과 컴플렉스, 본인이 했던 부도덕한 찬탈 행위 등이 문무를 고루 발달시켜야 하는 국가를 군사력이 최악으로 만들었던 것이다. 이런 문치적인 국가로만 득세시키며 이에 대한 정치적 긴장감이 없어지니까 관료 부패를 오히려 더 촉진시키는 결과로 나타난다. 이 당시 송나라에서 가장 많이 등장하고 강조되던 단어는 의(義)였다. 부도덕한 불의로 전 정권의 어린 황제를 폐위시키고 이를 희석시키기 위해 오히려 사회 정의를 프로파간다로 내세우고 수호지 같은 소설이나 판관 포청천 같은 극화의 배경을 만들며 의(義)를 전면적으로 부각시켰던 것이다. 또한 이런 정책적 부작용으로 나타난 관료 부패를 현실적으로 보여주는 작품들이 두 작품들이다. 역설적이게도 송나라는 중원 역대 통일 국가 중 가장 의(義)롭지 못한 국가였지 않을까 싶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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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2024-06-22
  • 러시아 푸틴 대통령의 베트남에서 회담을 주목하며
    북한을 떠나 20일 베트남 하노이에 도착한 푸틴 대통령은 곧바로 일정을 가졌다. 야쿠츠크-평양-하노이로 이어지는 일정은 다른 국가 정상이었다면 피곤할 수도 있는 일정이다. 미국 바이든 같으면 그런 일정을 소화하기 어려울 것이다. 일각에서 푸틴이 암에 걸렸다. 혹은, 치매나 알츠하이머 등등 와병설이나 위독설이 제기되었지만 그런 설을 비웃기라도 하듯 아주 왕성한 활동을 하고 있다. 이러고도 암에 걸렸다. 혹은, 치매나 알츠하이머 등등 와병설이나 위독설 등은 전 세계 뉴스 찌라시들의 헛소리이자 희망 사항으로 밝혀졌다. 이번 베트남 방문 또한 북한 방문에 이어 또 다른 의미의 방문이라고 생각이 든다. 1. 지정학적 외교적인 부분 러시아와 중국의 관계는 현재까지 좋은 관계다. 그러나 상호 간에 그리 미덥지 못한 관계인 것은 맞다. 최근 러시아에서 중국으로 가는 천연가스 공급이 지연되고 있다. 러시아는 2022년 손상된 노르드스트림1 송유관과 거의 같은 양인 연간 500억 입방미터(bcm)의 가스를 러시아 북부에서 몽골을 거쳐 중국으로 운반할 새로운 가스관을 건설하기 위해 협의해 왔다. 그런데 이 공사가 현재 지연되고 있는 것이다. 러시아와 중국은 주요 세부 사항에 대해 아직 합의하지 못했다. 시베리아의-2 전력을 운영하게 될 가즈프롬은 2030년까지 가스를 공급하기 시작하는 것을 목표로 하고 있다. 하지만 가격을 포함한 주요 쟁점들에 대한 합의는 아주 요원한 상태다. 중국과 러시아 측은 여전히 계산과 추정을 하고 있고 경제적 이익에 대해 합의가 신통치 않다. 후문에는 중국이 가스값을 사정없이 후려치고 있기에 러시아 입장에서는 중국이 후려친 가격으로는 불가하다는 입장을 밝히고 있다. 겉으로 큰 부분에서는 러시아와 중국이 좋은 협력관계로 보이지만 세부적인 면으로 볼 때, 작은 부분에서부터 이미 삐걱거리는 부분이 존재한다는 것을 알 수 있다. 이러한 부분들도 있기에 정치, 외교적으로 겉으로는 아주 친밀한 관계에 있지만 사실상 세부적으로 볼 때 서로 아직까지 완전히 믿지 못하는듯 싶다. 그렇다고 중국이 러시아에게 우크라이나 전쟁에서 완전히 지원하고 있는 것도 아니고 그저 집단서방, 미국 등과 맞서기 위해 상호 간의 친밀감을 과시하며 견제하는 용도일 뿐이다. 이를 서로 간에 경제적으로 러시아가 먼저 들어가면 중국이 따라 들어오고 중국이 먼저 들어가면 러시아가 따라 들어오는 스텐스를 취하며 저마다 국익을 취하고 있는 것이다. 따라서 사실상 오월동주(吳越同舟) 관계라 볼 수 있겠는데 당사자들끼리 친밀감을 과시하면서 속으로 서로 견제하는 모션을 취하고 있음이 여기저기서 보여지고 있다. 따라서 러시아 입장에서는 언제 변할지 모르는 국제 관계의 속성상, 중국을 외교적으로 견제하기 위해 북한과 베트남이라는 일종의 보험을 들어놓기 위해 볼 수 있겠다. 게다가 둘 다 러시아와 '포괄적 전략 동반자(договор о Всеобъемлющем стратегическом партнерстве)' 관계를 맺고 있다. 이는 여차하면 중국을 지렛대로도 삼을 수 있다는 얘기다. 중국과 베트남은 서로 국민 감정도 좋지 않고, 상황에 따라서 중국이 베트남의 적성 국가가 될 수도 있다. 그리고 이는 북한과도 마찬가지다. 북한은 그동안 중국에 경제적으로 많이 의존하였지만 때에 따라서 서로 견제하고 갈등이 생기는 경우도 종종 있었기에 북한 입장에서는 미국과 중국도 동시에 견제하기 위해 러시아를 파트너로 맞아 들인 부분도 있다. 최근 베트남에는 화교 집단들의 세력이 커지며 당 중앙에까지 진출하려는 움직임도 있어 응우옌 푸 쫑 서기장은 이들을 정치적으로 견제하기 위해 부정부패 사건을 터뜨려 이를 계기로 숙청을 단행하고 있다. 최근 베트남 국가 주석인 보 반 트엉이 푸 쫑 서기장에게 숙청을 당했는데 이는 명목상 부정부패였으나 실질적으로 베트남 남부 지역 화교들의 절대적인 지지를 얻고 있었기 때문이다. 이미 보 반 트엉은 호치민과 남부 지역 화교들이 경제적으로 성장세를 보이며 남부 지역의 주축으로 자리 잡아갈 때 화교에 대한 권익을 많이 보호해 주었기 때문에 친중적 성향을 갖게 된 배경이 있다. 따라서 푸 쫑은 이를 적극 견제에 나서 보 반 트엉을 실각시키고 외부적으로 러시아를 끌어들여 친중파 각료들과 화교 집단, 이들을 지렛대로 활용하려는 중국을 견제하기 위해서인 것도 있다. 그런 의미로 베트남은 러시아의 행동을 비난하는 UN의 결의안 투표에서 여러 번 기권을 택했다. 심지어는 러시아에 물자를 지원하기도 했다. 물론 베트남은 모두와 친구로 지내되 공식적인 동맹은 맺지 않는다는 것을 원칙으로 삼고 있다. 그래서 베트남은 과거 전쟁으로 사이가 좋지 않았던 미국과도 협력하고 러시아와도 동시에 우방관계를 유지 중에 있다. 이는 모두 중국을 견제하기 위함이다. 특히 스프래틀리 군도 분쟁과 파라셀 군도(Paracel Islands) 영토 분쟁은 베트남 홀로 중국을 상대하기 보다는 러시아를 통해 대화의 창구 및 지렛대로 활용할 수 있다. 따라서 러시아와 베트남은 지정학적, 혹은 외교적인 부분에서 상호 지렛대 활용이 가능하기 때문에 푸틴 대통령이 하노이 방문함으로써 이를 공고히 하려는 이유가 크다. 그리고 러시아는 베트남을 통해 미국이 주도하는 인도-태평양 전략을 약화시키려는 부분도 함께 가지고 있다. 생각보다 다양한 전술, 전략으로 북한과 베트남을 써먹을 수 있다는 것에서 푸틴 대통령 지정학적인 전략을 잘 구상한 것이라 볼 수 있다. 2. 경제적인 부분 오늘날 베트남의 경제는 세계 시장에 통합되면서 변화하고 있다. 베트남의 대러 무역 규모는 중국, 아시아, 미국, 유럽에 비해 훨씬 더 적은 편이다. 이는 거리상의 문제도 있지만 90~2000년대에 러시아 경제가 파탄 상태에서 서서히 끌어 올라오는 시기였기에 양국 경제적인 부분에서 협력은 그만큼 많지 않았다. 그러나 이번에는 다르다. 베트남 또한 러시아의 원유와 가스를 받아 축적하는 것을 늘리고 남중국해 석유 탐사에서 러시아 석유 기업과의 파트너십에 합의했다. 더불어 사할린 에너지의 안드레이 오호트킨 이사가 밝히길 사할린-2에서 생산하는 LNG 수출 지역을 베트남을 거쳐 인도까지 늘린다고 했다. 게다가 응우옌 푸 쫑 서기장은 1981년 소련의 사회과학아카데미에서 역사학 박사 학위를 받은 전례가 있기에 러시아와의 관계에 있어 손수 챙겨왔었고 '베트남의 삼성'으로 불리는 빈 그룹 창업자 팜 냣 브엉(Phạm Nhật Vượng) 회장 역시 러시아 유학생 출신이다. 이러한 인연들로 인해 러시아와의 경제 협력 강화 및 확대는 푸틴 대통령의 하노이 방문으로 인해 대폭 이루어질 전망이다. 더불어 베트남 또한 전력 사정이 좋지 않다. 전력량 사용이 급증하고 있고 최대 300% 이상까지 올라가기도 한다. 베트남의 경우, 한국과 달리 납부기한을 초과하는 즉시 얄짤없이 전기가 끊긴다. 베트남의 시골에는 이유 없이 전기가 나가 1시간 가까이 들어오지 않은 적이 있었다. 도시의 경우, 태풍을 비롯한 자연재해가 아니고는 발생하지 않는 일이긴 하지만 호치민의 경우, 간간히 끊기는 경우가 발생한다. 아마도 그것은 발전 용량의 문제라기보다는 마을 내 전기를 수급하는 과정에서 일시적인 문제가 있었기 때문으로 추측되지만 전반적으로 전기 수급이 원활하지가 않기 때문이다. 남부 지방에는 메콩델타 최대 발전사업으로 현재 베트남전력공사(EVN)와 싱가포르 회사가 협정을 맺어 발전단지를 만들고 있지만 이 또한 감당이 안 된다. 그래서 꺼내든 카드가 원전을 짓는 것이다. 푸틴 대통령은 러시아 원전 기업인 로사톰(Росатом)의 지원을 받아 베트남에 원자력 과학기술 센터를 설립하는 방안을 추진하려 하고 있다. 그리고 베트남에 원전 기술 제공을 도울 것이라 언급하기도 했다. 원전에 대해 러시아의 도움을 받는다면 고질적인 베트남의 전력난도 해소될 수 있을 것이다. 그리고 마지막으로는 북극항로와의 연결점이다. 최근 러시아가 수에즈 운하의 대안으로 북극항로를 제시하면서 연해주 중심의 신항만 투자를 늘려가고 있으며 동방경제포럼 때 이러한 논의가 중점적으로 이루어졌다. 북극항로에 있어 동해와 동남아시아 사이를 연결해주는 대각선 정점에 부산이 위치해 있고 러시아는 이런 형식으로 동남아시아에 진출하고 싶어한다. 동남아시아와 러시아, 북극을 연결하는 신(新) 해상 실크로드가 되어 물류의 새로운 중심이자 그 종심적 역할을 베트남이 할 수 있는 것이다. 그리고 베트남을 통해 인도네시아까지 나아갈 수 있다. 동남아시아와 러시아, 북극을 연결하는 신(新) 해상 실크로드가 되어 물류의 새로운 중심으로 발돋움 할 수 있는 요충지로 러시아 입장에서는 베트남이 중요할 수밖에 없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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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2024-06-22
  • 법의 목적성, 도덕적 규범의 조례인 성문법과 불문법을 대한민국 법체계에 적용시켜야
    필자가 영국 유학 시절에 <마그나카르타(Great Charter of Freedoms) 대헌장>에 대해 공부하면서 이것 저것 찾아본 것이 있었다. 그 중 가장 눈에 들어온 것은 <로마법 대전(Corpus Juris Civilis)>을 구성하고 있었던 <법학제요(Institutiones)>였다. <법학제요(Institutiones)>의 원문에 의하면 중세 성문법의 기본으로 알려진 "테도르도브락스(Tedordovracx)"라고 알려진 문서 그대로의 법이라는 항목이 있는데 이는 "다수가 결정한 최소한의 도덕적 규범(Quod minimam normam moralem paro per maioris)"으로 되어 있다. 독일의 법학자인 게오르그 엘리네크(Georg Jellinek; 1851~1911)의 "법은 도덕의 최소한"이라는 논리보다 앞서 로마법에서 이미 최소한이라는 단어를 언급하고 있는 것이다. 오랫동안 전해져 내려온 관습이 있고 그것이 인간 생활의 규범이 되어왔다. 관습은 전통적으로 지켜 내려온 한 부족, 씨족의 습관인 것이지 성문에 명시된 부분은 아니다. 다만 전통이라는 부분을 착안하여 만든 다수의 공동체가 유지될 수 있는 하나의 룰(Rule) 인 것이다. 다만 이러한 관습에는 강제성이 존재하지 않지만 강제성을 불러올 정도의 무서운 파급력을 갖고 있다. 이러한 관습이 조금 더 발전된 형태의 인간적 내면에서 스스로 통제하게 만드는 것, 그것이 바로 도덕(Morality)이다. 그러한 내면의 통제는 선악의 구분을 만들어낸다. 가치의 적합한 체계와 도덕적 행위의 원칙들은 대체로 선을 추구하고 있다. 도덕적 판단은 하나의 행동이 적당한 것인지 아니면 부적당한 것인지 또는 이기적인 것인지 이기적이 아닌 것인지를 깊이 생각하여 결정하는 것이다. 특히 셀리아 그린(Celia Green)에 의하면 그의 저작 에서 영역의 도덕을 주로 부정적인 것과 금지된 것으로 판별하는 특성을 위주로 일종의 "금기론"을 형성했다. 따라서 인간 개개인의 선악을 판별하여 스스로 억제하고 통제하는 행위 자체가 도덕인데 이를 강제하는 것이 바로 "법"이다. 법의 목적은 ‘정의(Justice)’이고 도덕의 목적은 선악의 판별이다. 법의 특징은 외면성, 양면성, 타율성, 상대성을 말하고 있다. 그리고 도덕의 특징은 내면성, 편면성, 자율성, 절대성을 중점으로 인식하고 있음을 알 수 있다. 또한 법은 합법적인 여부를 중시하는 것에 반해 도덕은 윤리적인 부분을 매우 중시한다. 그래서 법은 만민에게 평등하게 적용되지만 선악이 없고 있는 그대로의 표본을 유지하면서 진실과 허위를 가려낸다. 그것을 성문으로 남기는 것이 성문법인데 대개 이러한 성문법(Statute Law)은 인간이 만든 것이라 완벽하지 않다. 그래서 때때로 법에 근거하여 나타난 판결에는 오류가 있을 수 있다. 그러한 성문법의 한계를 보완하기 위해 영국은 불문법(Unwritten law)과 관습법(Customary law)을 도입했다. 그래서 아주 이례적인 판결이 많고 성문법에 의거한 부분이 아닌 불문법(Unwritten law)과 관습법(Customary law)에 의거해 도덕적인 부분, 반 사회적인 부분에 있어 판결이 가능한 것이다. 고대 로마 또한 유스티니아누스 1세 이후, 성문과 관습을 같이 적용했다. 이러한 적용은 비잔틴 제국 때까지 이어졌다. 특히 비잔틴 제국의 경우, 혈통이 무의미할 정도로 정통 로마인이 아니더라도 다른 자손과 부족 출신의 유력자들이 황제가 될 수 있었기 때문에 굳이 로마 성문법이 아니더라도 로마 속주(Provincia)에 속해 있던 이민족 부족의 관습법으로 진실과 허위를 판별하는게 가능했던 것이다. 고대 로마나 영국도 성문법에 큰 허점이 있음을 인정하고 불문과 관습법을 통해 성문법의 허점을 보완해왔다. 그런데 반대로 우리 한국은 성문법을 너무 고집한 나머지 그 이상의 이성적인 판결을 기대하기 힘들다. 잘못된 판결이 나와 누군가가 억울하게 징역형을 받아도 그것이 성문법이라면 어쩔 수 없다는 것이다. 그 대신에 재심을 청구할 수 있도록 장치를 마련했지만 그 또한 성문법의 테두리를 벗어나지 못한다. 그러니 그 성문법을 악의적으로 악용을 한다면 이를 대처해 나갈 방법이 없어 늦게나마 새로운 법을 재정하기도 한다. 예를 들어 "태완이 법"이나 "민식이 법" 같은 부분이 그러한 일례로 볼 수 있겠다. 그러나 자꾸 성문법으로 명시해서 법을 만들어 나가면 그에 대해 보완할 장치는 점점 더 약해지기 마련이다. 있는 법도 제대로 활용을 못하는 판국에 성문법에 법전을 새기는 자꾸 늘어간다면 이 또한 그에 맞춰 법을 잘 아는 자에 의해 악용될 가능성도 다분하다. 그와 같이 법을 악용하여 나쁜 짓도 합법적인 것을 가장하여 하게 된다면 그 또한 심각한 사회 문제로 대두될 것이다. 그래서 그러한 성문법에 법 귀절 한 글자를 더 새기는 것보다 도덕적 민의가 반영된 불문과 관습, 도덕적인 부분이 함께 어우러진 체계가 필요하다고 생각된다. 사형이 필요한 자에게 성문법으로는 사형을 시킬 수 없는 죄목이지만 도덕적 민의가 반영된 불문과 관습, 도덕적인 부분 특별 법률에 있어 사형을 구형하는 융통성 있는 판결이 내려져야 한다는 것이 나만의 생각일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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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2024-06-0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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