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최종편집 2024-07-05(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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필자가 있는 터키 하산케이프 지역은 바트만과 마찬가지로 상당수의 유전들이 분포해 있다. 비록 터키가 산유국 상위층에 들 정도로 많이 나오고 있는 국가는 아니지만 터키의 상당수 유전이 이곳에 있으며 석유 생산량 꽤 괜찮은 편이다. 문제는 이 지역이 쿠르디스탄 지역, 쿠르드족이 살고 있는 지역이라는 것인데 이 유전과 석유 자원 때문에 터키 정부는 쿠르드의 독립을 인정하지 않는 측면도 있다. 유전 얘기하니까 얼마 전 동해 유전 때문에 한창 떠들썩 하길래 예전에 그와 비슷한 일이 있었던 것 같아 자료를 찾아봤다. 


화면 캡처 2024-06-15 212557.png
사진 : 동해-1,2 가스전 해상처리시설, 출처 : 한국석유공사, https://www.knoc.co.kr/sub03/sub03_1_4_1.jsp

 

그런데 울산광역시의 남동쪽에 있는 대륙붕 제6-1광구에 가스전이 발견되었었다는 기록을 찾아냈다. 당시 한국석유공사가 1998년 7월 탐사 시추에 성공한 한국 최초의 가스전으로, 채굴 가능한 매장량은 액화천연가스(LNG) 기준 500만톤 정도였다고 했다. 2004년 11월부터 상업 생산을 시작했으며 채굴량은 하루 약 1,000톤이고, 한국가스공사를 통해 우선 경상도에 공급했다. 하루 1,000톤은 전국 LNG 소비량의 약 2%이고 LNG 외에 휘발유성 원유인 초경질원유(컨덴세이트)도 하루 750배럴씩 생산해 국내에 공급했다.


그거 나오기 이전에는 '기름 한 방울 나지 않는 나라'라는 수식어를 갖고 있었다. 이 유전이 나옴으로써 대한민국은 순식간에 산유국 지위에 오르게 됐지만 그것도 잠시,  2021년 12월 31일부로 매장량 고갈로 인해 가스 생산이 종료되었다. 잠깐 설랬단 기억이 있지만 그냥 설레고만 말았었다. 이 가스전의 개발로 불과 17년이란 짧은 기간이었지만 한국도 산유국 대열에 합류하게 되었고, LNG 일부를 국내에서 자체 조달할 수 있었다. 2021년 12월 31일 생산 종료까지 17년 동안 천연가스 4,100만 배럴, 초경질유 390만 배럴을 생산하면서 24억 달러 가량의 수입 대체 효과를 냈었다. 


물론 이러한 전례가 있었기에 동해에는 석유가 매장되어 있을 가능성은 크다. 즉, 여러 사례들을 보았을 때, 천공이 마냥 뻘소리 한 것은 아니라는 얘기다. 석유가 실제로 매장돼 있는지 전망하기 위해서는 기반암, 저류층, 덮개암, 트랩 등 4가지 구조를 갖추는 것이 중요하다. 동해 심해에서 이 같은 요소들을 확인 될 수 있는 부분이 있긴 하다. 기본적으로 분지 바닥을 기반암이라고 하고 그 위에 퇴적층이 쌓인다. 여기에 석유가 쌓이려면 배사구조로 구멍이 있어야 하는데, 이것을 '트랩될 수 있는 구조'라고 흔히 언급되고 있다. 더불어 석유는 가볍기 때문에 부력으로 인해 상층로 떠오르게 되는데, 덮개암이 그 위를 덮어 날림을 방지하는 구조다. 심해 해저에서 그런 상황이 있다면 앞서 언급한 4가지 구조가 맞아 떨어질 수 있는 부분이다. 


그리고 우리 대한민국의 시추 기술을 세계 정상급이고 이미 중동 유전 개발에 여러 기업들이 참여해서 시추 기술을 보여준 바 있다. 그런데 문제는 비용이다. 정부가 영일만 시추를 하게 된다면 시추공 1개 당 1,000억원 정도가 소요된다. 시추공들이 다발로 삽입되면 우리가 석유나 가스 수입한 것보다 더 비싸다는 얘기다. 그러려면 어느 정도 이 가능성에 대해 검토해보고 꽤 장기적인 측면에서 계획해야 한다. 그런데 우리 대한민국은 그런 장기적인 플렌이 매우 약한 나라다. 게다가 정권이 바뀌면 다른 방향의 정책성이 우선 순위가 될 수 있어 꾸준히 이 작업을 한다는게 불가능에 가깝다. 언제든지 중단될 수 있는 사업에 윤 정권이 앞으로 3년 남았는데 그 3년 동안 막대한 자금을 동해에 쏟아 부으며 유전을 설치해 시추할 가능성은 거의 불가능에 가깝다. 


윤석열 대통령은 취임 후 처음 국정 브리핑을 열고 "포항 영일만 앞바다에서 막대한 양의 석유와 가스가 매장돼 있을 가능성이 있다는 물리탐사 결과가 나왔다"며 "올해 말 첫 번째 시추공 작업에 들어갈 예정"이라고 언급했다. 폴란드 방산 계약 대금이 완납이 된 것도 아니고 우크라이나에 또 많이 퍼주기도 했다. 그러면서 일만 벌려 놓고 거둬들인 것 없이 또 다른 투자를 한다는 것은 매우 불안한 일이다. 덕분에 석유나 가스 관련하여 주식이 오르기는 했을 것이다. 그러나 3년 후에는 어떨까? 여기에 주식을 사들이는 자들은 위험한 줄타기를 하고 있는 셈이다. 만약 시추에서 매장 가능성이 떨어진다면 재정적 낭비에 대해 책임질 사람이 누구일까? 윤대통령의 임기 끝나면 책임을 지지 않을 가능성이 높을테고 왜 이런 무리한 사업을 계속 추진하려 할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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대한민국의 석유와 가스 시추 성공 사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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