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최종편집 2024-07-05(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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건물-건설-현장.jpg
이미지 사진이다.(사진=연합)

 

서울 강남의 재건축 단지에 기부채납 시설로 노숙자 샤워 시설을 설치해달라는 요구가 제기되면서 이해당사자들의 반발이 일고 있다. 서초구청은 반포124주구, 반포3주구, 신반포2차 재건축사업 조합에 공원에 화장실과 노숙자 샤워 시설을 설치해달라는 요청이 있다는 내용의 공문을 발송했다.


이 민원은 강제성이 없어 실현 가능성은 낮다. 서초구청의 공문은 단순히 민원이 있음을 알리는 '민원 알림' 형식이다. 이는 서초구가 민원을 접수하고 재건축 조합에 알린 것으로, 조합 측에서 정비계획을 수립할 때 참고하라는 취지다.


그러나 주민들의 반발이 강하다. 주민들은 노숙자 샤워 시설이 단지 주변에 노숙자를 모이게 할 것을 우려하고 있다. 한 주민은 “평소 동네에 노숙자가 많지 않기 때문에 시설이 불필요한 것이 아니라, 앞으로 샤워 시설이 들어서면 노숙자가 몰릴 것을 걱정한다”라고 말했다. 조합 측에서도 구에 반대 의사를 전달한 것으로 전해진다.


노숙자 샤워 시설 요구는 이례적이다. 일반적으로 기부채납 시설은 체육시설처럼 불특정 다수를 위한 것이다. 그러나 노숙자 샤워 시설은 특정인을 위한 시설로, 이러한 요구는 드물다는 것이다. 서울시 관계자는 “노숙자 샤워 시설을 만들어달라는 기부채납 요구는 처음 들어본다”라고 말했다.


정비업계에서는 지자체와 조합 사이의 빈번한 기부채납 갈등이 다시 떠오르고 있다. 여의도 시범아파트는 데이케어센터인 이른바 '노치원' 기부채납 문제로 조합원들의 반대에 부딪혀 사업이 진척되지 못하고 있다. 압구정3구역은 한강 북쪽과 연결되는 보행교 기부채납 문제로 조합원들의 반대가 거세다.


이에 따라 조합이 기부채납 시설을 선점하는 것이 중요하다는 조언이 있다. 절대적인 기준은 없지만, 조합원 의견을 종합해 활용 가치와 만족도가 높은 시설을 우선 받아들이는 것이 좋다. 예를 들어, 문화·체육시설은 조합원이 이용할 수 있어 선호되지만, 건립 비용이 높아 조합원 부담이 커질 수 있다. 과거 파출소와 소방시설은 치안과 안전 확보 측면에서 반겼지만, 소음과 번잡함 때문에 꺼리는 의견도 있다.


서울 재건축 조합 관계자는 기부채납 시설로 체육시설을 제안해 통과시킨 사례를 언급했다. 그는 “기부채납은 피할 수 없으니 우리가 누릴 수 있는 시설을 들이는 것이 차선이라는 데에 조합원 의견이 빠르게 모였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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강남 재건축 단지, 노숙자 샤워 시설 설치 요구로 반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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